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2 01:38:53

헨리 퍼시(제6대 노섬벌랜드 백작)

1. 개요2. 생애3. 매체에서의 헨리 퍼시
3.1. 울프 홀에서의 헨리 퍼시


1. 개요

제6대 노섬벌랜드 백작 헨리 퍼시 (Henry Percy, 6th Earl of Northumberland)
(1502-1537)

퍼시 가문의 후예이자 헨리 퍼시(핫스퍼)의 5대손. 헨리 8세의 둘째 왕비 앤 불린의 옛 약혼자/연인으로 알려져있다.

2. 생애

6대 노섬벌랜드 백작 헨리 퍼시는 1502년 5대 노섬벌랜드 백작인 헨리 퍼시의 3남 2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에겐 슈루즈버리 백작의 딸 메리 탤벗(Mary Talbot)이라는 약혼녀가 있었지만, 당시 프랑스 유학 생활을 마치고 잉글랜드의 왕비 아라곤의 캐서린의 시녀로 입궁한 앤 불린과 사랑에 빠져 1523년 결혼을 약속한다. 앤의 가문은 신분이 낮지는 않았으나 잉글랜드 북부를 지키는 대귀족이었던 퍼시 가문에 비하면 약소했다. 앤은 앤 나름대로 아일랜드의 오르몬드 백작 가문인 버틀러 가의 청년과 약혼을 할 예정이었다. 앤 불린의 입장에서는 아일랜드의 오르몬드 백작부인보다는 잉글랜드의 노섬벌랜드 백작부인이 되는 것이 훨씬 더 출세하는 길이었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점은 중세-근세 초기 유럽에서는 남녀간 혼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굳이 성직자가 있어야 할 필요 없이 두 사람이 서로와 결혼을 한다고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는 것. 하지만 당시 거의 모든 귀족의 결혼은 왕에게 허락을 받아야했고, 슈루즈버리 백작과의 동맹을 바랐던 헨리 퍼시의 아버지[1]도 부유한 상속녀인 메리 탤벗을 차고 "겨우 기사의 딸" 따위와 결혼하겠다는 아들에게 대노했다. 결국 토머스 울지 추기경이 헨리 퍼시를 직접 불러 혼쭐을 냈고, 이때 추기경이 마치 어린 아이를 다루듯 호통 친 내용이 기록에 남아있다. 앤의 (기정사실) 약혼자가 토머스 울지 추기경의 집에서 살고 있었으니 더 감정이 실렸을 듯.

헨리 8세 앤 불린을 다룬 창작물에서는 흔히 헨리 8세가 이미 앤에게 눈독 들이고 있어서 울지를 통해 연적 헨리 퍼시를 제거했다고 나오지만 이때 헨리가 앤에게 관심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다. 중론은 아직 헨리 8세가 앤을 마음에 들어하기 전이었다는 것.

곱게 자란 심약한 도련님 헨리는 왕의 압력, 부친과 추기경에게 차례로 치이면서 결국 앤 불린을 포기한다. 1525년 약혼녀 메리 탤벗과 예정대로 결혼하고 2년 뒤 아버지가 죽자 뒤를 이어 6대 노섬벌랜드 백작이 되었다. 그러나 헨리가 앤을 완전히 잊지 못하고 아내에게 정을 못 붙이면서 부부 관계는 최악이었다. 메리는 남편이 자기를 독살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고 헨리도 메리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급기야 1532년 메리 탤벗이 헨리 퍼시는 이미 예전에 앤 불린과 결혼 약속을 했고, 자신과의 결혼은 중혼이니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시기 헨리 8세와 불같은 연애 중이던 앤은 당장 진상조사를 명령했다. 결국 헨리 퍼시는 성서에 손을 얹고 앤과는 결혼을 약속하지 않았다고 굴욕적으로 맹세했다. 그렇다고 해서 부인과의 사이는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헨리 퍼시는 아예 '우리 부부 사이에선 애가 안 태어날 테니 내 전 재산을 왕에게 남기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아내 메리에게선 자식을 낳을 생각조차 없고 자식이 없으면 노섬벌랜드 가문의 유산은 아내에게 상속될 테니, 그런 여자에게 유산 따윈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나 다름없었다.죽 쒀서 개주기 당연히 이 결정에 헨리 퍼시의 형제들은 펄펄 뛰었고 메리 탤벗은 결국 이혼을 신청했다.

1536년 5월에 헨리 퍼시는 옛 연인 앤 불린의 재판에 병자의 모습으로 참석한다. 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자 헨리 퍼시는 기절했고 사람들에게 업혀서 실려나갔다. 그로부터 1년 후 건강이 계속해서 나빠진 헨리 퍼시는 숨을 거두었다. 왕에게 넘어갔던 노섬벌랜드 백작령은 후에 헨리 퍼시의 조카 토머스 퍼시가 물려받게 된다. 아내와의 사이에서는 자식이 없었고 대신 이자벨이라는 사생아 딸을 남겼다. 앤을 둘러싼 여러 남자들 중 성격도 의지도 심약한 존재였지만, 요녀로 비난 받던 앤의 최후를 슬퍼해준 유일한 남자.

3. 매체에서의 헨리 퍼시

3.1. 울프 홀에서의 헨리 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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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영드 울프 홀에서는 해리 로이드(Harry Lloyd)가 찌질하고 순진한 청년으로 연기한다. 왕좌의 게임에서 비세리스 타르가르옌 역을 한 배우다!

앤은 헨리 8세의 왕비가 되기 위해 한참 노력 중인데, 옛 연인이었던 헨리 퍼시가 나타나 내 진정한 아내는 앤이라고 주장하는 사고를 쳐버린다. 왕과의 결혼이 걸린 문제이기에 앤 불린과 불린 가족은 당연히 뒤집어진다. 결국 토머스 크롬웰이 헨리에게 협박을 하러 파견되어 반폐인꼴인 헨리 퍼시에게 "앤은 당신을 미워해요. 증오하죠. 당신이 사라졌으면 하고 있어요."라고 친절하고 차분하게 알려준다.
[1] 아버지의 이름도 아들과 똑같은 헨리 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