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나바뉴 제 1기사, 나이트 레이피엘
이나바뉴 바스크 104[1], 옐리어스 나이트 소속의 기사로 뛰어난 하야덴 실력과 기사단 지휘능력으로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나바뉴 제 1기사'라고 불린다. 빠른 속도로 상대를 찔러들어가 하야덴이 세 개로 보인다는 '벨라로메' 하야덴이 유명하다. 또한 하이파나와 더불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사 중 한 명. 옐리어스 나이트 시절에는 실질적으로 이나바뉴에서 가장 무용이 뛰어난 기사였고, 크실이 자랑하는 나이트 파스크란에 필적한다.작중에선 보통 이름으로 불리는 일은 없고 '레이피엘'이라는 어릴 적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는 아버지인 앨빈 섀럿 역시 기사였기 때문에 '나이트 섀럿'이라고 부르면 아버지와 호칭이 겹치기 때문이다.
엄격하고 냉정했던 아버지 탓에 퀴트린 역시 그러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기사로서의 성격일 뿐, 실제로는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전장에서도 잠들기 전에 기사단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습관이 있을 정도.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한 기사지만, 2부를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그에 대한 기록이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토록 뛰어난 기사였음에도 입에 올리는 사람마저 거의 없다. 이유는 큰 스포일러가 되므로 후술.
2. 작중 행적
소설 첫머리는 그가 카아르의 반란을 진압하고 수도 퓨론사즈로 복귀하면서 시작된다. 진압작전 이후 그는 과연 자신이 나이트 데로스가 세운 기사도를 제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기사인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차에 기사대장 가이샤 아켈로르는 그의 활약을 치하하면서 뜬금없이 기한 없는 긴여행길에 들른 한 주점에서 그는 음유시인 아아젠 큐트가 홀대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광경을 보게 된다.[3] 그러던 중 아아젠을 희롱하던 한 견습기사가 기사도를 모욕하는 말을 하게 되고, 퀴트린과 시비가 붙게 된다. 퀴트린을 공격하려는 견습 기사를 아아젠은 필사적으로 제지하려 하고, 퀴트린은 그 광경을 보며 과연 기사도라는 것이 기사만의 것인지에 대해 크나큰 의문을 지니게 된다.
그날 밤 우연한 기회로 다시 만나게 된 아아젠은 퀴트린에게 수행원으로 받아줄 것을 요청하고, 퀴트린은 그녀를 루우젤까지의 길잡이로 삼아 동행하게 된다. 루우젤로 가는 여정 중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그는 천민인 아아젠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아젠을 하녀로 거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나바뉴-크실 간의 전쟁이 터지게 되고, 퀴트린은 자신의 근위기사단과 함께 아아젠과 이스케를 자신을 수행할 하녀로 데리고 출정한다. 전장에서 그는 크실의 기사대장 세라프 파스크란을 만나 두 번이나 렉카아드를 벌이며 필살기 벨라로메 하야덴까지 동원한 격전을 벌이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그 이후...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
3.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간만에 호적수를 만났다는 생각에 퀴트린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그러던 차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파스크란이 단독으로 부대를 이탈, 이나바뉴군 진지에 잠입하다 사야카에게 발견되고 둘 다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진지 안에 쓰러져 있던 파스크란을 아아젠이 발견해 적국의 기사라는 것을 모르고 치료해주게 된다. 결국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되고, 아아젠은 처형당할 위기에 놓이나, 목을 치기 전 퀴트린이 그녀에게 자신을 카발리에로로 받아줄 것을 청한다. 군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사람의 카발리에로가 부대 안에 머물 순 없기 때문에, 그는 아아젠과 함께 기사단을 이탈해 로젠다로로 숨어든다. 이후 이나바뉴 원로회에서는 기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죄를 물어 그에게 영구제명의 형을 선고한다.[4]
로젠다로의 산골 마을 제르세즈로 들어온 이후 그는 기사라는 신분은 잊고, 철저하게 평민으로서의 삶만 추구해 오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 사는 나무꾼 멘벨 라시드와도 친한 이웃으로 지내고 있었고, 마법 공부를 위해 찾아온 리엘까지 맞아들이면서 퀴트린과 아아젠의 삶에는 작은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제르세즈를 장악한 마적의 횡포로 라시드의 어머니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퀴트린은 분노해 라시드와 함께 단 둘이서 마적 사시스의 산채를 괴멸시켰다.[5] 이후 라시드에게서 기사로서의 자질을 읽어내고 그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한편 로젠다로에서는 평민과 귀족 간의 격차를 없애고, 나아가 계급 제도 자체를 철폐하고자 하는 정책이 시작된다. 이나바뉴는 이를 막고자 로젠다로에 협박성 사절을 보내지만, 로젠다로는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것을 고수한다. 이에 이나바뉴는 로젠다로에 전쟁을 선포한다.
곧 이나바뉴와 로젠다로는 맞붙게 되고, 초반의 여러 전투에서 퀴트린은 그 능력을 발휘해 이나바뉴 기사단을 여러 번 격파한다. 그러나 카스레더의 버프를 받은 로람 바이켈리와의 렉카아드로 인해 퀴트린은 점점 생명력을 잃어간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리엘의 마법으로 극적으로 회생한 퀴트린은 자신을 찾아 떠돌던 파스크란과도 다시 만나게 되며, 그와 함께 로젠다로의 기사로서 싸우게 된다.
그러나 이나바뉴와 로젠다로의 전력 차이는 너무나도 컸고, 결국 로젠다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많은 희생을 낸 뒤 이나바뉴에 항복하고 만다. 한쪽은 이나바뉴로부터 영구제명의 형을 받았고, 또 한쪽은 3차 천신전쟁 당시 이나바뉴의 로젠다로의 기사들을 베어넘기며 악몽으로 군림하던 몸. 자신들이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안 퀴트린은 아아젠에게 작별의 말을 남기고, 파스크란과 함께 이나바뉴의 군사들을 항해 돌격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4. 인간 관계
'이나바뉴 제 1기사'라는 호칭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많은 후배 기사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고, 선배 기사들도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등, 기사들 사이에서는 좋은 소리만 나오는 뛰어난 기사이다. 멜리피온 라벨과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왔기 때문에 사석에서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 라벨 역시 퀴트린을 동경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었다.파벨론 사야카, 듀포픈 왕자, 피엔젤 이나바뉴와도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피엔젤 왕녀는 어릴 적부터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이는 똑같이 피엔젤 왕녀를 사모하던 파벨론 사야카가 퀴트린을 마냥 편하게 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사야카 본인은 퀴트린에게 양보하며 피엔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을 은연중에 강요하지만, 그렇게 속 시원하게 양보하지는 못하는 듯. 더욱이 문제는 퀴트린 본인은 피엔젤에게 여동생 정도의 친애의 정만 갖고 있다는 것. 결국 퀴트린은 아아젠의 카발리에로가 되고, 사야카는 퀴트린을 마음 속 깊이 증오하게 된다.[7]
세라프 파스크란과는 호적수를 넘어 막역한 친구로 발전한다. 파스크란은 그의 실력과 더불어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린 모습을 보며 본인의 조국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여주었던 사랑을 보여준 퀴트린에게 인간적으로 끌리고 있었고,[8] 퀴트린 역시 국가를 넘어 순수하게 강함을 추구하는 파스크란의 자세를 인정해 주는 듯.
그 능력으로 인해 전설이 될 수 있었던 기사였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택했고, 이나바뉴 역사상 영구제명 당한 단 두 명의 기사 중 한 명이 되었다. 다른 한 명은 당연히, 같은 길을 갔던 바람의 기사. 때문에 이나바뉴에서 퀴트린에 대한 기록은 전혀 남지 않고 몇몇 야사에서나 전해지게 된다.
5. 명대사
"당신의 카발리에로가 되고 싶습니다."[9]"그렇습니다.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10]
"난 그분을 위해 세상을 버릴 각오도 되어 있다네, 나이트 파스크란"
"다시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한 번 더 세상을 버릴 거다."[11]
"좋아, 그렇다면 루우젤까지 달리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로냐프 강을 자네에게 소개하겠네. 하얀 로냐프 강, 그곳에 내 모든 것이 있었지."[12]
6. 여담
작중에서 많이 띄워주기는 하고 묘사상으로도 분명히 뛰어난 기사인 건 확실하다. 전술적인 식견도 슈펜다르켄 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상급이고, 통솔력과 카리스마는 파스크란만큼은 아니어도 상급이며, 전투력은 좀 굴욕을 당한 적이 있긴 해도 파스크란 및 사야카와 함께동시에 그렇게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개성있는 점이 1부의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라고도 볼 수 있다. 레이피엘이 설정만이 아니라 묘사나 행적 상으로도 최고의 기사인지는 약간 의문이 남지만, 어차피 레이피엘에게는 기사의 길 따위 사랑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었으니 최고로 로맨틱한 남자라는 평가는 할 수 있을지도.
창세기전이 많이 연상되는 본작 인물들을 생각하면, 이쪽은 팬드래건 왕국 최고의 검사라 불렸던 아이스 팬드래건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좀 의아한 평가이다. 단순히 '방랑생활을 했었다'는 이유만으로 유사하다고 평가하기에는 캐릭터의 성격 자체에 차이가 크다. 아이스 팬드래건(크로우)은 자신의 국가(팬드래건)에 대한 책임을 버리고 도망친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남은 삶을 그 죄값을 갚기 위해 바친 인물인데 비해 퀴트린 새럿은 자신이 속한 나라(이나바뉴)에 대한 충성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선택한 인물인 것. 즉, 지향점이 정 반대이다. 만약 퀴트린(레이피엘)이 정말 크로우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려면 「한때 여자에 눈이 멀어 나라를 버렸던 자신의 과오를 부끄럽게 여기고, 이를 갚기 위해 '네라이젤' 이라는 새 이름으로 남몰래 이나바뉴를 위해 그 적들과 맞서 싸우는 인물」정도가 되어야 할 것인데, 이건 아무리 봐도 하얀 로냐프 강에 등장할만한 인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외의 공통점으로 제시되는 것이 「뛰어난 검술과 냉철한 성격으로 왕국 최고의 기사라는 명성까지 가졌던 인물이 모든 지위를 버리고 떠나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았다」는 것인데, 이런 특징이란 광범위한 창작물에서 흔히 사용되는 클리셰로써 캐릭터간의 유사성을 따질 의미가 별로 없는 것이다. 게다가 두 캐릭터간에는 클리셰의 유사성조차도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데, 둘 다 「한 번 방랑과 은거를 선택했지만 결국 갈등과 대결의 장으로 돌아와 싸움 속에서 최후를 맞이한 인물」이라는 점은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행적의 원동력이 된 각 인물의 욕망은 전혀 다르다. 퀴트린은 부와 권력이나 명성보다 사랑을 더 소중히 여겼기에 방랑과 은거를 선택했고, 이후 라즈파샤의 이상에 공감하여 다시 싸움터에 뛰어든 인물이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사랑하는 것, 또는 옳다고 여기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여 행동한 인물인 것. 반면 아이스는 자신이 아버지와 병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조국을 패배와 멸망으로 이끄는 큰 과오를 저질렀음을 부끄럽게 여겨 두번다시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대신 뒤에서 두 동생을 돕는 길을 선택한 인물이다. 적인 흑태자도 "일국의 왕자라는 자가 누이동생과 막내동생에게 중책을 떠넘기고 있다"고 하고 누이동생인 이올린도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돌아오라"고 할 정도로 모든 이가 그가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데도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 여기고 돌아가지 않는 것이 크로우(아이스)의 속죄인 것. 그러니까 이 둘의 동기(작중 행동의 원동력)은 정 반대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전혀 다르다. 모든 이야기의 유형을 '보물찾기'와 '복수극'의 두가지 패턴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퀴트린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보물찾기 유형인데 비해 아이스 팬드래건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복수극 유형이고, 캐릭터상으로 볼 경우 퀴트린의 캐릭터상은 전형적인 정통파 히어로 유형의 한 변주인데 비해 크로우의 캐릭터상은 전형적인 다크 히어로 유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큰 차이를 보이는 캐릭터를 유사 캐릭터로 해석하는 것은 하냐프강 등장인물 문서에서 창세기전 시리즈 등장인물과의 유사성을 언급하는 내용이 자주 서술되는 점을 볼 때, 두 작품을 모두 좋아하는 편집자가 서로간의 유사성을 억지로 찾으려 한 결과이거나,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없는 탓에 광범위한 창작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정도의 유사성을 두 캐릭터간에만 발견되는 특이한 공통점으로 잘못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
전통적으로 훗날 기사대장, 옐리어스 나이트 단장급의 기사들의 정점으로 오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받는 최고의 유망주이자 현역들에게 '이나바뉴 제1기사'의 호칭을 사용하면서 바스크를 104로 주는 전통이 있다.
[2]
무사수행을 떠올리는게 이상한것이 아닌게 연재당시 pc통신에선 프메가 대 유행이었고 다들 무사수행을 떠올렸다.
[3]
이나바뉴는 음유시인을 천민 취급하며 멸시한다. 대륙이 3국으로 분할되기 이전을 노래했다는 이유로 정책적으로 음유시인을 탄압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4]
기사라는 직위 자체를 박탈하면서 이나바뉴 안에서 발견되는 즉시 죽을 수 있는 형벌이다.
[5]
이는 나중에
율라린 라즈파샤가 4차 천신전쟁을 앞두고 그를 찾아내는데 단서가 된다.
[6]
아펠르 어로 ‘당신의 소중한 것을’이라는 의미
[7]
퀴트린이 이나바뉴에서 사라진 이후 피엔젤은 사야카에게 자신의 카발리에로가 되어줄 것을 은연중에 부탁하게 된다. 이때 나온 대사가 그냥 사야카 님이 제 앞에서 그 하야덴을 바닥에 꽂아주셨음 하고...피엔젤만 나쁜X 되는 상황
[8]
일례로 파스크란이 퀴트린에게 한 대사를 하나 들자면, '내가 감탄했던 것은 네 하야덴 솜씨가 아니라, 그 날 밤 그녀의 앞에 하야덴을 꽂았던 용기였음을 잊지 마라.'그렇다고 하야덴이 약하단건 아니고
[9]
물론 이 대사는 퀴트린만의 것이 아니다. 다만 1부에서 이 남자만큼 이 대사를 극적으로 표현한 인물이 있을까?
[10]
퀴트린이 카발리에로를 청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와 헤어지지 않을 수 있냐는 아아젠의 물음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11]
로젠다로의 기사가 된 이후
멜리피온 라벨과 렉카아드를 벌일 때 나온 대사.
[12]
로젠다로는 항복하고 이나바뉴 기사단에 포위당해 나이트 파스크란과 함께 둘만 남은 최후의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