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13 09:24:32

바다거북 수프(문제)

1. 개요2. 방법3. 예시
3.1. 괴담으로 변형
4. 해보는 방법5. 매체에서6. 기타

1. 개요

나폴리탄 괴담 계열의 수수께끼. 기묘한 내용 때문에 곳곳에서 유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괴담이나 도시전설의 형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추리 놀이이다.

폴 슬론(Paul Sloane)의 저서 평행 사고 수수께끼(Lateral Thinking Puzzles)에서 유명해졌기 때문에 머리글자를 따 LTP라고 부르며, 상황 수수께끼(Situation Puzzles)라고도 한다. 평행 사고란 한마디로 상식적으로는 언뜻 말이 안 되거나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새로운 방향, 다른 관점에서 생각의 틀을 깨서 사고하는 방식. 일본 인터넷에서는 주로 우미가메노 스프(ウミガメのスープ)라고 부르며 Lateral Thinking을 줄여서 라테신(ラテシン)이라고도 부른다. 대만에서는 海龜湯[1]이라고 부르며 주로 젊은 세대들이 문제를 주고받으며 논다.

서구권에서는 수수께끼가 가진 암울한 내용 때문에 블랙 스토리 (Black Story)라고 불린다.

2. 방법

게임의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출제자가 (이야기 형식의) 수수께끼를 만들어 출제한다.
2. 참가자들은 출제자에게 스무고개 형식의 질문[2]을 하고, 출제자는 그에 대한 대답을 한다.
3. 정보를 통해 참가자들은 이야기의 전말을 추리한다.
4. 적당한 때가 되면 출제자는 정답을 공개한다.
예와 아니요 질문으로 여럿이 참가하는 놀이는 특히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여러 사람이 참가하며 행해질 때가 많다.

문제가 허를 찌르는 재미있는 것일수록, 또 질문자들의 추리력이 높을수록 좋은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모두가 즐겁게 된다. 사실 문제 내면서 대답하는 사람이 제일 재미있고 제일 힘들다. 출제자의 아이디어와 대답하는 요령, 질문자들의 추리력과 질문하는 요령, 또 전체 참가자의 매너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다.

룰 자체에도 변형이 많이 가해져서, 정말로 스무고개처럼 질문 횟수를 제한하여 질문자들끼리 토론하며 무슨 질문을 할지 신중하게 정하거나, 출제자가 아예 처음부터 '질문 중 X개에는 거짓으로 대답하겠다!'라고 선언해서 질문자들이 머리를 감싸안게 하거나, 1대1로만 질문과 대답이 이루어지고 다른 사람들은 구경만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변형 룰이 존재한다.

출제자가 어떻게 중요한 사실을 출제 단계에서 숨기느냐, 질문자가 어떻게 숨겨진 사실에 파고드느냐가 중요한 게임이므로, 서술 트릭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이도 재미도 없는 억지 문제를 내면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제일 유명한 문제가 이런 만큼 인터넷 상에는 오컬트 괴담, 범죄 미스터리 계열 문제가 많이 제작되며, 그중에는 잔인하거나 무서운, 또는 감동적이고 슬픈 문제도 많다. 하지만 진상이 단순히 언어유희이거나 별거 아닌 일을 의미심장한 글로 표현해서 참가자들을 낚는 코믹한 문제들도 인기가 많다. 흔히 IQ 퀴즈 등으로 알려진 수수께끼들도 실은 이 게임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3. 예시

이 게임의 시초가 된 이야기가 바다거북 수프에 관한 것이므로, 특히 2ch 등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 놀이가 행해지는 일본에서는 주로 바다거북 수프 놀이라고 불린다.

그 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 남자가, 어느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바다거북 수프를 주문했으며 그 남자는 바다거북 수프를 한 수저 먹고는 주방장을 불렀다.
“죄송합니다. 이거 정말로 바다거북 수프인가요?”
“네, 틀림없는 바다거북 수프 맞습니다.”
남자는 계산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가서 자살했다.
왜 그랬을까?

문제가 출제되면, 참가하는 여러 사람들은 출제자가 예,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게 된다.
  • 바닷가 레스토랑인 게 중요합니까?
  • 남자는 을 지고 있습니까?
  • 남자가 자살한 것은 수프를 먹은 것이 원인입니까?
  • 주방장은 남자입니까?

이러한 질문에 출제자는 하나하나 대답해 간다. 약간의 힌트를 줘서 푸는 사람들을 정답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놀이는 답을 못 맞히면 출제자가 이기는 그런 놀이가 아니라 어떻게 재미있게 답을 추측해 가느냐, 얼마나 날카로운 질문을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즐거운 플레이를 위해서는 출제자의 적절한 대답 스킬이 요구된다.
  • 바닷가 레스토랑인 게 중요합니까? → 조금은 관계있습니다.
  • 남자는 을 지고 있습니까? → 아니요.
  • 남자가 자살한 것은 스프를 먹은 것이 원인입니까? → 네! 아주 중요합니다!
  • 주방장은 남자입니까? → 상관없습니다.

출제자와의 문답으로 얻는 정보들을 가지고 참가자들은 서로 토론하기도 하고 독자적으로 추리하기도 하면서 이야기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 왜 수프 좀 먹었다고 자살하지?
  • 남자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 바다거북 수프는 맛있나?
  • 요리사가 악당인가?
  • 바다거북이라는 재료가 중요한가?

이러한 과정에서 최종적으로는 누군가가 정답, 또는 정답과 아주 가까운 질문을 하게 된다.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되면 출제자는 답을 맞힌 사람과 다른 참가자들을 칭찬하고 미리 준비해 둔 해답문을 공개한다.
남자는 배를 타고 있었는데 남자가 탄 배가 조난되었다. 몇 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구명보트를 타서 죽음은 면했지만, 작은 섬에 표류하는 처지가 되었다.
식재료가 떨어진 일행은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부터 죽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기 위하여 시체의 살을 먹기 시작했지만, 단 한 사람은 이 행위를 강력하게 거부했다. 당연히 그 남자는 서서히 죽어가게 되었다.
이 꼴을 가만히 둘 수 없었던 다른 사람 중 하나가 “이건 바다거북 수프야”라고 거짓말을 한 다음 남자에게 수프를 먹여서, 구조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뒤 레스토랑에서 명백하게 맛이 전혀 다른 이 진짜 바다거북 수프를 직면하게 된 남자는 자신이 인육을 먹었다는 진실을 알게 된 뒤 죄책감에 목숨을 끊었다.
이 해답은 그야말로 오리지널. 지금은 이 문제가 너무 유명해진 만큼 완전 똑같은 문제를 내고 전혀 다른 해답문이 나오거나 오리지널 질문을 조금만 변형해서 다른 결말로 만드는 패러디 문제들도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3.1. 괴담으로 변형

우리나라에서는 바다거북 이야기가 조금 와전되어서 알려져 있는데, 다음과 같다.
바다에서 조난당했을 당시, 쇠약해져 가는 선원이 동료에게 먹인 어떤 수프.
바다거북 수프 맛은 최고로 맛있어서 그는 그 환상적인 맛을 잊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사히 생환에 성공한 그는 태어나서 2번째로 바다거북 수프를 시식했는데 외마디를 내뱉은 다음 심장마비로 즉사했다.
“아, 이것은 거북이의 고기가 아니다.”
과연 남자는 왜 숨졌을까?
이미 처음부터 조난, 선원, 예전에 바다거북 수프를 먹은 적 있다 등의 사실을 다 제시해 두고, 또 요리사에게 진짜 바다거북 수프라고 물어보는 의미심장한 부분은 지워버려서 보다시피 LTP 문제로서의 가치는 전혀 없다. 원래의 이야기가 의도하던 부분이 전부 사라져 있기에, 이 정도 글이면 누구나 전에 먹은 수프가 인육이라는 추측은 금방 내놓을 수 있다. 단지 인육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오싹해할 뿐, 괴담으로서도 질이 낮아져서 나폴리탄 괴담 계열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한국에서는 70년대 즈음에 표류된 부부와 갈매기 고기로 변형되어 알려지기도 했으며, 공포특급 등의 90년대 괴담책에 실리기도 했다.
무인도에 어느 부부가 표류되었는데,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던 중 남편은 일시적으로 시력까지 잃게 되었다. 어느 날, 남편은 하늘을 나는 갈매기 소리를 듣고 죽기 전에 저 갈매기 고기를 먹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다음 날 진짜로 갈매기 고기를 가져왔다.
남편은 아내가 주는 갈매기 고기를 먹으면서 점차 건강을 되찾은 덕분에 구조선에 구조되었으나 아내는 얼마 못 가 숨졌다. 훗날 시력도 되찾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를 추억하면서 아내가 해주던 갈매기 고기 맛을 다시 한번 맛보기 위해 갈매기 고깃집을 찾았다. 그런데 그는 고기를 한 점 베어 물더니, 갑자기 피눈물을 흘리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아내가 해준 갈매기 고기와는 맛이 전혀 달랐던 것이다.
남편이 먹은 건 사실 갈매기살이라 그렇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괴담이라기보다는 안타깝고 비극적인 부부애에 더 중점을 둔 이야기가 된다. 참고로 공포 특급 원본에서는 아내가 자기 허벅지살을 베어서 구워주었다는 해석까지 실려있는 걸 보면 개자추 일화랑 섞어놓은 모양. 효자 이야기 중에서도 자기 몸을 잘라내서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부부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조난당했는데 사람들이 아내를 죽여 남편에게 고기를 주며 이것은 갈매기 고기이고 아내는 갈매기를 잡으려다 벼랑에서 발을 헛디뎌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좀 더 괴담스러운 버전도 존재한다.

4. 해보는 방법

우리나라에서 이 게임을 다루는 커뮤니티로는 바다거북수프 마이너 갤러리 창의력문제 채널이 있다. 직접 바다거북 수프를 출제하고 풀어볼 수 있는 추리 카페로는 RS추리동호회 추리의 정석 등이 있다.

시중에서는 카드 덱 형태로 블랙스토리즈, 리얼바다거북스프가 판매되고 있으며, 리얼바다거북스프는 리얼월드 앱에서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

5. 매체에서

일본의 LEVEL-5에서 이 게임의 원작이 되는 Lateral Thinking Puzzles을 게임화했는데, 역시 게임을 대표하는 수수께끼로 등장한다. 게임 내용은 슬론과 맥헤일의 수수께끼 이야기 문서를 참고.

웹 소설 괴담 동아리에서 이와 관련된 괴담을 섞은 괴담이 등장한다.

만화 던전밥에서도 센시의 과거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미궁을 탐사하던 중 새 형태의 마물에게 대부분이 살해당해 3명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오해로 인해 동료들끼리 방 바깥에서 싸우게 되었고, 큰소리가 나더니 찌그러진 투구를 쓴 대장이 그리핀 고기라면서 음식을 가져온다. 아사 직전이었던 센시는 그리핀 스프를 먹었지만, 요리해준 대장은 실종되고 그의 유품만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후 센시는 자신이 먹었던 그리핀 고기가 사실은 인육일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내내 갖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마물들은 잘 먹지만 유독 그리핀만은 먹지 못한 것이었다. 만약 먹었는데 다른 맛이었다면 그때 자신이 인육을 섭취했다는 것이 확정나기 때문이다. 이후 그리핀 고기를 먹자 그때와 완전히 다른 맛에 역시 인육이 맞았나 보다 하고 절망에 빠진다. 그러자 라이오스가 아마 그때 먹은 것은 히포그리프라서 맛이 다른 것이라고 안심시켜 준다. 이후에 체인질링을 이용해 그리핀 고기를 히포그리프 고기로 되돌리고,[3] 그때 먹었던 맛이 나 드디어 오랜 공포에서 벗어난다. 라이오스의 집착에 가까운 마물에 대한 지식이 동료의 오랜 트라우마를 해소해준 감동적인 에피소드이다.

2023년 8월 26일 JTBC 아는 형님 398회 탐정 테스트 에서 리얼바다거북스프-'굿바이' 편이 문제로 제시되었다. 장동민, 박지윤, 표창원 등 크라임씬 출연자들이 참여하였고 박지윤이 추리여왕 답게 정답을 맞추었다.

네이버 웹툰 봐선 안되는 것에서 2023년 9월 29일 59화부터 10월 20일 62화까지 4회에 걸쳐 에피소드로 다뤄졌다. #

유튜버 웹지 지컨이 컨텐츠로 쓴다. 웹지 지컨

6. 기타

사실 같은 동물의 고기라도 부위별로 식감과 맛은 아주 다르다. 일례로 닭가슴살 닭다리살이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또 자연산이냐 양식이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꽤 큰데다, 바다거북이라고 해서 다 같은 종이란 법은 없으니 종에 따른 맛의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거기다가 무인도라는 환경에서 같이 조난당한 사람이 만든 수프와, 레스토랑에서 선별된 재료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해서 만든 수프의 맛이 같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가.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무인도에서 먹었던 맛과 다르다고 자신이 먹었던 것이 바다거북 수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실 생각해보면 섣부른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1] 주음부호: ㄏㄞˇ ㄍㄨㄟ ㄊㄤ [2] 즉, Yes or No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3] 사실 라이오스 일행이 처치한 그리핀은 체인질링을 통과한 탓에 그리핀으로 변신한 히포그리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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