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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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암살자 (1967) Le Samoura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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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
감독 | |
개봉일 |
1967년 10월 25일
1968년 11월 21일[1] |
상영 시간 |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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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Le Samouraï1967년 개봉한 장피에르 멜빌 감독 및 각본, 알랭 들롱 주연의 네오 누아르 영화.
자신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한 암살자의 행적을 건조하게 따라가는 영화로, 필름 누아르의 걸작으로 칭송받는다. 사실 이야기는 매우 단조롭고, 얼개가 좀 엉성한 면이 있지만 영화가 가진 차갑고도 단단한 스타일이 그 모든 것을 다 무의미하게 만든다. 실제로 필름 누아르라는 것은 어떠한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각적인 스타일이라고 봤을 때 이 영화가 필름 누아르의 역사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한 편. 그리고 그 무엇보다 알랭 들롱이라는 배우가 가진 특별한 캐릭터가 있기에 완성이 가능했다. 덕분에 '알랭 들롱의 영화'로도 자주 불리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서사를 중시하는 관객에게 있어서는 뭔가 이상한 영화라고 생각될 수 있겠으나, 로저 이버트의 저서 위대한 영화에도 수록되었으며,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같은 쟁쟁한 감독들이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꼽는 영화이다. 오우삼의 홍콩 느와르는 이 영화가 가진 스타일을 대량으로 차용했다. 특히 첩혈쌍웅은 완전히 영향권 안쪽. 고스트 독도 이 영화의 오마주 범벅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에도 수록되었다.
제목만으로 와패니즈 영화라고 오해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작할 때 자막으로 뜨는 사무라이에 대한 경구 외에는 일본과 관련된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 사무라이라는 제목은 극 중 알랭 들롱이 연기한 주인공의 특별한 행동 양식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자신만의 규칙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모습 때문에 장피에르 멜빌의 작품들 중 실존주의적 영화(existentialist movie)라는 이름에 가장 잘 들어맞는 영화로 꼽히기도 한다.
2. 줄거리
IL N'Y A PAS DE PLUS PROFONDE SOLITUDE QUE CELLE DU SAMOURAî SI CE N'EST CELLE D'UN TIGRE DANS LA JUNGLE... PEUT-ETRÊ...
LE BUSHIDO (LE LIVRE DES SAMOURAî)
사무라이는 가장 외로운 존재이다. 그보다 더 외로운 것은 밀림의 호랑이 뿐일 것이다. 아마도...
무사도 (사무라이의 책)
LE BUSHIDO (LE LIVRE DES SAMOURAî)
사무라이는 가장 외로운 존재이다. 그보다 더 외로운 것은 밀림의 호랑이 뿐일 것이다. 아마도...
무사도 (사무라이의 책)
영화는 사무라이에 대한 경구를 자막으로 띄우며 시작한다.[2]
암살자 제프 코스텔로( 알랭 들롱)는 새 한마리가 사는 새장 외에는 장식 하나 없는 살풍경한 아파트에서 혼자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기다린다. 때가 되자 제프는 거리로 나서 차를 한 대 훔쳐 외딴 교외의 차고에 들른다. 차고 주인한테 가짜 번호판과 차량 등록증, 권총 한자루를 얻은 후 제프는 여자친구 제인(나탈리 들롱)의 집과 포커판이 벌어진 한 호텔방을 차례로 들러 알리바이를 꾸며둔다. 제프는 훔친 차를 몰고 어느 나이트클럽을 찾아가서 홀 뒤켠의 방에서 클럽의 소유주를 권총으로 암살한다. 방을 나오던 제프는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발레리와 우연히 마주치지만, 그대로 그녀를 지나쳐 클럽을 떠난다.
제프는 호텔방에서 포커를 하다가 목격된 인상착의와 일치한다는 이유로 연행된다. 하지만 제프가 미리 준비한 알리바이가 완벽한데다, 결정적으로 암살자를 바로 앞에서 목격한 발레리가 제프가 범인이 아니라고 증언을 해서 그대로 풀려난다. 그럼에도 수사 책임자인 경감(프랑수아 페리에)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제프를 계속 감시한다.
제프는 경찰의 미행을 따돌리고 암살의 보수를 받기 위해 접선책과 만난다. 그러나 경찰의 의심을 샀다는 이유로 의뢰인은 사람을 시켜 그를 제거하려 한다. 제프는 팔에 총상을 입은체 도주해서 집으로 돌아온 후,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캐기 위해 다시 나이트클럽을 찾아간다. 제프가 집을 비운 후, 경찰이 그의 집에 침입해서 도청기를 설치해둔다.
나이트클럽을 찾은 제프는 피아니스트 발레리를 다시 만나서 그녀의 집까지 동행한다. 나이트클럽 주인을 죽인 이유를 묻는 발레리에게 제프는 "돈을 받았으니까"라고 무심하게 대답한다. 제프는 발레리가 자신을 모른다고 위증한 것이 암살 의뢰인의 사주 때문이라고 추리하고, 발레리에게 의뢰인의 정체를 묻는다. 대답 대신 두 시간 후 전화를 하라는 발레리의 말을 듣고 제프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 사이에 경찰은 제인이 증언한 제프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제인의 집을 수색하면서 협박하지만, 제인은 진술을 바꾸지 않는다.
집에 돌아온 제프는 낯선 사람들을 본 새가 동요하며 떨어트린 깃털들을 보고 침입자가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도청기를 찾아낸 제프는 밖에 나와 공중전화로 발레리에게 전화를 하지만 발레리는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집에 다시 돌아온 제프는 의뢰인이 보낸 부하에게 습격 당한다. 하지만 부하는 제프를 쏘지 않고, 의뢰인이 생각을 바꾸었다면서 잔금을 지불하고 또다른 의뢰를 제안한다. 제프는 부하가 방심한 사이 총을 빼앗고 협박해서 의뢰인의 이름과 주소를 알아내고, 새로운 암살 표적이 누구인지 묻는다.
다시 집을 나선 제프는 무전으로 연락하며 집요하게 미행하는 경찰들을 복잡한 파리 지하철을 이용해 따돌린다. 그 후 늘 하던 방식대로 차를 훔쳐 차고에서 번호판을 바꾸고 총을 얻는다. 먼저 제인의 집을 찾아간 제프는 제인을 안심시키고 작별인사를 남긴다. 제프가 찾아간 의뢰인의 주소는 다름아닌 발레리가 살던 곳이었다. 그러나 발레리는 그곳에 없고, 제프는 집에 혼자 있던 의뢰인을 죽인후, 다시 나이트클럽을 찾는다.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발레리는 자신을 찾아온 제프를 보고 나직하게 이 곳에 있으면 안된다고 충고하지만 제프는 조용히 권총을 꺼내 그녀를 겨눈다. 하지만 발레리는 놀라지 않고 단지 "왜?"라고만 묻는다. "돈을 받았으니까" 대답을 남기자마자 제프는 클럽에 잠복해있던 경찰들에게 사살당한다. 경감은 발레리 앞에서 죽은 제프의 총을 열어보고 원래 빈 총이었음을 깨닫는다.
3.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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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100% | 관객 점수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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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에 언급된 것처럼, 매우 많은 영화와 영화감독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홍콩 느와르에서부터 짐 자무시 같은 작가주의 감독, 그리고 2023년 개봉한 데이비드 핀처의 더 킬러까지, 이 영화가 만들어낸 스타일의 영향력은 예술영화나 오락영화를 가리지 않는다.
평론가들이 이 영화의 주제를 논할 때는 거의 100% 확률로 장폴 사르트르의 이야기가 나올 만큼, 그의 실존주의 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 삶과 죽음에 무심한 대신, 오직 자기 자신의 규칙과 선택만을 고독하게 따르는 주인공은 진정성(authenticity)을 최고선으로 꼽는 실존주의적 영웅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주요 등장인물들의 동기나 감정, 행동의 이유가 전혀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서사의 구멍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바로 그 이해할 수 없음이 실존의 부조리함을 부각시키면서 영화의 서늘하면서 애수어린 스타일을 창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돈 많은 중년남자의 애인 행세를 하면서도 기꺼이 제프를 위해 헌신하는 제인이라든가, 제프가 겨눈 총구 앞에서 그 숨은 의도를 이해한듯 단지 "왜"라는 질문만을 던지는 발레리 등은,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제프를 이해하지만 결코 서로 교감하지는 않는다. 영화 속의 채워지지 않는 이런 빈 서사와 감정들은, 견고한 스타일의 골격 속에 관객 개개인을 끌어들이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공감을 부여할 수 있는 빈 공간들을 창조한다.
로저 이버트는 이 영화에 4점 만점을 주면서 영화가 창조한 청색과 회색을 주조로한 미니멀한 스타일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영화 초반의 10여분 간 대사 한마디 없이 알랭 들롱이 비가 오는 우울한 파리를 누비는 장면은 도시라는 공간과 실존의 관계를 절제된 영상 언어로 빚어낸다. 감독은 이 부분에서 빗물에 흐려진 차창을 경계로 혼자 뿐인 차 안과 바깥의 거리 풍경을 교차시키면서 실존의 고독감을 시각화한다.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 19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도 꽤 성공했다. 평만 보면 무겁고 우울하기만 한 영화로 오해하기 쉽지만 범죄물로서도 재미가 상당하다. 특히 후반부에서 상황실과 무전으로 연락하며 릴레이식으로 제프를 미행하는 형사들과 상황실의 지도에 실시간으로 제프의 위치가 표시되는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은, 이후 영화들의 추적 장면에서 하이테크와 서스펜스를 결합시키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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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꼽히는 명장면은 역시 처음 차를 훔치는 장면. 엄청나게 많은 차 열쇠 뭉치를 꺼내 하나 하나 시동을 걸고, 아닌 열쇠는 결을 맞춰 차곡 차곡 놓아둔다. 어째서 저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으면서도 미묘한 긴장을 주는 것이 일품.
- 성을 보면 알 수 있듯, 촬영 당시 제인 역의 나탈리 들롱은 알랭 들롱과 부부였다. 하지만 영화를 찍은 뒤에, 결혼 5년 만인 1969년에 이혼한다. 나탈리 들롱은 60년대에 모델로 활동하면서 유럽 최고의 미녀로 칭송 받았는데, 이 영화로 배우로 데뷔했다.
- "알랭 들롱의 영화"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 영화의 각본은 처음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씌여졌다. 각본을 받은 알랭 들롱은 사무라이라는 제목을 듣고는 멜빌에게 자기 침실 벽에 장식된 일본도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알랭 들롱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인 레인코트를 걸치고 중절모를 눌러쓴 체 차갑게 앞을 응시하는 모습이 바로 이 영화에서 나온다.
- 촬영 도중에 멜빌이 소유한 영화제작사의 스튜디오에 화제가 나서 마무리 촬영은 다른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인공인 제프의 새가 죽었다고 한다. 이 새는 멋쟁이새의 암컷으로, 도입부 장면을 무채색으로 담으려던 멜빌의 의향 때문에 흑백의 깃털을 가졌다는 이유로 선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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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플롯 구멍이 적지 않은 영화지만, 가장 핍진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역시 경찰서에서 용의자들을 세워두고 목격자들에게 범인을 찾게 하는 장면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 알랭 들롱의 실물을 봤던 사람들이 다른 -
오징어-용의자들을 옆에 두고 헷갈릴 리가... 게다가 영화가 이 악물고 주인공이 평범한 외모라고 우기는 것도 아니고 누가 봐도 미남이라는 게 은근히 강조된다.[3] 그리고 그토록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주인공이 정작 변장은 고사하고 범행 때 입은 옷을 갈아입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등 걸고 넘어지려면 한이 없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의 단단한 스타일이 그 모든 헛점들을 무색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