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비내재적 언어(non-diegetic language)는 창작물적 허용 중 한 갈래로, 작품 세계 내부의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 외부의 관객을 위해 존재하는 언어적 요소를 말한다. '작품 외적 언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반대로 실제 작중 설정상으로 등장인물들이 썼을 언어는 '작품 내적 언어(diegetic language)'라고 부른다.2. 예시
비내재적 언어의 가장 흔한 예로 어느 작품에 외국 배경의 외국인 캐릭터가 나와도 그 작품을 만든 나라의 언어가 쓰이는 것이다. 가령 한국에서 만들어진 학습만화의 경우 외국에 가서 외국인과 대화하더라도 한국어로 적힌 대사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일본 작품의 경우 서양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경우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만화 《 강철의 연금술사》의 배경인 아메스트리스와 《 스파이 패밀리》의 배경인 오스타니아는 현실의 영어에 해당하는 언어를 쓰는 나라들이고 《 진격의 거인》의 배경인 에르디아는 독일어를 쓰는 곳이지만 작품을 만든 나라가 일본이므로 기본적으로 캐릭터들(및 성우들)이 일본어를 쓴다.
실사물의 경우 영미권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령 2012년 영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가 배경이지만 등장인물들은 영어를 쓰며,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은 영어권 시청자들의 편의 중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 한국인끼리의 대화도 전부 영어 대사로 나온다. 때문에 배두나, 이경영, 명계남, 홍석천, 마동석, 이기찬, 차인표 등 영어가 유창하게 되는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는데 한국인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분명 배경도 익숙한 한국이고 보이는 사람들도 익숙한 한국인 배우들인데 영어로 대화하고 있는 기묘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지구 안의 다른 나라가 아닌 지구 밖의 외계 종족 캐릭터가 나오더라도 엄연히 지구의 언어인 작품 제작국의 언어를 쓰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대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스타로드를 통해 외계 종족들이 통역기를 사용한다는 설정이 붙기는 했지만 어쨌든 배우의 입 모양부터 들리는 목소리 등 관객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영어를 쓴다.
또한 간과하기 쉬운 것으로, 굳이 해외 배경이 아니더라도 사극이나 시대극도 일종의 비내재적 언어가 적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고려 시대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들도 배경의 장소 자체는 같은 한반도이지만 언어가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대 한국어를 써야 하지만 그 작품을 보는 시대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현대의 한국어를 쓰는 것이다.
3. 목적
가장 큰 목적은 관객들과 제작상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관객들 입장에서도 자막이나 부연 설명 없이도 이야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작품을 만드는 쪽에서도 다른 나라 말을 배우거나 외계 종족의 대사를 쓸 때 가공의 언어를 만들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으니 여러모로 편리하다.그러나 어쨌든 작품의 핍진성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작품은 이 간극을 어느 정도 줄여서 극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만들어진 사극 중 비록 상술한 현대 언어를 쓴다는 점은 같지만 중국 인물은 중국어를 쓰게 한다던가 일본 인물들은 일본어를 쓰는 등 나라 사이의 언어 차이는 반영해 어느 정도의 구색을 갖춘 경우도 볼 수 있고[1] 주요 대사는 작품 제작국 언어를 쓰지만 가끔씩 캐릭터 모국어를 섞어 쓰거나, 대사 자체는 작품 제작국 언어여도 억양이나 발음에서는 캐릭터의 모국 억양의 영어를 쓰게 하는 경우다.
비내재적 언어가 적을수록 만들기는 더 힘들지만 당연히 그만큼 작품이 더 디테일해진다는 인식이 있으며, 한국 영화인 《 설국열차》나 《 승리호》는 아예 다른 나라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대화가 통하는 것은 통역기의 묘사를 작품 안에 직접 넣어서 디테일을 챙겼다. 미국 작품 중에서도 아바타 시리즈는 나비족의 언어로 나비어를 인공어로 만들었다.[2]
4. 관련 문서
[1]
이것조차 갖추지 않은 한 예가 조선인들이 현대 한국어를 쓰는 것은 물론 일본인들도 한국어를 쓰는 《
불멸의 이순신》이다.
[2]
다만 나비족들의 대사도 대다수는 영어다.
[3]
사실 어떻게 보면 다른 나라 말을 쓰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해외 언어 더빙도 비내재적 언어의 한 예시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비내재적 언어가 적용된 작품에 캐릭터의 모국에서 더빙판이 있다면 오히려 더빙판이 내재적 언어를 쓰게 되는 기묘한 반례도 있다.(예: 한국 배경에서 영어를 쓰는
미국 애니메이션의 한국어 더빙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