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스크롤 시리즈의 세계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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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crypha
"이런, 또다른
지식을 좇는 자가 내 영역에 들어왔구나. 나는
헤르메우스 모라, 운명의 군주이자 비밀의 주인이란다. 여기는 아포크리파, 나의 모든 지식이 저축된 곳이지. 아마 너는 여기 숨은 비밀을 들춰낼 만큼 지혜롭다는 것을 증명할 터. 그렇다면, 환영한다. 또 아마 너는 바보거나 겁쟁이일 터. 그렇다면, 위험에 빠질 것이다. 아포크리파가 널 영원히 점유하기 전에
네 책을 다시 읽고 탈출해 보거라."
- 블랙 북을 처음 읽고 아포크리파에 들어섰을 때
- 블랙 북을 처음 읽고 아포크리파에 들어섰을 때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데이드릭 프린스인
지식덕후인 헤르메우스 모라의 왕국답게, 전 우주의 모든 지식이 서적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거대한 도서관의 세계이다. 각종 서적 등에서 언급되는 이야기에 따르자면, 가끔씩 지식을 추구하는 자들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아포크리파의 장서들은 하나같이 제목이 없는 탓에 자기가 원하는 지식을 찾기 위해 죽을때까지 헤매다, 결국엔 유령이 되어서 방황하기도 한다는 모양이다[1]. 물론 헤르메우스 모라는 세계의 주인인 만큼 잘 찾을 듯.
전 우주의 모든 지식이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다. 온갖 거대한 것부터 어째 좀스럽게 느껴지는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의 지식을 싸그리 수집하여 저장해 두고 있다. DLC 드래곤본에서의 첫 등장도 이 수집 행위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데, 이는 헤르메우스 모라의 기본 특성인 자기가 모르는 지식이기 때문에 그 지식을 원한다는 것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다시 말해서 하등 쓸데 없는 지식이라도 단순히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므로 수집하는 것.
참고로 헤르메우스 모라는 이전작에서 집게가 여럿 달린 괴물의 모습으로 형상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본편에서는 뭔가 정체를 알 수 없이 꿈틀거리는 모습으로 나오더니, Dragonborn에서는 유난히 촉촉함이 강화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다. 그에 맞춰서 그런지 아포크리파 역시 첫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촉촉하기 이를데 없다(...).
플레이어는 솔스타임을 여행하며 얻을 수 있는 블랙북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아포크리파의 일부를 체험해볼 수 있는데, 들어가보면 이게 무슨 도서관이냐는 감상이 절로 나올 것이다. 우선 책들이 무진장 있긴 한데 대부분 독기로 썩어가는 건지 텁텁한 녹색으로 변색되어 있다. 상기한 내용에는 제목이 없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있었는데 변색되어서 못알아보게 된 것이 아닐지...게다가 빠지는 순간 도트데미지를 가하는 독늪이 도처에서 찰랑거리는 것은 물론 물가 근처로 다가가면 반들반들하고 미끈거리는 시커먼 촉수가 튀어나와서 플레이어를 찰지게 때려준다. 소리가 진짜 찰지다. 그리고 더럽게 아프다. 일반인 난이도에서 방어력 800대까지 장비 업그레이드한 김에 얼마나 아픈지 보자 하고 대줬더니 책밖으로 사출되더라는 실제 경험담이 있다. 종종 들어선 뒤 통로가 움직이며 공간왜곡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아 좋게 보면 몽환적이고 나쁘게 보면 토나오는 맵구성을 자랑한다.
단순히 이것뿐이라면 그냥 조심조심 다니면서 책이나 찾아보려니 하겠지만 물론 그렇지 않다. 헤르메우스의 데이드라인 러커와 시커가 이 마굴을 상시 돌아다니며 침입자를 공격한다. 결정적으로 도서관의 구조 자체가 막장이라, 상시 움직이는 통로가 있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독늪에 빠지거나[2], 길이 복잡하진 않은데 이상하게 꼬여 있어서 멀미 및 방향감각 상실을 유발하거나, 아무튼 진짜 여러모로 불쾌한 공간이다. 게다가 다른 맵으로 이동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편. [3] 플레이어야 그동안 구르고 구른 짬이 있으니 우습게 버티겠다만 다른 사람들은 과연...유령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게 아니라 단순히 끔살당한것이 원인일지도. 그래도 체력이 다 달아도 본래 책을 읽던 장소로 돌아가기만 하며 죽지는 않는다. 다시 해당 블랙북을 읽으면 플레이어가 쓰러졌던 장의 입구 부분으로 돌아온다. 물론 이전에 챙기거나 해치웠던 아이템과 몬스터 등등은 정리되어 있다.
몇몇 지역은 정전된 것처럼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캄캄한 곳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구역은 빛이 멀리 뻗어나가지 못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지역에서 어두운 곳에 무턱대고 발을 들이면 강력한 도트대미지가 플레이어를 덮친다. 대미지를 받지 않으려면 조명 밑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불빛마법이나 조명 오브젝트를 이용해 목적지를 향해 길을 밝혀야 하는데 빛이 멀리 뻗어나가지 못하는 특성 덕에 안전범위가 생각보다 좁아 주위를 조금 여유있게 보려면 상급 불빛마법은 필수다. 게다가 정전구역이 길게 늘어져있는 몇몇구간은 러커와 시커, 촉수함정, 낙사포인트가 있을 때도 있어 빨리가려고 불빛을 난사하다가 몬스터에게 걸려 불리한 상황에서 싸우거나 난데없이 봉변을 보는 등 아포크리파 탐사를 한층 혈압오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대놓고 본격적으로 이용객을 엿먹이려 하는 위명과 다르게 이름이 식별 가능한 책, 현실세계에서 아이템 상태로 존재하고 내용을 읽어볼 수 있는 책들도 은근히 많이 등장한다. 이런 것들은 책장이 꽂혀있지 않고 제단이나 책상 등등에 다수 진열되어 있다. 도서수집에 흥미가 있는 플레이어라면 시커를 해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당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시커는 드랍템이 책이다. 무엇보다도, 윈터홀드 대학 도서관의 사서 우라그가 주는 퀘스트로 중간에 잠깐 살펴보는 것 외에는 구할 수 없는 희귀본 책들(늑대 여왕 6권,
또한 체력이나 마력, 지구력을 일거에 회복시켜주는 회복 포인트도 중간중간에 있지...만 솔직히 존재감은 병풍이다. 몬스터의 대기 위치가 그렇게 타이트한것도 아니라 여유롭게 학살하고 치료해가며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아포크리파가 후속작에서 등장할 경우에도 같은 컨셉을 이어나갈지는 알 수 없다. 이대로 쭉 나간다면 드래곤본 DLC의 최대 피해자는 헤르메우스 모라일지도.
[1]
실제로도 매우 복잡하다. 강대같이 생긴 조형물에 올려진 도서를 통해 이동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까지 가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2]
아이러니하게도 수없이 쌓인 책과 움직이는 통로때문에 호그와트 분위기 난다는 사람도 있다. 흠좀무
[3]
일단 아포크리파에 입장하면 해당 블랙북의 '내용' 안에 있는 것처럼, 다음 챕터의 책을 찾아 헤매야 한다. 즉, 맨 처음 들어가면 2장을 찾고, 그 뒤로는 3장, 4장을 찾는 것인데, 때로는 두 장 이상의 분기가 한번에 나와 플레이어를 엿먹이는 경우도 있다. 다만 분기가 나뉘는 것은 아니고, 그중 하나는 여러 기믹들이 있는 비밀통로로 연결되는데, 여러 스펠북과 스킬북, 덤으로 시커들이 있다. 다시 갔던길로 돌아나와 맞는 길로 진행하면 된다.3장, 4장이 갈림길 이라면, 4장이 진짜 길이고, 3장이 막힌 길 이다. 즉, 적은 숫자가 막힌길. 때로는 이상한 식물같은 것을 건드려 문을 열어야 하며, 블랙북 '백일몽'의 경우 특정한 책을 입수해야 문이 열린다. 게다가 후반부에는 이 책 네권을 각자 맞는 자리에 다시 안치해야 문이 열리는 방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