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20 14:51:18

여성소비총파업

1. 개요2. 주최 일정3. 문제점
3.1. 엉터리 용어3.2. 눈가리고 아웅3.3. 그 외 문제점
4. 결과

1. 개요

여성총파업이란 아이슬란드의 여성총파업 운동(영어: Women's Day Off, 아이슬란드어: Kvennafrídagurinn)에서 영향을 받아 여성이 소비자로서 가진 힘을 보여주기 위한 운동이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운동은 여성총파업운동을 1975년 10월 24일에 유엔의 날을 기해여성들이 하루 동안 직장일과 가사노동을 전면 거부하며 아이슬란드의 경제와 사회에 여성이 공헌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를 알리기 위한 운동이었는데 90% 이상의 여성이 참여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한국 트페미는 이에 영향을 받아
  •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는 일절 소비를 하지 않으며,
  • 그 전날인 토요일에는 10분간 전력을 소등하고 SNS를 중단해 여성연대를 확인하고
  •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한 38적금 들기에 참여해 3800원, 38000원 등 38로 시작하는 금액을 적금한다
...는 내용을 담을 운동을 2018년 7월부터 시작하였다.

2. 주최 일정

2018년 7월을 기점으로 매월 첫번째 일요일에 운동을 진행했다.

3. 문제점


더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1+1은 2고요, 2+0은 2입니다!
- 액시스마이콜

파업의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하는 자칭 파업이라 효능도 파급력도 없다. 그나마도 홍보조차 제대로 안 되었기 때문에 정작 대부분의 당사자들은 2차 소비총파업날을 까먹고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총파업날 상권을 오가는 발걸음 수의 변화는 거의 체감이 안 될 정도였다. 총파업과는 별개로 그냥 날이 더워서 사람이 줄긴 했다.

결국 극소수의 하는 사람들만 하는 무의미한 짓이 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잊혔다.

3.1. 엉터리 용어

일단 파업이라는 용어 사용부터가 잘못되었다. 파업이란 파할 파(), 직업 업()이란 뜻의 단어로 말 그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 링크(파업) 하지만 여성소비총파업에서 행한 행위는 '업무'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판 엉뚱한 용어를 갖다 쓴 것이다. 소비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를 안 하는 건 '불매'[1]가 옳은 표현이다. 참고 링크(불매운동) 액시스마이콜의 영상에서도 나오듯이 여성들이 함께 행동하자는 취지에서 실제 있었던 여성총파업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지만 뜻을 제대로 고려해 보지 않고 붙인 것으로 보일 뿐인 작명자의 상식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작명센스다.

소비가 곧 업무인 백수라서 파업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3.2. 눈가리고 아웅

한국의 라마단 더 우스운 건 상기했듯 총파업(잘못된 용어지만 아무튼) 날에만 소비를 안 하고 그 대신 전날에 소비를 해두는 운동이라는 건데 이러면 당장 총파업 날에는 기업의 매출이 떨어져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총파업날 빠진 분량의 매출이 그 전날에 고스란히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이 실제 벌어들이는 이득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 주최측이 나름대로 해명은 한 게 '매월 첫째 일요일마다 매출이 줄어들면 기업도 주목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지만 매월 첫째(혹은 마지막) 토요일이나 첫째(혹은 둘째) 월요일 매출이 늘어나 줄어든 매출을 보존해 줄 테니 특별히 주목할 이유가 없다.

즉, 총파업날 소비를 금지해서 기업이 (총파업 참가자들이 구매해주지 않은) 500만원의 손해를 본다고 한들 이미 그 전날에 평소 매출에 (총파업 참가자들이 미리 구매해둔) 500만원의 매출을 더 올려놓은 상황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바뀌는 게 하나도 없다. 액시스마이콜의 영상 속 설명을 빌리자면 평상시에는 1(평일) + 1(다음날) = 2(기업의 총 매출)라면 총파업에는 2(총파업 전날) + 0(총파업날) = 2(기업의 총 매출)가 된다. 엄연히 생각해 보면 기존의 매출을 하루 더 일찍 얻기 때문에 그만큼의 금융적인 기회비용이 생길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오히려 이득이다. 시행일을 미리 고지하기 때문에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리스크도 최소화된다.

오히려 총파업 때문에 내일은 아무것도 못 사니까 지금 넉넉히 사 둬야겠다는 불안심리의 발생으로 평소보다 불필요한 지출이 더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며 기업이 이걸 노려서 총파업날 전날에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조장하면 되려 기업 입장에서는 그 날 하루만 특별히 더 신경써서 평소보다 더 높은 매출을 노릴 수도 있다. 특히 2+1 마케팅 등 충동소비를 겨냥한 마케팅이나 일정 수량 이상 구매 시 일부 상품 무료 제공 등을 통한 재고처리도 간단해진다.

3.3. 그 외 문제점

일단 기본적으로 이들이 소위 총파업이랍시고 이런 물건을 생각해낸 모티브는 1975년 이루어졌던 아이슬란드 여성총파업인 듯한데... 이때의 파업은 엄연히 국가적 생산력을 제공하는 실제 여성노동인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라 차원이 다르다. 주체가 성별이 여성이란 점을 빼면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

별다른 성과가 없는 건 언론보도로도 알 수 있는데 여성소비총파업이 이루어진다는 보도는 있어도 무슨 성과가 있었느냐에 대한 보도는 없다. 실제 매출 변동이나 백화점이나 쇼핑몰, 식당의 손님이 줄었더라면 보도될 만한데 여성운동에 우호적인 언론사조차도 이런 기사를 내지 못한다는 건 그 성과가 미미함을 반증한다.[2]

무엇보다도 SNS 10분간 사용 안하기 운동은 해봤자 티가 안 나니 실로 무의미한 행동이다.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한 38적금 인증은 개중 그나마 유익한 운동이라고 평가되는데 이것도 결국 송금수수료 및 은행의 자금 조달로 은행 배만 불려주니 도찐개찐이다. 여혐이 없어지는 날까지 이 운동을 계속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걸 다르게 본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여혐이 지속돼야 이 운동도 지속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과연 이 운동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는 의문이다.

저축은 결국 오늘의 소비를 미래로 유예하는 철저한 자기만을 위한 일일 뿐이다. 진짜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싶다면 위안부 할머니나 미혼모 한부모 가정의 여자아이들, 범죄 피해자, 소년소녀가장, 난민 등 국내외의 도움이 필요한 여성을 위해 기부하는 방법이 있으며 실행하면 의미 있는 사회 운동으로 주목받을 수도 있지만 소비의 대안으로 저축을 하자는 건 다른 여성과의 연대는 고려하지 않고 철저한 자기 만족에 그칠 뿐이었다. 그 결과 2018년 9월의 3차 소비총파업에 이르면 언론보도조차 나오지 않고 트위터에서 자신들끼리만 해시태그로 인증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그쳤다.

4. 결과

전술한 내용들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사실상 파업으로 지칭할 형태의 운동도 아니며 영향력도 전무하다. 무엇보다도 당사자들부터 까먹고 안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파업 전날에 살 거 다 사고 당일에는 아빠 카드로 구매하는 등 무논리와 무상식이 팽배한지라 비웃음만 샀다.

2020년 2월 2일을 기점으로 여성소비총파업 공식계정이 활동을 멈췄고 이후 극소수의 사람만 활동하다가 흐지부지해진 채 아무도 언급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게시물에서 볼 수 있듯 여성소비총파업 행위는 인간의 노동 욕구과 소비 감정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페미니스트 여성의 사회적 힘을 보여준다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목표로 움직였다. 이로 인해 지속적 행위를 이끌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총대 측은 이를 극복하고자 선한 여성기업을 찾거나 일부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고려했지만 선한 여성기업에 대한 기준도 제시할 수 없었고 여성 친화 기업에 대한 소비를 촉구하는 것도 소비총파업이란 행위와 모순을 일으켰다. 거기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칠 경우 트위터에서 만난 소수의 인원으로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의 소송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하에 불매운동 시도는 중단되었다.

이에 따라 여성소비총파업 행위는 행동보다 페미니즘에 기반한 의식개혁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소비를 반대한다는 대원칙은 여성소비총파업을 주도하면서 얻는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것으로 이어지고 상황을 지켜보는 행동 구성원의 이탈은 점차 가속되었다. 특히 디자이너 팀에 대한 임금 미지급과 저작권 보호 문제까지 일어나면서 여성소비총파업은 유지될 힘을 잃었다.

결국 페미니즘에 기반한 경제 운동을 목표로 시작한 여성소비총파업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으며 여성 노동자의 경제권과 생존권도 존중하지 못한 행위라는 정반대의 결과만 남고 중단되었다.


[1] / 구매를 안 함 [2] 비슷한 것이 2018년 지방선거 때의 '투표용지에 여성정치인' 운동이다. 무조건 여성 후보를 찍어주고 후보가 남자뿐이라면 빈칸에 '여성정치인'을 희망한다는 글을 쓰는 무효표를 만들자는 캠페인이었는데...... 선거 후에는 결과 보도가 전무하며 그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