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체스의 기물 비숍과 나이트를 비교 설명하는 문서.
비숍과 나이트는 일반적으로 똑같이 폰 3개의 가치를 가진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굳이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지는 체스계의 유구한 떡밥이다. 이 문서에서는 비숍과 나이트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느 것이 더 유리한지 알아본다.
2. 비교
상위권에서는 보통 비숍을 나이트보다 조금 높게 치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내 비숍을 상대 나이트와 교환하는 것을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2.1. 오프닝
폰과 기물이 많이 살아 있는 초반에는 나이트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 기물을 뛰어넘어 다닐 수 있는 나이트는 초반에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반면, 비숍은 자신이나 상대의 폰에 막혀 행마가 턱턱 막히곤 한다.오프닝 단계에서는 대체로 나이트를 비숍보다 먼저 전개하는 편인데, 장거리 기물인 비숍은 제자리에서도 폰을 올려 길을 열어주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나이트는 중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로 빠르게 전개되어야 게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 또한 비숍은 상대의 대응을 보고 어느 위치로 전개할지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반면, 나이트는 초반에 갈 수 있는 좋은 자리가 한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오픈 게임에서는 킹즈 나이트 오프닝은 흑의 e5폰을 직접 공격해 흑의 대응을 강제하는 반면, 비숍스 오프닝은 흑에게 여러 선택권을 주기 때문에 전자가 더 선호된다.
2.2. 미들게임
미들게임에서 비숍과 나이트의 가치는 활동성이 가르게 된다. 비숍은 좋은, 뚫린 대각선을 점유하고 있을수록 강해지고, 나이트는 구석보다는 중앙에, 그리고 적진에 가까이 있으면서 안전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 수록 강해진다. 반면 내 폰에 가로막혀 나가지 못하는 비숍이나 구석에 틀어박혀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는 나이트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다.폰들이 교환되어 사라지고 비숍의 길이 뚫리게 되면 비숍의 우월한 기동성이 빛을 발하게 된다. 반면 폰이 별로 교환되지 않은 닫힌 게임에서는 폰 사슬에 갇힌 나쁜 비숍이 생기기 쉽고, 폰 사슬을 뛰어넘을 수 있는 나이트의 힘이 강해진다.
나이트는 독특한 행마법 때문에 변수를 만들기 쉬우며, 특히 퀸에게 공격받지 않으면서 퀸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기물이다. 반면 비숍은 가로막는 기물이 없다면 두 개의 대각선을 통째로 통제할 수 있는 반면 나이트의 공격 범위는 선이 아니라 점이기 때문에 전선을 생성하는 데 있어 약점을 보인다.
비숍의 가장 큰 약점은 한 가지 색깔의 칸만 갈 수 있다는 것인데, 비숍쌍을 갖고 있으면 이 약점이 보완되어 비숍+나이트나 나이트쌍을 갖고 있는 것보다 좋다고 여겨진다. 다만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비숍쌍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 편이고 동등하게 엔딩까지 가기보다는 미들게임에서 게임이 터지는 경우가 많아, 비숍쌍에 꼭 집착할 필요는 없다.
2.3. 엔드게임
엔드게임에서는 폰 구조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폰들이 골고루 퍼져 있으면 기동성이 좋은 비숍이 유리하고, 폰들이 뭉쳐 있으면 컬러바운드라는 약점이 없는 나이트가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편이다. 그리고 비숍이 폰이 지켜주는 위치에 있으면 비숍과 폰이 서로를 지켜줘 잡을 수 없는 반면, 나이트는 폰과 서로서로 지켜주는 위치에 있을 수는 없는 이유도 있다.미들게임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웠던 비숍쌍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당장 나이트쌍만 갖고는 체크메이트를 강제할 수 없고, 비숍+나이트로 메이트를 만드는 건 가능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반면, 비숍쌍으로 체크메이트를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한편 상대에게 퀸이 하나 있고 자신에게 마이너 피스 두 개가 있는 경우는 얘기가 다른데, 이 경우는 몇몇 포지션을 제외하면 나이트 2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무승부로 끝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1][2]
3. 비숍을 나이트와 교환하는 이유
상위권에서는 대체로 비숍이 나이트보다 조금 더 좋다고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숍을 나이트와 교환하는 경우로는 아래와 같은 경우가 있다.- 더블 폰 강제: 루이 로페즈 익스체인지나 님조 인디언 디펜스가 대표적으로, 비숍쌍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가 비숍을 되잡으면서 더블폰을 갖게 되어 폰 구조가 나빠지는 경우이다. 특히 킹사이드 캐슬링 이후 f3/f6 나이트를 비숍이 핀에 건 상황에서 상대가 섣불리 퀸을 움직여 핀을 해소할 경우, 비숍으로 나이트를 잡으면 상대가 g폰으로 되잡아야 해 킹 앞이 활짝 열려 상대의 킹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 중요한 칸을 통제하는 나이트 제거: 퀸즈 갬빗 거절 라인에서는 백이 Bg5로 흑의 f6 나이트를 핀에 거는 경우가 많은데, 흑이 ...h6로 비숍을 쫓아내려 하면 Bh4로 뺄 수도 있지만 그냥 교환해버리기도 한다. 흑이 퀸으로 되잡을 수 있어 더블폰을 만들 수는 없지만, 중앙 e4칸을 컨트롤하고 킹사이드 방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f6 나이트를 제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e4 전진을 노리고, 또한 흑의 킹사이드 방어를 약화시킬 수 있다. 님조 역시 더블폰 강제의 목적이 있지만, e4 전진을 위해 [3] Nc3을 둔 백의 c3 나이트를 제거하거나,그렇지 않더라도 핀에 걸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아이디어이다. 그렇게 되면 중요한 칸인 e4를 잡고있던 c3나이트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 시실리안 스베시니코프나 시실리안 나이도프의 일부 라인에서는 d5칸 장악이 매우 중요해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백이 Bg5-Bxf6로 먼저 비숍과 나이트를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
- 나쁜 비숍과 좋은 나이트 교환: 특히 닫힌 오프닝으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폰 사슬에 가로막혀 움직임이 제한되는 비숍과 내 진영에 깊숙이 침투해 좋은 자리를 점유한 상대의 나이트를 교환할 수 있다면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카로칸 디펜스나 스칸디나비안 디펜스에서 비숍을 먼저 f5칸이나 g4칸으로 뺀 뒤 적당히 교환하고 e6로 폰을 올리는 시도가 종종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