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1 00:46:32

90식 75mm 야포

제2차 세계대전기의 일본군 화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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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〇式野砲 (きゅうまるしきやほう)[1]
1. 개요2. 제원3. 상세
3.1. 90식 야포3.2. 기동 90식 야포3.3. 전차포
4. 장점5. 단점6. 생산7. 실전8. 말로

[Clearfix]

1. 개요

90식 야포는 제2차 세계 대전당시 일본군이 사용하던 야포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38식 75mm 야포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일본군이 감당하기에는 무거운 중량과 연속 사격시 포신 내부가 쉽게 파손되고 강선이 마모된다는 문제로 인해 사단 포병의 주력 화포로는 채택되지 않고 기동 야포 및 전차포로 전환되었으며 후속작으로 38식 75mm 야포를 개량한 95식 75mm 야포 (九五式野砲)가 등장하였다.

생산량도 크게 부족하여 일선에서 재빠르게 보급되지 않아서 38식 75mm 야포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

2. 제원

구분 상세
90식 야포 기동 90식 야포
중량 1,400kg 1,600kg
구경 75mm
포신길이 2,883mm
포구초속 683m/s
최대사거리 14,000m
포신부앙각도 -8°~ +43°
포좌선회각도 좌우로 +25°
견인방식 군마 6마리
트럭 1대
98식 4톤 견인차 시케 (九八式四屯牽引車「シケ」) 1대
생산량 대략 200문 대략 600문

3. 상세

90식 야포는 2가지 종류가 존재하였는데 기본형인 90식 야포와 기동성을 강화한 기동 90식 야포다.

3.1. 90식 야포

90식 야포는 1920년대에 개발되어 나무로 만든 바퀴가 달린 야포를 군마가 견인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야포였다.

원래 일본군은 러일전쟁 이후 채택된 38식 75mm 야포 (三八式野砲)를 주력으로 사용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38식 야포는 대폭 발전한 타국의 야포들에 비해 주퇴복좌기가 구식이라서 금방 밀리게 되었다.

일본 제국 육군은 1920년대부터 이 문제를 인지하여, 기존의 38식 야포를 개량하는 동시에 신형 야포를 도입하는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근현대식 화포 제작 기술이 떨어져서 육군은 일단 해외 업체들에 시찰단을 파견해서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의 슈나이더-크루소(Schneider-Creusot) 사가 자사의 75mm 야포를 제시하였다. 해당 야포는 프랑스 국영 조병창의 1897년식 75mm 야포를 기반으로 개각식 포가등 여러가지를 개량한 것이다. 일본 육군은 슈나이더 사와 협상을 하여 해당 야포를 구매하고 기술을 이전받기로 결정했다.

원래 일본 육군은 슈나이더 야포를 기반으로 신형 야포를 자체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슈나이더 야포의 기본적인 성능이 더 뛰어나며 비용면이나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신규개발보다 유리할 것으로 여겨져서 최종적으로 슈나이더 야포에 약간의 개량만 가하고 운용하기로 했다. 개량을 한 이유는 유럽에서의 운용을 전제로 한 슈나이더 야포를 일본 및 중국 대륙에서 운용하기 적합하게 수정하기 위해서였다. 개량 설계는 1928년부터 진행되어 1930년에 몇 가지 개선이 반영된 뒤, 1931년에 가제식을 거치고 1932년에 90식 야포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90식 야포의 중량문제는 이미 참모본부의 작전 담당자인 제2과 과장 스즈키 요미치 (鈴木率道)가 큰 문제로 지적할 수준이었고 해당 인물이 중점적으로 지원해서 개발한 것이 38식 75mm 야포를 개량한 95식 75mm 야포 (九五式野砲)다.

하지만 실제로 야포를 사용하는 일선 부대에서는 사정거리가 더 중요하다고 반발한 결과 당시 관동군 소속이었던 제2사단에서 90식 야포를 사격 및 운용하는 시험을 거친 결과 사정거리가 늘어난 것이 중량의 증가를 압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우여곡절끝에 90식 야포의 생산은 지속될 수 있었으나 1930년대 말부터 일본 육군 포병 편제가 바뀌고, 91식 파쇄 수류탄의 생산을 늘리고 화포류의 생산을 줄이면서 기본 90식 야포는 약 200문 정도 소량 생산되는 데서 그쳤다. 그리고 당시 기동 90식 야포도 생산되고 있었다.

3.2. 기동 90식 야포

당시에도 일본군 고위층 입장에서는 중량이 무겁다는 불평이 이어져서 신형 야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90식 야포가 일본군이 보유한 비슷한 종류의 기존 야포에 비해 사정거리가 월등하게 길었으므로 일선 부대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대본영에서 신형 야포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할 지경이었다. 이는 당시 일본군이 사용하던 야포들이 정말로 사용하기 힘든 물건에다가 성능도 영 아니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무거운 90식 야포로는 견인과 기동에서 문제가 있던게 당연했기에 좀 더 기동에 특화된 야포를 개발하는게 결정되었다. 그리고 군마뿐 아니라 트럭같은 차량이나 견인 트랙터로도 견인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고속 견인시에 포가가 충분하게 버틸 수 있어야 했다.

1931년 3월부터 기본형 90식 야포에 서스펜션과 런플랫 고무타이어를 장착해 차량도 견인할 수 있게 만든 개량형이 개발을 시작해서 1934년 개발이 완료되었다. 이것을 기동 90식 야포라고 부르며, 약 600 문 정도가 만들어졌다. 길게 쓰긴 했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기존의 마차바퀴 장착식 구식 야포를 현대식 견인포로 만든 것으로, 포 자체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90식 기동 야포는 1939년부터 할힌골 전투를 시작으로 투입되었지만, 본격적인 배치는 1942년부터 이루어졌다. 대부분 처음부터 새로 생산되었지만 기존의 기본형 90식 야포를 개조하여 만들기도 했다.

3.3. 전차포

전차포로도 채택할 예정이었기에 90식 야포를 탑재한 자주포로는 1식 포전차 호니가 있다.

이 포를 기반으로 3식 전차포가 설계되어 치누 전차에 장착되었지만, 워낙에 급하게 개발한데다 일본의 부족한 기술력 때문에 위 사진에 포신 아래로 보이는 주퇴복좌기를 포탑 안으로 집어넣는데 실패했다. 이외에도 3식 전차포는 호니3에도 사용되었다.

4. 장점

90식 야포는 기존의 일본군 야포에 비해 개선된 점이 많다.
  • 당대의 일류급 야포들처럼 수압을 사용한 자기긴축 (自己緊縮) 방식 포신을 채용하여 포신의 내구성이 올라갔다.
  • 공기식 주퇴복좌기를 채용하여 사격시의 반동 흡수가 쉽게 이루어지며 사격 후에 포신이 빠르게 원위치로 돌아와서 차탄 사격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 개각식 포가를 채용하여 포신의 상하각도 조절과 포구의 좌우각도 조절 범위가 넓어지고 포격시 사격통제도 쉽게 전개된다.
  • 일본군 기준으로 고성능의 주퇴복좌기를 채용하고 장포신을 채용한 결과 전차포 대전차포로도 사용하기에 충분한 포구초속과 평탄한 탄도를 달성했다. 여기에 더해서 최대사정거리도 크게 늘어났다.

5. 단점

90식 야포가 다른 야포들을 밀어내지 못하고 기동 야포 및 전차포로 소수만 사용되었으며 개량된 38식 야포나 95식 야포와 같이 혼용되는 사유가 있었다.
  • 지속사격시 포신 내부가 장약이 발화하면서 발생하는 화염에 쉽게 부식되고 강선이 빠르게 마모되면서 사정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명중률도 급속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장포신을 채택하였으므로 자기긴축 (自己緊縮) 방식 포신을 도입했음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어서 사단 야포의 주력은 38식 75mm 야포를 개량한 95식 75mm 야포 (九五式野砲)로 넘어간다.

    해당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 하면 90식 야포의 제식심사에서 항감사격실험 (抗堪射撃試験)이 진행되었는데 해당 실험은 실전상황을 염두에 두고 10일에서 14일 정도의 기간동안 5000발의 포탄을 발사하였다. 그런데 3000발을 발사한 시점부터는 포탄을 발사하면 포탄이 자체적으로 회전하지 않는 상태로 날아가서 탄도가 개판이 되고 사정거리도 급격하게 짧아져서 조준한 곳에 명중하지 않고 야포가 있는 곳에서 엄청나게 가까운 곳에 포탄이 낙하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이상현상 발생은 실험에 참가한 90식 야포 중 최소 50% 에서 최대 90% 까지 일어났으며 발사한 포탄을 검사한 결과 강선과의 마찰로 발생하는 강선흔이 전혀 없는 것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1 경쟁작인 95식 야포는 포신 수명이 16,000발에 도달한 것과 비교하면 포신 수명이 너무 짧기 때문에 90식 야포가 기동 야포 및 전차포로 전환되는 데 중대한 원인을 제공하였다.
  • 앞서 언급한 포신 내부 부식 및 강선 마모 문제와 포신 냉각 문제로 인해 연사속도에 제한이 많이 가해졌다. 2분 이내라면 분당 10 ~ 12발, 5분 이내라면 분당 6 ~ 8발을 사격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분당 2발이 한계였다.
  • 전차포 및 대전차포의 성능 면에서도 비슷한 체급인 75mm 전차포 M2–M6에 비해 부족했다. 해당 화포는 M3 리, M4 셔먼, M24 채피의 주포로 장착된 물건으로 M2는 포신이 짧아서 포구초속이 588m/s에 불과하며 이후 모델도 619m/s라서 90식 야포의 포구초속인 683m/s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식 야포가 1식 철갑탄을 사용할 때 90도 각도로 착탄한다는 이상적인 경우에서 250야드 (대략 228.6m)에서 2.4인치 (대략 89mm)를 관통하고 500야드 (대략 457.2m)에서 3.3인치 (대략 84mm)를 관통하며 750야드 (대략 685.8m) 에서는 3.0인치 (대략 76mm)를 뚫고 1,000야드 (대략 914.4m)에서는 2.8인치 (대략 71mm)를 뚫으며 1,500야드 (대략 1371.6m)의 경우에는 2.4인치 (대략 61mm)를 관통한다는 미묘한 성능을 보인다. 해당 실험은 미군이 노획한 90식 야포로 직접 실험한 것이다. 일본에서의 실험도 1,000m 거리에서 대략 70mm를 뚫고 500m 거리에서 80mm 관통이므로 비슷하다.

    90식 야포가 미묘한 성능을 보일 때 포신이 짧은 구식 모델인 M2의 경우에는 M61 피모철갑탄으로 표면경화장갑을 90도 각도에서 사격할 때 250m 거리에서 89mm, 500m 거리에서 84mm, 750mm 거리에서 79mm, 1000m 거리에서 75mm, 1250m 거리에서 71mm, 1500m 거리에서 67mm를 관통하므로 포구초속이 588m/s로 90식 야포의 683m/s보다 크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관통력이 더 우세하다. 포신 길이가 늘어나고 포구초속이 619m/s로 약간 증가한 M3과 그 이후의 모델의 경우에는 M2의 경우보다 관통력이 모든 거리에서 10mm 정도 추가로 상승한다. #2

    연사속도의 경우에도 75mm 전차포 M2-M6이 분당 20발이 가능하므로 90식 야포의 분당 10 ~ 12발을 크게 능가하며 75mm 전차포 M2-M6의 포신 수명이 더 길고 포신 내부 부식이나 강선 마모 문제도 없어서 실제 사용면에서도 더 유리하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90식 야포의 문제 뿐 아니라 당시 일본군의 철갑탄용 강철의 성분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일본 제국 육군의 철갑탄용 강철은 고작 0.006% - 0.015% 수준의 극미량의 크로뮴만 함유한 그냥 강철이었다. 그나마 크로뮴이 들어간 것도 의도한 것이 아니라서 1식 철갑탄 제조시 탄소를 0.5% ~ 0.75%를 포함하는 강재를 사용해서 포탄 형상을 만든 후 열처리로 경화한 다음에 작약을 충전한 것이 1식 철갑탄의 제조과정이므로 그냥 철갑탄용 강재에 고철이 섞여들어가면서 우연하게 크로뮴이 극소량 들어간 것에 가깝다. 당시의 나치 독일과 미국은 철갑탄에도 1%의 크로뮴과 0.2%의 몰리브데넘 및 극소량의 니켈이 포함된 크롬강을 사용하고 있으니 양자간의 격차가 크게 난 것이다.

    텅스텐과 크롬강을 사용한 특갑(特甲)탄을 사용했을 경우는 1,000m 거리에서 대략 85mm를 뚫고 500m 거리에서 100mm를 관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전선에 배치된 일본군의 저질 포탄을 개선하면 관통력 향상의 가능성이 있긴 했으나 특갑탄은 희귀 금속을 많이 사용하고 제조가 힘들고 양산이 곤란해서 실전배치는 못하고 일본 본토의 시험장에서나 사용가능한 포탄이므로 실현이 불가능해서 의미가 없다시피 하다.

6. 생산

1930년대 말부터 일본 제국 육군이 포병 화력의 증대를 노리고 구경 100mm 이상의 중포 생산을 늘리고 반대로 산포와 구경 75mm 이하의 경야포의 생산을 줄이면서 90식 야포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나중에서야 생산력 부족을 통감하고 다시 산포와 경야포의 생산을 늘렸으나 양산능력이 높은 95식 야포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38식 야포를 개조하는 수량도 늘어나서 양산능력이 떨어지는 90식 야포의 생산량은 늘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생산부문에서 우여곡절이 발생하는 통에 생산능력과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0식 야포의 생산량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오사카조병창 제1제작소가 1942년 10월 말에 조사한 화포 제조 완성수는 90식 야포 82문과 기동 90식 야포 274문으로 매우 적었다. 1943년 3월 말의 정비 상황 조사에서는 기동 90식 야포를 1942년에 추가로 110문을 제작했다고 한다. 또한 전략폭격조사단의 요청에 의해 작성된 무기생산 상황조사표에 의하면 기동 90식 야포를 오사카조병창 제3제작소에서 1942년에 50문을 제조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90식 야포는 대략 200문을 제조하고 기동 90식 야포는 대략 600문을 제조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이 정도의 수량은 제2차 세계 대전 태평양 전쟁에서 사용하기에는 매우 모자란 수량이었다.

7. 실전

기본형 90식 야포는 1931년 만주사변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90식 기동 야포는 1939년에 할힌골 전투에서 8문 정도의 소량으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1941년 이후에는 태평양 전쟁에서도 활약했으며 철갑탄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대전차용으로 필리핀 탈환전, 이오지마 전투, 오키나와 전투 등에서 활약하였다. 그러나 생산량이 극도로 적고 배치된 수량도 일선에 분산배치했기에 실제로 전투에서 동원된 수량이 1회당 4문에서 8문 수준이라 전황을 개선하는 데는 큰 도움은 안되었다.

8. 말로

생산수량이 적고 전선에서 파괴된 양이 많을 뿐더러 일본 제국이 패전하면서 잔존 장비들이 연합군에게 노획 및 파기당하는 바람에 일본 국내에 남은 수량이 거의 없다.

야포 형식으로는 미국의 오클라호마에 있는 포트실 미합중국 육군 야전포병박물관과 중국 베이징의 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 전시된 상태며 일본 국내에는 없다.

전차포로 탑재된 형식은 1식 포전차 호니가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에버딘 미합중국 육군 무기 박물관에 전시 중이며 3식 중(中)전차 치누 이바라키현 츠치우라시 육상자위대 무기학교 (陸上自衛隊武器学校)에 전시중이다.


[1] 사진은 기동 90식 야포 (機動九〇式野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