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15:19:49

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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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어원3. 자유의 날개4. 군단의 심장5. 문제점6. 폐해7. 너프
7.1. 군단의 심장7.2. 공허의 유산
8. 부활9. 스타크래프트에서10. 협동전 임무에서?

1. 개요

嫌營,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에서 새롭게 나온 전략으로 서로 적극적인 공격을 삼가면서 장기전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해외에선 느린 템포와 수비적인 양상을 반영해 Turtling, Turtle Style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군단의 심장 스타크래프트 2 게임 양상을 지루하게 만든 전략이자, 해외에선 자유의 날개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스타크래프트 2의 하락세를 이끈 원흉으로 지목받은 운영법이었다.

2. 어원

혐영은 '혐오스러운 운영'의 약자로 스투갤에서 유래했다. 그 의미는 대회 경기에서 장기전에 특화한 전략/조합( 무감타, 귀염살군, 황금 함대, 스카이 테란 등)을 지칭한다.[1]

자유의 날개 말기 저그의 여왕, 바퀴를 활용한 중반 수비체제의 최적화와 감염충 운용의 연구가 일리예스 사토우리를 필두로 진행되며 무감타전략이 자리잡고 성행하자 스투갤의 모 다음팟PD가 혐영이라는 개념을 주도적으로 언급하고 방송 컨셉을 이에 맞춰 혐영 방송으로 진행함에 따라 유행하기 시작했다.

군단의 심장이 출시되며 무감타기반의 극후반 혐영 메타를 신유닛 군단 숙주 폭풍함의 추가와 함께 해결하며 동시에 중반 힘싸움을 유도하려했으나...

저그가 토스의 새로운 전략인 황금 함대를 상대하기 위해서 군단 숙주를 섞은 귀염살군 전략을 꺼냈다. 이렇게 되자 서로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자원을 축적하고 반땅 싸움을 하는 장기전이 저프전에서 빈번했다.

그리고 테란의 무기고 차량/우주선 업그레이드 통합과 공성 전차의 공격 속도 증가등 상향 패치로 테란이 저그상대로 메카닉을 꺼낼 수 있게 되고, 저그가 메카닉에 대항하러 군단 숙주를 꺼내들자 테란도 이에 맞서러 스카이 테란 전략을 짜냈다. 결국 테저전도 장기전이 점차 빈번하게 벌어지고, 이때부터 혐영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혐영이라는 말이 스2 유저들 사이에서 대중화가 된 계기는 김기현(삼성) vs 김민철(SKT1) 우주정거장에서 벌인 테저전 경기로,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무려 2시간 21분 11초로 스타크래프트 2 역사상 예를 찾아 볼 수가 없는 다른 의미로 레전드가 되어버린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테란이 밤까마귀의 국지 방어기로 저그의 모든 공격을 차단하면서 우주방어를 하는 모습으로 커뮤니티에서 혐오스러운 운영이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혐오스러운 운영'의 약자인 '혐영'이 스2 유저들 사이에서 퍼졌다. 사실 이 경기는 전투순양함의 야마토포로 저그를 서서히 압박하고 있었기에 1시간만 더 하면 테란이 이겼을 것이다. 결국 양 측의 공격 의사가 없어 무승부 판정으로 재경기를 진행하였다.

3. 자유의 날개

자유의 날개에도 비정상적인 장기전이 자주 나왔는데, 특히 2011년 중순 경의 테테전이 문제가 심각했다.

본래 바이오닉 테란은 메카닉이 방어 태세를 구축한 곳을 뚫기 어려운 대신 멀티 활성화도 빠르고 병력도 더 빠르게 모이는 장점이 있다. 반면 메카닉 테란은 멀티도 늦고 병력도 천천히 모이는 대신 압도적인 거점 방어 능력으로 중반 이후에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닉 테란이 이기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끊임없이 견제와 양동 등을 통해 메카닉 테란이 요충지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괴롭혀주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다. 하지만 이 시기 지나치게 강했던 화염차가 메카닉 테란에게도 강력한 견제력을 부여하게 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으니…
  • 4화염차 드랍을 가면 일꾼이 10~20 마리씩 잡히는 건 일도 아닌데, 일꾼을 안 잡히려고 일꾼을 빼도 일을 못 하니 손해고 바이오닉 병력이 화염차를 막으러 온다면 메카닉 테란을 괴롭혀 주고 견제를 갔어야 하는 병력이 자기 집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역시 손해다.
  • 그렇다면 메카닉 테란을 상대로 바이오닉 테란을 선택하면 해병이 방패 없이는 화염차 2방에 단체로 비명횡사 했기 때문에 전작의 시체매보다 더 어려운 상대였고, 차라리 자신도 메카닉 테란을 따라가 화염차 드랍은 화염차로 막고, 거점은 공성전차로 틀어막는 것이 훨씬 낫다. 문제는 공성전차는 거점 방어 능력은 압도적인 반면 기동성은 꽝이기 때문에 걸어서 들어가면 공격 쪽이 엄청나게 불리하다. 이러다 보니 테테전만 하면 서로 엎어져서 반땅싸움을 하게 된 것.
  •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최선의 운영은 바이킹을 띄우는 것이다. 제공권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유리한 시야를 이용해 전차 간의 싸움을 걸어 상대 전차를 따박따박 끊어먹든, 밴시를 띄워 전차를 일방적으로 요격하든 입맛대로 골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상대방도 똑같은 생각을 할테니 서로 바이킹이 잔뜩 모이게 되는데, 다수 바이킹 간의 싸움은 어느 쪽도 섣불리 우세를 자신할 수가 없다. 반면 바이킹 싸움에서 한 번 밀리게 된다면 위에서 서술한 승리공식을 상대에게 헌납하는 꼴이 되는지라 테란 유저들은 불확실한 승리보다는 확실한 무승부를 우선시하고 공성전차 라인에 포탑을 더하기 시작했다.
  • 이제 상대의 포탑을 치울 필요가 생기므로 야마토 포로 포탑을 갉아먹을 수 있는 전투순양함을 뽑게 되는데, 전투순양함은 맷집만 좋고 화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공중전을 붙기만 하면 서로 전투순양함은 무시하고 상대 바이킹을 때리기 바빴다. 그렇게 란체스터 법칙에 따른 교전결과가 나오면 이긴 쪽이 2번 단계에서의 이득을 독점하면서 스노우볼을 굴리게 된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보통 40분 이상 걸렸다. 보면 알겠지만 스 1의 테테전과 정확히 동일한 양상이다.

가장 끔찍한 점은 이런 상황이 어쩌다 가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서 모든 테란들이 강요받는 길이었기 때문에 테테전만 하면 무조건 탱크 끼고 엎어진 채 바이킹 모으다가 전순 양념 치고 꽝 들이받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는 점이다. 당시 GSL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노병영 선사령부 빌드를 가자 해외 해설진/국내 해설진 할 것 없이 탄식을 터뜨리며 5분동안 다른 이야기를 했을 정도. 이 문제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 경기가 바로 WCG 김영진 vs 안호진의 경기. 다행히 화염차를 약화시키자 0번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게 되면서 해결되었다.

저그의 무감타 또한 혐영을 유도하는 조합이었다. 저그의 후반이 너무나도 무서운 나머지 타종족들은 타이밍 러쉬나 올인을 강요받았기에 무감타는 혐영을 유도하면서도 억제하는 묘한 조합이었다. 그러나 저사기 시절 저그는 초반, 중반, 후반 모든 타이밍에 다 강력했덕지라 타종족이 대놓고 올인을 하지 않는 이상[2] 마음만 먹으면 혐영으로 이끌어 나갈 수가 있었다.

무감타의 문제는 무감타의 항목을 참조하거나 자유의 날개항목을 읽어봐도 된다.

4. 군단의 심장

4.1. 혐영을 유발하는 유닛

파일:external/pbs.twimg.com/B9npgeACQAAElyS.png [3]

4.1.1. 밤까마귀

자유의 날개 시절 때만 해도 테테전 무감타를 대적하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밤까마귀가 경기에 잘 나오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프로게이머 김기현 신동원을 상대로 밤까마귀 다수를 뽑아 저그를 말려 죽이는 경기를 보여주자 그 경기로 밤까마귀는 숨겨진 혐영 유닛으로 재발견되었다. 사실 한국리그에서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래더나 해외리그, 해외 선수 스트림에서는 장기전을 갈 경우 다수의 밤까마귀는 자주 나왔다. 밤까마귀가 혐영 유닛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국지 방어기였다. 이 국지 방어기는 저그 상대로 흉악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국지 방어기는 감염된 테란 바퀴를 제외한 모든 원거리 유닛[4]의 공격을 요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밤까마귀가 국지 방어기 다수를 깔면 저그의 원거리 유닛과 공중 유닛들은 모두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국지 방어기를 무시하는 공중 공격이 감염된 테란밖에 없는 저그를 상대로 바이킹과 조합하면 공중 깡패 집단이 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그는 감염충의 진균 번식 말고는 모인 다수의 바이킹과 밤까마귀를 상대할 만한 수단이 없다. 그러므로 테란이 감염충과 식충을 견제할 공성 전차를 조합하면 극강의 우주방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스카이 테란 항목 참조. 국지 방어기와 마찬가지로 추적 미사일도 큰 힘을 발휘하는 스킬이다. 추미를 쓸 때 드는 마나도 상당히 적은 데다가 공성 전차와 행성 요새 라인을 뚫으려는 무리 군주를 상대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지 방어기, 추적 미사일이 삭제되었다. 현재 밤까마귀는 혐영을 유발하는 유닛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많이 약해졌다.

4.1.2. 폭풍함

군단 숙주와 더불어서 군단의 심장 신 유닛중 가장 지루한 유닛으로 쌍극인 유닛으로 악명이 높다. 폭풍함 또한 혐영의 주범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폭풍함이 혐영 유닛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신나간 사정거리. DPS는 나쁜 편이나, 사정거리는 공성 모드를 한 공성 전차의 13보다 더 길어서 15나 된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나가기보다는 최대한 적의 사거리에서 벗어나서 짤짤이만 하는 전술을 구사하는 편이 이득인데, 더욱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이렇듯 막강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구를 '4'만 차지하는 데다가 체력도 높다는 것.

여기에 폭풍함을 모으면서 동시에 고위 기사까지 조합하면 금강불괴의 조합이다. 폭풍함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인 물량에 약하다는 약점을 고위 기사의 사이오닉 폭풍으로 상쇄가 가능한 데다가, 폭풍함의 천적인 밤까마귀, 살모사를 환류로 저격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고위 기사의 라이벌인 유령 감염충을 폭풍함의 긴 사정거리로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시야를 밝혀 줄 예언자, 식충으로부터 고위 기사를 지켜 줄 모선 까지 조합하면 극강의 니가와 조합이 완성된다.

폭풍함의 또 하나의 문제는 미친 공중 거대 추가 피해. 안 그래도 사정거리도 말이 안되게 긴 수준인데 공중 한정이지만 거대 추가 피해도 80에 달하니 폭풍함을 제외한 모든 공중 거대 유닛들은 폭풍함에 엄청나게 약하다. 폭풍함이 모이면 무리 군주는 못 써먹을 유닛이고, 전투순양함은 국지 방어기의 지원이 없는 이상 폭풍함의 구슬탄에 일격에 터져나간다. 근데 국지방어기가 없어졌잖아 괜찮아 폭풍함도 약해졌어

4.1.3. 군단 숙주

군단의 심장 초기 때부터 논란이던 유닛으로, 사실상 혐영을 만들어 낸 최악의 주범이자 시초이다. 애초부터 다른 종족이 군단 숙주를 막기 위해서 맞수비를 하면서 발생한 것이 혐영이다. 단적인 예로 테프전에서는 혐영 논란이 없다. 이건 불멸자, 폭풍함, 거신, 고위기사의 시너지효과 때문에 후반 유닛들이 봉인당하다시피하는 특성상 오래끌기 전에 테란이 먼저 프로토스를 박살내든가 아니면 시간이 지난 후 프로토스가 테란을 박살내든가 아님 어설프게 하다가 테란이 초중반에 프로토스에게 박살나든가의 3가지 선택지밖엔 없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츠 시즌 3에서 군단 숙주에 관한 영상. 심지어 해당 영상에 나왔던 싸움은 저저전이다. 1:37에 빨간색 여왕의 표정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와중에 박수치는 감염충이 압권 군단 숙주가 식충 소환 이후엔 주변 유닛들은 각각 다른 활동하는게 포인트(...)

군단 숙주가 혐영 유닛인 가장 큰 이유는 식충. 군단 숙주는 자체적인 공격 능력이 없고 대신 식충으로 공격을 하는데, 군단 숙주가 내보내는 식충 자체가 공짜 유닛이라 문제였다. 게다가 식충의 생존 시간마저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군단 숙주 본체는 다량의 가시 촉수 포자 촉수로 떡칠한 라인 뒤에 안전하게 있으면서 전면에 식충을 보내어 상대를 갉아먹는다. 결과적으로 저그는 군단 숙주의 본체를 노출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여기에 저그가 살모사와 감염충, 다수의 타락귀를 섞어서 군단 숙주를 보조하면 난공불락의 요새이다. 저그는 폭풍함이나 모선 등 상대방의 중요 유닛을 살모사의 납치로 잘라먹고, 상대방의 방어라인은 계속 몰려드는 공짜 식충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입혀서 궤멸시킬 수 있다. 요약하자면, 저그는 피해가 전혀 없으면서 상대에겐 피해를 강요한다. 이것이 다른 수비지향적 유닛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이자 군단 숙주가 혐영의 대표주자인 이유다. 즉 어찌됐건 자원 다 파먹어가면 결국 끝이 보이는 기존의 대치전과 다르게 군단숙주는 자원이 다 말라도 계속 식충을 뿜어내니 단단한 수비라인을 뚫고 군단숙주 본체를 다 죽이지 않는 한 대치 구도가 끝나질 않는 것이다. 심지어 비슷하게 공짜 유닛을 뱉는 무리 군주와 비교해도, 무리 군주는 무엇이든 직접 공격을 해야 공생충을 뱉는 유닛이라서 결국 그 느린 몸뚱이를 이끌고 전장에 나오기 때문에 발빠른 공중 유닛을 이용해서 저격을 하건 공생충 뱉으러 나오면 한타를 걸건 해보는데 군단 숙주는 아예 틀어박혀서 나오질 않으니 답이 없었다.

5. 문제점

게임 양상을 지루하게 만든다. 이것이 혐영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 때문에 유저들이 치를 떨 수밖에 없었던것. 지루한 것도 4~50분 수준이 아니라 2~3시간까지 질질 끌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단 혐영이 시작되면 어느 종족이든 군단 숙주나 공성 전차같은 대치전에 특화된 유닛을 뽑아내면서 서로 자원을 쌓아가며 갉아먹기 싸움을 하는데, 이럴 경우 필연적으로 길고 지루한 장기전이 예약된다.

이러한 양상이 나오는 원인은 서로가 혐영을 하면서 강력한 라인을 구축하면 서로 그 라인을 뚫기 힘든 데다가 뚫는 과정에서 많은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다수의 촉수와 살모사, 감염충과 함께하는 군단 숙주 라인을 정면으로 뚫기에는 어느 종족이든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정면 승부로 라인을 돌파하기보다는 밤까마귀나 폭풍함을 뽑아서 최대한 식충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빈틈을 노리는 길고 긴 대치전을 펴야 한다.

여기에 상대방이 혐영을 할 때 마땅히 카운터를 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 상대방이 라인을 잡아가면서 혐영할 때 유일한 카운터는 2가지 경우밖에 없다, 먼저 상대방이 라인을 잡아가기 전에 1방 병력을 모아서 밀어버리거나, 아니면 맞혐영을 하는 방법 뿐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맞혐영에 비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으며, 한방 병력으로 라인을 확실히 모으지 못하면 바로 패배한다. 이 경기가 좋은 예. 토스가 계속해서 공허 포격기 및 폭풍함을 조합해서 저그의 군단 숙주 라인을 뚫을려고 하지만 결국 뚫지 못하고 토스가 힘이 빠져서 자멸했다. 이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혐영을 하면 맞혐영을 펴야 한다. 이걸 비유하자면 1명이 방패를 들었으면 다른 1명은 창을 들어야 되는데 서로 방패만 들고 방패로 부딪히면서 그냥 방패로 밀고 밀며 누가 먼저 쓰러지나의 싸움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나마 서로 방패로 치고받으면 모를까, 심할때는 그냥 서로 방패만 들고 멀뚱멀뚱 지켜만 보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눈치 싸움만 하면서 시간을 끄니 다이나믹한 난전이나 컨트롤 대전 같은 것이 나올 리가 만무하고, 당연히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6. 폐해

이런 문제점으로 레더나 트위치같은 개인 방송 뿐만 아니라 프로 경기 안에서도 혐영이 빈번하다. 특히 국내가 아닌 북미같은 해외에서는 이게 심각한 편인데, 공격적인 플레이가 주인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혐영 빈도가 적은 반면(오히려 만들다 만 창으로 찌르는 플레이가 많은 편) 수비적인 플레이가 주인 북미 등 해외에는 혐영이 자주 나온다. 실제로 WCS 같은 해외 경기에서도 1시간 2시간이나 걸리는 혐영 경기가 많으며, 트위치에서는 8시간이나 걸린 테저전 혐영이 나오는 등 막장스럽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저저전이었는데, 똑같이 혐영의 원흉인 군단숙주를 갖고 있으니 게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5] 그나마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조차도 혐영 플레이가 점차 퍼져나가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하는 추세.

이렇게 혐영 때문에 프로 경기 대부분이 지루한 장기전 일색이자, 군단의 심장 신 유닛을 디자인한 더스틴 브로더는 유저들한테 '빡빡이 새끼' 라고 불리는 등 엄청나게 까였다.

7. 너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장기전 양상을 참을 수 없었는지 블리자드는 결국 칼을 빼들었다. 계속된 혐영에 지친 유저들의 원성이 잦았던 데다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혐영 때문에 경기 양상이 재미는 전혀 없고 혐오스러운 장기전만 나자 블리자드도 결국 보고만 있을 수는 없던 걸로 보인다.

단, 캠페인에서는 "해당이 안 된다." 군단 숙주 땅무지는 오히려 사기가 될 수도 있다.

7.1. 군단의 심장

  • 폭풍함: 공중 거대 추댐을 +50에서 +14로 변경
  • 밤까마귀: 국지 방어기 지속시간을 180초에서 20초로 크게 감소. 내구력 증진 업그레이드로 그나마 30초로 늘려 운용할 수 있었지만 공허의 유산에서는 삭제 예정이다.
  • 군단 숙주: 기존의 공성 유닛 컨셉 자체를 폐기하고 새롭게 견제 유닛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아예 유닛 자체를 갈아 엎었다. 새롭게 변경된 군단 숙주는 항목 참조. 이후 공성 유닛의 역할은 다시 돌아올 가시지옥이 맡는다.

7.2. 공허의 유산

  • 거신: 공격력 (15+2)x2 → (12+1)x2로 너프[6]
  • 폭풍함: 공대지 공격 사거리가 15에서 10으로 너프된 대신 지상 유닛에 가하는 피해가 40으로 증가. 거대 추댐이 20으로 증가. 3차 대격변 패치로 내구도 감소.
  • 밤까마귀: 군단의 심장과 동일했으나, 3차 대격변 패치로 국지 방어기와 추적 미사일이 대장갑 미사일과 방해 매트릭스로 개편.
  • 궤멸충: 스킬을 통해 자동 포탑, 국지방어기 간접파괴 가능.
  • 살모사: 기생 폭탄 추가. 광범위 공중 유닛 공격 가능.

유저들의 예상대로 혐영을 유발하는 세 유닛 전부 심하게 칼질되거나 아예 다른 컨셉의 유닛으로 개편했다.

다만 혐영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여전히 수비지향적 운영은 존재한다. 강화된 메카닉의 핵심 유닛인 크루시오 공성 전차, 여전히 건재한 사정거리의 폭풍함, 그리고 태초부터 수비를 위해 태어난 유닛 가시지옥이 공유버전 혐영의 중심 유닛이다. 특히 가시지옥과 촉수밭의 조합이 악명이 높다. 그러나 일단 공허의 유산은 자원량 변화로 수비만 하다간 자원이 먼저 말라서 나가떨어질 확률이 높고, 군단 숙주처럼 이기적인(?) 유닛은 없으니 군단의 심장보단 그 양상이 덜하다.

8. 부활

군단숙주, 밤까마귀, 폭풍함의 세 유닛이 칼질당하면서 혐영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2015년 중반쯤 들어서 테저전에서는 다시 혐영이 부활했다.

저그들의 컨트롤이 발달하면서 바이오닉으로 저그를 이기기 힘들어지자 테란들이 메카닉을 꺼내면서 다시 혐영이 벌어졌었다. 사실 메카닉 테란에 대한 연구는 군단숙주가 너프된 직후부터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 시기의 메카닉은 저그의 바퀴 - 뮤탈 야바위에 무너지면서 사장되었다. 이 당시에는 테란들이 무리해서라도 멀티를 빨리 먹고, 쌓은 메카닉 병력으로 진출하는 공격적인 운영을 보여주다가 저그의 물량과 체제전환의 유연함에 무너져 버리고 말았던 것. 하지만 테란 선수들도 충분한 연구를 통해 무리해서 멀티를 먹고 공격을 가는 것보다 최대한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수비적인 운영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리 잡은 테란 병력을 저그는 울트라-살모사-여왕 조합으로 뚫어내려 하는 등 군숙이 있었을 때보다는 훨씬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경기 양상에서 큰 변화를 준 것이 바로 이신형의 빵카닉이었다. 그 동안 테란들은 전차로 자리를 잡으면서 밴시를 모아 울트라를 저격하고, 멀티를 테러하는 움직임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이신형은 밴시와 밤까마귀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바이킹에서 바로 전투순양함으로 넘어가 스카이 테란을 구축하는 체제를 보여준 것. 그리고 요소 곳곳에 포탑에 건설하면서 견고한 방어선을 만들어 엎어지는 메카닉을 구사한 것이다. 미사일 포탑이 울트라와 여왕이 못 지나가게 심시티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그가 타락귀를 찍어낸다 해도 아래의 포탑이 지원 사격을 하면서 타락귀를 쫓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빵카닉은 기타 테란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더욱 엎어지는 메카닉이 대세가 되었고, 반대로 저그 입장에서는 견고한 테란의 방어벽을 뚫을 수가 없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군숙 너프 전과 마찬가지로 서로 들어가지 않고 간만 보는 혐영이 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서로 공격이 불가능했던 군숙 때와는 다르게 조금씩이라도 전진이 가능한 테란과 달리 저그는 테란의 쌓인 조합을 파해할 수단이 마땅히 없는지라 밸런스는 테란 쪽으로 치우쳤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테란 역시 바이오닉이 힘들어지면서 이기기 위해 구축해낸 전략이라 무조건 뭐라 하기도 그렇다. 군단의 심장은 더 이상 패치가 없다고 보기에 저그 선수들의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기도 했었다. 날식충이라던가, 땅굴망 등이었다.

저프전의 경우에는 과거와 같은 혐영은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토스의 찌르기가 아프게 들어와 그다지 황밸은 아니라고. 특히 사도의 경우는 테란뿐만 아니라 저그쪽도 막는 방법을 모르면 털린다... 막기는 막았는데 자원줄이 다 깨져서 견제도 못가고 복구를 한참 해야하면 그냥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9. 스타크래프트에서

혐영이라는 말은 스타크래프트 2에 와서 생겨난 것이지만, 말만 없었을 뿐 비슷한 게임 양상은 전작인 스타크래프트 1에서도 엄연히 있었다. 오히려 장기전 자체는 스타크래프트 1에서 더 흔했다. 스타크래프트 1은 스타크래프트 2에 비해 유닛들의 화력이 낮은 편이고 밀집도가 낮아 전투 자체가 비교적 느린 편이었고, 2인용 맵이 많은 스타크래프트 2에 비해 4인용 맵이 다수였기 때문에 전장도 넓어 중, 장기전으로 흘러가기 쉬웠다. 다만 세부적인 양상은 차이가 있었다.

밤까마귀나 군단 숙주, 폭풍함과 비교할 수 있을 만한 유닛은 스타크래프트 1에는 없었다. 적의 원거리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은 있었으나 밤까마귀와 달리 둘다 지상에만 적용되는데다 아군의 공격까지 막는다. 저그의 경우 지상 원거리 유닛이 히드라와 러커뿐인데다 무난하게 반반싸움하며 후반가면 가장 불리한 종족이고, 그나마 프로토스가 저그 상대로 해적선을 모으면서 겸사겸사 웹 업글까지 해줄 순 있겠지만 너프로 지속시간이 짧아진 이후로는 잘 안쓴다. 그리고 군단 숙주가 식충을 만들듯이 공짜로 유닛을 만든다는 개념 자체가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희박했다[7] 시즈 탱크 가디언이나 리버 등 폭풍함처럼 사정거리가 긴 유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 모두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대처법이 있었다. 시즈 모드 상태의 시즈 탱크는 최소 사정거리가 있는데다 스플래시 데미지가 막강하여 팀킬을 하기가 쉽고, 가디언과 리버는 체력도 낮고 이동 속도도 느리다. 게다가 폭풍함은 지상 공격과 공중 공격을 모두 할 수 있지만 이 셋은 공중 공격이 안 된다.

또한 테테전을 제외한 다른 종족전의 혐영은 맞혐영이 성립하지 않는다. 테저전의 레이트메카닉에 대한 파훼법은 목동저그의 기동성을 활용한 게릴라전이 정석이고 퀸 역시 맞혐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8] 저프전의 수비형 저그 역시 저그가 자원 우위를 계속 쥐고 있으면 프로토스는 자원이 부족해서 스플래시 프로토스로 맞대응할 수 없고 확장력의 격차로 인해 반반싸움을 하려면 프로토스가 멀티를 단속하거나 자원줄을 견제해야 하며, 스플래시 프로토스가 완성된 뒤에도 리버는 탱크와 다르게 셔틀에 태워서 운용하는 유닛이므로 테란의 레이트메카닉과 달리 수비적으로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 혐영이 비판받은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우주방어만 시전해놓고 공격을 못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한쪽만 일방적으로 우주방어를 하면 반대쪽에선 어떻게든 뚫으려고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끝으로 아래에도 나오듯 '원조 혐영' 이라고 할 만한 테테전도 탱크의 시야 싸움, 드롭십 운영, 병력 배치 등 머리 싸움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단지 길고 비교적 정적일 때가 많아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 반면 군단의 심장의 경우 화려한 임팩트도, 수 읽기 싸움도 없는 지루한 대치가 몇 십 분이고 계속되니 욕을 먹었던 것.

9.1. 테테전

(졸린듯이)이거 언제쯤 끝나요?
- 스타 다큐멘터리 시즌3 배틀크루저 편

스1에서 혐영의 대명사 격인 종족전. 과거 테테전에서는 레이스+ 탱크 조합이 대세였고, 나중에 여기서 레이스가 골리앗으로 대체되었다. 이렇게 처음에 메카닉으로 판을 짜다가[9] 서로 많은 자원을 가져가기 위해 기동력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후 테테전은 드랍십이 재발견되면서 속도감 넘치는 기동전으로 양상이 바뀐다. 드랍십 싸움은 선공필승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수비보다는 공격이 중요하며, 그야말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을 잘 보여준다. 중반까지의 테테전은 전술과 힘이 어우러져 큰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고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양 측은 서로 터렛으로 만리장성을 쌓으며 장기전을 준비하게 되고, 전투용으로 써먹으라고 만든 배틀크루저는 그저 적의 탱크를 죽이기 위한 야마토포 셔틀로 변해버린다. 그러나 이때도 어떻게든 서로의 약점을 뜯어먹기 위한 수 싸움은 계속 되었으므로 심심하지는 않았다. 한 번의 결전으로 끝나는 건 맞지만 그 결전을 위해 소규모 접전이 여러 차례 벌어졌으며, 그 결과 전황이 한 쪽으로 기울었을 때 '쐐기를 박기 VS 일발역전을 노리고 싸우기' 라는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11년 중반에 전태양을 필두로 레이스를 다수 모으는 운영이 부활하면서 약간에 변화가 생겼다. 레이스 특유의 기동성과 공중유닛이라는 특성에 힘입어(겹칠 수 있어 화력집중이 잘 된다) 지상유닛 골리앗도 씹어먹을 수 있고 레이스의 극상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발키리는 다들 알다시피 미사일 버그가 있어서... 물론 배틀크루저는 꿈도 꿀 수 없다. 최근에는 템트스 스타리그에서 염보성이 이 운영으로 박성균에게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러한 다수 레이스 작전은 서로 간에 자원이 아주 많을 때만 가능한 것이고, 아주 과거인 2004년에도 제노스카이 같은 맵(테테전일 경우 서로 자원 먹기 쉬운 맵이다)에서 다수 레이스 간의 대결이 나왔다. 나도현 vs 김현진, 나도현 vs 차재욱이 바로 그런 경기다. 테테전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브루드워 시절의 테테전은 바둑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보기에 굉장히 지루했다.[10] 물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테란들[11]이나 스타일이 공격적인 테란들[12]한테는 해당하지 않는 말.

9.2. 테저전

테란이 바이오닉 위주로 후반까지 플레이한다면 혐영이 일어나기 어렵다. 초중반의 경우 테란은 소수의 바이오닉 병력을 모아 저그를 강하게 압박하거나 추가 멀티를 차단하려하고 저그는 본진 방어와 추가 가스 멀티 확보를 위해 저글링/뮤탈리스크로 꾸준히 테란을 압박/견제하려든다. 여기서 테란은 저그가 배를 째거나 성큰만으로 방어하려는 경우엔 과감한 불꽃 러쉬에 올인할 수 있고, 저그 역시 테란의 방어가 미흡할 경우엔 뮤탈짤짤이나 빈집털이로 게임을 끝낼 수도 있어 서로간의 심리전과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후반으로 가면 테란은 사이언스 베슬의 이레디에이트로 디파일러나 러커, 울트라리스크와 같은 고급 유닛들을 사전에 제거하고, 여유가 있으면 소수의 드랍쉽을 스커지가 없는 곳으로 보내 견제를 시도하려한다. 저그는 반대로 스커지로 배슬과 드랍쉽을 격추하고 바이오닉에 다크 스웜과 플래이그를 마구 뿌려 소모전을 시도하거나 오버로드에 소수 병력을 수송해 테란의 멀티를 견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기 때문에 경기 양상이 긴박하다. 사실상 테저전은 테란이 메카닉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힘싸움보다는 난전과 머리싸움이 위주가 되므로 중규모 정도의 전력이 끝없이 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치열한 난전끝에 한 쪽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게 보통.

하지만 테란이 레이트 메카닉을 시도할 경우 가끔 혐영으로 빠질 수 있다. 레이트 메카닉이 모두 혐영은 아니지만, 그 역은 성립한다.

하지만 레이트 메카닉은 공격적인 메카닉과 늘어지는 메카닉이 있는데 공격적으로 멀티를 공략하는 메카닉은 혐영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4인용맵에서 타스타팅 자원 먹고 엎어지는 운영은 퀸에 의해 파해되었으며 이제동은 DSL에서 염보성을 가필패로 압살했다. 따라서 테란들은 이에 맞서 테란보다 중립멀티를 더 가져가서 체제전환과 소모전을 동시에 꾀하려는 저그에게 타이밍러쉬, 강한 압박을 넣는 방식으로 레이트 메카닉을 전환시켰다. 즉, 위의 혐영 양상은 이제 잘 나타나지 않는다.

테란이 레이트 메카닉을 간 이상 저그는 동자원으로 테란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버로드 드랍, 발업 저글링과 울트라, 디파일러로 멀티를 테러하거나 퀸을 뽑아 탱크를 갉아먹는 등 적극적으로 난전과 소모전을 걸다보니 경기가 지루한 양상을 띄진 않는다.

9.3. 프테전

프테전은 한 방 교전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혐영이 잘 일어나지 않지만, 간혹 프로토스가 지상군을 모두 잃고 자원도 없는 상태에서 요격기없이 깡통이 된 캐리어만 남은 가운데 테란이 병력을 생산할 자원이 없거나 생산 건물이 모두 박살난 상황에서 터렛을 도배한다든지 해서 무승부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아비터로 테프전의 추가 넘어간 이상 이것은 드문 일이다. 아비터는 게릴라전이나 한방싸움에 특화된 유닛이기 때문에 리콜을 통한 견제나 스테이시스 대박등 볼거리가 많아 혐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아비터보다 더 빠른 타이밍에 더 공격적인 속업셔틀 템플러 빌드까지 등장하면서 혐영이 일어날 일이 거의 없어졌다.

9.4. 저저전

믿기 힘들겠지만 정석적인 빌드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뮤탈리스크 짤짤이 개념이 없었던 부르드워 출시 초창기의 저그대 저그전은 테테전보다 자주 혐영이 나왔다. 본진과 앞마당에 스포어 콜로니를 박고 니가와를 시전하면 스포어 콜로니의 지원+뮤탈의 쿠션 공격 분산+충원속도 차이 삼요소의 조화로 뮤탈 싸움에서 공격하는 쪽이 극도로 불리하기 때문. 이렇게 수비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인구수 200이 찰 때 까지 뮤탈만 주구장창 모으다가 뮤탈 한타싸움의 승자가 게임을 승리하게 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혐영이 펼쳐졌다. 이렇게 듣고보면 스포어 콜로니의 재발견 이후로 스포어 운영 이후 하이브를 가는 저그대 저그전 양상이 떠오르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 때는 하이브 유닛을 거의 쓰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임은 강도경 vs 봉준구.

이후 뮤탈로 드론 테러를 하여 승리하는 전술이 널리 퍼지게 되자 비로소 우리에게 익숙한 저저전 양상인 빠른 템포의 게임이 펼쳐진다. 절대 다수의 저저전이 레어 단계 이전에서 게임이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저저전도 의외로 장기전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테테전은 코웃음치는 혐영의 양상이 나온다. 일단 디바우러가 나오고, 다음으로 디파일러가 나오고, 유닛의 상성관계가 차례차례 맞물리면서 결국 서로 러커를 심고 우주방어로 돌입하는 한심한 꼴을 볼 수 있다. 거기에 디파일러를 중간 중간 버로우 시켜넣고 지나다니는 뮤탈 대부대에게 플레이그만 뿌릴 각을 보는데, 플레이그를 맞게 되면 모든 병력을 본인 진영에 숨기고 체력을 회복할 때 까지 버티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 싸움 자체가 워낙에 드물다보니 혐영 소리는 듣지 않는다. 개싸움 새싸움으로 끝나는 저저전에 질린 관중들은 저저전이 장기전으로 가면, 아니 중장기전으로만 가도[13]10분만 넘으면 대부분 명경기로 여겨지는 성향이다. 다른 종족전은 10분 내에 끝나면 초스피드 단기전이다.] 거의 무조건 명경기로 쳐준다. 대표적인 예가 홍진호와 김준영의 경기.

9.5. 저프전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혐영을 걸만한 수단이 별로 없다. 초반 방어시엔 캐논은 맷집이 허약해서 히드라 다수가 몰아붙이면 순식간에 터지기 일쑤이다. 그렇다고 프로토스가 앞마당에 캐논을 마구 도배하면 저그는 히드라만 계속 보여주면서 드론을 뽑고 테크를 올려 중후반을 도모할 수 있고, 방어가 미흡한 본진에 3cm 드랍으로 승부수를 띄우거나 캐논을 짓느라 테크가 느린 점을 역이용해 뮤탈리스크를 선택할 수도 있어 초반 방어와 심리전에서 매우 불리하다.

리버는 방어 효율이 좋아 이를 활용하는 수비형 프로토스가 있긴 하지만, 사실은 '수비형'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멀티를 빠르게 테러하면서 유닛을 절대 잃으면 안되는, 극도로 공격적이고 정교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빌드이다.[14] 무엇보다 본진건물이면서 생산건물인 해처리의 특징 때문에 확장력에서 저그가 토스를 압도해서 방어만 해서는 반반싸움이 성립할 수도 없고, 특히나 하이브 이후에는 토스의 캐논밭을 무력화시키는 디파일러가 나오기 때문에 토스가 수비적으로만 플레이하면 필패다. 따라서 프로토스는 저그 상대로 내내 방어적으로만 플레이하면 극도로 불리한 싸움을 하게 되는 탓에 주도권을 쥐기위해 극초반부터 질럿으로 저그의 앞마당을 공략해 저글링 생산이나 성큰 콜로니 건설을 강요하며 테크를 늦추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편.

반면 저그에게는 러커라는 준수한 수비유닛이 존재해 이를 통해 시간을 끄는 전략인 연탄 조이기가 있다. 프로토스는 디텍터를 클로킹에 생존을 의존하고 테크도 느린 옵저버에 의존하기 때문에 옵저버만 스커지로 끊으면 러커밭을 돌파할 수 없다. 또한 프로토스에게 주도권이 넘어갔을 때 성큰과 러커로 우주방어를 하는 수비형 저그 또한 존재한다. 게다가 후반으로 가면 다크 스웜으로 원거리 공격을 대부분 막을 수 있으면서 플레이그로 프로토스 병력과 건물을 빈사 상태로 만드는 디파일러가 나오기 때문에 후반까지 버틸 동기도 충분하다.

다만 연탄 조이기는 저그가 유리한 상황에서 게임을 굳히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전략이고 프로토스가 옵저버 관리를 잘 한다면 결국 뚫리는 경우가 많아 혐영이라는 시각은 적은 편이다. 수비형 저그 역시 디파일러가 확보되고나면 토스의 한 방 병력을 갉아먹는 동시에 멀티를 테러하는 견제도 진행하기 때문에 역시 혐영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중후반 운영으로 넘어가면 프로토스는 센터에서 한 방 병력을 움직이며 저그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일정 숫자의 커세어로 저그의 폭탄 드랍 역뮤탈을 억제하는 동시에 오버로드를 끝없이 견제하거나 셔틀로 템플러, 리버를 태워 드론을 잡는 공격적인 운영을 하게 되며 반땅 싸움을 유도하는 경우에도 중앙 장악이 필수적인 탓에 맵 중앙에서 지속적인 교전이 펼쳐져서 지루한 양상을 띄진 않는다. 저그 역시 프로토스와의 반땅 싸움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중앙 힘싸움에 집중하는 한 편 스커지로 셔틀, 커세어를 계속 격추하면서 프로토스의 대공이 취약해질 때 폭탄 드랍이나 역뮤탈로 게임을 순식간에 뒤집을 기회를 노리려하기 때문에 치열한 소~중규모 교전과 수싸움이 주가 된다.

극후반까지 게임이 진행되면 다크 아콘까지 추가되면서 마엘스트롬과 사이오닉 스톰 등 화려한 프로토스의 마법 스킬들이 작렬하고, 자원이 마르기 전에 어떻게든 게임을 마무리하려는 저그의 지속적인 파상 공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명경기의 반열에 들기도 한다.

종합하자면 저그만 일방적으로 프로토스에게 혐영을 걸 수 있고, 그마저도 공세로 전환하는 타이밍이 있기 때문에 스2의 혐영처럼 지루한 대치전만 계속하지는 않는다.

9.6. 프프전

맵에 따라 양상이 갈린다. 대개의 프프전은 길어도 중반 힘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후의 보루로 삼을 만한 지형과 자원이 배치된 맵의 경우 두 유저 중 한 쪽이 포톤캐논를 도배해놓고 다크 아콘만 뽑아가며 게임을 의도적으로 무승부로 이끄는 경우가 간혹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팔진도에서의 안기효 vs 이승훈[15].

10. 협동전 임무에서?

PvE이고 대부분은 시간 제한이 있으므로 혐영을 해봤자 플레이어 손해다. 진행이 한없이 장기화되는 고착 상태는 대부분의 경우 판이 영 좋지 못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혐영하면 대표적으로 연상되는 이미지 중 하나인, 군숙으로 라인전을 하듯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무료 유닛으로 힘싸움을 벌이는 양상은 협동전에서도 가끔 나타나며, 이런 류의 운영을 두고 혐영 드립을 치기도 한다. 아바투르와 데하카가 나름의 군단 숙주를 가지고 있으며, 스투코프의 벙커장성 플레이나 스텟먼의 땡 메카 감염충 빌드가 정확히 부합한다. 번외로 제라툴의 타워 러시는 이들과는 양상이 다르지만 광물만 있으면 찍어낼 수 있는 테서랙트 포와[16] 아예 상단 패널 주제에 영구 지속되는 초석을 안전하게 본진에 놔두고 최전방에서 라인전이 가능해 이미지적으로 혐영에 가깝기는 하다. 다만 비주얼적으로 유사하다고 실제 게임이 장기 대치전 양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마스터 힘, 로 대표되는 오버밸런스 사령관, 그 이상으로 밸런스 붕괴에 일조한 위신 등이 등장하고 나서는 아무런 돌연변이가 없는 바닐라 게임은 게임 진행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져 오히려 고정 타이머 임무 (e.g., 망각행 고속열차, 과거의 사원 등)나 임무 자체가 공격과 방어 양면을 꾸준하게 요구할 경우 (e.g., 죽음의 밤 등) 혐영만큼 게임이 질질 늘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이런 경우에도 타임만 길어지지 게임 양상은 긴 시간 동안 후환을 미리 제거해두기 위해, 혹은 보너스 목표까지 했는데도 할 게 없어서 오히려 적 본진을 아예 밀어두는 것이 일상다반사인지라 (적어도 아시아 서버로 한정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에는 정석적인 의미의 '혐영'에 해당되는 경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혐영의 또 다른 문제점인 랙을 유발하는 게임은 사령관 자체 특성과 엔진의 상성이 안 좋을 때는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스텟먼이 이런 문제로 악명이 높아 한때는 스텟먼을 보면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


[1] 혐영 경기는 자유의 날개에도 있었으나 단어의 잦은 사용은 군단의 심장 출시 이후 [2] 테란의 11/11, 프로토스의 멸뽕 [3] 해당 짤의 원본은 개노답 삼형제. [4] 히드라리스크, 여왕, 군단 숙주의 식충, 타락귀, 뮤탈리스크 공격은 국지 방어기에 막힌다! [5] 이 혐영 사태를 꼬집은 카봇의 패러디. [6] 2차 대격변 때 10(+1)x2. 경장갑 상대로 15(+2)x2로 버프 [7] 스타크래프트 1에서 공짜로 유닛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닛으로는 벌처, 하이템플러가 있는데, 벌처는 1기당 스파이더 마인을 3기밖에 만들 수 없는데다 디텍터만 갖추면 피해 없이 제거할 수도 있으며 퀸의 브루들링은 유닛을 만든다기보다 시즈 탱크 등 까다로운 적을 즉사시킬 수 있다는 기능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하이템플러는 할루시네이션으로 두 기의 공짜 유닛을 만들 수 있지만 상대방의 기술을 맞으면 증발하는데다 하이템플러는 사이오닉 스톰 쓰려 뽑는 경우가 압도적이라 할루시네이션 리콜 외에는 쓰임이 적었다. [8] 엄밀히 퀸 운영은 상대의 혐영을 붕괴시키면서 역으로 혐영을 거는 것에 가깝다. 레이트 메카닉 전술도 타스타팅을 먹고 공방풀업 돌리며 엎어지는 수비형 레메와 앞서 바이오닉이 장악한 주도권을 바탕으로 타이밍 러쉬, 조이기 등의 전술로 저그를 거세게 압박하는 공격형 레메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 저그에게 느긋하게 퀸을 모을 시간을 주는 거나 마찬가지이며 안그래도 확장성과 자원력에 한계가 명확한 테란이 퀸과 탱크를 1:1 동수교환만 해도 저그가 이득인데 컨트롤의 발달로 탱크라인을 싹 갉아먹고 팀킬까지 유도하면서 퀸은 퀸대로 살려나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수비에 집중하는 운영 특성상 사이언스 베슬의 운신폭도 매우 줄어들어 퀸 견제도 쉽지 읺다 보니 이기고 있던 경기마저 자원줄이 말라 역전패를 당할 여지를 만드는 수비형 레메는 사장되고 공격형 레메가 주류가 되었다. 이 공격형 레메는 혐영이라 볼 수 없는 전략인데다 저그는 또 여기에 퀸드라보다는 목동저그 게릴라로 대응하니 혐영 싸움으로 보기 어렵다. [9] 지오메트리 등 개활지가 많은 맵에서는 아예 벌처 싸움 위주로 흘러가기도 한다. [10] 대표적으로 고인규 같은 선수들. [11] 데뷔 순서대로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 최연성, 이영호, 정명훈. [12] 대표적으로 한동욱, 변형태, 박대호. [13] 대표적으로 마의 시간이라 여겨지는 [14] 견제형 운영은 커세어와 리버, 셔틀을 운영하면서 저그를 끝없이 괴롭히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운영이고, 리버로 반땅그으면서 멀티를 먹는 확장형으로 굴리는 운영은 저그가 막멀티하면서 히드라로 압박해 멀티를 못 가져가게 하면 그만이기에 사장되었다. [15] 안교수의 프로게이머+방송인 인생 15년간 거의 유일하게 분노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경기이다(...). 그래도 재경기 가서 이기기는 이겼다. [16] 제라툴은 인구 100 캡+무지막지한 유닛 자원 소모 때문에 생각보다 포탑에 쓸 자원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