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02:18:42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

1. 개요2. 작중행적
2.1. 의도치 않게 에드몽 당테스의 몰락 원인을 제공하다2.2. 플라비앵 데피네를 죽이다2.3. 발랑틴 드 빌포르를 아끼다2.4. 엘로이즈 드 빌포르에게 죽을 뻔하다2.5. 결말
3. 기타

1. 개요

Noirtier de Villefort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비중은 높지 않은 인물이지만 작중 최강자 반열에 들 만큼 어마어마한 인물이다.[1]

2. 작중행적

2.1. 의도치 않게 에드몽 당테스의 몰락 원인을 제공하다

에드몽 당테스의 복수대상 중 한 명인 제라르 드 빌포르의 아버지. 본디 친나폴레옹 계열 정치세력인 '황제파' 의 일원으로서의 명성이 드높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작품 초반에서 제라르 드 빌포르가 '아버지에게는 황제조차도 산악파의 무서운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말하는 부분이나 몰락 과정에 들어선 나폴레옹에게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혁명의 대의에 봉사한다면, 기꺼이 민중 속에서 수십만의 군대를 만들어 내겠다' 고 호언장담하는 장면을 보면, 황제파라기보다는 골수 공화주의자에 가깝다.[2] 그러나 작중에서는 공화주의를 버리지 않았으면서도 여전히 보나파르트 지지자로 묘사되었는데, 이는 작가가 공화주의 자체에 대해서 잘 몰랐다기보다는 아직 왕당파(부르봉 지지자)의 기세가 등등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상 공화주의자들과 보나파르트파의 연합이 잦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공화주의자에 대해 잘 몰랐다고 보기에는 이 인물이 가지는 정치적 정체성 자체는 명확히 설명되어 있다. 여하간 작중에서 진짜 골수 보나파르트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인물은 이후 (이미 사망했기는 했지만) 사돈이 되는 피에르 모렐이다.

나폴레옹이 유배를 가 있던 본작의 초반부 시점에선 반나폴레옹 파의 위치에 있는 제라르 드 빌포르의 출세에 걸림돌이었던 인물로, 나폴레옹이 백일천하 이후 또다시 유배되어 사망하고 소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시점에서는 중풍으로 전신불수 환자가 되어 있는 상태다.

위치상으로 보면 백작의 원수인 빌포르의 육친이자 편지의 원 소유주로 감옥에 집어넣게 만든 원인제공자이며, 당테스도 자신이 운반하던 편지가 이 사람에게 가는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백작은 이 사람에겐 딱히 복수할 생각을 품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직접적 복수를 안 한 정도가 아니라 사랑하는 손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려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희망까지 주었다.[3] 일이 꼬이다보니 원인을 제공한 거지 에드몽 당테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려던 사람은 아니라는 점과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나타난 시점에서는 이미 눈꺼풀을 깜박이는 것 외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신세였던 것을 감안한 듯. 애초에 이렇게 원인의 원인까지 찾아가 복수할 거라면, 세인트헬레나 섬에 가서 나폴레옹의 무덤을 파해치든지 왕정 타도 봉기에 돈이라도 대 줘야 할 판이니 본작의 장르가 정치소설로 변할 판이다.

2.2. 플라비앵 데피네를 죽이다

본래는 나폴레옹의 심복이었던 프란츠 데피네의 아버지 플라비앵 데피네 장군을 끌어들이려고 했으나 이미 변심한 데피네는 거절했고, 비밀을 지킬 것을 강요당한 데피네는 자존심이 상해서 누아르티에에게 계속 시비를 건 바람에 서로 결투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축약판에는 잘리지만, 원작에서 에드몽 당테스를 감옥에 집어넣고 제라르 드 빌포르 루이 18세를 알현하는 장면에서 데피네 장군의 실종사건을 보고받는 장면이 나온다.[4]

이 때 무기가 데피네 장군은 세이버였지만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는 소드 스틱이었다는 점과 누아르티에의 나이[5]를 생각하면 그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세 차례나 칼을 맞았지만[6]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고.

2.3. 발랑틴 드 빌포르를 아끼다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는 손녀 사랑이 지극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인 르네 드 상메랑을 여의고 엘로이즈 드 빌포르 에두아르 드 빌포르에게 박해받는 손녀를 불쌍히 여긴 것도 있고, 그 손녀가 성격이 착해서 반신불수 노인인 자신도 잘 돌봐 주니 더더욱 아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90만 프랑에 달하는 자신의 전재산을 발랑틴에게 물려주려고 하는데, 새며느리인 엘로이즈는 이를 불쾌히 여겼다. 자신의 아들인 에두아르도 이 재산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손녀만을 편애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7].

발랑틴 드 빌포르 막시밀리앙 모렐과 서로 사랑하여 비밀 연애를 이어가던 사이였는데, 이 둘의 연애를 모르던 가문에서는 그녀를 프란츠 데피네와 혼인시키려고 했다.[8] 그러자 발랑틴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할아버지에게라도 하소연하고, 누아르티에는 손녀가 사랑한다고 소개시켜 준 막시밀리앙 모렐이라는 청년이 정치적으로도 자신과 맞자 손녀를 위해 약혼을 파토낸다. 약혼자인 프란츠 데피네는 그가 예전 나폴레옹파로 활동하던 때 죽였던 플라비앵 데피네 장군의 아들이었는데, 이걸 아들 본인에게 직접 증거물을 보여주면서 폭로해 버린다.

제라르 드 빌포르는 내심으로는 아버지를 목졸라 죽이고 싶어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버님이 늙어서 망령이 나셨다" "실성하셔서 그런 거다"는 말로 무마하려 하는데[9], 나중에 정작 실성하고 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보면 복선이라고 해야 할 지 은근히 소름돋는 부분. 동시에 얼마나 제라르가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없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억지로 약혼을 파토낸 덕에 발랑틴은 결국 살아날 수 있었다. 이후 빌포르 가에 연쇄 독살 사건이 터졌을 때 백작이 발랑틴을 살렸는데, 그 이유는 그저 그녀가 자신의 은인인 피에르 모렐의 아들인 막시밀리앙 모렐의 연인이기 때문이다. 원래 백작은 원수의 자식일 뿐인 발랑틴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막시밀리앙이 자신이 발랑틴을 좋아한다는 것을 좋아하자 하필이면 저주받을 놈의 딸을 사랑하느냐며 탄식하면서도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2.4. 엘로이즈 드 빌포르에게 죽을 뻔하다

며느리인 엘로이즈 드 빌포르는 집안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연쇄독살사건을 벌이던 와중 시아버지인 누아르티에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누아르티에는 이미 복용 중이던 약에 엘로이즈가 투입한 독 성분이 있어서 면역성이 생긴 덕에 살아남았다. 어찌 보면 본인을 반신불수로 만든 중풍이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을 살려준 셈. 하지만 시종이었던 바루아가 독을 탄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누아르티에를 대신해 죽었다.

누아르티에는 이 때 범인이 엘로이즈임을 눈치챘는지 이때부터 본인의 약에 있는 독 성분을 손녀에게 조금씩 먹여서 면역성을 기르게 한다.[10] 이 덕분에 엘로이즈의 1차 독살 시도 때도 발랑틴이 간신히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게 아니었다면 막시밀리앙이 백작에게 가기도 전에 숨을 거뒀을 것이니 손녀의 목숨을 살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셈. 에두아르에게는 이 약을 먹이지 않았는데, 일단 사이도 안 좋고, 패턴상 재산을 노린 엘로이즈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몰랐다 하더라도 '설마 애까지 손을 대겠냐'는 심정으로 굳이 손을 안 댄 점도 있을 것이다.

이후 발랑틴이 백작의 도움으로 독살당한 것으로 위장됐을 때 크게 슬퍼하면서 한편으로는 빌포르에게 독살의 범인을 말해주며 엘로이즈의 몰락을 초래한다.[11] 이후 마침 옆집에 거처하고 있던 부소니 신부라는 사람이 "어르신을 위로하러 왔다"는 명목으로 다녀간 후에는 아들인 제라르와 의사 다브리니가 깜짝 놀랄 정도로 안정을 찾는데, 본작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부소니 신부의 정체는 바로 변장한 백작. 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작중에 나오지 않지만, 이후의 정황으로 보아 누아르티에는 이때 백작에게 발랑틴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들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자신의 아들이자 발랑틴의 아버지인 제라르에게는 알리지 않은 것을 보면 아예 알리지 않기로 백작과 미리 말을 맞춰놓은 듯하다.[12]

2.5. 결말

아들인 제라르 드 빌포르는 미쳐버리고, 며느리인 엘로이즈 드 빌포르는 손자 에두아르 드 빌포르와 함께 동반자살하는 비극을 겪지만 다행히 손녀는 살아남고 무사히 결혼했다.[13] 아마도 발랑틴 드 빌포르 막시밀리앙 모렐의 보살핌 하에 안락한 노후를 보냈을 듯.[14]

3. 기타

산악당의 혁명파로 나폴레옹에게 가담했었지만, 아들은 왕당파라는 파란만장한 이력을 지녔다. 그러면서도 존속살해, 독살, 재산암투, 스와핑, 시체유기 등 막장스러운 일들이 넘쳐나는 아들 부부에 비해서는 아주 상식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주인공에 필적하는 놀라운 정신력과 의지의 소유자이다. 초반에는 경찰의 추적을 받으면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걱정+아버지때문에 자신의 경력이 끝장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제라르에게 빈정거리는 농담까지 던지면서 변장하고 도피를 계속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로베스피에르 파로부터 숙청당할 위험에 처해서 도주하다가, 나폴레옹의 집권 이후 복권되었는데도 도리어 나폴레옹을 윽박질렀다고 한다.

전신 불수가 된 상태에서도 그 위엄은 여전하여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이 눈의 깜빡임만으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처지에서도 손녀 발랑틴[15]의 최고 조력자로 활약한다. 프란츠 데피네와 결혼하기 싫다는 손녀를 위해 먼저 '이 혼담을 계속 진행하면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제라르를 압박하고, 그 수가 먹히지 않자 케넬 장군을 죽인 것이 자신임을 폭로하여 결국 혼담을 끝장내는 등 거침없는 활약을 보여준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연쇄 독살 사건의 범인도 눈치채고[16] 손녀를 지키기 위해 손녀에게 독에 꾸준히 적응하게 하여 손녀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발랑틴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후에 부조니 신부[17]를 만나는 순간 그의 눈빛에서 뭔가 특이한 것을 알아채고 그로부터 눈을 떼지 않았다는 언급도 있을 정도로 보통 인물이 아니다.[18]

다만 그 강철같은 의지나 과감한 행동력과는 별개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고 사회 규범과는 별개로 자신의 의사대로 행동하는 독단성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가문의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이 사람이라고까지 볼 수 있을 정도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자식들 중 손녀를 노골적으로 편애해 손자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해 버렸고, 이에 앙심을 품은 며느리가 독살이라는 악행에 손을 대면서 가문에 불행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19] 물론 그렇다고 연쇄 독살 사태를 벌인 며느리를 정당화할 순 없고, 반신불수가 된 누아르티에를 챙겨주는 것은 발랑틴 뿐이었으니[20] 반대로 누아르티에가 발랑틴을 지켜 주려 했던 것도 이해할 수는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유류분조차 없이 전 재산을 발랑틴에게 몰아주겠다는 식의 극단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은 역시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라 할 수 있다.

작중 중후반에서는 전신불수 신세지만 전성기 때의 활약은 007이 따로 없다. 역사에 드러나지 않는 공화당파의 온갖 더러운 권모술수와 암살 등의 공작활동이 대부분 이사람 손을 거쳤으며 변장은 물론 검술에도 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년~노년의 나이임에도 정식 직업군인에다 검술의 달인이며 세이버를 들고 싸운 플라비앵 데피네를 고작 소드 스틱으로 죽인 걸 보면... 전성기 시절 행적이 정말로 궁금해지는 인물이다.

영화판에선 크게 너프되어 그냥 사람좋은 영감님 외모로 아들의 사주를 받은 페르낭 몽데고에게 살해된다. 몬테크리스토(뮤지컬) 2020~2021년판에선 등장하지 않으나, 2023~2024년판에서 앙상블 배우의 연기로 등장한다. 나폴레옹의 편지를 아들이 불태운 일로 화를 내고, 최후에 암살당한다. 당대 프랑스의 네임드 답게, 작중 또다른 먼치킨인 파리아 신부가 누아르티에에 대해 알고 있었다.

[1] 그 외에는 각성 이후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 파리아 신부 등이 있다. [2] 실제로 나폴레옹의 초기 지지자들 중에서는 이런 인물들이 많았다. 나폴레옹 자체가 자코뱅의 당수 로베스피에르 형제의 후원을 받아 군부에 진출한 인물이다. 나폴레옹도 백일천하 당시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유 제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들은 후에 나폴레옹이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자 나폴레옹과 척을 지거나 숙청당한다. 물론 끝까지 나폴레옹을 지지해서 귀족 작위를 얻는 모순된 인물도 있었다. [3] 만약 발랑틴 드 빌포르가 실제로 계모에게 독살당했다면 노인은 삶의 의미를 잃고 그대로 세상을 하직했을 것이다. 바로 죽지 않는다고 한들 며느리와 손자는 죽고 아들은 미쳐버려서 본인을 돌볼 가족이 모조리 사라졌을 것이니 오래 살기는 힘들었다. 다만 막시밀리앙이 백작에게 SOS를 요청하지 않았으면 발링틴은 확정적으로 독살당했을 것이고, 따라서 누아르티에도 불행한 말년을 보내다 갔을 것이다. [4] 그리고 범인의 정체는 후반부에 나오긴 하지만 초반부에도 대놓고 누아르티에가 범인임을 암시하고 있다. 범인의 인상착의가 누아르티에의 그것과 일치하고, 누아르티에는 직후 변장한 뒤 망명했으니. [5] 범인이 대략 50~52세쯤 보여졌다는 증언이 있었고, 아들인 빌포르가 당시 20대 중반이었으니 쉰 정도였을 것이다. 21세기 현재에도 중년 축에 드는 나이지만 작중 배경 무렵에는 거의 노년에 접어드는 걸로 취급되는 연령대였다. [6] 팔에 두 군데, 옆구리에 한 군데. 덕분에 서류에 기록된 내용을 들은 제라르와 발랑틴은 범인이 누아르티에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챘다. [7] 발랑틴이 돈이 없거나 해서 장래를 걱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발랑틴은 친모 르네의 가문인 상메랑 후작가의 재산을 물려받아 큰 부자가 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8] 만일 알았더라도, 막시밀리앙은 골수 나폴레옹 파인 모렐 가문 출신이고 제라르는 마르세유의 지역 유지였던 모렐 가문을 잘 알고 있었다. 나폴레옹 지지자인 아버지를 걸림돌로 여기던 제라르도, 왕당파 귀족인 발랑틴의 생모의 외가도 모두 크게 반발했을 것이다. 실제로 발랑틴이 막시밀리앙이 훈장을 받았다는 신문 기사를 읽자, 빌포르는 '나폴레옹이 딴건 몰라도 저 사람들(나폴레옹파)을 대포밥 만든 건 잘 했다'는 식으로 악담을 퍼부었을 정도다. [9] 누아르티에가 착착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어차피 옛날 일이라 범인을 밝혀내진 못할 것' 이라느니, '아버지가 망령이 들고 실성했다'는 등 아무도 안 믿을 소리를 하면서 상황을 무마하려고 들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꼭 알고싶었던 프란츠 데피네가 누아르티에에게 제발 그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실패한다. 타인을 상대할때는 지극히 엄격하고 깐깐한 인물이었던 제라르가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문제에서는 억지를 부리고 사실을 대충 무마해서 덮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물임을 보여주는 장치. [10] 실제로는 아무 독약 가지고 함부로 따라하면 큰일난다. 이런 식으로 내성을 키울 수 있는 독도 분명 존재는 하지만, 오히려 체내에 축적되어 만성 중독으로 훅 가는 독도 있고, 극소량만 먹어도 치명적인 맹독이나 몸에 쌓이면 피폭으로 오히려 더 비참하게 죽게 되는 방사능 같은 것으로는 시도조차 해볼 수 없다. 누아르티에의 약은 독극물이지만 소량 쓰면 약으로 쓸 수 있는 종류였던 모양. 애초에 백작이 엘로이즈에게 알려준 독도 원래는 각성제인데 '많이 쓰면 독이니까 조심하셔야 됩니다'라면서 사용법을 넌지시 알려준 것이었다. [11] 빌포르는 누아르티에가 죽을뻔할 때까지도 어떻게든 일단 덮어보려고 했지만 발랑틴까지 당한 뒤 생각을 바꿔서 꼭 범인을 잡아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12] 누아르티에는 병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긴 하나, 눈을 통해 단어를 조합해서 이야기를 할수있는 활자판을 만들어서 친한사람들에게는 익히게 해둬서 일단 마음만 먹는다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얼마든지 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앞에 나온 유언장을 쓰는 장면이나 플라비앵 데피네의 죽음에 대해 폭로할 때의 장면이 그 증거. 그러니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손녀의 생존을, 자기랑 사이는 안 좋아도 발랑틴을 아끼는 마음만은 마찬가지인 제라르나 본인이 손녀사윗감으로 인정한 막시밀리앙 모렐에게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누아르티에의 의지가 알리지 않는다는 쪽에 기울었다는 말이 된다. [13] 결말에서 백작이 보낸 편지에 두 사람의 결혼식에 앞서 누아르티에가 손녀에게 축복을 내려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14] 누아르티에의 재산은 아들 빌포르는 미쳐버리고 며느리와 손자는 죽었기 때문에 당연히 발랑틴에게 돌아가지만, 백작의 부탁으로 외가 쪽 재산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환원될 것으로 추측된다. 어차피 백작이 준 재산이 훨씬 더 많기도 하고. [15] 넓게 보면 손녀사위 막시밀리앙에게도 조력자가 되어줬다. 그리고 막시밀리앙이 백작을 통해 발랑틴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파혼을 깨트리면서까지 해서 둘을 이어준 것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16] 작중에서 바루아의 사망 때 다브리니는 나름대로 일리있는 추론으로 발랑틴이 범인인 것으로 생각하고 빌포르도 '설마 내 딸이...?' 정도로 의심했는데 누아르티에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엘로이즈가 범인임을 바로 알아챘다. [17] 물론 백작 자신이 변장한 인물이었다. [18] 리처드 체임벌린이 주연을 한 1975년 판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서는 백작이 누아르티에와 단둘이 만났을 때 그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당신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지금은 궁금증만 남기고 그냥 가지만 때가 되면 당신 아들에게 톡톡히 버릇을 가르쳐 주겠다"고 내뱉는데 만일 원작의 설정에서 이런 짓을 했다간 큰일날 정도로 위험한 짓이 될 것이다. [19] 엘로이즈 드 빌포르 항목에서도 설명된 내용이지만, 사실 처음에 엘로이즈가 품은 불만은 '상메랑 가문의 유산이야 당연히 발랑틴이 물려받을 것이지만 할아버지인 누아르티에의 재산은 에두아르에게도 물려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상메랑 가문의 재산만으로도 에두아르보다 훨씬 부자가 될, 그리고 결국 결혼하면 출가외인이 될 발랑틴에게 누아르티에의 재산까지 모두 다 물려주고 정작 가문을 이을 에두아르는 박대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다' 정도로 비교적 상식적인 것이었다. [20] 엘로이즈는 원래부터 누아르티에를 신경쓰지 않고 발랑틴을 박대했다. 그리고 제라르는 이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