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쿠퍼 가족
머큐리 계획과 제미니 계획에서 활동한 NASA 우주 비행사 고든 쿠퍼의 이름에서 따왔다.1.1. 조셉 쿠퍼(Joseph Cooper)
배우는 매튜 매커너히. 기내 더빙은 송준석.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2032년생, 영화의 오프닝 시점에서는 206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35~36세이다. 과거에는 NASA에서 테스트 파일럿으로 근무했으나 NASA가 폐쇄된 후에 농부가 되었다. 그 후 결혼하여 1남(톰) 1녀(머피)를 두었으나 아내가 일찍 병사[1]하는 바람에 장인과 아이들과 함께 농장에서 살고 있었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중시하는 성격이다. 머피가 자기 방에 유령[스포일러]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라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나, 밀러 행성에서 탈출한 후 어느 행성으로 갈지 토론할 때 아멜리아가 감성적으로 에드먼즈 행성에 갈 것을 호소하자 이성적으로 판단하자고 다그치는 장면에서 알 수 있다. 동시에 모험적이고 대담한 면도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자식들이 살아갈 미래가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도 있지만 연구 활동을 하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미지를 탐험하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작용한 것.
NASA 엔지니어 시절을 비행기 추락 사고의 PTSD 때문이든 열정적인 연구 활동 때문이든 잊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과 기계를 사랑한다. 초반에 머피와 톰 때문에 학교로 불려가는데, 교사들이 "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건 엔지니어가 아니라 농부다"라는 말이나 " 달 착륙은 미국이 소련과 경쟁에서 이기려고 날조한 사건"이라는 말을 듣고는 할 말을 잃었다. 그 뒤에 장인에게 "인류는 예전에는 하늘을 보며 꿈을 꿨는데 지금은 땅만 보며 한숨만 쉰다"라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무인기를 발견하자 흥분해서 옥수수 밭을 짓밟으면서 차를 몰아 무인기를 쫓아가 잡는 등의 장면들이 그의 성격을 나타낸다.
그러던 어느날, 큰 황사가 있던 날에 창문을 닫지 않았던 머피의 방에서 중력 이상 현상 때문에 특정 장소에만 떨어진 모래를 분석해 어떤 좌표를 얻게 되는데, 그 좌표를 따라 간 곳인 샤이엔 산에서 나사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다시 우주선의 파일럿이 되어 웜홀로 향하게 된다.
극초반부에서 파일럿으로 활동하던 당시에 조종하던 우주선이 중력 이상으로 추락한 것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서인지 악몽을 꾸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파일럿 실력은 굉장히 뛰어나서 NASA를 얼떨결에 찾아가자 "당신 같은 우수한 우주선 조종사가 필요하다"라며 NASA 연구원들에게서 인듀어런스호의 조종사가 되어달라고 부탁받게 된다. 세상이 하도 막장이라 시뮬레이터 밖에 나가본 경력자가 없던 참에 이런 인물이 자신들을 찾아왔으니 NASA와 브랜드 박사는 좋아할 수밖에. 우주선 조종 외에는 자잘한 실수, 방심이나 오판을 하기도 하지만, 우주선 조종 능력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수준으로 묘사된다.
시뮬레이션된 상황부터 돌발 상황까지 모두 완벽에 가까운 판단과 조종 능력을 보여주며 인듀어런스호 일행을 구해낸다. 작중 만 박사의 무리한 도킹으로 일어난 폭발로 인해 무려 60RPM 이상으로 빠르게 회전하던 인듀어런스 호와의 도킹마저 성공시켰다. 영화상에서는 실제보다 느리게 보이지만, 그때 인듀어런스호는 무려 1초에 한 바퀴씩 돈 것이다. 즉 쿠퍼는 착륙선을 인듀어런스의 회전 속도에 맞춰 같이 회전시킨 다음 도킹하는 정신 나간 방법을 썼다. 심지어 이때 고속으로 회전하는 바람에 높은 중력으로 정신줄을 잡고 있기도 힘든 상황이었고 옆에 있던 브랜드는 기절했다.
쿠퍼는 밀러 행성의 거대 파도로 인한 사고 때문에 2시간만 머물면 될 것을 3시간이나 머문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23년을 느리게 살게 되었고, 블랙홀을 이용한 스윙바이 시 50년 이상을 추가로 느리게 살았다. 그래서 연도로 따지면 영화 엔딩 당시 124세로 블랙홀 내부에 머무르면서 시간 팽창이 일어났다는 추측도 있는데, 브랜드 박사가 스윙바이 때 쿠퍼에게 “120세 영감치고는 팔팔하네요!”라고 한 대사로 보아 스윙바이에서 시간은 많이 날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쿠퍼의 신체와 정신은 당연히 떠나기 전과 거의 동일하게 30대 중후반이다. 토성까지 가는 데도 2년이 걸렸고, 이후 밀러 행성에서 3시간을 보내 지구 시간으로는 23년쯤 흐른 뒤에 기지에 돌아왔는데 이때 머피가 "이젠 떠날 때의 아버지의 나이와 지금의 제가 나이가 같다."라고 한 걸 보면 결혼을 매우 일찍 한 듯. 참고로 쿠퍼는 머피가 10살 때 떠났다. 여담으로, 10살의 머피를 떠나서 수십 년 후 늙은 머피와 재회하게 될 때까지의 쿠퍼의 체감 시간은 동면을 제외하고 단 2주 48시간이다. 즉, 거의 2주 만에 폭삭 늙어버린 딸을 만나게 된 것. 이때 시점이 2156년이다.
지구에서 주로 입던 옷은 칼하트 덕 디트로이트 재킷.
1.2. 머피 쿠퍼(Murphy Cooper)
아역으로는 맥켄지 포이가, 성인 역으로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했다. 할머니 시절의 모습은 엘렌 버스틴.[3] 이 배우는 레퀴엠 포 어 드림에서 여주인공을 맡았고 아카데미 여배우 상에 지목되었다. 엑소시스트를 포함해 총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네 번 지명되었고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로 한 번 수상한 연기파 배우. 기내 더빙은 양정화가 맡았다.
2057년생, 영화의 오프닝 시점인 2067년 시점에서는 10살이다. 조셉의 딸로 매우 총명하고 영특하다. 작중에선 약칭인 머프(Murph)로 더 자주 불린다. 어린 시절 자신의 방에서 책장에 책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집안에 유령이 있다고 여기며 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쿠퍼는 머피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라는 말을 한다. 이에 머피는 모스 부호나 이진법을 활용해서 유령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해석하려고 한다. 어린아이의 발상이라고 생각하기엔 힘든 총명함을 가지고 있다.
당차고 고집이 센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아폴로 달 탐사 계획이 거짓이라고 설명해주는 것에 대해 친구들과 다투다가 싸움을 일으켜 정학을 받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나중에 아빠가 떠나고 난 뒤 화가 나서 영상 메시지도 안 보내고, 몰래 트럭을 타고 다니다 사고를 내기도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선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아버지와 비밀 기지를 발견했는데 문이 철창으로 막혀 있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어쩌면 좋겠냐고 하자 단번에 절단기로 뜯어버리자고 대답해 역시 내 딸내미라고 조셉이 흐뭇해하기도 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오빠의 고집 때문이라곤 해도 옥수수 밭에 불을 지르는 방식으로 상황을 타개하려 했다. 그리고 모험심이 강하고 고집스러운 면모 등을 갖춰서 전반적으로 아버지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아버지 조셉에게 특히 총애를 받았다.
조셉이 탐사를 떠나기 전 조셉이 이별의 인사를 하고 상대성 원리에 대해 설명하며 선물로 손목시계(영화를 위해 제작한 해밀턴 사의 카키 커스텀)를 건네주려 하지만 화가 잔뜩 난 머피는 집어던진다. 그러면서 본인이 책장에서 떨어진 책의 메시지를 해독해 보니, 모스 부호로 "가지마"(STAY, ... - .- -.--)였다며, 가지 말라고 울면서 말린다.
이때의 앙금이 남았는지, 아들 톰은 계속해서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다가 수십 년이 지나고서야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포기한 것에 반해, 머피는 수십 년이 지나서야 처음 메시지를 보낸다. 쿠퍼가 떠나고 난 직후에는 너무 화가 나서 메시지를 보내지 않다가, 약 25년의 시간이 지나고[4] 쿠퍼가 떠날 때와 같은 나이가 되자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영상 메시지 첫 말이 "안녕 아빠. 이 개자식아.(Hey dad. You son of a bitch)"였지만, 마지막에는 "이제는 돌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점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아버지 조셉이 탐사를 떠난 후 존 브랜드 박사 밑에서 교육받은 덕분에 물리학자로서 나사로 프로젝트의 중책을 이어받는다. 결국 나중에 손목시계를 통해 쿠퍼가 보내준 모스 부호를 바탕으로 중력 방정식을 풀게 된다. 머피가 농장에 불을 지른 사이에 중력 방정식의 단서를 찾기 위해 방에 들어가 시계를 처음 들어보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미 시계의 초침이 모스 부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머피 쿠퍼가 인류가 중력마저 컨트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위대한 업적 덕분에, 마지막에 조셉이 구출된 우주 정거장의 이름은 머피 이름을 따 쿠퍼 정거장으로 불리고 있다. 정거장 내에 지구에서의 생가가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는 등, 인류를 구한 전설적인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녀의 업적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
이후 건강 악화 때문인지 장장 2년 동안 동면 상태에 들어가 있다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동면에서 깨어나 쿠퍼 정거장으로 온다. 킵 손은 결말에서 94살이라고 밝혔다. 이후 병원에서 수십 년이 지난 부녀 상봉이 이어지는데 폭삭 늙어버린 딸을 어루만지는 매커너히와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며 반가워하는 엘렌 버스틴 두 배우의 애틋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장면. 노인이 되었지만 그 총명함이 어디 가지 않은 듯 자신의 임종을 지켜주려는 쿠퍼에게 "그 어떤 부모도 자식이 죽는 것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라면서 먼 행성에서 홀로 지내고 있을 아멜리아에게로 갈 것을 조언한다. 이후 자신의 자식들에게 다시 둘러싸이며 출연 끝.
중력 방정식을 풀어내고 유레카를 외친 후 게티(톰네 가족을 진찰하러 간 남자)와 키스하는 걸 보면 그와 이어진 듯하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처녀 시절 성(姓)인 쿠퍼를 그대로 쓰고 있다.
자라고 난 뒤 제시카 차스테인이 나오는 부분에서, 아버지가 입고 다니던 연한 갈색 자켓과 비슷한 자켓( 칼하트 퀸우드 쇼어 코트)을 즐겨 입는다. 결국 머피가 아버지를 계속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설정이다.
1.3. 톰 쿠퍼(Tom Cooper)
아역은 티모시 샬라메, 성인 역은 케이시 애플렉이 연기했다. 이 배우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을 연기한 벤 에플렉의 동생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놀란도 배트맨 영화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연출한 적이 있고 후에 나온 테넷에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은 더 배트맨 사가의 배트맨을 연기한 것을 보면 의미심장한 것.
조셉의 아들. 머피에 비해 비중은 적다.
2052년생, 영화의 오프닝 시점인 2067년 시점에서는 15살이다. 초반 교장과의 면담에서 '아드님은 훌륭한 농부가 되겠군요.'라는 평가를 받는다. 쿠퍼는 아들 톰이 대학에 가길 원했지만 이미 극소수의 엘리트들에게만 허락된 상태였다.
아버지가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떠나기로 결정해 헤어질 때 이 농장을 부탁한다는 말을 한다. 많이 성장한 만큼 아버지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머피와는 다르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도 조셉의 결정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이후 꾸준히 영상 편지를 보냈는데, 쿠퍼가 밀러 행성에 가봤다 허탕을 치고서 수년간 쌓인 영상 편지를 봤을 때는 농업전문과정으로 들어가 1년 월반하고 전교 2등으로 졸업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으나 선생님이 컬링 과목에 성적을 C로 매기는 바람에 점수가 깎였다고 한다. 로이스(배우는 레아 케언즈(Leah Cairns))란 여성을 만나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제시라는 이름을 붙인 첫째 아이가 태어나 쿠퍼가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걸 알려준다. 그러나 그 다음 메시지에서는 나빠진 환경 때문인지 제시가 어린 나이로 일찍 사망하여 엄마의 옆에 묘를 만들었고, 그 때문에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으며, 메시지 발송 전주에는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셔서 엄마와 제시 곁에 묻었음을 알리고는, 어차피 받지도 못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채념한 듯 "지난 20여 년간 아버지를 기다려 왔지만 로이스가 그만하라고 하기도 했고, 더는 못하겠다. 다른 사람들 말대로 이제 아버지를 내려 놓겠다."라며 더 이상 보내지 않을 것임을 통보한다. 톰의 메시지들과 전해지는 세월의 흐름, 그리고 어느새 자기처럼 아버지가 된 아들을 보며 울고 웃는 조셉 쿠퍼의 모습이 인상적. 지구에서는 배우자 로이스, 둘째 아들 쿱(배우는 리암 디킨슨(Liam Dickinson))과 함께 살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5]
모래바람이 심해져서 온 가족이 병을 앓고 있는데도 아버지가 떠날 때 부탁을 해서인지 고집을 피우며 농장과 집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첫째 딸 제시가 일찍 죽은 것으로 마음의 상처가 커서 성격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워진 것일 수도, 죽은 첫째 딸이 묻힌 땅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집착일 수도 있다. 가족을 진찰하는 의사의 말을 믿는 대신 도리어 때려눕히고 머피와는 크게 싸우고 그녀를 쫓아내기까지 한다.
결국 머피는 오빠 가족을 구하고 방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농장에 불을 지르며, 톰은 화재를 진압하고 화난 상태로 돌아오는데 머피가 기뻐하며 자신을 끌어안는 바람에 분노와 어리둥절함이 섞인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이 장면 이후에는 등장이나 언급이 없다. 아마 노환으로 먼저 사망한 듯하다.
소설판에서는 그의 말로가 언급된다. 조셉 쿠퍼가 쿠퍼 스테이션에 도착하기 20년 전에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살아남은 대부분의 인류가 쿠퍼 스테이션으로 이주한 뒤에도 지구에 남기를 고집한 일부 사람들이 있었는데, 톰도 그중 하나였다고 한다. 다만 톰의 가족들은 일찌감치 쿠퍼 스테이션으로 이주했다고.
1.4. 도널드(Donald)
배우는 존 리스고. 기내 더빙은 김승준
쿠퍼의 장인어른. 2014년 11월 기준 세계 인구는 약 72억 7천만 명인데 어렸을 적에 인구가 60억대였다고 말하는 걸 볼 때 1980~1990년대 생으로 추측된다. (영화 개봉시기 당시 관객들의 세대). 2067년 기준으로는 대략 70대 후반~80대 초반. 젊었을 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쏟아져나와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 같았다고 하는 등 과거를 회상하기는 하지만 검소하게 사는 지금도 나쁘진 않다고 말한다. 작중 뉴욕 양키스 선수들이 리틀 야구 수준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친다며 까기도 하고, 야구장에서 팝콘이나 먹다니 말도 안 된다고 투덜댄다. 이 부분은 사실 골수 SF 영화 팬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개그다. 존 리스고는 아서 C. 클라크 원작의 SF 영화인 " 2010"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목성 근처에서 지구를 그리워하며 동료와 이야기를 할 때 야구 경기를 보며 먹는 핫도그의 맛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도널드는 예전의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세상을 그리워한다. 쿠퍼에게 30년 전이었으면 자네는 굉장한 인재였을 거라며 위로하기도 한다. 딸이 병으로 죽은 뒤에 사위와 외손주들인 톰, 머피와 산다. 쿠퍼가 떠난 후에 쿠퍼 대신 외손주들을 키우다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톰의 말에 따르면 딸과 증손자 제시 곁에 묻혔다.
2. NASA
2.1. 존 브랜드(John Brand)
배우는 마이클 케인. 기내 더빙은 김소형. 배우가 영국인이다 보니 작중에서 영국식 발음을 구사한다. 딸이 미국식 영어 하는 거야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흔하디 흔하니 설정 오류 같은 것은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1세대 이민자인 부모는 한국어가 훨씬 편한데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렸을 때 넘어간 자식들은 한국어를 거의 못하고 영어만 할 줄 아는 케이스가 넘쳐난다. 모국어와 마찬가지로 발음도 대부분 사람들은 따로 고치지 않는 이상 어렸을 때 배운 것이 평생 가는 것이니 존 브랜드가 성인이 되어서 이민했다면 당연히 딸과 쓰는 발음이 다를 수 있다.
NASA의 연구 책임자로서, 블랙홀 전문가. 혹독해지는 지구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계획된 나사로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과학자이다. 예전에 쿠퍼가 NASA에서 근무하던 시절 같이 일했으며 본인의 두 가지 계획(현 모든 인류의 이주를 계획한 플랜 A와, 배양 세포를 옮겨 적절한 행성에서 소수의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 내는 플랜 B) 중 플랜 A를 우선시한다고 주인공을 거짓으로 설득하여 자신의 딸과 과학자들, 쿠퍼를 우주로 보낸다. 나사로 미션의 헤드였던 만 박사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로밀리는 몰랐지만 수십 년 동안 홀로 방정식을 연구하다가 눈치챘다.
이후 머피를 불러들여 그녀를 제자로 삼고 같이 방정식을 연구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머피는 시간 방정식에 오류[6]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지적하나 명확한 대답을 회피한다. 그 이유가 죽기 전에 밝혀지는데… 본인이 세운 2가지 계획 중 플랜 A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죽기 직전에 머피에게 주인공에게 희망을 갖자는 말을 했지만 이는 거짓이었다고 고백하고 죽는다. 쿠퍼가 두 번이나 딸의 미움을 받게 만드는 흑막이다. 첫 번째로 쿠퍼에게 딸을 살리라는 거짓 희망을 심어 주어 우주로 보냈으며 두 번째로는 플랜 A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임종 직전에 머피에게 고백하였다. 그리고 이때 머피가 '아버지도 알고 있었냐'라는 질문을 하자 대답을 회피한다. 브랜드 박사도 알고 있었냐고는 아예 질문하지 않는다. 이후 박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보면 그냥 당연히 '당신도 알고 있었지?'라고 단정해버린 듯… 이로 인해 머피는 브랜드 부녀에 대한 증오와 함께 아버지인 쿠퍼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이 깊어져버린다. 어떻게 보면 작중 진정한 만악의 근원일지도. 어쩌면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 죄책감의 크기 때문에 끝까지 모든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작정 비난하기만 할 수 없는 인물. 브랜드 박사의 생전에는 블랙홀 내부의 데이터를 얻는 것은 무슨 수를 써도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실제로 플랜 B만이 인류 미래의 존속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초반의 전반적인 학문에 대한 풍조와 그나마 희망적인 플랜 A가 일단 표면상으론 존재함에도 국민들한테 감춰진 채로 진행할 정도로 조심스럽던 NASA의 행보를 보면 당연히 플랜 B만으로는 조직의 존립이 매우 위태로웠을 것이다. 또한 예상했던 바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머피와 쿠퍼를 낚았던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플랜 A의 핵심적 밑거름이 되게 만들었다는 부분에서 이 영감을 마냥 폄하하긴 힘들다. 또한 플랜 B만이 인류 존속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을 현재 지구의 인류가 알게 되었다면 엄청난 사회 혼란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당장 그를 비난한 머피 역시도 사실상 지구의 인류는 생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면 사회에 큰 혼돈이 펼쳐질 것을 알기에 진실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못했다.
더욱이, 결과적으론 지구의 인류를 구하는데 핵심적인 공헌을 한 것도 사실이다. 48년 전 토성 근처에 누군가 인위적으로 배치한 듯 생겨난 웜홀과 각종 중력 이상 현상을 통해 중력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진일보한 과학 사실을 알게 된다. 보통 논리적인 성향의 과학자들과, 초반부 심령 현상처럼 보이는 광경을 목격하고도 머피에게 유령은 없다며 과학적으로 접근하라 할 정도의 쿠퍼조차 브랜드 박사와 NASA 일원들은 '그들'이라고 표현하고, 후에 테서렉트에 진입한 쿠퍼도 이를 미래 인류의 구원 행위로 추측할 정도로 상당히 인위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 누군가의 존재를 알게되자 상황이 급변하여 그 사실 하나에 기반해 우주선 발사 시설이자 NASA 시설 자체를 거대 규모의 스페이스 콜로니로 만들고, 그 엄청난 시설에 지구 인류들을 모두 싣고 중력을 조정하여 우주로 띄우겠다는 SF적인 목표를 위해 수십년간 엄청난 연구와 시설을 건설해오며 노력했고, 만 박사를 보낸 라자로 미션 이전에 이미 방정식을 다 풀어냈을 정도로 엄청난 천재기도 하다. 로밀리도 라자로 미션에서 10년 뒤 우주로 떠나고서도 우주선에서 홀로 오랜 기간 연구해서 알아낸 문제를 수십년 먼저 풀어낸 셈.
중력 방정식도 블랙홀 내부의 데이터를 얻어낼 수 없어서 미완성이긴 하지만, 그를 제외한 나머지 이론은 다 완성시켜 둔 데다, 무엇보다도 지구 인류를 직접 싣고 보낼 스페이스 콜로니를 오랫동안 미리 건설해둔 공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작 중 블랙홀 내의 데이터와 테서랙트의 중요성에 묻혀서 그렇지, 남은 지구 인류를 실어보내 거주와 생활까지 가능하게 할 크기의 대규모 우주 건조물이 인공중력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회전까지 하는데 이것도 충분히 SF급의 이야기. 결국 머피가 쿠퍼에게 전달받은 블랙홀 데이터와 그로 인해 중력 방정식이 완성되어도 실질적으로 사람을 실어나를 초대형 구조물이 없었다면 지구 인류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었다. 작 중 머피의 세대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만큼 지구의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고, 중력 방정식이 완성된 뒤에서야 부랴부랴 스페이스 콜로니의 건설작업을 시작한다면 규모가 규모이니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해 완성되기도 전에 인류가 멸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작중 기지도 쿠퍼가 출발하기 48년 전 토성 근처에 웜홀이 발견된 후부터 이론 연구와 건설작업을 시작해왔다고 하는데, 이후 머피가 성인이 된 뒤 중력 방정식을 완성하여 유레카를 외칠 때에도 인부들은 열심히 땜질 중이었을 정도.
플랜 A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말 그대로 선택지가 없다보니 어쩔수 없이 플랜 B를 목표로 했지만, 그러면서도 정치적 이유인지 인류에 대한 희망 때문인지 플랜 A의 가능성을 계속 주장하며 중력 방정식과 스페이스 콜로니라는 엄청난 작업들을 철저하게 준비해놨기 때문에 결국 인류가 살아남을수 있었으니 정말 큰 역할을 한 셈. 플랜 A는 불가능했다고 생각했으면서 정작 할 건 다 해놨다.
중간에 복선이 등장하는데, 머피와 같이 얘기를 하는 도중 공사 현장을 가리키며 "저 리벳들이 (Plan A가 아니었다면) 총알이 되었을 거다. 중력 공식을 성공시키건 못하건 우리는 좋은 일을 한 것이다"라는 발언을 한다. 감이 좋은 관객이라면 묘한 위화감을 느꼈을 법한 대사.
2.2. 인듀어런스 호 대원들
2.2.1. 아멜리아 브랜드(Amelia Brand)
아폴로 18호에서 달에 갈 예정이었다가 미션이 취소된 뒤 미/소 합작 아폴로-소유즈 테스트 프로젝트에서 활동하고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첫 정규 미션 STS-5[7]의 사령관이 된, 그리고 NASA 역사상 최고령 미션 사령관으로 기록[8]된 우주 비행사 밴스 브랜드의 이름을 따왔다. 아멜리아라는 이름은 대서양 단독 횡단 비행에 성공한 첫 여성 조종사였던 어밀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의 이름이기도 하다.
배우는 앤 해서웨이. 기내 더빙은 조진숙. 존 브랜드 박사의 딸로, 쿠퍼와 함께 우주로 간 탐사대의 대장이며 생물학자이다. 도일, 쿠퍼, 로밀리와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웜 홀을 넘어 간다. 밀러 행성에 도착했을 때 거대한 해일을 발견한 쿠퍼가 나가 있던 아멜리아와 도일에게 빨리 우주선으로 귀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아멜리아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니 계속 데이터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아가다가 데이터를 찾아 회수하던 중에 잔해에 깔린다. 잔해에 깔려 꼼짝 못하게 된 상태에서 거대한 해일이 계속 다가오자 쿠퍼와 도일에게 자신을 그냥 버려두고 가라고 했지만 도일이 케이스를 보내 아멜리아를 구출한다. 케이스에게 구출은 됐으나 아멜리아가 우주선으로 들어온 뒤 따라 들어오려던 도일이 해일에 휩쓸려 간다. 뿐만 아니라 우주선의 엔진에도 바닷물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복구하느라 밀러 행성에서 어쩔 수 없이 3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이때 지구에서는 23년 4개월 8일(204,592시간)이 지난다. 물론 사실 도일의 죽음은 브랜드 때문이 아니다. 케이스가 브랜드를 구하러 간 사이 쿠퍼가 들어오라고 계속 소리치지만 도일은 가만히 서있기만 했으며, 브랜드가 탑승한 이후에도 곧바로 타지 않고 잠깐 파도를 바라보며 넋이 나가는 바람에 휩쓸린 것이다. 다만 죄책감을 가지지 않은 건 아닌지 이후에 자신이 다 망쳤다고 우는 모습을 보인다.
밀러 박사가 거대 해일에 휩쓸려 사망했음에도 행성에서 신호가 계속 송신되었던 이유가 나오는데, 사실 밀러 박사는 행성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일에 휩쓸려 사망했으나 밀러행성의 1시간은 지구시간으로 7년이나 되기 때문에 수 년 동안 생존 신호가 나왔던 것. 마찬가지로 쿠퍼 일행도 밀러 박사가 사망한 지 불과 밀러행성시간 수 분 뒤에 도착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한 발 늦은 셈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지구시간으로 몇 개월이나 늦은 것이다.
이후 인듀어런스 호에 복귀하여 향후 항로에 대해 논의할 때, 에드먼즈 행성에 갈 것을 주장하는데 에드먼즈와 연인 사이였던 것이 화두에 오른다. 브랜드는 그 사실이 자신이 틀렸음을 시사하는건 아니라며 사랑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이는 쿠퍼의 생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당시엔 쿠퍼는 그녀가 사적인 감정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졌다 생각한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있던 로밀리도 투표를 하자면서 우회적이지만 쿠퍼와 같은 의견을 냈으며 이때 아멜리아가 주장하는 사랑 이론(?)은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영화 전체가 SF긴 해도 상당한 과학적 사실과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진행되는데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필 아멜리아 본인이 하고 있으니 누구라도 들어줄 턱이 없는 것. 결국 에밀리를 제외한 다른 일행은 신호가 그친 에드먼즈 행성보다는 주기적으로 신호가 오는 만 행성으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멜리아의 판단이 합리적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에드먼즈는 아멜리아를 사랑했고, 그녀가 후발대가 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의 행성이 인류가 살 수 없는 곳이라면 절대로 거짓 신호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결말에서는 그녀의 판단이 옳았음이 드러난다. 자료만을 기반으로 해석한 조셉이 아니라 연인을 만나고 싶다는 감정이 섞인 판단을 내린 아멜리아가 결과적으론 옳았다는 것은 인터스텔라의 주제인 사랑을 강조하는 연출이다. 그러나 이건 결과론적인 것이고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만 행성으로 가는 게 옳았다. 위에 나와 있는 대로 데이터만으로 판단하면 에드먼즈 행성이 데이터가 좀 더 좋더라도 이미 몇 년째 신호가 끊긴 상태기 때문에 신호가 지속적으로 온 만 행성을 포기하긴 어려웠다. 만 행성으로 가기로 결정된 뒤 쿠퍼가 사과를 하자 "당신은 객관적으로 본 것일 뿐이에요"라고 한 후 쿠퍼에게 만 행성의 결과가 안 좋다면 에드먼드 행성행과 귀환(이후 가족을 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도 객관적이길 바란다며 차갑게 말한다.
그 뒤 만 행성에서 만과 합류하지만, 만은 그들을 배신했고 만의 습격에 당해 죽어가던 쿠퍼를 구하고 탈출한 뒤에 인듀어런스호와 도킹한다. 에드먼즈 행성으로 이동하기 위해 쿠퍼와 타스가 블랙홀로 뛰어들어 희생하며 홀로 68년 후의 에드먼즈 행성으로 가게 된다. 마침내 연인 곁으로 가게 됐으나 이미 그는 고인이 되어 있었다. 신호가 끊겼던 것이 복선이 된 셈. 사인에 대해서는 시간의 상대성에 따라 에드먼즈가 자연적으로 수명을 다한 거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영화 마지막에서 에드먼즈 행성에 도착한 브랜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위더미에 파묻혀 반파된 착륙선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보아, 신호가 끊어진 시점인 인듀어런스가 웜홀을 통과하기 3년 전 즈음에 산사태 등에 휘말려 사망한 듯 하다. 실제로 아멜리아가 에드먼즈 행성에 오기 위해 블랙홀의 중력을 이용하면서 51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되었으며 에드먼즈 행성에 도달했을 때가 에드먼즈 사후에 무려 70년이 지난 시점이라고 한다.
아멜리아가 에드먼즈의 시신을 꺼내 제대로 된 무덤을 만들어주는 장면을 보면 헬멧을 벗고 돌아다니는데, 이것으로 에드먼즈 행성은 온도, 대기 성분, 중력이 인간 생존에 적합한 것이 드러난다.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우러나온 브랜드의 직감이 옳았음이 드러나며, 영화의 주제를 대변하는 장면. 이후 정착을 시작하는 아멜리아를 찾아 쿠퍼가 우주선을 타고 타스와 함께 떠나는 것으로 인터스텔라는 끝난다. 생각해보면 그녀 입장에서는 굉장히 씁쓸한 결말이다. 비록 생존적합한 행성을 찾고 플랜 B를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녀의 연인은 이미 죽었고, 인듀어런스 나머지 대원들도 죽었거나 행방을 알 수 없으니 외딴 행성에 본인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남게 된 것이다. 다행히 결말에 쿠퍼가 그녀를 찾으러 나섰으니 결국은 구출될 수 있겠지만.
2.2.2. 도일(Doyle)
배우는 웨스 벤틀리. 시간 지연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물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밀러 행성을 첫 방문지로 강력 추천한 인물. 밀러 행성에서 아멜리아 브랜드를 구하다 우주선에 타지 못해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
사망 장면을 볼 때 쿠퍼가 돌아오라 할 때 바로 출발했다면, 케이스가 브랜드를 구조하러 갈 때 우주선으로 먼저 뛰었다면, 혹은 몇 걸음이라도 더 빨랐으면, 최소한 브랜드와 케이스가 우주선에 들어간 후 해일을 쳐다보지 않고 들어갔다면 충분히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꾸물거리다 파도에 압도당하는 바람에 허무하게 죽은 안타까운 캐릭터.
쿠퍼 일행이 떠나고 난 뒤 시신이 파도 위에 둥실거리며 떠있는 상태로 클로즈업이 되며 안타까운 모습으로 등장이 끝난다.
2.2.3. 로밀리(Romilly)
배우는 데이비드 자시. 인듀어런스 호 멤버들 중 하나로 출항 초기에 인공 중력을 만들기 위한 기동에 익숙지 못해 멀미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쿠퍼가 권한 이어폰을 귀에 꽂아 ASMR을 들으며 멀미를 달래는 방법으로 한결 달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처음 도착한 밀러 행성에 내려가지 않고 탐사에 나간 동료들이 돌아올 때까지 블랙홀 연구를 하며 동면 시설 사용을 자제하며 지구 시간으로 23년을 홀로 기다린다. 동료를 잃고 돌아온 쿠퍼 일행을 맞이하는 노쇠한 모습과 표정이 인상적. 다만 중간 중간 잠시 잠들기도 했었다는 언급을 보면 그보다는 좀 적게 기다렸을 듯. 실제로도 선내 남은 산소와 물, 식량 등을 고려하면 아무리 순환 시스템이 완비되었어도 20년씩 깨어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10여 년 내에 쿠퍼 일행이 돌아오리라 예상하고 동면했지만 그들이 돌아오지 않자 모두 죽었고 인류는 이미 끝장났다고 결론 내리고 여생을 동면으로 보내다 죽기 싫어서 깨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긴 시간을 공허한 우주 공간 속에서 혼자 보냈는데도 정신이 멀쩡한 걸 보면 멘탈이 상당한 듯하다. 멘탈이 강하다는 것은 또 한가지를 통해 알 수 있다. 브랜드 박사와 만 박사는 블랙홀 데이터가 없었기에 플랜 A가 실행 불가함을 알고 있었다. 로밀리 역시 20여년간 홀로 우주선이라는 갑갑한 곳에 있으면서 중력방정식을 연구한 결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즉 이미 지구에 자신이 남겨둔 다른 인물들을 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상황에 자신들의 동료는 오지도 않는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죽음을 택하거나 막나가지 않고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통해 보통내기가 아닌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혼자 있으면서 사실상 모든 희망을 버렸으면서도 그 자신은 정신이 붕괴하지 않아서인지 다른 대원들이 의외로 오랜 시간이 지나 귀환했는데도 생각보다 담담하며 마치 현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브랜드 박사의 임종과 진실을 전하며 절규하는 머피의 메시지를 듣고 크게 동요하는 아멜리아와 쿠퍼와 달리 담담하게 듣고 있었으며, 중력 방정식이 불가능함을 알려주면서도 지구로 돌아가려는 쿠퍼에게 타스를 이용해 탐사선을 보내 관측 결과를 받을 수만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합류해 만의 행성으로 향해 타스와 함께 키프를 복구하는 작업을 한다. 하지만 키프가 부팅되고, 데이터에 접속하기 위해 인간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타스의 말에 지문으로 키프의 데이터를 열어보는데, 키프 안의 데이터는 만의 말과 전혀 다른 엉뚱한 데이터였다. 그리고 타스가 다급하게 키프에게서 떨어지라고 외치고, 이를 의아해하던 로밀리는 아멜리아가 다급하게 보낸 무전을 듣기 위해 무전기를 꽂으려던 중에 만이 설정해놓은대로 키프가 폭발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같이 있던 타스는 워낙에 내구성이 좋아서 무사했다. 타스는 작품 초중반에 조셉 쿠퍼의 "네가 아직도 해병대라고 생각해? 해병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같은 대사에서 알 수 있다시피 원래는 군용 로봇이었다.[9]
2.3. 라자로 미션 대원들
인류가 정착할 만한 새로운 행성이 있는지를 탐사하기 위해 보내진 12명의 유인탐사대이다. 브랜드 교수의 언급을 빌리자면 인류를 위해 기꺼이 죽음을 감수한 12명의 숨은 영웅들.[10] 라자로 미션이라는 이름은 성경에서 예수에 의해 부활한 인물인 라자로에게서 따온 것으로[11] 인류의 부활을 꿈꾸는 프로젝트라 이름이 이렇게 붙여진 듯 한데 정작 12명의 탐사대원은 만 박사를 마지막으로 전원 사망했다. 탐사대의 리더는 만 박사였으며 특히 12명의 의견을 모으고 12명 모두 프로젝트에 자신의 목숨을 내려놓고 참가하기 까지 만 박사가 매우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쉽을 발휘했다고 한다. 참고로 모두 가족이 없었다고 한다. 기다려줄 가족이 없어 지구에 돌아오기 위한 미련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성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던 듯.2.3.1. 로라 밀러(Laura Miller)
주인공이 우주로 가기전 NASA 회의실 장면씬에서 나오는데 12인 과학자의 사진들 중 3인을 짧게 비출 때 나오며 회의실 벽면에서 두 번째 사진이다. 참고로 밀러박사 사진의 왼쪽 인물은 웡박사, 오른쪽 인물은 헤일박사. 나머지 과학자들은 흐릿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밑에 12인 과학자들에 대해 후술한 내용을 참고할 것.
라자로 미션을 위해 떠난 선발대 중 한 명. NASA에서 주축이 된 생물학자였다. 초거대 질량 블랙홀인 가르강튀아를 공전하는 바다 행성으로 파견되었고, 이 행성은 그녀의 이름을 따서 밀러 행성이라고 불린다. 밀러 행성에 도착한 직후 밀러 행성의 시간 지연을 고려하여 이 행성이 거주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려서 신호를 보내지만 그 직후 나타난 거대 해일에 의해 그녀의 1인승 우주선 통째로 삼켜져서 사망한다. 이 행성 기준에서는 쿠퍼 일행이 도착하기 전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일. 이후 쿠퍼 일행이 착륙 직후 산맥으로 착각한 것이 바로 밀러와 그녀의 우주선을 쓸어버린 거대 해일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주인공 일행에게 지독한 낚시를 한 꼴이 되어버렸지만, 결코 이 사람 탓만은 아니다. 정황상 밀러 행성의 엄청난 시간 지연[12]을 그녀라고 모를 리 없었고, 그러므로 그녀도 최대한 조사를 서둘렀을 것이다. 마침 행성에 풍부한 물과 유기물까지 있었으므로 당연히 거주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곧바로 거주 가능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거대 해일을 못 본 게 화근이었는데, 쿠퍼 일행이 그랬듯 산맥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
다만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육지를 확인하지 않고 물만 본 상태에서 행성이 살기 좋을 거라고 생각한 건 다소 성급했다고 볼 수 있다. 물이 아무리 생명의 근원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육지가 있을 때의 얘기다. 거대 해일이 없어서 거처를 마련한다고 해도 물 때문에 지반이 약해서 땅에 고정시키는 건 불가능하고, 설령 땅의 고정에 성공했더라도 물 높이까지는 사용을 못하며 그 위도 습해서 지내기가 굉장히 버겁다. 게다가 그 행성의 유기물이 있다 하더라도 거기서 구할 수 있는 식량은 해초와 물고기 정도로 제한된다.
그러나 물이 무릎 높이 밖에 안 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행성에는 물이 육지를 덮고 있을 뿐이지 육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수평선 너머에 거대한 산맥(사실은 거대 해일)이 보이는 것을 보았을 테니, 인류 생존에 필요한 물과 육지가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기는 충분했다. 또한 밀러 행성이 지구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라고 쳐도, 애초에 인간이 거주하기 딱 맞는 외계행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만 행성에 대한 만의 거짓 보고를 들었을 때 탐사대의 반응을 보면 구름이 얼 정도로 춥고 암모니아가 가득한 대기였음에도 지표면이 있고 유기물이 있다는 것만으로 성공했다는 반응이었다. 즉, 인류가 일단 생존이 가능한 행성을 찾기만 해도 성공인데 이에 비교하면 밀러 행성은 해일을 빼면 상당히 양호한 환경이다. 거대해일이 없다고 쳤을 때 현실의 몰디브 같은 곳의 해상가옥처럼 무릎 정도의 물 바로 아래 있는 지반에 고정하면 되고, 식량이 해초와 물고기로 제한된다고 해도 애초에 풍부한 물이 있는 것 자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엄청나게 좋은 곳이다. 즉, 밀러의 실수는 거대해일을 산맥으로 착각한 것 뿐이고, 이 행성의 모든 문제는 저놈의 해일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대해일을 산맥으로 착각한 시점에서는 거주가능행성이라 판단하기 충분했으니 성급했다기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다.
그렇게 기쁜 마음에 일단 신호를 띄운 후 탐험과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 착륙선으로 돌아가 이것저것 준비하던 사이에 해일이 덮쳐와 영문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을 맞이하였을 듯하다.
2.3.2. 휴 만(Hugh Mann)
(쿠퍼와 브랜드처럼 이 성씨의 NASA 우주비행사가 있는데, 2013년에 선발된 니콜 만(Nicole Mann)이라는 인물이다.)
배우는 맷 데이먼. 영화 홍보영상 등에서 코빼기도 나오지 않아서 작중에서 맷 데이먼이 등장했을 때 놀란 관객이 많았다는 후문이 있다. 영화 초반에 마이클 케인이 나사로 계획을 위해 떠난 선발대를 소개할 때 만 박사 순서에 카메라를 크게 잡아 사진을 자세히 보지 못하게 연출하였는데, 관객들이 맷 데이먼 급의 배우가 역할을 맡은 행성이라면 무언가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숨긴 듯 보인다.
만 박사는 물리학에서 지구 최고의 석학 중 하나이자 나사로 계획 최초 선발대원들의 리더이며, 아멜리아에 의하면 첫 탐사대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데 있어서 매우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한다. 자신이 도착한 행성이 인간이 살 만한 환경이라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낸 뒤 자신은 언제 올지 모를 후발대의 구조를 기다리며 기상 시간을 설정해두지 않은 채 무기한 동면에 들어간다. 훗날 그가 보낸 신호를 본 쿠퍼 일행은 신호가 끊겨진 에드먼즈 행성 대신에 만 박사의 행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쿠퍼 일행이 자신을 33년 만의 동면에서 깨우자 어린아이처럼 쿠퍼를 끌어안으며 펑펑 울며 기뻐한다. 거주용 기지에 서브용 메카 키프가 박살나 있는데, 만 박사와 재회한 쿠퍼 일행이 만 박사에게 키프가 왜 저렇게 됐냐고 사정을 물으니 조사하다 그리 됐다고 대충 얼버무린다. 이후 높은 고도의 대기는 춥고 암모니아로 가득하지만, 지표면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탄화수소(유기물)가 발견되었다는 데이터를 아멜리아와 로밀리 박사에게 보여준다. 그러다가 머피의 메시지가 도착하자 사실 브랜드 교수는 이미 방정식을 풀었으나 중력이론을 완성할 수 없었고, 플랜 A는 예산을 타내고 지원자를 받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후 쿠퍼가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판단해 쿠퍼 본인은 지구로 돌아가려 한다. 이때 프로젝트가 의미가 없다고 돌아간게 절대 아니다. 영화에서 보면 플랜 A가 불가능해진 이 시점에서 유일한 옵션인 플랜 B(지구의 모든 인류를 포기하고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를 배양해 존속)를 시행하고 나면 더 이상 쿠퍼가 필요없기 때문에 지구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이다. 탐사대의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남은 연료와 자원을 낭비해가며 목숨걸고 안전한지에 대한 여부도 모르는 에드먼드 행성으로 가진 않을 것이고 생존가능한 만 행성에서 플랜 B를 시행하는데 남은 자원을 모두 때려부을 테니 이 시점에서 전문비행사인 쿠퍼는 사실상 잉여인력이다. 그러니 쿠퍼는 그냥 지구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죽으려고 한 것이면서, 어떤 의미로는 프로젝트가 완성됐으니 떠나려고 한 것이다. 물론 만의 사보타주 때문에 전제 자체가 틀어졌지만 이 시점에서 쿠퍼는 이걸 몰랐다. 즉, 인류의 존속이 달린 프로젝트를 의미없다고 할 정도로 쿠퍼가 무개념이 아니라 단지 갖고 있는 정보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뿐이다. 실제로 만의 조작질이 드러난 이후, 브랜드를 에드먼드 행성에 보내 플랜 B를 실행하게 하려고 자신이 희생될 수도 있는 상황에 거리낌 없이 몰아넣은 것만 봐도 이는 명약관화하다.
쿠퍼가 해당 행성에서 플랜 B를 실행하기 위한 모듈을 착륙시킬 수 있도록 안전한 장소 3곳을 지정해달라고 하자 만은 돌풍 때문에 당장은 곤란하다며 머뭇거리지만 브랜든 교수 일로 성질이 제대로 뻗힌 쿠퍼의 완고함 때문에 결국 승낙한다. 그리고 쿠퍼와 함께 장거리 탐사를 떠나는 동안 가족과 감정, 특히 생존에 대해 중언부언 이야기를 하며 쿠퍼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웬 구덩이 앞에서 "자신은 이렇게 완전하게 실패할 줄 몰랐다"더니 갑자기 쿠퍼의 장거리 무전기를 떼어서 던져버리고 벙찐 쿠퍼를 절벽으로 밀어버린다.
사실 그가 착륙한 행성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었지만 홀로 죽기 싫어서 거짓 보고를 하면 자신을 구해줄 탐사대가 올 거라는 희망에 적합한 행성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었고, 쿠퍼가 모듈을 착륙시키려 하자 거짓말이 탄로날 위기에 처했기에 쿠퍼를 몇 번 떠본 다음,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탐사 활동 중 고장났다던 로봇 키프도 진짜 데이터를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만 박사가 일부러 고장냈던 것이었다. 만 박사는 절벽에 매달린 쿠퍼를 확실하게 떨어뜨리려고 내려와서 아이젠에 달린 칼날로 쿠퍼의 손을 치지만, 우주복의 제트 분사를 활용한 쿠퍼의 기지 덕분에 둘 다 근처의 구름 평원으로 떨어진다. 바닥에 나뒹굴던 만은 옆에서 자신을 추궁하는 쿠퍼한테 이때까지의 실상을 모두 털어놓고 이에 대해 쿠퍼는 분노하여 만을 겁쟁이라고 신랄하게 디스하지만, 만은 반쯤 정신나간 것마냥 "맞아"라는 말만 연발하며 쿠퍼한테 다가와서 그를 들이받는다. 엎치락뒷치락한 끝에 쿠퍼가 만 위에 올라타서 그를 반쯤 제압한 채로 그만두라고 경고하자, 궁지에 몰린 만은 박치기로 헬멧을 깨려 시도한다.
쿠퍼가 만에게 네 헬멧이 깨질 확률도 반반이라며 경고하자 만은 여태까지(우주 탐사) 중 가장 높은 확률이라며 신경쓰지 않은 채로 결국 쿠퍼의 헬멧만 깨트리는 데에 성공한다. 쿠퍼는 암모니아가 함유된 공기에 노출되어 고통스러워 하면서 호흡 곤란에 빠지게 되었지만 마침 평원으로 떨어져 있던 장거리 수신기를 되찾는다. 분명히 만 박사가 지상으로 족히 수 킬로는 뻗어있어 보일 만큼 뻥 뚫린 구멍을 앞에 둔채로 장거리 수신기를 집어던졌건만 기가 막히게도 수신기는 쿠퍼가 난투극 끝에 쓰러진 장소 근처에서 발견된다. 수신기를 되찾은 쿠퍼가 아멜리아한테 구조요청을 하면서 살해 시도는 미수로 그친다.
이 와중에 로밀리는 기지에서 타스와 함께 키프를 복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만 박사가 행성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데이터를 확인하게 될 상황을 막기 위해 키프를 부팅 즉시 자폭하도록 프로그래밍 해놓았다. 재부팅하기 위해선 반드시 인간의 지문이 필요하도록 트리거를 설정해 놓는 치밀한 밑밥도 깔아놓았다. 때문에 로밀리는 폭발에 휘말려 죽는다. 같이 있던 타스는 애초에 군용으로 설계되어 튼튼한 내구도 덕분에 무사했고, 바로 쿠퍼를 도우러 가는 아멜리아의 우주선에 탑승한다. 그 사이에 만은 기지에 도착해서 레인저 호를 탈취하고 인듀어런스 호를 차지하기 위해 이륙한다.[13]
그러나 상황을 모두 파악한 타스가 만 박사의 우주선은 자동 도킹이 불가능하도록 권한을 제한해두었기 때문에 만 박사는 기적적으로라도 수동 도킹에 성공하지 않는 한, 계획이 뿌리부터 뒤흔들려버릴 신세에 처한다. 수동 도킹은 혹여 아주 작은 오차라도 생긴다면 도킹 실패는 물론이고, 생명과 직결된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극도로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애초부터 자동 도킹이 모종의 이유로 불가능할 경우에나 숙련된 전문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외법이다.
만을 쫓아 아멜리아, 타스를 데리고 급하게 따라온 쿠퍼는 타스의 조처를 전해 들은 뒤에 만이 무엇을 할지 바로 직감하고 도킹하지 말 것을 지속해서 간곡히 호소한다. 그러나 만은 기내 통신을 꺼버리고 수동 도킹을 시도하게 되는데 결국 도킹은 불완전하게 마무리된다. 해당 장면만 보더라도 얼핏 완벽하게 이어진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킹 중에 오차가 있어서 입구 연결용 갈고리가 걸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14] 그리하여 만은 인듀어런스 호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까지 다다른다. 그래도 수동 도킹의 위험성과 어려움 등을 감안하고 생각해본다면 어떻게든 비전공자로서 불완전하게나마 도킹을 성공시킨 만 박사의 행동력과 집념은 경악하고도 남을 만한 광기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정신줄을 놓아버린 만 박사는 어떻게든 인듀어런스 호에 먼저 진입하기 위하여 인듀어런스 호의 조종실 문을 강제로 열고 불완전하게 도킹된 연결다리 해치를 열려고 고군분투하다 비상 채널로 간산히 선내 통신에 연결한 아멜리아가 해치를 열지 말 것을 계속해서 당부하자, "브랜드? 쿠퍼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인듀어런스 호는 내가 통제하겠네. 그리고 임무 완수에 대해 이야기하세. 이는 나나, 쿠퍼의 목숨을 위한 일이 아닌 전 인류를 위한 일일세! 이 순간이…"라고 거짓말로 역설하고 해치를 억지로 여려는 순간, 급속도의 감압으로 인해 우주선 출구가 뜯겨지는 동시에 그 여파로 폭발이 발생하여 만 박사는 우주선 밖으로 튕겨나가 폭사하고 우주선이 헛돌다가 인듀어런스 호 모듈과 충돌하면서 자동 항법 장치와 모듈 2개를 잃는다. 더불어 이로 인해 인듀어런스 호가 미친듯이 회전하는 꼴이 되어버려서 쿠퍼는 거의 목숨을 건 곡예비행으로 도킹을 시도해야 했다.
이 부분에서 만 박사가 아무리 우주선 조종술이나 엔지니어링에 미숙하다 할지라도 과학자로서 감압으로 인한 폭발 같은 기초적인 물리상식도 잊어버리고 행동한 부분에 대한 논쟁이 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이성적 판단도 불가능할 만큼 만 박사의 정신상태가 극단적으로 엉망이었다는 부분이 여럿 나온다. 우선 쿠퍼를 살해하는데 실패하자 죄책감과 자기 연민에 휩싸여서 많이 말할수록 자신한테 불리하게만 작용할 그간의 실상들을 물어보는 대로 술술 다 불어버린 뒤에 이를 비난하는 쿠퍼 앞에서 정신나간 듯이 같은 단어만 중언부언하는 태도만 보더라도 제정신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더군다나 쿠퍼가 살아 돌아와서 모든 실상이 탄로났으며 아멜리아와 함께 자신을 추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들을 배제하고 플랜 B를 성사시켜야 되는 만 박사 입장에선 정신적으로 몰릴 대로 몰린 만큼, 극단적인 결과가 일어나더라도 모 아니면 도식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했거나, 자신의 목적 이외엔 그 무엇도 일체 생각할 만한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또다른 간접적 복선이 바로 로봇 키프의 해체, 극중의 로봇들은 일체의 감정이 없는 이성적인 존재인 동시에 인류에게 무한정으로 봉사하는 존재들인데, 그런 키프와 의견충돌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부숴버렸다는 것은 만이 이미 자신의 이성과 목적성을 상실해 버렸음을 의미하는 상징인 셈이다. 이렇게 뿌려진 불화의 씨앗은 결국 억지로 도킹을 시도하다가 일어난 폭발이 인듀어런스 호 항법 장치를 날려먹는 것으로 결실을 맺고 쿠퍼 일행은 블랙홀 근처로 진입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관객들과 영화 속 인듀어런스 호의 승무원들한테는 희대의 민폐꾼이자 배신자 그 자체로 보이는 인물이다. 애초에 만을 비롯하여 행성에 파견된 모든 과학자들은 임무 실패 시 여차하면 그 자리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된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책임을 건 셈이다. 영화를 보면 그 정도의 융통성도 기대하지 못할 정도로 인류는 몰려 있었고 더욱이 만은 자신이 직접 총대를 메었다. 만은 광활한 우주에서 외떨어진 채로 혹독한 환경을 가진 작은 행성에 갇혀 오로지 홀로 죽음을 기다리면서 수 년 동안 거짓말의 유혹과 싸워야 했다. 만은 쿠퍼와 대화하면서 "오랫동안 거짓말의 유혹과 싸웠지만 내가 버튼만 누르면 구조대가 와줄 것이라는 희망을 이길 수 없었다."라고 호소하지만 이미 분노한 쿠퍼한테 그런 말이 통할 리가 없었고 되려 빌어먹을 겁쟁이라는 욕을 먹게 되자, 완전히 멘탈이 나간 것처럼 행동한다. 만의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며 그의 가혹한 처지가 불쌍하다는 의견도 꽤 많다. 쿠퍼를 살해하려 했지만 심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위선적인 면모와 동시에 사이코패스같은 미치광이가 아닌, 그저 살고 싶은 인간일 뿐인 모습을 볼 수 있다.[15]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자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카리스마와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인간의 비논리적인 면, 감정적인 면들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본인 또한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지구인을 구한 영웅으로 취급되기도 하는데, 만일 만 박사가 애초에 거짓 신호를 보내지 않았거나 쿠퍼 일행이 도착한 후에 자신의 거짓말을 실토했더라면 일행은 만 박사를 죽도록 원망했겠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만큼 가르강튀아로 들어가서 얼떨결에 PLAN A를 완수하는 대신 에드먼드 행성으로 가서 PLAN B를 시행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인류는 생존하더라도 일행을 제외한 지구인은 모두 죽는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전더리 픽처스가 만 박사의 동면 이전을 담은 프리퀄 코믹스를 공개했다.
맷 데이먼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을 맡은 적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이번에 연기한 만 박사는 '오지에 낙오된 생존자'란 점에서 비슷하다.
2015년 맷 데이먼이 리들리 스콧이 감독하는 마션(The Martian)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데, 화성에서 또 홀로 고립돼 살아남는 내용을 다뤘다. 이 영화엔 제시카 차스테인도 임무 사령관으로 출연하는데 상술하였듯이 인터스텔라에서 머피 쿠퍼역을 맡은 배우이다.
2.3.3. 울프 에드먼즈(Wolf Edmunds)
나사로 계획 선발대에 참여한 과학자이며, 입자물리학자이다. 또한 아멜리아 브랜드의 연인이기도 했다. 한 사막 행성으로 파견되었으며, 이 행성은 그의 이름을 따서 에드먼즈 행성으로 불린다. 에드먼즈 행성을 조사하고 거주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뒤, 거주 가능하다는 신호를 지구에 보내지만, 이후 신호가 끊어진다.알고 보니 신호를 발송한 후 우주선 내 동면 장치에 들어갔으나 산사태가 일어나 우주선을 덮쳐버렸고 우주선이 깔려버리면서 신호 발송은 중단, 에드먼즈 박사도 사망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에드먼즈도 밀러처럼 실수를 했거나 만처럼 거짓말을 했다고 오해한 관객들도 많은데, 행성 자체는 아멜리아가 헬멧을 벗고 호흡할 수 있으며 걸어다니는 게 가능한, 기압과 대기 구성 등이 지구와 비슷하여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행성이다.
나중에 도착한 아멜리아가 이걸 발견하고 에드먼즈의 명패를 묘비 대신으로 돌더미 위에 올려둔다. 그래도 나사로 계획의 1차 선발대 중 가장 고통 없이 죽었을 것이라 추정.
어찌 보면 가장 불행한 인물. 다른 계획 참여자들은 실수를 저질렀거나 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기도 했는데, 에드먼즈 박사는 유일하게 실수도 하지 않았고 거짓없이 자신이 맡은 일을 완수했으나 본인은 사고로 사망한 데다가 정작 인류의 생존은 쿠퍼 부녀의 활약으로 쿠퍼 스테이션을 지으며 이어졌다. 다만 그렇다고 에드먼즈 박사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다. 아멜리아는 에드먼즈 행성에서 플랜 B를 시도할 수도 있고, 쿠퍼가 그녀를 찾아나섰으니 에드먼즈 행성이 인류의 새로운 모성으로 개척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수십억 년은 거뜬히 견딜 행성과 비교하면 꾸준히 유지, 보수, 점검을 해줘야만 하는 인공물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십억 년이 아니라 초대형 운석이 와서 때려박는 엄청난 이변이라도 없는 한 거의 영구적으로 유지될 것이다.[16] 태양을 비롯한 항성들은 수명이 있어서 그 아래의 행성들도 언젠가 같이 끝날 운명이지만(지구만 해도 약 10억 년 후에는 태양의 광도 증가로 온도가 올라가 생물이 더 살 수 없는 행성이 된다.) 블랙홀의 수명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고 가르강튀아 정도의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면 이론적으로는 수천억 년 정도로도 바뀐 게 티도 안 날 정도다.
다시 말해 쿠퍼 부녀는 위기에서 탈출할 활로를 열었고, 에드먼즈 박사는 인류의 위기를 타개할 종착지를 안내해준 셈.
2.3.4. 그 외 대원들
앞서 작중 배경으로 쓰인 세개 행성의 과학자 이름들을 제외하면 (로라 밀러, 휴 만, 울프 에드먼즈), 나머지 박사들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웡 (Dr. Wong): 밀러 박사의 사진 왼쪽에 위치한 중국계 인물 (NASA 회의실 첫번째 사진).
- 헤일 (Dr. Eric Hale): 밀러 박사의 사진 오른쪽에 위치한 서양인 인물(NASA 회의실 세번째 사진).
- 모린 (Dr. Morin)
- 야신 (Dr. Yashin): 이름으로 보아 동슬라브계 인물로 추정된다.
- 이 (Dr. Lee): 이름으로 보아 한국계 인물로 추정된다.
- 오이타 (Dr. Oita): 이름으로 보아 일본계 인물로 추정된다.
- 오스트로 (Dr. Ostro)
- 필라 (Dr. Pila)
- 소모브 (Dr. Somov): 이름으로 보아 동슬라브계 인물로 추정된다.
참고로 라자로 대원 넘버가 공개된 인물은 휴 만 (Lazarus 4), 울프 에드먼즈 (Lazarus 12) 뿐이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네번째 사진인 휴 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의도적으로 아웃포커싱 하면서 보면 왼쪽에 웡, 밀러, 헤일의 사진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각각 1번에서 3번 대원임을 짐작할 수 있고, 나머지는 정확히 얼굴을 알기 힘들지만, 나머지 멤버의 순서와 생김새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는 있다. 더불어 에드먼즈의 얼굴도 맨마지막 대원이기 때문에 TV 옆의 금발의 대원이 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4. 게티(Getty)
배우는 토퍼 그레이스. NASA의 의사. 머피 쿠퍼의 조력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 머피 쿠퍼의 조카들을 진찰해주며 더 이상 이 오두막에 살아서는 안 된다며 톰 쿠퍼를 설득하려 하나 그에게 얻어맞는다. 이후 톰 쿠퍼를 막으려고 쇠지렛대까지 들기도 한다.머피가 결국 아버지가 보낸 신호를 토대로 중력방정식을 푸는 데 성공하자 유레카를 외친 후 그와 키스를 한다. 결국은 머피 쿠퍼의 남편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1]
학교에서 상담하던 중 MRI와 뇌종양 이야기가 나왔다.
[스포일러]
그 '유령'의 정체는 다름 아닌 조셉 쿠퍼 자신이었다.
[3]
영화 시작 후 맨 처음 인터뷰를 하는 노인이기도 하다. 이 장면 이후에는 다른 노인들의 인터뷰만 나오는 데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맨 처음부터 주인공의 늙은 모습을 보여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나름의 소소한 반전.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농사를 좋아하셨다고 얘기하는데 돌아온 쿠퍼가 "내가 농사를 좋아했다고 얘기했더구나"라고 언급하면서 확인사살.
[4]
쿠퍼의 나이와 쿠퍼가 날린 지구시간을 고려해볼 땐, 추정치는 대략 25년 후가 된다.
[5]
쿱(Coop)은 아버지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으로, 원래 제시에게 붙여 주려고 했다고 한다.
[6]
블랙홀 내부에서 관측한 데이터가 있어야 해당 방정식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데 현 인류 기술로는 그 데이터를 획득할 수 없다. 따라서 그 데이터 없이도 방정식을 해결하는 방법을 머피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왔으나 결국 그 데이터 없이는 절대 방정식을 해결할 수 없음을 확인하게 될 뿐이었다.
[7]
STS-1에서 4까지는 사령관과 조종사 둘만 탑승하여 테스트 비행을 실시했다. STS-5부터 미션 스페셜리스트를 대거 동승시키며 위성 설치 등의 이런저런 임무를 맡게 된다.
[8]
최고령 미션 스페셜리스트는 스토리 머즈그레이브(Story Musgrave), 페이로드 스페셜리스트까지 포함한 최고령 우주인은
존 글렌이다.
[9]
작중 나오는 로봇은 엄폐물이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방패 역할도 수행해야 했기에 튼튼한 내구성을 지녔다.
[10]
일단 목표한 행성으로 가기 위한 여정의 과정도 매우 위험하지만, 행성에 도달했다고 해도 자신이 파견된 행성이 인류의 정착을 위해 적합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꼼짝없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야말로 자신들의 목숨을 건 도박인 셈이다.
[11]
성경에서 프로젝트의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아 12명이라는 탐사대의 인원수 자체도 12사도에서 따왔을 가능성도 있다.
[12]
60000배가 넘는다. 여기서의 1.25초마다 지구에서의 하루이며, 여기서 한 시간이 지구에서 7년이다.
[13]
이 장면 때문에 국내 한정으로 우주판
GTA, 우주판
곽한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14]
영화 속에서 입구 연결용 갈고리가 연결되지 않은 모습을 총 3번씩이나 보여주는데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복선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쿠퍼가 케이스에게 연결은 완전하냐고 물어봤을 때 불완전하다고 답한 점과 에어락이 폭발하면 어찌되는지 물어본 점을 합쳐 이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었다.
[15]
사실 그의 이름인 휴 만(Hugh Mann) 자체가 대놓고 인간(Human)을 은유하고 있기에 이는 제작자가 의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인류 최강의 지성이자 이성적인 과학자들 중에서도 최고의 이성이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12명의 과학자들을 기꺼이 희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인물이 두려움과 생존본능이란 감정에 무너져 이성을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로 작중의 대사로는 만 박사는 아예 닥터 맨이라고 불린다.
[16]
게다가 작중 미래 인류는 차원을 초월해 시간을 하위 차원으로 둘 만큼 고등한 기술력을 가졌으니, 운석 따위를 막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