최근 수정 시각 : 2024-08-24 17:38:25

UEFA 유로 2008/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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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유로 2008
조별 리그 A조 B조 C조 D조
결선 토너먼트 8강 준결승 결승


1. 개요2. 경기 목록
2.1. 제1경기 - 포르투갈 2 : 3 독일2.2. 제2경기 - 크로아티아 1 : 1 튀르키예 (a.e.t. 1 : 3 PSO)2.3. 제3경기 - 네덜란드 1 : 3 러시아2.4. 제4경기 - 스페인 0 : 0 이탈리아 (a.e.t. 4 : 2 PSO)

1. 개요

UEFA 유로 2008의 진행 상황 중 결선 토너먼트 8강전을 설명하는 문서.

2. 경기 목록

모든 경기 시간의 표기는 현지 시간(UTC+2, CEST)을 따른다.

2.1. 제1경기 - 포르투갈 2 : 3 독일

파일:UEFA 유로 2008 로고.svg
UEFA EURO 2008 오스트리아·스위스
8강 제1경기
2008. 06. 19. (목) 20:45 (UTC+2, CEST)
[1]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 (스위스, 베른)
주심: 파일:UEFA EURO SWE.png 페테르 프뢰이드푈트
파일: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 로고.svg
2 : 3
파일:Germany DFB 2006.png
파일:UEFA EURO GER.png 독일
40' 누누 고메스
87' 엘데르 포스티가
파일:득점 아이콘.svg 22'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26' 미로슬라프 클로제
61' 미하엘 발락
Man of the Match: 파일:UEFA EURO GER.png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2년 전 월드컵 3위 결정전 이후 2년 만에 격돌하게 되었다. 당시 독일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2골 및 자책골 유도로 3 : 1 완승을 거둔 바 있어 포르투갈로서는 설욕전의 성격이 있다. 전체 맞대결에서는 독일이 7승 5무 3패로 크게 앞서나 유로에서는 2000년 이후 8년 만의 만남인데 이때는 포르투갈이 독일에 세르지우 콘세이상의 해트트릭으로 3 : 0 대승을 거두며 독일에 조 최하위라는 굴욕을 선사했다. 유로 1984 맞대결에서는 0 : 0 무승부로 유로에서만큼은 포르투갈이 1승 1무의 우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포르투갈은 좌우 날개를 활용한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반면 독일은 평균 신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8명의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가까스로 오스트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른 독일은 토르스텐 프링스 루카스 포돌스키의 부상 이슈가 있었고, 앞선 오스트리아전에서 요아힘 뢰프 감독이 퇴장당함으로 인해 1경기 출장 정비 처분을 받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이 경기에서 독일 벤치는 한지 플릭이 지휘하게 되었다. 하지만 2년 전 포르투갈전에서 원맨쇼를 펼쳤던 슈바인슈타이거가 징계에서 복귀한다. 객관적인 전력은 포르투갈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토너먼트에 강한 독일의 특성을 고려하면 팽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매우 부진했던 마리오 고메스를 빼고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했던 포돌스키를 최전방으로 끌어올렸으며 포돌스키의 자리에는 토마스 히츨슈페르거를 배치했다.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운 미드필더 토르스텐 프링스의 빈자리에는 이번 대회 첫 출전하는 지몬 롤페스를 내세웠다. 반면 포르투갈은 조별 예선 초반 2연승을 거둘 당시 주전 멤버를 대부분 그대로 기용했다. 포르투갈은 좌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시망 사브로사를 배치한 4-2-3-1 전술로 나섰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포르투갈이 잡는 듯 했다. 전반 3분 호날두의 왼쪽 측면 돌파와 전반 6분 누누 고메스의 쇄도로 골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를 몰아 부치던 독일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포돌스키의 낮은 크로스를 쇄도하던 슈바인슈타이거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상승세를 탄 독일은 4분 뒤 추가골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슈바인슈타이거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포르투갈의 골네트를 갈랐다. 월드컵 득점왕에 걸맞지 않게 대회 0골로 부진했던 클로제의 대회 첫 득점이었다. 이로써 독일은 2 : 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파상공세에 주춤하던 독일은 결국 전반 40분 추격골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호날두의 슈팅이 옌스 레만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누누 고메스의 왼발슛으로 마무리해 전반을 2 : 1로 마쳤다. 크리스토프 메첼더가 골라인 앞에서 걷어내려고 몸을 날렸지만 그의 몸을 맞고 들어갔다.

독일은 후반 16분 미하엘 발락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슈바인슈타이거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수 뒤에서 쇄도하던 발락이 헤딩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발락과의 경합에서 밀린 포르투갈 선수는 첼시 팀동료 파울루 페레이라였다. 여기서 골문을 비우고도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골키퍼 히카르두의 판단이 아쉬웠다.

독일은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던 포르투갈의 총 공세에 맞서 수비수 클레멘스 프리츠를 교체 투입해 수비력을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후반 41분 나니의 크로스에 이은 엘데르 포스티가의 헤딩골로 3 : 2로 추격했다. 독일은 다시 클로제 대신 장신 수비수 마르셀 얀센을 투입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결국 독일은 포르투갈에 막판 공세를 막아내며 1점차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독일이 포르투갈의 천적임을 입증하며[2] 4강에 선착. 초반 슈바인슈타이거와 클로제의 골로 앞서나간 독일은 전반 막판 누누 고메스에게 만회골을 내주며 1점차로 쫒겼지만, 후반 발락이 쐐기골을 작렬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87분 엘데르 포스티가가 뒤늦게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다. 경기 내용은 슈팅수에서 포르투갈이 22 : 11, 점유율은 57 : 43, 코너킥은 8 : 3으로 앞섰으나 독일은 제공권 우위를 기반으로한 한방 능력으로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다. 클로제와 발락 등 헤딩골에 관한한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막기에는 포르투갈 수비진의 키가 너무 작았다.

첼시 FC 행이 예정되어 있던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이 경기가 그의 마지막 포르투갈 대표팀 경기가 되었다. 대회가 끝난 뒤 첼시에서 만날 발락에게 한방 제대로 얻어맞은 셈.[3] 스콜라리의 이른 첼시행 발표 역시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도 포르투갈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2.2. 제2경기 - 크로아티아 1 : 1 튀르키예 (a.e.t. 1 : 3 PSO)

파일:UEFA 유로 2008 로고.svg
UEFA EURO 2008 오스트리아·스위스
8강 제2경기
2008. 06. 20. (금) 20:45 (UTC+2, CEST)
[4]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 (오스트리아, 빈)
주심: 파일:UEFA EURO ITA.png 로베르토 로세티
파일: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로고.svg
1 : 1
A.E.T.
P.S.O. 1 : 3
파일:튀르키예 국기.svg
파일:UEFA EURO CRO.png 크로아티아 파일:UEFA EURO TUR.png 튀르키예
119′ 이반 클라스니치 파일:득점 아이콘.svg 120+2′ 세미흐 셴튀르크
Man of the Match: 파일:UEFA EURO TUR.png 하밋 알틴톱
승부차기
파일:UEFA EURO CRO.png 크로아티아 1 : 3 파일:UEFA EURO TUR.png 튀르키예
선축 후축
루카 모드리치 X 1 O 아르다 투란
다리요 스르나 O 2 O 세미흐 셴튀르크
이반 라키티치 X 3 O 하밋 알틴톱
믈라덴 페트리치 X 4



월드컵 3위가 최고 성적인 양 팀이지만 아직 유로에서는 준결승 진출이 없는 양팀의 맞대결이다. 상대전적은 크로아티아의 1승 2무 우위인데 그 1승은 유로 1996에서 기록한 1:0 승리였다. 크로아티아는 조별 리그에서 유일하게 1실점만을 허용했고 3연승을 거두며 대회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팀임을 보여주었다. 반면 매 경기 예측불허의 튀르키예는 수비력이 불안하지만 분위기를 탈 때에는 막강화력을 보여주면서 스위스와 체코를 상대로 모두 경기 종료 직전 역전에 성공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크로아티아는 특별한 부상자가 없는 반면 튀르키예는 주전 골키퍼 볼칸 데미렐과 핵심 미드필더 메멧 아우렐리우가 징계로 결장한다.

튀르키예는 체코전과 비교해 선발 출전 선수 5명이 교체됐다. 튀르키예는 니하트 카흐베지와 카짐 카짐 투톱이 공격을 이끌었고 아르다 투란, 툰자이 샨르, 사브리 사리오글루가 공격을 지원했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이비차 올리치 니코 크란차르가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이반 라키티치 다리요 스르나가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 나갔다.

튀르키예는 전반 4분 하밋 알틴톱이 아크 정면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더니 7분 샨르가 왼쪽 페널티지역 모서리에서 왼발 슈팅으로 경기 초반부터 크로아티아를 괴롭혔다.

전반 18분 크로아티아에 결정적인 골 찬스가 왔다. 스르나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밖으로 전진패스한 것을 루카 모드리치가 골 지역 중앙으로 연결했고 뒤에서 뛰어든 올리치가 슈팅했다. 아깝게 볼은 크로스바를 맞았고, 튀어나온 볼을 크란차르가 재차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멀리 벗어나고 말았다. 이후 양 팀은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공간 싸움을 하며 이렇다 할 득점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파울 싸움을 하며 주도권 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전반 38분에 가서야 튀르키예의 메멧 토팔이 아크 왼쪽에서 슈팅할 정도로 양 팀의 수비는 막강했다.

이러한 흐름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12분에 나왔다. 크로아티아의 크란차르는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슈팅했는데 골키퍼 정면으로 흘렀다.

양 팀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어졌다. 반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선수 교체가 필수였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19분 크란차르를 대신해 공격수 믈라덴 페트리치를 투입했다. 공격 자원이 늘어나면서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격이 나왔다. 후반 37분 크로아티아는 아크 왼쪽에서 튀르키예의 괴칸 잔이 페트리치에 파울을 범해 얻은 프리킥을 키커로 나선 스르나가 직접 찼다.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던 볼은 튀르키예의 골키퍼 뤼슈튀 레츠베르가 몸을 날려 펀칭해내며 0 : 0의 균형은 계속됐다.

크로아티아의 공세는 후반 막판이 되면서 더욱 거세졌다. 44분 모드리치가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패스한 것을 올리치가 슈팅했지만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추가시간에는 스르나의 프리킥이 한 번 바운드 된 뒤 레츠베르 정면으로 향하는 등 골과 인연이 없었다.

90분이 종료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3차전에서 주전들이 거의 쉬고 나온 크로아티아보다 하루를 덜 쉬고 풀 주전으로 임한 튀르키예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잘 차단하며 효율적인 역습을 했고 연장 전반 9분 세미흐 센투르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하며 극적인 반전을 준비했다. 12분에는 툰자이의 슈팅이 왼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연장 후반 들어서면서 대세는 정신력 싸움이 됐다. 별다른 공격이 나오지 않았고 승부차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깨듯 연장 후반 14분 크로아티아의 골이 터졌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볼이 흐른 가운데 튀르키예 골키퍼 레츠베르가 골문을 비운채 뛰어갔지만 상대 공격수 모드리치가 볼을 잡았다. 모드리치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연장전에 교체투입된 공격수 이반 클라스니치가 정확한 헤딩으로 튀르키예의 골문을 갈랐다.

크로아티아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경기는 다시 한 번 반전을 거듭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경기 종료를 불과 7초 남기고 세미흐 셴튀르크가 문전 혼전 중 왼발 슈팅, 골대로 빨려들어가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결국, 튀르키예는 경기를 끝내 승부차기로 이끌었다.

선축에 나선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섰지만 오른쪽 포스트 밖으로 나가며 실축했다. 유리한 튀르키예는 아르다 투란이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양팀의 두 번째 주자인 스르나와 셴튀르크는 모두 성공해 1 : 2 튀르키예의 리드. 세 번째 주자에서 양 팀의 운명이 완전히 갈렸다. 크로아티아 라키티치의 슈팅이 왼쪽 포스트로 빗나간데 반해 튀르키예의 알틴톱은 성공하며 1 : 3이 됐다. 이후 크로아티아의 네 번째 주자로 나온 페트리치의 슈팅을 레츠베르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고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근성의 팀 튀르키예 신화의 완결판. 연장 후반 14분 클라스니치가 극적으로 골을 작렬시킬 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크로아티아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인저리 타임 2분째에 튀르키예의 마지막 프리킥 찬스를 얻었고, 주심은 크로아티아 벤치의 선수교체 요청을 거부한다. 그렇게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셴튀르크가 동점골을 작렬시킨다![5] 그리고 동시에 종료휘슬이 울리면서 승부차기. 결국 4강행을 목전에 놓고 멘붕이 온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스르나를 제외한 모든 선수( 루카 모드리치, 믈라덴 페트리치, 이반 라키티치)가 실축, 결국 튀르키예가 승부차기에서 3 : 1로 승리하며 4강에 오른다.그리고 8년 뒤 크로아티아는 또다시 멘붕의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2.3. 제3경기 - 네덜란드 1 : 3 러시아

파일:UEFA 유로 2008 로고.svg
UEFA EURO 2008 오스트리아·스위스
8강 제3경기
2008. 06. 21. (토) 20:45 (UTC+2, CEST)
[6]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 (스위스, 베른)
주심: 파일:UEFA EURO SVK.png 류보시 미헬
파일:Netherlands KNVB 2010.png
1 : 3
A.E.T.
파일: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로고.svg
파일:UEFA EURO NED.png 네덜란드 파일:UEFA EURO RUS.png 러시아
86' 뤼트 판니스텔로이 파일:득점 아이콘.svg 56' 로만 파블류첸코
112' 드미트리 토르빈스키
116' 안드레이 아르샤빈
Man of the Match: 파일:UEFA EURO RUS.png 안드레이 아르샤빈



대회 최고의 죽음의 조에서 가볍게 3경기 9골 전승으로 올라온 네덜란드와 대회 최대의 돌풍팀 러시아의 맞대결. 공교롭게도 러시아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국이 네덜란드이며 PSV 에인트호번 감독을 맡으며 네덜란드의 주축 선수들과의 풍부한 대결 경력이 있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전인 유로 1988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상대하여 마르코 반 바스텐 네덜란드 감독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2 : 0으로 패배하며 네덜란드 첫 우승의 제물이 된 적이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은 네덜란드의 우세로 비춰졌으나 히딩크는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공격축구를 할 것을 밝혔다.

경기 전 네덜란드 수비수 할리드 불라루즈가 첫딸 아니사를 조산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네덜란드 선수들은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러시아는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네덜란드를 압박했다. 공격에 안드레이 아르샤빈 로만 파블류첸코를 앞세운 러시아는 중원 싸움서 압도적인 활동량을 선보였다. 전반 6분 유리 지르코프가 상대 진영 아크 오른쪽 모서리 부근서 시도한 프리킥은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의 선방에 막혔다. 네덜란드는 예선에 비해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고 간간이 역습을 시도했지만 특별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냈다. 러시아는 전반 30분경 아르샤빈의 개인 돌파에 이은 슈팅과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데니스 콜로딘의 잇단 중거리 슈팅이 무위로 그치며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네덜란드는 후반 디르크 카윗 대신 로빈 반 페르시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반 페르시는 투입 이후 좋은 움직임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라파엘 반 더 바르트도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위협적인 크로스를 통해 뤼트 판니스텔로이에게 연결을 시도했다. 또 네덜란드는 후반 9분 불라루즈 대신 욘 헤이팅아를 투입했다.[7]

선수 교체로 네덜란드가 변화를 시도하려는 사이 러시아는 후반 10분 선취점을 뽑았다. 세르게이 세마크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컷백을 시도했고 이를 파블류첸코가 왼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실점 후 네덜란드는 엥겔라르 대신 이브라힘 아펠라이를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러시아는 후반 23분 이고르 셈쇼프 대신 디니야르 빌라레티노프를 투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네덜란드는 웨슬리 스네이더가 연이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오히려 러시아에 역습을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계속 몰아치던 네덜란드는 후반 41분 왼쪽 진영에서 올린 슈나이더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받아 넣으며 경기를 1 : 1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서 러시아는 아르샤빈이 슈팅과 위협적인 돌파, 날카로운 패스로 네덜란드를 몰아붙였다. 파블류첸코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기도 했다. 이때부터 네덜란드는 급격한 체력 저하로 고전하기 시작했고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결국 러시아는 연장 후반 7분 아르샤빈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반 데 사르의 키를 넘기는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쇄도하던 토르빈스키가 가볍게 발만 갖다대며 2 :1 로 앞서갔다. 4분 뒤에는 아르샤빈이 스로인으로 공을 받아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러시아의 4강을 이끌었다.

바로 전 경기가 근성의 팀 튀르키예의 완결판이라면 이 경기는 러시아 버전 히딩크 매직의 완결판. 히딩크의 매직이 역대 최고의 상승세였던 네덜란드를 침몰시켰다. 전반전을 영혼의 무승부로 틀어막은 러시아는 기어이 파블류첸코의 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골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86분 판니스텔로이에게 세트피스에 이은 동점골을 허용하며 연장전으로 간다. 연장에서는 분위기를 탄 네덜란드가 유리해 보였고, 히딩크의 매직은 여기까지인것같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장 후반 드미트리 토르빈스키가 문전 크로스를 그대로 발리 슛으로 꽂아버리며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결국 멘붕한 네덜란드는 스로인 한 방으로 아르샤빈이 1 대 1 찬스를 맞는 광경까지 보고 말았고 그렇게 아르샤빈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네덜란드는 그렇게 멸망하며, 이 한 경기로 인해 이 대회의 톱 시드 국가는 전원 탈락했다.[]조별리그 톱 시드 국가가 단 한 팀도 4강에 들지 못한 대회라는 유일한 타이틀이 바로 이 대회에 걸려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에 조국의 역적이 되겠다고 공언했으며 끝내 그 말을 지켰다. 더 대박인 것은, 네덜란드 축구팬들도 히딩크가 미워보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히딩크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의 내비치지 않았다. 그만큼 히딩크의 지도력을 인정한 셈.[9]

이 경기를 통해 러시아의 에이스로 주목받은 아르샤빈과 파블류첸코는 각각 아스날 FC 토트넘 홋스퍼 FC의 제의를 받으며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한다. 하필이면 라이벌 구단이다

2.4. 제4경기 - 스페인 0 : 0 이탈리아 (a.e.t. 4 : 2 PSO)

파일:UEFA 유로 2008 로고.svg
UEFA EURO 2008 오스트리아·스위스
8강 제4경기
2008. 06. 22. (일) 20:45 (UTC+2, CEST)
[10]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 (오스트리아, 빈)
주심: 파일:UEFA EURO GER.png 헤르베르트 판델
파일:Spain RFEF 2010.png
0 : 0
A.E.T.
P.S.O. 4 : 2
파일:Italy FIGC 2010.png
파일:UEFA EURO ESP.png 스페인 파일:UEFA EURO ITA.png 이탈리아
- 파일:득점 아이콘.svg -
Man of the Match: 파일:UEFA EURO ESP.png 이케르 카시야스
승부차기
파일:UEFA EURO ESP.png 스페인 4 : 2 파일:UEFA EURO ITA.png 이탈리아
선축 후축
다비드 비야 O 1 O 파비오 그로소
산티 카솔라 O 2 X 다니엘레 데 로시
마르코스 세나 O 3 O 마우로 카모라네시
다니엘 귀사 X 4 X 안토니오 디 나탈레
세스크 파브레가스 O 5

막강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한 스페인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토너먼트 징크스' 탈출에 도전한다. 스페인은 1984년 준우승 이후 단 한 번도 토너먼트 준결승에 오른 기록이 없었다.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비록 조별리그 통과 과정은 힘겨웠지만 토너먼트에 강해지는 특성이 있어 스페인으로서는 큰 난관을 맞게 되었다. 한편 안드레아 피를로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두 팀은 '미리보는 결승전'에 버금가는 빅매치를 치르는 탓인지 초반부터 신중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다. 대회 득점 선두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톱으로 배치한 스페인은 중거리 포를 앞세워 골문을 노렸고 이탈리아는 측면 돌파에 이은 루카 토니의 높이를 이용한 역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기선은 스페인이 먼저 잡았다. 전반 24분 비야가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 강슛으로 본격적으로 공격에 시동을 건 스페인은 32분과 33분 다비드 실바가 잇따라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잔루이지 부폰의 손에 번번이 걸리면서 끝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중거리슛에 자신감을 얻은 실바는 전반 38분에도 아크 오른쪽에서 슛을 날렸지만 이탈리아 왼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구사한 이탈리아는 공격수 토니가 안토니오 카사노의 크로스를 받아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뛰어난 점프력으로 두 차례 헤딩 슛을 연결했지만 스페인 수비수 카를로스 마르체나의 수비에 막혔다. 전반 슈팅 수에서 10 : 2로 앞선 스페인이 앞선 가운데 후반에서도 두 팀 모두 한 차례 정도씩 득점 기회가 찾아왔을 뿐 지루하게 전개된 경기 양상은 전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탈리아 교체 멤버 마우로 카모라네시가 후반 16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터닝슛은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발에 걸렸고 스페인 역시 14분 뒤 마르코스 세나가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부폰이 넘어지며 가까스로 잡아냈다. 스페인은 후반 38분 토레스를 빼고 다니엘 귀사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이탈리아도 간간히 역습을 시도했지만 양팀 모두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한 채 90분을 보낸 양 팀은 득점없이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후반도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뿐 비슷하게 진행됐다. 연장전반 3분 스페인은 실바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다시 오른쪽 포스트를 벗어나고 2분 뒤 잔루카 잠브로타의 크로스를 받은 안토니오 디 나탈레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카시야스가 껑충 뛰어 올라 손으로 쳐 낸 것이 볼 만한 장면이었다.

경기는 스페인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슈팅 수에서 26 : 12로 2배 이상 많았고 유효슈팅에서도 6 : 3으로 딱 2배였다. 볼점유율도 57% 대 43%로 스페인이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했고 결국 운명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는 스페인의 카시야스와 이탈리아의 부폰의 손에 달리게 됐다.

스페인의 첫번째 키커로 나선 비야는 깨끗하게 골을 성공시켰고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도 2년 전 월드컵 결승전 마지막 키커에 이어 이번에도 문제없이 골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두 팀의 명암은 두번째 키커에서 가려졌다. 스페인의 두번째 키커인 산티 카솔라가 산뜻하게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이탈리아는 다니엘레 데 로시가 찬 볼이 골키퍼 카시야스에게 걸리면서 균형이 깨졌다. 양 팀의 세번째 키커인 세나와 카모라네시는 득점에 성공해 점수는 3-2가 됐다. 네번째 스페인 키커 귀사가 찬 볼이 골키퍼 부폰에게 막히면서 이탈리아에게도 희망이 오는 듯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네번째 키커 디 나탈레의 킥이 카시아스에게 걸리자 희망은 좌절로 바뀌었다. 결국 스페인은 마지막 키커인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이탈리아의 골문을 가르면서 감격적인 4강진출을 이뤄냈다.

스페인이 월드컵 우승국인 이탈리아를 무재배 끝에 승부차기로 이기면서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2년 뒤에는 아예 그들의 운명이 나뉘었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는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월드컵 우승을 이끈 마르첼로 리피를 복귀시키지만 2년 뒤 유로 8강 탈락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재앙을 맞이하게 됐다.

스페인은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 이탈리아한테 약한데 이번에는 승부차기 끝에 이겨서 공식적으로 무승부로 기록이 되었다. 이후 4년 뒤에야 사상 최초로 이탈리아한테 메이저 대회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이 대회부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무려 5 으로 유로 대회에서 맞붙게 된다.

또 스페인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벨기에전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전에 이르기까지 승부차기로 승패가 가려진 메이저대회 8강전서 세 번 연속 패해 탈락했으나 이번에야말로 8강 승부차기 징크스에서 벗어났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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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시간 기준: 2008. 06. 20. (금) 03:45 [2] 또한 슈바인슈타이거가 포르투갈의 천적임을 입증해준 경기이기도 하다. 선제골을 기록한데다가, 클로제와 발락의 골 상황에서 모두 정교한 프리킥으로 그들의 머리로 공을 배달하며 2어시스트를 기록.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의 멀티골 기록에 이은 또 한번의 맹활약을 보여준 셈이다. [3] 최근 포르투갈은 국제대회에서 독일만 만났다 하면 힘을 못 쓰는 경우가 잦다. 2년 전 월드컵과 이 대회에서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1 : 0 패배, 4 : 0 패배, 4 : 2 패배.(...) [4] 한국 시간 기준: 2008. 06. 21. (토) 03:45 [5] 골키퍼가 길게 전방으로 킥을 날리고, 셴튀르크가 트래핑 후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6] 한국 시간 기준: 2008. 06. 22. (일) 03:45 [7] 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뛴 불라루즈는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 [9] 사실 히딩크는 조국인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도 한 적이 있고, 따라서 네덜란드 축구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비록 4강까지만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약팀도 4강까지는 올려놓는 히딩크 매직이 러시아에게도 통했던 이유이다. [10] 한국 시간 기준: 2008. 06. 23. (월) 03:45 [11] 공교롭게 4경기 모두 유럽 날짜로 6월 22일에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