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역학 Fluid Mechanic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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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Bernoulli's equation1738년에 네덜란드 과학자 다니엘 베르누이가 정리, 발표한 내용으로, 유체가 규칙적으로 흐르는 것에 대한 속력, 압력, 높이의 관계에 대한 법칙이다.
밀도가 [math(\rho)]인 유체가 유선(streamline)을 따라 움직이는 경우 다음 법칙이 성립한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 +\rho gh+\dfrac12 \rho v^2 = {\sf const.}\end{aligned} )]
여기서 [math(P)]는 압력, [math(v)]는 유속, [math(g)]는 중력 가속도의 크기, [math(h)]는 수평기준면에 대한 상대적인 높이다.
간략하게 말해서 에너지 보존 법칙의 유체 버전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베르누이 정리를 좀 더 일반화한 것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다.
2. 설명
이해를 위해서는 에너지 보존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나, 엄밀히는 뉴턴의 제2법칙의 변형이라 보는 것이 정확하다.[1] 하지만, 유도된 형태는 에너지 보존 법칙과 동일한 형태를 갖는데, 이는 비압축성 유동의 경우 에너지 방정식이 운동량 방정식과 분리(decoupled)되면서, 운동량 방정식의 해는 에너지 방정식의 해를 자연히 만족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2] 이는 상당히 중요한 사실인데,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운동량 보존과 에너지 보존은 별개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뉴턴의 제2법칙을 속도 형태로 변형한 뒤 중력장에서 적분하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이 보존됨을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에너지 보존법칙 자체의 증명과는 별개인 것과 같은 이치다.일상적인 예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창문이 살짝 열려 있으면 바람이 쌩쌩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것이 있다. 빨리 달리는 차에 앉아서 창문을 열면 휴지나 비닐봉지들이 정신없이 날라다니며 결국 바깥으로 탈출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되고, 바깥의 넓은 공간에서 좁은 창문 통로를 지나면 압력 차이가 생기고 속력이 증가하여 바람이 빨리 들어와서 바람이 쌩쌩 들어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문이 열려 있을 때 문이 저절로 세게 닫히게 되는 것이 있다. 문이 닫히기 시작하면 계속 압력 차이가 심해지고 공기의 속력은 빨라지므로 더더욱 문이 닫히는 쪽으로 공기가 흐르게 되므로 문의 속력이 빨라지다가 닫힐 때 문 틀과 세게 부딪히며 큰 소리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유체역학을 공부하면 모든 경우에 대해 베르누이의 정리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베르누이의 정리는 점성이 없는 유체(inviscid flow)에서만 성립하며[3], 유체가 비회전성(irrotational)인 경우가 아니라면 동일한 유선(streamline)상에서만 성립하는 정리이다. 한편, 압축성(compressible) 유체의 경우에는 공식이 위의 식과는 약간 달라진다. 다만, 공기역학 분야에서 유체를 비점성으로 가정하고 대략적 특성을 알아보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베르누이의 정리가 현실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어떤 가정을 하든 생략할 수 없는 조건은 '외력이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다. 애초에 에너지 보존의 다른 표현이므로 에너지가 가해지면 성립하지 않는다. 외력이 가해지는 대표적인 예로 비행기 날개 부근의 유체가 있다.
수식을 이용하지 않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폭이 넓었다 좁아지는 도로에서 실제로 정체가 일어나는 구간은 폭이 좁은 도로가 아닌 폭이 좁아지기 전의 넓은 도로인 것과 같다. 폭이 좁은 도로의 정체된 정도(압력)는 그 전의 넓은 도로보다 훨씬 적다.
3. 전제
베르누이의 정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만족되어야 한다.- 유체는 비압축성이어야 한다. 압력이 변해도 밀도가 변하지 않아야 한다.[4]
- 유선(streamline)이 경계층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 단, 비회전성 유동일 경우에는 상관없다.
- 점성력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5]
-
시간에 대한 변화가 없어야 한다. 즉, 정상 상태(steady state)이어야 한다.[6]
4. 유도
4.1. 연속 방정식
그림과 같이 단면적이 변하는 관에 유체가 흐르고 있다. 영역 [math(\rm A)]에서 유체의 속력은 [math(v_{\rm A})], 관의 단면적은 [math(S_{\rm A})]이고, 영역 [math(\rm B)]에서 유체의 속력은 [math(v_{\rm B})], 관의 단면적은 [math(S_{\rm B})]이다.
같은 시간 [math(t)] 동안 한 면적을 통과한 유체의 질량은 보존돼야 한다. 따라서 유체의 밀도를 [math(\rho)]라 하면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rho \cdot S_{\rm A} \cdot v_{\rm A} t=\rho \cdot S_{\rm B} \cdot v_{\rm B} t \quad \to \quad \frac{S_{\rm A}}{S_{\rm B}}=\frac{v_{\rm B}}{v_{\rm A}} \end{aligned} )]
이는 곧 관의 단면적의 크기와 유체의 속력은 서로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4.2. 베르누이 정리
그림과 같이 단면적과 높이가 변하는 관에 밀도 [math(\rho)]인 유체가 흐르고 있다.
비보존력이 한 일은 물체의 역학적 에너지 증가량과 같다. 즉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W=\Delta U+ \Delta T \end{aligned} )]
[math(U)]는 퍼텐셜 에너지, [math(T)]는 운동 에너지이다.
힘의 크기는 압력의 크기에 면적을 곱함으로써 얻는다. 이로써 [math(\rm A)]와 [math(\rm B)]에 가해지는 힘은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F_{\rm A}&=P_{\rm A}S_{\rm A} \\F_{\rm B}&=P_{\rm B}S_{\rm B} \end{aligned} )]
시간 [math(t)] 동안 이 힘이 유체에 한 일은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W=F_{\rm A}v_{\rm A} t-F_{\rm B} v_{\rm B} t \end{aligned} )]
이상의 결과를 이용하면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W=P_{\rm A}S_{\rm A}v_{\rm A} t-P_{\rm B}S_{\rm B}v_{\rm B} t \end{aligned} )]
연속 방정식에 의하여 [math(S_{\rm A}v_{\rm A}=S_{\rm B}v_{\rm B})]이므로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W=(P_{\rm A}-P_{\rm B})S_{\rm A}v_{\rm A} t \end{aligned} )]
이 일은 유체의 역학적 에너지 변화량과 같은데, [math(\Delta V \equiv S_{\rm A}v_{\rm A} t)]라 놓으면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W=(P_{\rm A}-P_{\rm B})\Delta V \end{aligned} )]
중력 퍼텐셜 에너지 변화량은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Delta U=\rho \Delta Vg (h_{\rm B}-h_{\rm A}) \end{aligned} )]
이고, 운동 에너지 변화량은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Delta T=\frac{1}{2}\rho \Delta V (v_{\rm B}^{2}-v_{\rm A}^{2}) \end{aligned} )]
이상에서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A}-P_{\rm B})\Delta V & =\rho \Delta Vg (h_{\rm B}-h_{\rm A})+\frac{1}{2}\rho \Delta V (v_{\rm B}^{2}-v_{\rm A}^{2}) \\ P_{\rm A}-P_{\rm B} & =\rho g (h_{\rm B}-h_{\rm A})+\frac{1}{2}\rho (v_{\rm B}^{2}-v_{\rm A}^{2}) \end{aligned} )]
이것을 정리함으로써 다음을 얻는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A}+\rho g h_{\rm A}+\frac{1}{2}\rho v_{\rm A}^{2} =P_{\rm B}+\rho g h_{\rm B}+\frac{1}{2}\rho v_{\rm B}^{2} \end{aligned} )]
이것을 베르누이 정리라 한다.
5. 예제
2015학년도 9월 수능 모의평가 물리 I 20번 (오답률: 49.6%) |
- [풀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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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rm B)]점의 높이를 0으로 기준으로 삼는다. 연속 방정식에 의해 [math(\rm B)]에서 유속은 [math(\rm A)]의 3배이다.
굵기가 변하는 관에 베르누이 정리를 적용하면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A}+\rho g H +\frac{1}{2}\rho v^{2}=P_{\rm B}+\frac{1}{2}\rho (3v)^2 \end{aligned} )]
이를 정리함으로써 다음을 얻는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A}-P_{\rm B}+\rho g H=4\rho v^2 \quad \cdots \, (1) \end{aligned} )]
다음은 좁은 관의 압력에 대한 평형을 적용한다.
가장 밑에 있는 점선에서 압력은 평형을 이룬다. 높이가 [math(l)]인 밀도가 [math(\rho)]인 유체 기둥이 가하는 압력의 크기는 [math(\rho g l)]이므로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B}+\rho g d+10\rho g h=P_{\rm A}+\rho g (H+d+h) \end{aligned} )]
이것을 정리함으로써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P_{\rm A}-P_{\rm B}+\rho g H = 9\rho g h \quad \cdots \, (2)\end{aligned} )]
이상에서 식 [math((1))]과 [math((2))]에서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9\rho g h=4\rho v^2 \qquad \to \qquad h=\frac{4v^2}{9g} \end{aligned} )]
6. 이용
- 로켓 엔진의 분사구: 분사구를 깔때기 모양으로 만드는 이유는 처음에 출구를 작게 해서 압력을 약하게 만들어 추진체의 속도를 늘리는 원리이다.
- 피토관: 피토관은 정압과 동압을 측정하고 베르누이 방정식을 이용해 공기의 속도를 계산하는 장치이다.
- 온돌
- 유량계
- 날개 없는 선풍기
- 마그누스 효과: 쉽게 설명하면 회전하며 날아가는 공이 뜨는 원리. 공의 입장에서 보면 공 주변의 공기가 공의 속력과 같은 속력으로 공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때 공이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회전하는 방향에 나란한 방향으로 속력이 증가하게 되면서 공 위아래에 속도 차로 인한 압력 차가 발생하여 공이 위로 뜨거나 아래로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8]
- 날개: 베르누이 정리와도 어느 정도 관련은 있다. 날개 주변을 흐르는 공기는 날개 위는 압력이 작아지고 아래는 압력이 커지며 이 탓에 날개 위아래 공기 흐름의 속도 차이 역시 발생한다. 상세한 내용은 양력 참조.
- 카뷰레이터: 공기의 흐름을 좀 더 유도하고 보다 나은 연료의 기화를 위해 카뷰레이터 내부에 벤츄리 튜브가 설치되어 있다. 문제는 카뷰레이터를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오래된 경비행기에서는[9] 기화하는 연료와 저기압의 형성으로 인해 대기 중 수분이 얼어 카뷰레이터 내부에 얼음이 생성(아이싱)될 수 있다. 좀 더 위에 있는 스로틀 조절용 버터플라이 밸브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파일럿들은 이것들에 대해 열심히 훈련받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환경규제 때문에 거의 사장된 기술.
- 분무기: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볼 베르누이의 정리. 분무기의 방아쇠 모양의 손잡이를 당기면 스프링이 압축되어 실린더 내부의 기체는 빠져나가고 액체의 유입은 쇠구슬이 막게 되어 실린더 내부는 저기압 상태가 된다. 이후 손을 떼면 베르누이 원리에 의해 용기 내의 액체는 올라오게 되고 다시 손잡이를 당기면 분출되게 된다.
- 에코쿨러: 바람이 좁은 곳을 통과하여 넓은 곳으로 나오면 단열팽창되면서 온도가 내려간다는 원리였으나, 실험 결과 [math(1{\rm\,\degree\!C})]의 온도를 낮추는 데에 대기압의 5배의 압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냥 차라리 그 면적의 창문을 열어놓는 것이 시원하다고 한다.
- 요트: 요트에 달려 있는 돛(세일) 역시 날개와 같은 원리로 배를 움직인다.
7. 참고
8. 관련문서
[1]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도 결국은 뉴턴의 제2법칙으로 환원되고, 일반화된 베르누이 정리의 유도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서 출발함을 떠올려보면 이는 자명하다.
[2]
비압축성 유동의 경우 에너지 방정식은 온도에 관한 방정식과 운동에너지에 관한 방정식으로 나누어질 수 있고, 여기서 비점성 유동을 가정하면 운동에너지에 관한 방정식은 운동량 방정식과 속도의 내적과 동치임을 보일 수 있다. 즉, 운동량 방정식의 해는 운동에너지 방정식의 자명한 해다.
[3]
역학적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마찰이 있는 경우에 성립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유이다.
[4]
압축성일 경우에는 압력이 밀도의 함수가 되므로, 아래의 식 전체를 밀도로 나눈 후, 압력/밀도 항을 적분형으로 고쳐주면 압축성 유체에 대하여도 정리를 확장할 수 있다.
[5]
고등학교 교과서에선 이를 맴돌이성 흐름이 나타나선 안 된다고 서술한다.
[6]
위의 압축성 조건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조건을 포함한 형태로도 정리의 확장이 가능하다. 정리를 적용하고자 하는 유선을 따라 유체의 가속을 고려하면 된다. 역시, 결국은 뉴턴 제2법칙이 모든 걸 설명한다
[7]
액체의 속도가 너무 높아져서 압력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액체가 기체로 변해 액체 내에 기포가 생기는 현상.
[8]
엄밀하게 말하면 마그누스 힘은 베르누이의 정리가 아닌 Kutta-Joukowski Lift Theorem에 의해 설명된다. 이는 물체 주변에 Boundary Layer가 생기고, layer 내부의 현상은 베르누이의 정리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며, 마그누스 힘의 근원은 회전에 의한 '압력 차'가 아닌 '회전(circulation)'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9]
요즘 항공기용 왕복 엔진은 연료 분사식을 쓴다. 대부분 이런 경우 injection의 i자가 엔진 이름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