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10:15:30

스탯관리

1. 개요

stat padding

스포츠에서 경기 결과나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개인 기록의 향상에 포인트를 둔 선수들의 모습을 두고 팬들은 스탯관리한다고 부른다.

스탯관리보다 더 비하의 의미가 강한 뉘앙스로 스찌질이라고도 부른다. 스탯 찌질이 질의 축약어. NBA 갤러리 이전 농갤에서 만든 용어로 이런 행동을 자주하는 선수는 스찌라고 부른다.

사실 스탯관리는 팀의 영광이 곧 개인의 영광이라는 듣기에 건전한 생각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영광도 곧 팀의 영광이라는 시각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스탯관리라 볼 수 없다.

최근에는 경기에서 최종적으로 졌을 경우 그 팀의 모든 기록을 스찌질이라고 폄하하는 경우가 잦고, 축구의 경우에는 동점골이나 결승골을 제외하면 모두 스찌골로 폄하한다.

2. 사례

2.1. 축구

축구에서는 스코어가 두골 이상으로 벌어지며 상대 수비가 헐거워지거나 의욕을 잃은 상태일때 골잔치를 벌이거나 다른 선수의 패스나 돌파로 99% 이상 만들어낸 찬스에 운 좋게 발만 갖다대 마무리하거나, 다른 선수가 유도한 페널티 킥으로 득점했지만 경기 전체에는 관여도가 낮은 경우, 한 경기에서 내내 못했지만 어떻게 득점은 한 선수들을 종종 스탯관리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2009년 봄에 리버풀 FC 레알 마드리드 CF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를 4-0, 4-1로 발라버리며 전 유럽에 걸쳐 맹위를 떨치던 때에 리버풀의 레프트백 안드레아 도세나가 그 두 경기에서 각각 4번째 골을 넣었는데 팬들은 스탯관리하는 도세나를 두고 4신이라고 놀렸다.

하지만 축구란게 골이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닌데다, 승점이 같아 골득실을 따지는 경우 이렇게 넣은 골들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팬들도 그렇게 스탯관리를 통해 자기 팀 선수가 득점왕에 오르기라도 하면 매우 기뻐하는 것을 볼때, 평소에 웬만큼 팀플레이에 충실하고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는 전제 하에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무엇보다 득점왕에 오를 정도라면, 스탯관리가 없었어도 득점 순위권일 확률이 높다.[1] 또한 중하위권이거나 철퇴축구 같은 역습 한방에 의존하는 팀이라면 1득점이 절실한 경우가 많아서 이런 스탯이라도 잘나오는 공격수를 더 원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특정 몇 개의 구단에 자본이 몰려 상위권의 몇몇 팀과 중하위권 팀의 선수진 기량이 극단적으로 차이나는 오늘날 축구의 특성 상, 상위권 팀의 공격수 중 중하위권 팀의 약한 수비진 상대로만 골을 몰아넣고 강팀의 클래스 높은 수비진 상대로 골을 못 넣는 선수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선수에게는 스찌, 양학이라는 비판이 그리 부당한 것은 아니다. 현존 선수 중에선 1기 첼시 로멜루 루카쿠, 엘링 홀란드가 대표적이다. 국가대표 경기도 예외는 아닌데, 유럽과 아시아 국대의 경우 변방의 점수자판기 팀이 엄청나게 많아서 로멜루 루카쿠를 비롯한 20대 중후반의 준월클 스트라이커들이 벌써부터 6~70골을 박기도 한다.

2.2. 야구

그런데 야구에서는 이 말이 꽤 제한적인 의미로 쓰이는데, 야구에서 스탯관리한다고 말할 때의 스탯은 타율만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율은 야구계 전반에 걸쳐 가장 널리 알려진 스탯이라서 전문가, 비전문가 가리지 않고 중요하게 보는[2] 스탯이기 때문이다.[3]

야구는 스탯관리가 꽤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스포츠중 하나인데, 개인의 성적과 팀 성적의 괴리가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도 넓기 때문.[4] 특히 타자의 경우 개인 기록중 자신이 타석에 나와서 기록지에 올라가는 것들중, 팀의 승리에 직결되는 득점 관련 기록이 타점, 홈런, 득점 이 3가지 뿐이다. 하루 5타수 5안타를 쳤어도 주자 없을때 다 치거나 후속타 불발로 잔루처리 되면 자신의 해당 경기 득점 관여도는 거의 0에 수렴하는 반면, 5타수 5병살을 쳤어도 주자 하나라도 홈에 불러들이고 그 경기 1:0으로 승리했으면 그 타자의 득점 관여도는 1, 승리 관여도는 거의 1점에 수렴할 정도가 되는 것. [5]

때문에, 오로지 점수만 가지고 우열을 가리는 팀 승패를 위해서는 팀 득점, 실점에 관여도가 높은 스탯을 많이 쌓아야 실제 팀 공헌도가 높은데, 타율이란 기록은 아웃되는 것 보다야 낫지만 팀 득점 관여도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고, 팀 득점에 높은 관여도를 보이는 기록은 홈런, 장타율 등 장타와 관련된 스탯 또는 출루율[6]이 높을 수록 팀 득점 관여도가 높다. 하지만, 타자의 기록은 전부가 개인 기록이고 타율이 자신이 관여하는 팀의 생산력에 가장 관여도가 적은 스탯임에도 타자를 대표하는 스탯이다. 이때문에 스탯관리의 주요 표적이 되는 것이다. 볼넷 생산력이 떨어지고 장타력이 부족한 똑딱이 스타일의 타자들이 이런 경우가 많아서, 타율 3할을 찍으면서도 OPS가 0.8에도 못 미치는 비생산적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흔히말하는 333 슬래시라인이 딱 이렇게 찍힌다.[7]

스탯관리를 통해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탯은 출루율 장타율이 대표적이며,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팀 차원에서 이 두 스탯을 관리하는 것은 팀의 타격성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스탯관리라고 가벼이 볼 수 없는 점도 있다.[8]

물론 타율만 챙기는데 그치지 않고 출루율이나 장타율뿐만 아니라 화려한 누적스탯까지 챙기는 실속파(?) 선수들도 있다. 물론 이렇게 모든 면에서 흠 잡을 곳 없이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경우 애초에 스탯관리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는다. 이대호의 2010년 KBO 리그 타격 7관왕 퍼포먼스야 말이 필요없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알버트 푸홀스의 역사적인 11년은 카디널스 프랜차이즈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MVP 3회 수상과 두번의 우승이 가미되면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이어지는 오타니 쇼헤이의 역사적인 7년은 에인절스 프랜차이즈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만장일치 MVP 2회 수상과 다저스 프랜차이즈의 역사를 다시 쓴 50-50 클럽 달성이 가미되면서 스탯관리의 모범사례가 되었다.

무엇보다 스탯관리로 까이는 경우는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만 뻥뻥 쳐 대는 경우인데 이 때는 어떤 스탯이 높든 다 까인다. 극단적으로 동점~3점 차까지의 상황에선 wOBA2할도 못 찍고 5점 차 이상에서는 wOBA 5할을 넘게 찍어 평균적으로 wOBA를 4할에 가까이 찍는 선수가 있다면 세이버매트릭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탯인 WAR까지도 높게 나오지만 WPA는 음수일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단일 시즌에는 운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말 운이 없어 클러치 상황에 잘 치지 못한 것일수도 있지만 매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말 그대로 스찌질만 하는 선수로 까이게 된다. 2022년 들어서 가장 돋보이는 예시는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이다. 최형우의 이적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외야수를 꿰찼고, WAR도 0점대에서 1점대를 찍고 있으나 WPA는 꾸준하게 음수를 찍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WAR에서 스찌질이건 끝내기 안타/홈런이건 똑같이 평가하는 이유는 운의 영향이 크고 일어날 일을 설명하기 어려운 WPA를 제외하면 클러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스탯이 없고 통계적으로 극단적이게 클러치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통계적 아웃라이너 수준이라 그리 많이 나오지 않기에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WAR만으로 선수를 온전히 평가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9] 특히 불펜 투수의 경우 WAR보다 WPA가 오히려 팬들이나 현장의 체감, 그리고 그 시즌의 총체적인 퍼포먼스와 더욱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스탯관리는 승리 기여도나 클러치 히팅과 연관된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영양가 논쟁과 완전히 무관한 경우에도 스탯관리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팀 차원에서의 타이틀 밀어주기로, 애초에 '졸렬한 타율 관리'라는 말의 유래가 된 2009년 박용택의 타격왕 논란부터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1984년 이만수의 트리플 크라운,[10] 1991년 이정훈의 타격왕 등도 타율 경쟁 상대를 연속 고의사구로 출루시켰다는 점에서 비슷한 케이스이다. 투수로 넘어가면 다승왕이나 승률왕 만들어주기 논란 등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투수 기록을 스탯관리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하튼 영양가 논쟁과 무관한 이러한 스탯관리는 당연히 존재할 수 있고, 실제로 존재해 왔다.

분명한 것은, 타율이든 출루율이든 장타율이든, 그도 아니면 누적스탯이든 간에 선수 개인이 타이틀을 딸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자마자 부상 같은 특별히 불가피한 사유 없이 드러누워버리는 행태는 스탯관리한다고 까여도 할 말이 없다. 야구에서는 타율 3할에 안주하지 않고 4할을 향해 끊임없이 기록을 향상시키는, 홈런왕 타이틀에 그치지 않고 신기록을 향해 계속해서 홈런을 때려내는, 다시말해 지속적인 발전이 가미된 스탯관리야말로 진정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스탯관리다.

201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지명타자 아담 던은 올타임 싱글시즌 최다삼진 기록에 한개차로 접근한 채 마지막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결장하여 졸렬한 삼진관리라는 행태를 보였다. 아담 던은 비율스탯이나 누적 안타수 등은 모두 제쳐놓고 홈런과 볼넷만을 챙기는 변태적인 스탯관리로 이름이 높아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선수이기도 하다.

반대로 득점권에서만 뻥뻥 날아다니고 주자가 없을 때에는 삼진이나 아웃을 당하며 침묵하는 선수도 있는데, 이 경우를 속칭 역스찌라고 부른다.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홈런을 맞은 상대팀 투수는 최소한 2실점 이상을 하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만회하기가 어렵게 되지만, 주자가 나가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귀신같이 아웃이나 삼진으로 물러나기에 응원하는 자기 팀 팬들의 혈압도 같이 올리는 유형의 선수들이다. 2024년 들어 가장 돋보이는 예시는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를 들 수 있다. NLDS 1차전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패전 위기에서 구해낸 동점 스리런이나 NLCS 3차전에서 메츠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린 스리런 등 임팩트 있는 홈런도 날렸지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아웃이나 삼진으로 물러난 횟수가 더 많기에 역스찌로 욕을 먹는다.

2.2.1. 반론

세이버메트릭스는 큰 수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야구 플레이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와 같은 개념에서 시작하므로, 스탯관리 역시 나쁘지 않게 본다. 일단 소위 라이트팬들이 말하는 스탯관리는 실력이 없는 선수는 할 수 없다.[11]

게다가 일개 야구팬들 중에서도 타율이라는 지표가 팀 득점과 상관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기에, 출루율, 장타율을 망치고 타율만 관리하는 선수를 고평가하는 구단은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위에서 언급한 이대형의 경우만 봐도 16년 3할 중반 타율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부터는 빠르게 주전에서 밀려나버렸다.[12]

또한 위에서 안타 5개를 쳐도 득점/타점을 기록할 수 없는 경우보다 5타수 5병살을 쳤더라도 병살로 주자가 득점하여 1:0 승리를 한 경우 후자가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으로 볼 때 틀렸다. 5타수 5안타를 쳐도 득점/타점이 없으니 스탯관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타자가 타석에 섰을 때의 주자 상황/후속타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오류이다. 반면 5타수 5병살로 결승 타점을 올린 경우는, 끝내기 상황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노아웃 주자 두 명 이상인 높은 기대득점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두 개 소모하여 단 1점만 따 내어 팀의 기대승률을 낮춰버린다.

그나마, 경기 크게 기운 뒤 치는 홈런은, 홈런이라는 득점의 원리와 효율때문에라도 타율 뻥튀기보단 그나마 세이버에서도 봐주는 경우.

다만 어디까지나 야구에서 말하는 스탯관리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 등은 걸러들어야 한다. 특정 선수에게 붙은 밈이거나, 순전히 재미로 스찌라고 하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3. 농구

축구, 야구 등 타 스포츠와 비교도 안 되게 득점이 많이 나오는 농구는 반농담식으로 팬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진지하게 논의되는 일은 극히 적으나 농구는 스탯관리에 대해 크게 부정적이다. 승패가 사실상 결정된 소위 '가비지 게임'이어서 교체 아웃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득점을 적립하는 에이스급 선수들이나, 경기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스탯을 쌓는 데에만 몰두하는 선수들이 '스찌'라는 비난을 받는다. 아예 시즌 시작부터 플옵을 포기한 소위 '탱킹'팀이나 시즌 후반 플옵 진출에 실패한 약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의 기록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게 전문가는 물론이고 팬들 사이에서도 상식처럼 자리잡을 정도. 물론 약팀에서 좋은 개인성적을 올리는건 힘들지만, 효율을 포기한다면 수치 자체를 뻥튀기 하는건 어거지로라도 가능하기 때문.[13] 특히 시즌 후반 플옵 진출팀이 어느정도 결정이 되면 강팀은 강팀대로 중요한 플옵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리게 되고, 약팀은 약팀대로 다음 시즌을 위해 젊고 미숙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스탯 뻥튀기가 용이해진다.

이는 야구, 축구와는 달리 한명이 공의 소유권을 점유할 수 있는 종목의 특수성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다른 종목과는 달리 농구의 APBR메트릭스에선 효율성을 고려한 선수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스찌질로 주로 까이는 선수는 윌트 체임벌린[14], 월드 B. 프리[15], 러셀 웨스트브룩[16], 이관희[17], 서장훈[18]

일부 농구팬들은 루징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는 에이스를 '스찌'라고 부르며 비난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선수가 실제로 스탯을 위해서만 플레이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소 억울한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케빈 가넷, 케빈 러브, 칼앤서니 타운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앤서니 데이비스 [19], 피닉스 선즈 데빈 부커 [20]등이 이 범주에 해당하는 선수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장난이라 정말 잘한 선수여도 스찌라고 놀린다.

2.4. e스포츠

e스포츠의 경우 KDA[21]값을 계산할 수 있는 AOS 장르와 FPS 장르에서 스탯관리 의혹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이쪽 관련해서 대표적 사례는 진에어 그린윙스 시절의 말랑, DRX 페이트가 있다.

다만 e스포츠, 특히 AOS의 경우 야구, 농구보다 1차스탯이고 2차스탯이고 뭐고 지표의 신뢰도와 직관적인 설명능력 자체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 지표로만 스찌냐 아니냐를 판별하는건 아예 의미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스찌냐 아니냐를 판별할 수 있는건, 직접 경기를 보는 수 밖에 없는데, 극단적인 강약약강형 케이스[22], 자원을 몰아받는 약팀 에이스[23] 그리고 과도하게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케이스까지 스찌라는 소리를 듣지만, 사실 앞의 세 케이스는 선수가 뭘 시도하려다가 나오는 결과물이지만, 마지막 케이스는 얘기가 다르다. 진짜로 아무 것도 안하기에 적어도 본인이 대역죄인에서는 벗어나지만, 팀은 조용히 가라앉게 만들기 때문. 실제로, E스포츠에서 스찌의 대표적 사례[24]라고 언급되는 선수들은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리그에서 스찌드립을 많이 당하는 선수로 중국의 대만용병 포포나 유럽 무관의 제왕 라센이 있는데 둘 다 스탯을 쌓으려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포포의 경우 LMS 시절의 양민학살과 원장놀이에 길들여져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현재에는 엄연히 비효율적인 습관이 들어버린 것[25]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라센은 신인 시절 큰 경기에서 두세 번 사고를 치면서 어떻게 보면 트라우마에 가까운 소극성이 극복해야 하는 당면과제로 남아버린 경우다. 그리고 라센은 2022 서머 우승과 롤드컵 8강으로 마침내 이 소극성과 무관 징크스를 극복해냈다.

이런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오는 데에는 e스포츠판은 아직 야구처럼 세이버매트릭스가 발달하기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적극적인 클러치 플레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마땅히 없는 반면, KDA는 야구의 타율처럼 매우 직관적으로 선수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는데, 전자는 시장 평가 및 연봉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반면, 후자는 매우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의미다. KDA=(킬+어시스트)/데스의 계산식상 분자 분모가 같은 량이 변화한다면 분모 쪽이 숫자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만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플레이, 혹은 본인이 희생해서 팀에 기여하기보다는 적당히 소극적으로 팀원이 뭔가를 해주길 바라면서, 데스를 줄이는게 KDA를 유지하는데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단, 현직 해설인 강퀴는 개인방송에서 스찌드립에 대해서는 선수생활 해보고 업계 사정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 말이 안되고 쓸데없는 떡밥이라며 매우 무시하면서도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한 만큼, 어느정도 필터링해서 볼 필요는 있다.

2.5. 배구

이미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는 날아다니면서 막상 중요할 때는 잠수타는 선수는 배구에도 있다. 하지만 야구 축구나 배구처럼 점수가 많이 나는 농구는 득점이 꾸준히 누적되기 때문에 어지간히 심한 양학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반면, 25점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세트를 가져가고 점수가 초기화되는 배구는 23점을 득점했더라도 세트를 못 가져오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득점내봤자 세트를 못 가져오면 말짱 꽝이다.

실제로 팀 순위와 총 득점순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므로[26] 세트 승패를 결정짓는 클러치에 약한 선수는 기록이 좋아도 끊임없이 저평가를 당하고 에이스 취급도 잘 안해준다. 덕분에 경기를 봤을 때는 역적 그 자체인데 막상 기록지를 보면 괜찮게 나와서 현실과 스탯의 괴리감이 큰 선수가 종종 나온다.

그래서 누적스탯 못지않게 효율 관련 스탯도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아무래도 시도수가 적을수록 효율은 높아지기 마련이라 이것도 정확한 평가는 힘들다. 상식적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몰고 다니는 에이스와 견제가 약하고 어쩌다 한번씩 퀵을 낚아채는 선수를 효율만 가지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 특히 수비 관련 스탯은 자신의 손에 닿는 것만 '시도' 한 것으로 치기 때문에 작정하고 효율을 높이자면 자기 앞으로 오는 것만 집중해서 받고 애매한 볼은 그냥 포기하는 것이 기록관리에 좋다. 물론 진짜 이랬다간 훌륭한 스찌질이 되므로 기록지 배구 한다고 욕을 퍼먹는다.

배구에서 스찌 의혹이 있는 선수는 박철우 오지영이 있다.

2.6. 미식축구

미식축구도 알게 모르게 강제 스탯관리가 쉽게 되는 종목 중 하나다.

왜냐하면 시즌 경기 수가 적어서 경기의 승패 자체가 중요할 뿐더러, 팀 구성이 오펜스와 디펜스, 그리고 포지션별로 역할분담이 확실하게 나누어져서 한쪽이 못해도 다른 한쪽이 잘해서 반대쪽에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거나 아예 득점까지 창출할수 있기 때문에 이길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스코어링을 통한 스탯 세탁이 가능하다.

쿼터백은 특히 그런 경향이 심하다. 쿼터백 없이도 뛰어난 러닝백과 라인맨들이 있으면 그 선수들만으로도 공격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게 오펜스이다. 또한 디펜스가 상대를 압박해 3아웃시키거나 턴오버를 유발하면 훨씬 짧은 거리를 가도 득점할 수 있다. 그래서 팀 전력 차이가 나면 쿼터백이 전반에 공 1번도 안던져도 이론상 러닝백의 러싱이나 턴오버 찬스로 다득점이 가능하다.
반대로 전반에 지고 있는 팀은 쿼터백 스탯이 강제로 뻥튀기 된다. 크게 지면 크게 질수록 공격팀이 따라잡아야할 야드도 많기 때문에 계속 패스하고 계속 터치다운을 시도한다. 러싱은 공격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쫓을때는 자주 할 수 없다. 반면 상대 수비는 어쨌든 끝날때 1점만 많으면 이기기 때문에, 지고 있는 팀이 쿼터백이 닥공하는 걸 굳이 열심히 막지 않는다. 시간을 질질 끌면서 상대팀 쿼터백의 조바심을 자극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를 만들어내기가 쉬워진다.

근래 팀이 하위권에서 처져 고생하는 닥 프레스콧, 맷 라이언이나 한참 침체기 시절의 토니 로모, 돌핀스 레전드 댄 마리노등이 커리어에 이런 비난을 많이 받았다. 실제 그 선수들의 실력에 비하면 꽤나 억울한 비판이고, 그 선수들의 필사적인 스탯관리덕에 지고 있는 경기를 따라잡거나 끝까지 접전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결국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1명의 뛰어난 쿼터백 이상으로 나머지 44명의 선수들의 활약이 받쳐줘야 한다.


[1] 득점만 노리는 고전적인 포처의 경우에도 상대팀이 가장 철통같이 지키는 수비라인에 파고들거나 견제를 이겨내고 득점해야하는 만큼 주워먹기조차도 개인기량이 없다면 절대 쉽지 않다. [2] 현대야구에서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중요하게 보는 시선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럼에도 많이 통용되는 스탯이긴 하다. [3] 타율이 출루율보다 관리가 쉽다는 말은 틀렸다. 안타를 친다면 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상승하지만 사사구를 얻는다면 출루율만 상승한다. 투수가 고의적인 승부 회피이든 제구력의 문제이든 간에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도 오지 못하는 공 4개를 던진다면 타자는 볼넷은 얻어 출루율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안타를 쳐서 타율을 높일 수는 없을 것이다. [4] KBO 대표사례로 MVP 박병호, 유격수 20-20 강정호, 신인왕 서건창, 리그 최고 외국인 원투펀치 나이트와 벤헤켄 등의 활약에도 최종 팀 순위 6위로 마감한 2012년 넥센 히어로즈를 꼽을 수 있다. [5] 다만 일반 땅볼과 달리 병살타로 올린 점수는 타점이 기록되지는 않는다. [6] 착각하기 쉬운데 출루율은 타율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7] 사실 수비부담이 높은 포수와 유격수는 333이면 밥값을 한 게 맞긴 하다. [8] 이렇게 출루율과 장타율을 두루 겸비한 스타일이라면 김태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뛰어난 스탯임에도 불구하고 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던가, 발이 느리다며 득점에 도움이 안된다던가, 홈런 못치는 똑딱이라는 그런 비판이다. 사실 김태균의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는 한화라서 저평가된 감이 없지않다. 김태균은 3할 타율, 4할 출루율, 5할 장타율을 기본으로 깔고하는 선수다. OPS, 세이버형 타자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태균의 통산 wRC+는 149다. 그렇다고 통산 클래식 성적이 나쁜 선수도 아닌게, 통산최다안타 3위, 최다타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태균 말고도 박석민, 나지완같은 선수가 전형적인 OPS형 타자다. 이런 유형의 타자들은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느낌이 많다. 이승엽, 박병호처럼 홈런을 빵빵 터트리거나 이대호처럼 완전 만능형 스타일로 타이틀을 많이 먹진 않으니 말이다. [9] 아무리 아랫 문단에 통계적으로 세이버매트리션들이 클러치 능력은 허상이라는 비판이 많다 해도, 야구는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며 실제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직접 단기전이나 클러치 상황에서는 확실히 평상시와 느낌이 다르다는 말을 수없이 한 이상, 아예 영향이 없다는 비판은 100% 적절한 것이라곤 할 수 없다. [10] 당시 삼성 김영덕 감독은 이만수를 자주 상위타선에 배치하여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제공했고 타격왕 경쟁자인 롯데 홍문종에겐 무려 9타석 연속 고의4구를 허용하며 견제하기도 했다. [11] 선동열은 시즌 초반 50이닝 정도를 0점대로 관리하면 시즌 방어율 관리가 쉽다고 했고, 이대호도 매일 1안타씩이라도 치다가 컨디션 좋은날 몰아치면 타율 3할은 쉽다고 말했는데 그런 식으로 스탯 관리라도 하려면 선동열, 이대호 수준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잘 알 수 있다. "초반 50이닝을 0점대로 관리하면""매일 1안타씩 치다가"라는 조건에서 '간단함'을 느낄 순 없다. [12] 다만 이대형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해서 주전에서 빠진 것이다. 타선이 약한 kt 입장에서 이대형을 대체할 리드오프는 2019년 김민혁 등장 전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13] 도저히 프로팀이라고 볼 수 없었던 2015-16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자릴 오카포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3순위로 뽑힌 유망주이긴 했지만 만 20살 신인이 게임당 15개에 가까운 야투를 던지면서 17.5점을 올렸는데 2점슛 시도수만 비교해 보면 르브론 제임스와 비슷한 정도의 야투시도이다. 그 이후 조엘 엠비드의 부상회복과 벤 시몬스의 입단 등 팀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오카포의 스탯은 수직하락했고 현재는 그저그런 백업 빅맨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14] 농구선수로서 개인기량과 스탯에 관해선 당대에 대적할 선수가 없었고, 현재도 없다. 허나 그 스탯에 비해 우승 경력이 심하게 모자라며(동 시대 최다 우승자는 개인 스탯에 있어 윌트에 많이 밀리는 빌 러셀), 현역 당시부터 '스탯 부풀리기'의 의혹이 있었다. [15] 7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에 뛰던 NBA 선수. 사실상 원조 스찌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데 틈만 나면 "나에겐 팀 승리보다 내 스탯 쌓기가 더 중요하다."라고 대놓고 떠들었는데 팀플레이는 그야말로 개무시하여 코치진, 동료 선수, 팬들 모두 월드 B. 프리를 진심으로 싫어했을 정도다. [16] 트리플 더블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모습이 그의 문서에도 서술되어 있다. 오죽하면 상대팀 선수들이 비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을 정도. [17]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침묵하며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 주로 득점을 올린다. 주전으로 뛰었던 팀은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을 정도 [18] 특히 선수생활 말년 팀 성적은 안중에 없고 개인기록에만 전념하며 옮기는 팀마다 감독, 선수단과의 불화를 자초했다. 개인 인터뷰에서도 이런 부분을 어느정도 인정했다. [19] 하지만 레이커스 이적 후에는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20] 2020-21 시즌 크리스 폴의 합류와 함께 현재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이끌며 스찌 등의 별명은 잠잠해지는 중이다. [21] Kill(처치)/Death(사망)/Assist(지원)의 세가지 스탯을 (K+A)/D으로 계산한 값. [22] 아프리카 프릭스 시절의 플라이가 대표적. [23] 아프리카 프릭스 시절의 기인, 진에어 그린윙스 시절의 테디가 대표적. [24] 당장 말랑이나 페이트 둘 다 팀의 한타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팀 플레이적 호응은 커녕 최대한 적은 데스를 염두에 두고, 아무것도 안한채 혼자서 도망다녀서 살아남아 데스가 적은 케이스다. [25] 고착화된 포포의 스타일은 14 비역슨과 가장 비슷하다. 비역슨은 LMQ 샤오웨이샤오를 제외한 모든 북미 미드를 순수 라인전으로 부숴버리는 데 길들여졌고, 14 롤드컵에서 삼성 화이트에게 탈수기 운영을 당하고 나서야 로밍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포포에 비하면 빨리 깨달아서 다행이네 [26] 팀 순위 집계시에도 세트득실만 보지 세트당 평균 득점은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