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에소테리시즘(Esotericism)은 17세기 서양에서 발생한 비밀주의적 종교를 칭하는 표현이다. 고대 그리스어 esôterikós에서 유래한 것으로, '비밀스레 전수되는' 신비적이고 종교적 전통을 칭하는 의미로 조어되었다. 반대 표현은 Exotericism으로 일반적인 종교들(드러내놓고 활동하는)을 의미한다.2. 용법
Esotericism을 한자어로 번역 시 밀교(密敎)[1], 비교(祕敎)[2], 은비(隱秘)주의[3] 등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최근엔 그냥 음차로 에소테리시즘으로 옮기기도 한다. 이처럼 번역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개념이 서양에서도 사용상 혼란스러움을 보이는데다, 이 분야가 분야인만큼 대학에서 주전공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하여 중심을 잡아줄 집단이 없고, 타전공[4] 분야에서 연구 과정에서 한 발 들이거나 아예 아마추어들에 의해 주로 번역과 탐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이 표현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살려 광의적으로 '비의적인 것 일반'을 의미할 때도 있지만, 협의적으로는 '서양 에소테리시즘' 전통 혹은 그와 연관된 것만을 의미하기에 생기는 문제다. 전자를 의미할때는 한자어로 밀교니 비교니 하는 식의 번역을 해도 이해할 수 있으나, 후자로 사용될 때는 그런 번역이 오히려 혼란을 주는데, 기실 후자의 용법이 더 흔하기 때문이다. 특히 광의적으로 사용할 때도 서양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보니 후자의 특성을 기준으로 삼아 확장된 개념이라 동아시아의 밀교나 비교[5]에 기대서 이해하려하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이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7세기 서구였고, 해당 시기에 유행하던 비의적인 종교를 일차적으로 의미하며, 17세기 이후로 지그
금까지 변형되며 이어진 이들 계보를 기본적으로 칭한다. 여기에 이 종교적 흐름을 낳은 고대(주로 그리스)의 비의적 종교들도 포함해 의미하며, 논쟁적[6]이지만 동방의[7] 비의적 전통들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8] 그러나 기본적으로 에소테리시즘이라고 하면 '서양' 에소테리시즘을 의미하며, '동양' 에소테리시즘이라는 표현은 서양 에소테리시즘의 맥락에서 이와 유사한 동양 전통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용법이 옳은지 논쟁적인 면이 있다. 즉 이 개념이 중립적이고 보편적 용어라기엔 지나치게 서양 문화의 구체적 종교들을 우선적으로 의미하기 때문이다.[9]
따라서 밀교나 비교같은 불교적 용어로 번역할 때 혼란이 오기 쉽다.[10] 불교의 밀교적 종파를 기준으로 이해를 하려 해봐도 서양 에소테리시즘은 양상이 많이 달라서 잘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11] 밀교(불교) 입장에서 서양 에소테리시즘의 내용을 흡수하고자 혹은 소위 글로벌 오컬트(the global occult)[12]에 참여하고자 혹은 하는 입장에서 밀교라고 번역한다면 그런 번역이 가능할 것이나, 대부분의 경우 혼란만 낳는다.
3. 역사
기독교 중심이었던 서양에서 르네상스 시기에 유행한 신비주의적 종교 전통이 직접적 기원이다. 이것이 근대 초입에 여러 결사 형태로 비의적 종교단체로 이어진다. 현대에는 반문화나 뉴에이지와 관련되어 다방면으로 퍼졌다. 최근으로 올수록 자본주의와 결합되어 상품화되어 유통되는 경우도 많다.4. 기타
철학에서도 일부 이 용어를 쓰곤 한다. 최근 인물로 가장 대표적으로는 레오 스트라우스[13]가 있다. 심리학에선 칼 융이 관련된 소재를 활용하는 편이다. 문학에선 예이츠나 윌리엄 블레이크같은 인물이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미술에선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가 신지학의 영향을 받은 바 있다.5. 종류
5.1. 서양
5.2. 동양
6. 유사 개념
[1]
밀교로 번역시 반댓말인 Exotericism은 '현교'로 번역하며 비밀주의적이지 않은 일반 종교를 칭할 때 사용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사용하는 번역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본 불교에선
구카이 대에서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표현은 아니고 중국에서 시작된 표현이다.) 흔히 사용되어온 밀교/현교 용어를, 근대 일본에서 끌어다 번역어로 사용한 것이고, 이런 기존 용어를 차용한 번역어가 흔히 그렇듯 혼란을 유발시킨다. 일본에서야 밀교 전통이 강하고 자국 밀교 전통을 중심으로 서양 에소테리시즘을 해석/흡수하는 접근을 한다 친다지만, 한국은 불교에서조차 밀교 전통이 약하고 차라리 동양 에소테리시즘으로 분류되는 것들 중에는 도가 전통이 더 흔한 마당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번역자들도 계속 다른 번역어를 사용하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2]
밀교나 비교같은 표현은 불교와 관련되어 널리 쓰이는 용어라 혼란을 주거나(밀교) 혹은 한자를 병기하지 않으면 혼란을 주는(비교) 문제가 있다.
[3]
은비Esoteric-주의ism
[4]
문학, 미술, 심리학 등 타 인문예술 분야를 연구하다보면 종종 에소테리시즘과 마주치게 된다.
[5]
주로 불교 전통에서 기원한 용어
[6]
특히 19세기 이후 에소테리시즘을 서양 에소테리시즘 전통을 배타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소위 동양 에소테리시즘이란 것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명시적으로 등장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7]
이슬람, 인도, 나아가 동아시아까지 포함
[8]
특히
신지학같이 적극적으로 동양의 전통과 통합주의적 접근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비의적 전통의 보편성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Esoteric Buddhism같은 표현도 신지학과의 관련속에 등장한 번역어다.
[9]
링크에서는 에소테리시즘esotericism,
오컬티즘occultism,
밀교mikkyō, nigūṛh(벵갈어에서 대응하는 개념) 이 각각 별개의 용어로서 어떻게 복잡하게 서로 얽혀들어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에소테리시즘을 밀교 개념을 빌려 흔히 번역하곤 하지만, 에소테리시즘과 밀교가 1대1 대응되는 역어가 아님은 이처럼 역사적 설명을 위해 esotericism과 mikkyō를 아예 구분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즉, 에소테리시즘esotericism을 밀교mikkyō와 등치시켜 번역하는 것은 중립적 번역이기보다 특정한 종교적 입장/해석을 취하는 행위인 것이다.
[10]
영어로는 불교의 밀교 종파를
금강승에 해당하는 Vajrayāna를 사용해서 둘을 헷갈릴 일은 없다. Esotericism은 서양 에소테리시즘을 주로 칭하며, 동양 에소테리시즘까지를 범칭할 수는 있어도 불교의 금강승과는 표현상 바로 구분된다. Vajrayāna의 밀교적 측면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Esoteric Buddhism이라는 표현을 별도로 사용한다.
[11]
아예 유사성이 없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다.
[12]
대표적으로
신지학 등이 취하는, 동서양을 관통하는 세계주의적 비의 종교 전통을 추구하는 입장.
[13]
다만 용어를 쓰는 것이지 근대 에소테리시즘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14]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의 고대 종교의 영향도 있으나 원래는 그리스 전통들을 매개로 한 것이었다. 좀 더 본격적인 메소포타미아/이집트 고대 종교와의 관계는 대체로 근대 이후 메소포타미아학이나 이집트학을 통해 연구되고 연결지어진 경우가 많다. 그리스 전통에 애초 두 지역의 종교 전통이 유입되어있었으니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후대에 재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15]
밀교항목 참조
[16]
17세기 이후
[17]
알레이스터 크로울리
[18]
헬레나 블라바츠키
[19]
루돌프 슈타이너
[20]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21]
최면술
[22]
공양학에 종교적으로 볼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비주의적 에소테리시즘과는 달리 레오 스트라우스가 사용하는 용법에 가까운 것으로 보는 것이 이해하기 더 용이하다.
[23]
동양 에소테리시즘으로 분류되는 다른 경향들은 대체로 서양 에소테리시즘의 투사인데 반하여, 이슬람 신비주의는 서양 에소테리시즘과 중세부터 영향을 주고받은 관계다. 르네상스 시기 서양 에소테리시즘이 시작되는데에는 이슬람권 연구들의 영향이 있었다.
[24]
많은 에소테리시즘 전통이 신비주의적 경향을 보이지만 에소테릭(밀의적)하다고 반드시 신비주의적인 것이 아니며, 반대로 신비주의라고 반드시 에소테릭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