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0 14:36:06

화술주시

和述酒詩

1. 개요2. 내용3. 결과

1. 개요

김종직 도연명의 술주시를 감명받게 보고 화답한 내용의 문서로, 무오사화 조의제문과 더불어 사림세력을 파멸로 몰고 가는 데에 일조한다.

2. 내용

김종직이 도연명의 술주시를 화답하였는데, 그 서문에 이르기를,

"나는 젊어서 술주를 읽고 그 뜻을 살피지 못했는데, 도연명의 시에 화답한 탕동간의 주소를 보고서야 소상히 영릉[1]을 애도하는 시임을 알게 되었다. 아아, 탕공이 아니었다면 유유의 찬시의 죄와 연명의 충분의 뜻이 거의 숨어버릴 뻔하였도다.

그 수사[2]를 하기 좋아한 것은, 그 뜻이 ‘유유가 바야흐로 창궐하니, 이때에는 내 힘이 능히 용납되지 못하므로 나는 다만 내 몸을 깨끗이 할 따름이요, 언어에 나타내서 적족[3]의 화를 불러들이게 하여서는 안된다.’ 여긴 것이나, 지금 나는 그렇지 않다. 천 년 아래 났으니, 어찌 유유가 두려울소냐. 그러므로 유유의 흉역을 모조리 폭로하여 탕공의 주소 끝에 붙이노니, 후세의 난신 적자가 나의 시를 보고 두려워한다면 《춘추》의 일필에 비교할 수 있으리라."

하였는데, 그 시는 없어졌다. 윤필상 등이 아뢰기를,

"이 서문에 말한 것은 조의제문보다도 심한 점이 있어서 차마 말을 못하겠습니다."

하고, 드디어 그 시권을 올린 뒤 그 뜻을 해석하기를,

"그 ‘이는 영릉을 애도하는 시다.’라고 한 것은, 영릉 노산에 비한 것이요, 그 ‘유유의 찬시의 죄’라 함은 유유 세조에게 비한 것이요, 그 ‘《춘추》의 일필에 비교한다.’ 함은 맹자가 ‘《춘추》가 지어지자 난신 적자가 두려워했다.’ 말했으므로 《춘추》에 비한 것이요, 그 ‘창천을 속일 수 있다 생각하여 높이 요·순의 훈업을 읍한다.’ 함은, 유유의 수선을 세조에게 비한 것이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세상에 어찌 이와 같은 일이 있으랴! 그 제자마저 모조리 추핵하는 것이 어떠한가?"

하였다. 노사신이 수창하여 윤필상·한치형과 아뢰기를,

"연루자는 마땅히 국문해야 할 것이오나 만약 제자라 해서 모조리 추핵한다면 소요를 이룰까 걱정이옵니다. 동한이 당인 다스리기를 너무 심하게 하여 종말에 쇠란하였으니, 지금 만연시킬 수 없습니다."

하였다.
연산군일기 30권, 연산 4년 7월 17일 신해 4번째기사

동진 공제 유송 유유에게 선위했는데, 나중에 유유 손에 죽임을 당했다. 그러자 도연명이 의롭지 못한 행동이라 하여 술주시를 남겼는데, 그것을 본 김종직이 훌륭하다고 하여 답하는 내용이다. 이 사실을 안 연산군 훈구파 대신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공제가 단종이면, 찬탈한 유유가 세조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조의제문과 함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문건으로, 무오사화가 한층 과격해지게 된다.

3. 결과

이런 글이 연달아 드러나면서, 사림세력은 완전히 쑥대밭이 된다. 조의제문 때문에 사단이 난 상태에서, 이 화술주시 때문에 그야말로 김일손과 그 일파들은 가혹한 숙청의 바람을 피할 수가 없었다.


[1] 동진 공제를 이르는 말이다. 영릉이라 함은 공제가 유유에게 선양한 후 영릉왕에 책봉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는 것이다. 해당 문서들을 보면 알겠지만 공제는 이후 유유에게 독살당하고, 동진의 사마씨 황족도 함께 멸족당하면서 선양이라는 이름 하에 일어나는 처절한 비극의 첫 타자가 되기에 이른다. [2] 은어 [3] 일족이 모두 살해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