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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국의 송어낚시 (Trout Fishing in America) |
저자 | 리처드 브라우티건 |
초판 출간일자 | 1967년 10월 12일 |
장르 | 장편소설(연작단편집), 산문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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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1967년에 출간한 장편소설/산문시집.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소설로 반문화 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에서 수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2. 특징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1960년대 초까지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시인으로서 활동하다 1961년 《미국의 송어낚시》와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이라는 두 개의 소설을 썼다. 그는 《미국의 송어낚시》를 먼저 출간하여 소설가로서 활동하고자 했으나 무명 시인인 탓에 지명도가 낮았고 또 기성 소설의 문법에서 탈피한 원고가 출판사들로부터 거절당한 탓에 1965년에야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으로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은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당대 떠오르는 작가였던 커트 보니것[2]이 이에 관심을 가져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후견인을 자처했다. 커트 보니것을 통해 연결된 출판사에서 그는 1967년 《미국의 송어낚시》를 출간했고 이는 당시 미국을 휩쓸던 히피 세대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 4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3]《미국의 송어낚시》엔 일정한 줄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각 장으로 나뉜 일화들엔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서사가 없으며 장면들은 대부분 비유와 상징만으로 구성되어 있다.[4][5] 제목으로 표현되는 '미국의 송어낚시'만이 각 일화들을 관통하는 유일한 제재인데, 이 또한 작품 내에 등장하는 책 제목에서부터 인물의 이름, 현상, 사상, 호텔, 낚시 행위 그 자체, 문화, 수식어 등의 형태로 변주되어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거대한 메타포로 구성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나 작가의 해설에 따르면 문명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과 물질주의·기계주의에 경도된 현대인의 상실감과 허무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당대 주류 문화의 성질을 비틀어 작품 곳곳에 갖가지 블랙 유머와 패러디를 배치했는데, 때문에 합리성·개연성에 근거를 둔 기성 소설의 어법[6]과 전혀 달라 오늘날까지도 이 작품의 문체에 대해선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다.[7]
1960년대 커트 보니것의 《 제5도살장》, 토마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 등과 함께 히피 세대의 '문화 바이블'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당대 미국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근간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 영향
1972년 아폴로 17호의 조종사 해리슨 슈미트는 월면 탐사 과정에서 발견된 타우루스-리트로우 계곡의 분화구에 《미국의 송어낚시》의 등장인물인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의 이름을 따서 쇼티라는 이름을 붙였다.미국 민속음악과 동요를 연주하는 듀오 미국의 송어낚시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 《미국의 송어낚시》에서 유래했다.
1994년 3월 캘리포니아 주의 피터 이스트만이라는 사람이 미국의 송어낚시로 개명하여 유명세를 탔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는 아이에게 미국의 아기 송어낚시라는 이름을 붙인 신혼부부의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신경숙 등의 작가들이 좋아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4. 문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난 계단을 하천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소년은 자신이 떠나온 곳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똑같은 일이 한때 내게도 일어났다. 나는 버몬트 주에서 한 노파를 송어하천으로 착각하고 용서를 구했다. “실례했습니다.” 나는 말했다. “전 할머니가 송어하천인 줄 알았어요.” “난 아냐.” 할머니가 말했다.
그 남자는 동료를 정신없이 먹어대는 쥐 한 마리에게 다가가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다. 그 쥐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해서 먹고 있었다. 총의 공이가 짤깍 하자, 쥐는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눈 가장자리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쥐는 우선 권총을, 다음에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 눈은 친절하게 보였고, “우리 엄마가 어렸을 때 디나 더빈처럼 노래했답니다”라고 말하려는 듯했다. 남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에게는 유머 감각이 없었다.
아, 그렇다. 정신병원에는 미래가 있었다. 거기서 보내는 겨울은 결코 완전한 손해가 아니었다.
결국 나무에 새겨진 그런 말들은, 세월이 지나면 마치 기차역 옆 식당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즉석 음식을 주문받는 요리사가 그릴에 깬 계란처럼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부자들은 정식 요리처럼 대리석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 마치 멋진 거리를 떠난 말이 하늘로 날아가듯 할 것이었다.
나는 그녀와 섹스를 했다. 그것은 막 1분이 되기 전의 영원한 59초와도 같았고, 아주 수줍게 느껴졌다.[8]
그러자 교장선생님은 다시 한 번 우리를 다룰 때면 늘 사용하는 자신의 특허인 E=MC²식 6학년용 속임수를 썼다.
미국은 다른 증거가 필요 없다. 간디식의 비폭력 트로이의 목마의 ‘붉은’ 그림자가 미국을 뒤덮었고, 샌프란시스코는 그 목마의 마구간이다. 미친 강간범의 전설적인 달콤한 얘기도 이것에 비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 바로 이 순간에도 공산주의 에이전트들은 케이블카를 타는 순진한 아이들에게 미국의 송어 낚시 평화 소책자들을 나누어주고 있다.
[1]
표지 사진 속 남자가 리처드 브라우티건이다. 오른쪽에 앉아 있는 여자는 그의 친구인 미카엘라 르 그랑드이다.
[2]
그 역시 당시에는 인기 작가라고 할 수 없었으나 1969년 출간한 《제5도살장》이 공전의 인기를 기록하면서 리처드 브라우티건보다 더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3]
이를 통해 절판되었던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도 재출간되어 큰 인기를 누렸다.
[4]
때문에 미국에선 이를 소설이 아닌 산문시집으로 보기도 한다.
[5]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특징인 탈장르성에 해당한다.
[6]
거대 서사를 다루고 고급 문화와 하위 문화를 구분짓는 전통 소설의 경향을 의미한다.
[7]
이는
해체주의를 표방하는 대부분의
포스트모더니즘 예술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8]
한국에선
윤대녕이 인용한 문장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인디 일렉트로니카 유닛인
.59의 작명 모티브가 된 문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