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9 00:30:53

죽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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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엽청
竹葉靑
1. 개요2. 내용
2.1. 제조방법2.2. 효능 및 특징
3.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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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고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술이지만, 특히 대한민국 무협소설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은 .
산시성의 특산주인 약재술로 도수는 43도며 자당이 들어가 달달하다. 기본적으로 한방전통약주이며, 산시성 펀양시 싱화촌(山西省汾阳市杏花村)에서 만드는 백주인 분주(汾酒)[1]를 베이스로 하여 각종 약재를 첨가해서 빚는다. 죽엽청주의 기원은 남북조(南北朝)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술의 역사가 대략 1500년 남짓한 오래된 전통주로 향이 독특하고 맛이 달콤하다.

보통 중식집에 가면 ~주를 붙여서 '죽엽청주'로 부르는데 청주와 혼동할 수도 있다.

2. 내용

2.1. 제조방법

기본적으로 약주이다. 분주에 자단(紫檀), 당귀(當歸), 껍질(陳皮), 치자(梔子), 축사 씨(縮沙, 砂仁), 정향(公丁香), 대나무 잎(竹葉), 백 국화(白菊花), 운목향(云木香) 등 한약재와 백 설탕이나 자당(얼음사탕), 달걀 흰자위 등을 재워 만든다.

기원은 명확하지 않으나 고량주에 대나무 잎을 재워 만들었거나 대나무 잎을 찐 물을 혼합했다고 추정한다. 6세기부터 문헌에 나오므로 이전부터 대나무잎 이외에 다양한 약재를 섞어 빚은 듯하다.

17세기 명말청초 중국에서 의학, 유학, 불교, 시가 등등 다방면으로 조예가 깊기로 유명한 부산(傅山)이 지나가다 잠시 산서성 행화촌(杏花村 싱화촌)에 들렀는데, 이때 사람들이 흔히 마시는 이 술이 조금 더 몸에 좋도록(?) 한약재의 기본 레시피를 조절해줬다고 한다. 이에 다시금 행화촌 사람들이 조금 더 원료의 배합과 제조공정을 개선하여 현대적인 제조법을 완성했다.

1975년 중국의 저명한 수학자 화루어겅(华罗庚)이 싱화촌 분주 공장에 방문했는데, 약재를 물에 담그는 공정 등을 여러 번 반복실험하여 공정을 최적화했다. 이 덕에이전 고품질의 수율 32%를 52%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여 연 생산량 만 톤으로 늘어나 애주가들이 기뻐하였다.

2.2. 효능 및 특징

아무래도 한의학자가 직접 손을 대서 만든 약주라 위를 편안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기를 편안케 하고 소화를 촉진한다고 한다. 허나 기본적으로 술이다. 게다가 베이스가 고량주다. 알코올과 약재의 효능 덕에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돕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면서 소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긴 하지만, 과하게 마시면 위장 빵꾸 나면서 간이 맛가고 혈압이 올라감은 매한가지.

죽엽청주가 아니라 죽엽청주이다. 청주가 아니라 고량주 베이스의 약주다. 그러니 작작 마시자. 설탕이 들어 달달하고, 꾸준히 개량한 덕에 한 가지 강한 향에 치우치지 않고 잘 어우러져 크게 걸리는 것 없이 술술 넘어가긴 한다. 하지만 베이스로 사용되는 분주의 기본 알코올도수가 50도이고, 심하면 70도까지 가는 놈으로도 빚는다. 시판되는 제품도 최저 38도에서 시작해서 60도까지 가는 놈들이 수두룩하다.

중국집에서 죽엽청을 시키면 소줏잔 절반용량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술잔을 내오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는 것. 시판 소주 두 배 도수라 소줏잔이나 글라스로 마시면 금방 훅 간다. 보통 그 작은 잔에 데우지도 식히지도 않고 원샷 스트레이트로 마시지만, 스카치 위스키처럼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온더락스로 마셔도 좋다. 얼음으로 꽤 희석이 되므로 몸에도 좋고 매운 요리에도 어울린다.

하여간 이러한 특징과 후가공 조치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고량주인 분주에 속하지만 고량주로 분류하기에는 애매한, 조금 아리송한 술이다. 술 원액에 약재, 설탕 등을 넣고 숙성하여 만드므로 리큐르로 볼 여지는 충분하다.

중국산과 대만산이 함께 있는데, 원래는 중국에서 시작됐으나 마오타이처럼 중국 공산화 이후 몇몇 기술자들이 대만으로 이주해서 생산을 해 나오게 되었다. 맛은 다르며 대만산이 가격이 비싸다. [2]

3. 기타사항

  • 양산 무협지에서는 어딜 가나 모두들 죽엽청만 주구장창 마시다 보니 중원무림의 주막엔 죄다 죽엽청 밖에 없는 게 아닌가 느껴질 정도. 사실 이렇게 죽엽청만 나오는 것도 이유가 있다. 중국과 수교이전에는 중국여행이 힘들었고 정식으로 수입되는 고량주는 대만산 죽엽청, 금문고량주였다. 한 마디로 죽엽청은 제한적인 정보에 의해서 그 술의 실체와는 어울리지 않게 우리 무협소설의 대표적인 술로 자리 잡았다. 기껏 나와봐야 여아홍( 소흥황주) 정도 나온다.[3] 설정이 세세해 봐야 돈 많으면 금존청[4], 그지깽깽이면 백건아(= 빼갈) 정도. 사실 죽엽청도 무협지상에 설정된 시대를 생각하면, 절대 저렴한 술이 될 수가 없다. 애초에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봐도 저 시대에 저 도수를 내려면 엄청난 고생이 필요한 데다가, 거기에 더해서 이 술은 증류주에 죽엽과 사탕을 녹여 만든 고급 리퀴르다. 정통무협 씬에서 죽엽청을 즐겨마신다는 설정이 있는 무림인은 기껏해야 칠협오의의 전조 정도인데, 전조는 중원삼협의 일원이고 천하 십대고수 내에 들어가며 무공 하나로 황제에게 어전호위 직책(칼차고 황제 만나러 올 수있음)과 상방보검(어느 고관이든지 황제의 이름으로 체포할 수 있음)까지 하사받은 나라의 고위직책에 있는 강자라서 그게 가능한거고. 그래서 이 술의 실체를 아는 독자들은 무협물에서 거친 인생을 사는 호걸들이 달달한 죽엽청을 주구장창 마시고 우정을 다지는 모습을 보면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괴리감을 느낀다.[5]
  • 죽엽청주의 유래에 관한 전설로는 옛날 샨씨에서 매년 한 번씩 열리는 술 품평회에서 늘 꼴찌만 하던 양조장이 있었는데, 한 번은 '어차피 가 봐야 꼴진데, 뭐 첨부터 욕먹느니 맨 나중에 제출하고 욕이라도 좀 덜 먹어 보자'는 얄팍한 생각으로 술을 나를 짐꾼한테는 잠시 쉬었다가 천천히 출발하라 일러두고는 사장은 품평회장에 먼저 들어갔었었다. 양조장에서 늦게 출발한 짐꾼들이 한창 짐을 나르다 보니 어느덧 한낮이 되었고, 유별나게 더웠던 그 날 짐꾼들은 근처에 물도 없이 짐을 나르다가 그냥 나르던 술을 퍼서 마셨고, 그렇게 한참 퍼먹다 보니 항아리 반을 비워버려서 어쩌지 하다가 대나무 숲 속에 있는 샘을 보고는 거기 물을 퍼서 채워 넣기로 합의하고 그걸로 대충 블랜딩한 다음 회장에 도착해서 그 '물반 술반'을 제출했다. 양조장 주인은 그런 사정을 모른 채로 그냥 꼴등할 각오로 술을 내밀었는데, 품평회장에 있던 사람들이 호평하면서 일등을 줬다고. 어리벙벙한 양조장 주인이 짐꾼 불러다가 이실직고시켜서 그 샘이 있는 곳으로 양조장을 옮기고 난 다음부터 죽엽청주의 전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 또 다른 유래로는 계모에게 구박받는 아들이 매일 식사 때마다 나오는 겨밥을 몰래 참대 담은 항아리에다 넣었는데, 나중에 항아리에서 발효된 술을 먹었더니 맛이 좋아서 임금님에게 바쳤더니 감사해하면서 아들에게 큰 상을 내렸으며, 후에 아들이 계모를 용서해서 그 계모가 개과천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1] 싱화촌 분주도 중국을 대표하는 명주 가운데 하나다. [2] 대만쪽이 화사한 맛이 많이 난다. [3] 그런데, 여아홍(女兒紅 뉘얼홍)은 소흥(紹興 사오싱)의 명주인 황주(黄酒) 중에서도 10년 이상 묵힌 놈인지라 사오싱 밖에서 그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 아니다. 냉장기술이 없었던 옛날 술을 다른 지방으로 운송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더구나 강남은 황주를 마시지만 강북은 백주(白酒)로 음식문화 자체가 아예 다르다. [4] 금문 고량주이다. 한국이 중국과 수교 이전 수입되는 백주중 하나로 당시 중식당 등에서 가장 비싼 고량주 였다. [5] 험악한 테러리스트들이 크림이 잔뜩 들어간 음료를 마시며 “우리는 이제부터 생사를 함께한다!”라고 맹세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어떤 느낌인지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술맛 나는 세계사>, 도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