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6 20:04:08

경사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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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장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소련의 T-34-76 전차.
파일:attachment/123eertt.jpg
/ Sloped Armour
1. 개요2. 원리
2.1. 코사인 원리2.2. 도탄과 물리적 특성
3. 특징
3.1. 단점3.2. 장점3.3. 결론
4.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차 중 경사장갑을 채용한 경우5. 기타

1. 개요

장갑에 대해 ' 경사'를 줘서 직사화기에 대한 실 방어력을 올린 설계를 말한다. 강판의 경사을 활용하여 정면 입사각 기준으로 유효 두께를 늘려 방어력을 확보하면서도 실 장갑두께는 줄여 경량화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관통거리의 증대와 발사체에 대한 도탄 가능성 증대를 동시에 노린다.

일본어에서는 이렇게 장갑에 경사각을 주어 방어력을 높이는 개념을 '피탄경시(避弾経始)'라고 부르며, 이러한 피탄경시가 적용된 장갑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경사장갑(傾斜装甲)'이라고 부르고 있다.

2.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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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4 전차의 전면 경사장갑. LOS 두께가 늘어나는 것을 보여준다[1].

포탄, 특히 장갑을 뚫기 위해 만들어진 철갑탄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도입된 설계이다.

철갑탄은 화포에서 발사될 때 얻는 탄자 자체의 운동 에너지로 빠르게 날아가다가 장갑에 피탄되면 탄자의 운동에너지를 소모하여 장갑을 관통하는 원리로 장갑을 뚫는다. 이때 기본적으로 철갑탄이 지닌 운동에너지가 장갑을 뚫을 수 있는 정도보다 장갑의 두께가 더 두껍다면 철갑탄이 장갑을 최종적으로 뚫지 못한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즉 장갑이 두꺼울수록 포탄이 장갑을 뚫는데 요구되는 에너지가 더 커지기 때문에, 방어력이 올라간다.

문제는 방어력 향상을 위해 장갑의 두께를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장갑에 주로 사용되는 밀도가 높은 강철을 한 면에 균일하게 바르듯이 두께를 키운다면 장갑재의 무게가 크게 늘어난다. 장갑재가 두꺼워지면 방어력도 증가하겠지만, 무게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이동이 힘들어진다. 전차 장갑차같이 기동성이 요구되는 병기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장갑 두께를 무작정 늘릴 수 없는 노릇이다 [2]

이러한 방어력 증가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설계가 바로 경사장갑이다. 경사장갑이란 장갑에 경사각을 주는, 즉 장갑을 수직이 아닌 기울어진 상태로 배치하는 것이다. 장갑을 기울인 경사장갑 설계를 사용할 경우, 장갑재가 기울어지면서 생긴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로 직선 방향에서( LOS) 보는 장갑의 두께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균질압연장갑을 사용한 경사장갑은 기울어진 평면판 구조지만, 주조장갑의 경우 주조 공정의 특성상 표면이 둥근 곡면형으로 만든다.[3]

2.1. 코사인 원리

이처럼 기울어진 장갑의 LOS 수치가 늘어나는 것으로, 장갑의 실제 두께를 늘리지 않고도 포탄이 장갑을 뚫어야 하는 길이를 늘려서 관통하기 어렵게 만드는 식으로 방어력을 키우는 것이 경사장갑의 기본 원리이다.

늘어난 LOS 수치를 수학적으로 나타내면

[math(T_L=\frac{T_N}{cos(\theta)})]

위와 같은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math(T_L)]은 경사각에 의한 LOS 두께, [math(T_N)]은 장갑의 수직 기준 두께, [math(\theta)]는 장갑에 수직인 법선이 수평면 바닥에 대해 가지는 각도에 해당하며, 장갑에 대한 포탄의 입사각과 동일하다.

위 식에 따라서 장갑이 60도 기울어졌다면 삼각비에 의해, 장갑의 LOS 두께가 수직 기준 두께의 2배만큼 두꺼워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식을 [math(cos(\theta))]에 대한 삼각함수로 본다면 0도에서 90도 범위 내에서 경사각이 늘어날수록 방호력이 상당히 커진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4] 즉, 경사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장갑의 LOS 수치를 삼각함수 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이러한 계산을 통해서 간단하게 경사장갑 효과에 의한 겉보기 두께를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겉보기 LOS 두께를 늘려서 방어력을 높이는 방식은 관통력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던 구형 풀 캘리버 철갑탄을 주로 사용한 2차 대전기와 냉전 초기의 수준의 포탄들에만 적용해볼만한 수준이고, 포탄의 모양을 바꿔서 관통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간 냉전 중기 이후의 날개안정분리철갑탄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대다수의 날탄은 빠른 포구초속으로 인해 운동에너지가 어마어마한 데다가, 포탄의 재료적인 특성과 모양도 장갑을 쉽게 뚫어버리는데 최적화 되어서 50도에서 60도 수준으로 경사각을 준다고 막아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물론 날탄에 대응할때에도 여전히 경사장갑의 원리가 쓰이는 건 마찬가지이나, 날탄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LOS 수치를 늘리는 게 아니라 경사장갑의 다른 성질을 활용하여 날탄이 스치면서 도탄되거나 충돌하면서 탄자가 깨지는 것을 유도하는 데 가깝다.

2.2. 도탄과 물리적 특성

위의 단락에서 경사장갑의 겉보기 두께를 수식적으로 표현하고 경사장갑의 LOS 수치가 Cos 함수의 역수(=Sec 함수)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을 알아봤다면, 본 문단에서는 경사장갑이 도탄에 유리한 점과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서 다룬다. 경사장갑은 단순히 LOS 두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직진하는 포탄이 장갑에 부딪혀서 운동에너지와 운동량을 소모할 때, 경사진 면을 통해서 포탄이 가하는 충격력을 분산하면서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탄환을 반발력으로 튕겨내는 작용을 한다. 이때 포탄의 진행 방향과 운동 에너지를 소모하며 충격을 가하는 방향이 바뀌면서 포탄이 잘 튕겨지게 되고, 탄환의 운동방향을 바꿈으로서 도탄 현상이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도탄 현상이 발생하려면 탄환의 강도와 속도, 피탄체의 강도, 그리고 탄환의 입사각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한다. 피탄체의 강도가 너무 강하고 입사각이 수직에 가까우면 탄환이 도탄되지 못하고 깨져버리고, 피탄체가 관통력에 비해 무르다면 그대로 탄환이 관통하거나 박혀버려서 비관통으로 끝나기 때문에 도탄이 발생하지 않는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주로 쓰인 총알 모양에 가깝던 철갑탄처럼, 탄속이 압도적이지 않으면서 탄자가 상대적으로 가볍다면 경사장갑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철갑탄은 늘어난 LOS 두께에 의해 포탄이 장갑을 관통하기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비스듬히 탄착하며 운동에너지를 전부 장갑 관통에 집중하지 못하고 장갑이 포탄을 밀어내는 항력에 의해 관통을 쉽게 하지 못하고 도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냉전 중반부터 등장한, 포탄 관통자의 길이를 늘려서 세장비를 키운 고속의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도탄이 매우 어려워졌는데, 이는 포탄의 모양에 따라서 장갑의 변형에 주는 데 운동에너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지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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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겉보기 LOS 두께보다 심화적으로 포탄이 물리적으로 장갑과 상호작용하는 것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 포탄과 장갑의 재료적인 특성, 포탄의 운동, 피탄시 가해지는 충격량과, 발생하는 응력에 의한 물체의 (소성)변형 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에 필요한 정보가 크게 늘어나고[5], 분석 난이도도 심화된다[6]. 따라서 경사장갑에 의한 도탄의 기본 원리 이해하려면 최대한 이상적인 상황에서 이해를 시도하는게 좋다.

위의 그림은 포탄에 대해 경사장갑이 주는 효과와 피탄 시 일어날 수 있는 있는 경우들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다.

a: 위 문단에서 다룬 LOS 두께가 코사인 함수의 역수(역삼각함수로는 sec 함수)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현상, 그리고 포탄이 경사장갑에 피탄되었을 때 장갑이 포탄을 미는(튕겨내려는) 힘이 장갑의 면에 대해 수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b: 경사장갑이 포탄과의 물리적인 상호작용으로 포탄을 튕겨내는 도탄을 유도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처럼 장갑에 대한 포탄의 입사각이 매우 큰 경우, 포탄이 피탄 시 장갑에 접촉하는 면적이 커지면서 장갑판에 작용하는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관통하지 못하고 장갑의 모양을 따라 미끄러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c: 포탄이 완전히 튕기지 못해서 장갑에 일부 박히는 경우.

d: 포탄이 장갑에 박힐 때 작용하는 튕겨내려는 힘의 방향.

e: 포탄이 장갑에 박혀서 파고 들어가려는 경우. 주로 세장비가 긴 날탄에 해당하는 이야기인데, 경사가 약 50~60도인 상황에서 날탄이 피탄된다면, 날탄이 LOS 두께 방향으로 입사하더라도 장갑판의 수직 두께 방향으로 탄도가 휘면서 더 쉽게 장갑을 무력화 시키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7]. 여기에 변형된 탄자가 피격 지점으로부터 넓은 면적에 걸쳐서 장갑재에 변형을 일으켜서 방어력을 상실시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장갑재가 날탄의 관통자보다 많이 무른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포탄이 장갑에 도탄되는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포탄 관통자의 질량이 작고 탄속이 느린 경우이다. 이런 경우 잘하면 포탄이 장갑에 소성변형을 일으킬 정도로 충분한 충격을 주지 못하고, 탄성충돌하여 장갑에서 튕겨질 수 있다. 재료적인 성질까지 따지는 경우, 장갑의 강도와 경도가 충분하다면 포탄이 장갑에 거의 탄성충돌로 튕겨지듯이 도탄되기 때문에 타격을 입히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경우로, 실제로는 포탄이 도탄되더라도 장갑에 소성변형을 가할 정도로는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갑이 얇거나 포탄의 관통자보다 무르면 경사각을 주더라도 해당 부위가 변형되어 방어력이 저하되는 피해를 줄이는건 어렵다[8]. 이와 관련하여,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은 경사장갑의 표면을 추가로 강화한 표면경화장갑을 만들어서, 표면의 경도가 커진 장갑이 포탄과 충돌해도 소성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도록 대처했다.

포탄이 장갑을 관통하는 경우,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포탄의 탄속이 매우 빠를때이다[9]. 이는 포탄이 장갑에 가하는 충격량이 상당해지면서, 장갑과 포탄 모두 순간 용융하듯이 액체처럼 거동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재료의 강도는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장갑의 면적 밀도만 중요한 요소가 돼서 분석이 쉬워진다. 이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운동량, 단면적, 밀도 및 LOS 두께만 고려하면 되며, 장갑의 경사 각도가 90도에 가까운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포탄이 장갑을 뚫고 들어오려 하기 때문에 도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이 이상적인 상황에 가까운 건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나 대전차고폭탄 성형작약이 장갑을 고속으로 뚫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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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과 경사장갑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간단히 나타내는 모델

물체 사이의 마찰과 변형이 없고( 강체라고 가정), 모든 충돌은 탄성충돌이라고 가정한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위의 그림처럼 도탄이 일어날때 경사장갑이 포탄의 운동 에너지 일부를 흡수하여 관통을 막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포탄의 충돌 직전 속도, 충돌로 방향이 바뀐 이후(튕겨진 후)의 속도의 차이(속도 변화량)를 dv라고 놓고 식을 [math(\cos(a))]에 대해 정리한 다음에, 삼각함수 공식을 활용해서 [math(\sin(a))]에 대해 나타내면, 장갑이 흡수하는 포탄의 운동에너지(운동에너지 변화량)는 포탄 입사각의 사인값 제곱에 근사적으로 비례하는 관계가 나온다.

3. 특징

3.1.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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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래의 장점 탭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그림들은 '효율적인 차체 형상'을 무시하고 있다.

경사장갑은 수직적 구조의 장갑과 달리 경사각을 위한 쓸모없는 공간이 생긴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 기갑병기 내부엔 장갑 이외에도 승무원들과 각종 기기가 꽉꽉 들어차있기에, 경사장갑을 채용하면 경사장갑을 위한 쓸데없는 공간 때문에 내부공간의 활용에 어려움이 발생하며, 내부 승무원을 위한 공간이 비좁아져 전투의 효율성에도 다소 문제가 생긴다. 차체의 경사장갑을 지나치게 주게된다면 내부용적은 그대로라도 차체가 길어지며, 이로 인해서 차체기골의 자체중량이 늘어난다. 즉 각도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적정 전고까지 올라가는데 거리가 더 걸린다. 길어진 몸체에 장갑까지 두르면 중량은 더욱 불어난다. 포탑에도 지나친 경사를 주게 된다면 내부용적은 더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탑승자들의 편의성과 전투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경사각이 상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본래 장갑두께만 작용하기 때문에 원래 의도한 실방어력이 나오지 않아서 원거리에서 격파되기 쉽다. 예를 들면 전차가 언덕에서 내려오는 경우. 전면에 경사장갑을 채용하더라도 차체 자체가 앞이 낮고 뒤가 높아지는 상태기 때문에 적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수직장갑이 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로 인해 급하지 않은 한 언덕을 정면으로 넘는 행위는 전차들이 기피해야 할 행동이다.

설상가상으로 동일한 두께의 장갑판을 사용할 경우, 경사장갑이 수직장갑보다 더 무거워진다. 따라서 경사장갑판의 두께를 늘리면 수직장갑일 때보다 하중이 크게 증가하므로 측면장갑같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곳은 그냥 수직장갑을 쓰거나, 경사장갑이지만 장갑판이 얇은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정면은 경사장갑 계산시 티거보다 두껍지만 측면은 보병의 대전차소총을 못 막아서 이에 시달리다 못해 증가장갑을 장착 개량을 받게 되는 5호 전차 판터가 있다.

철갑탄의 경우 착탄 시 운동에너지가 충분하여 도탄되지 않을 수 있는데, 탄이 막 장갑을 뚫기 시작해 끝부분만 박힌 시점에서 미세하게나마 탄이 마치 장갑에 대해 수직방향으로 뚫고 들어가려듯 돌아가려는 힘이 같이 작용하기에[10] 경사장갑을 쓰더라도 실제 경사각을 통해 얻은 최대 관통두께를 완전히 활용하지는 못한다. 이런 현상은 경사로 인해 충격면이 포탄의 충격을 균일하게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즉, 포탄 입장에서 보자면 전면부 하단은 이미 장갑에 충돌하여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데, 상단은 아직 접촉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진행방향으로 힘이 유지되고, 결국 탄 꼬리가 위로 들리면서 약간 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부러 유도하기 위해 탄두 전면에 상대적으로 무른 금속을 써서 앞쪽이 일부러 쉽게 변형되어 일종의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재질이 약한 모자를 덧씌운 피모철갑탄[11]이나 피모철갑탄에 유선형 캡을 추가로 씌운 저저항피모철갑탄[12]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포탄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장갑에 착탄될 때 발생하는 미세한 하방각 또한 착탄각에 영향을 준다. 이 변수가 합쳐져 착탄각이 수평으로부터 단 1도만 틀어져도 60도 -> 59도를 기준으로 장갑재는 유효 LOS 거리를 약 3%나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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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장갑을 도입한 현대 전차의 경우, 경사장갑과 수직장갑이 혼용되어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국 전차의 복합장갑의 소재와 특성이 달라서 생기는 경우로[13] 위의 레오파르트 2초기형은 포탑은 수직이지만 차체는 경사장갑이다. 에이브람스의 경우 차체 상부와 포탑 전부 경사장갑이지만 흑표의 경우 차체와 포탑 둘 다 수직장갑에 가까운 형상이다.

T-34에서 도입되었던 측면 경사장갑은 T-44를 비롯한 후기형 전차에서 폐지되었고, 중전차 체계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MBT는 측면 장갑이 대부분 수직 장갑이다. 포탑 전체에 극단적인 경사각을 준 메르카바 Mk.4조차도 차체 측면은 수직 장갑이다. 이는 차체 측면에 경사장갑을 사용해봤자 승무원의 거주 공간을 줄이고, 전면에서의 피탄면적을 늘려 전투 효율성을 악화시킬 뿐, 적 전차의 전면을 관통할 목적으로 만든 철갑탄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으로 방어력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방위에 적 철갑탄을 막을만한 장갑을 두를 현가장치와 엔진출력이 있다면 그걸 더 큰 포를 달고 전면장갑을 증설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으로 적 전차를 상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전차전 교리는 전차를 다수 운용하며 전선을 구성하여 적 전차에게 측면을 내주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비정규전 상황에서 적 보병의 대전차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력을 확보하기 위해 복합장갑 + 반응장갑을 증설하게 된다.

3.2. 장점

그러면 어째서 경사장갑이 방호력이 더 좋은 장갑설치방식으로 호평받는 것인가 하면, 매우 간단하다.

먼저 전차가 싸우는 전장은 완전한 평지가 아니라 고저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저지대에 존재할경우 전차의 최대 약점인 상부가 고스란히 노출되는데 경사장갑을 채용할경우 동일한 부피를 가진채로 약점인 상부의 면적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14]
그러면 고지에 있을경우에는 메리트가 없는가? 아니다 전면장갑이 기울어져있으므로 저지대에서 쏘는 공격에 대해 입사각이 수평에 가까운 각도가 되어 절대도탄이 발생한다.
이것은 꼭 고저차가 있을때만 발생하는것이 아니라 업힐이나 헐다운등으로 차체가 기울어졌을때도 메리트가 발생한다.
이런 엄청난 강점이 있기에 디메리트도 존재하는 좌우경사[15]는 채용하지 않더라도 상하경사는 무조건적으로 채용되는것이다.
그리고 방호력외에도 차체의 경우 경사장갑을 채용하면 포탑이 최전방에 있지 않아도 포각이 넓어지기 때문에 무게배분을 조정하기 쉬워지며 이는 곧 구동계의 부담을 덜어준다.
파일:attachment/ta00561.jpg

양 장갑의 두께를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경사장갑은 무게 뿐만 아니라 경사설치로 관통거리를 늘리고, 도탄 확률까지 확보하고 있다. 전차 차체 전면처럼 원래 기울어져 있는 부분에 장갑을 설치한다면 당연히 경사장갑으로 하는 편이 나은 선택이 된다. 즉 전면투영면적만을 볼 게 아니라, 실제 장갑재로 덮어야만 할 공간의 형상도 봐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전차 상부 장갑은 하부 장갑과 더불어 장갑의 중요성이 가장 낮은 부분에 속하므로 전차에서 가장 얇은 장갑만 두르므로(수직장갑의 대표적인 예시인 4호 전차의 경우 전차 상부 장갑이 1~2cm에 불과했던 등) 실제 전차들을 비교할 경우 결국 경사장갑이 무거울 수밖에 없긴 하지만. 어차피 날아오는 포탄의 구경에 비해 장갑이 얇고 열악할 때는 도탄확률뽀록이라도 올릴 수 있는 경사장갑을 채택하는 것이 그나마 전차의 생존에 도움이 될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이긴 하다. 스프로킷이 붙는 차체 전면 상하부나, 어차피 장갑재로 꽉꽉 채워야 하는 포탑 전면 상하부가 일반적으로 경사장갑의 적용 대상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생산된 전차는 상당수가 전면이 왼쪽과 같은 계단식 + 부분 경사장갑 형태였다가[16], 중반 이후에는 완전 경사장갑으로 개량되거나[17] 아예 처음부터 경사장갑을 전제로 하여 설계되었다.[18]

이 방식을 사용하면 수직장갑을 사용했을 때보다 철갑탄과 대전차고폭탄에 대한 방어효과가 높아진다. 관통해야 할 두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덤으로 대전차고폭탄에 대해서는 제시된 실제 최대관통거리를 모두 살릴 수 있기 때문에[19]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철갑탄에 대해서도 포탄이 가능한 한 저항이 적은 쪽으로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역으로 작용하여 포탄이 장갑 위에서 미끄러지는 현상인 도탄(跳彈)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경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경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철갑탄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유용한 편이다.

웹상에서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같은 현대의 길쭉한 모양의 철갑탄에게도 경사장갑 고유의 관통 거리가 증가하는 효과를 여전히 볼 수 있다. 오히려 날탄이 초고속이다 보니 경사에 상관없이 정직하게 뚫는 경향이 더 강하다. 포탄이 경사장갑에 닿으면 장갑판과 수직으로 회전하기는 하지만, 고속철갑탄의 경우 충격면에서 각도를 크게 바꿔서 장갑판을 관통하는 것은 아니다. 각도도 경미하게 바뀌기는 하지만 포탄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그다지 차이는 없다. 직접 관통각도가 변한다기보다는 경사로 인해 늘어나는 관통거리 자체가 실제거리만큼 효과를 다하지 못하게끔 힘의 벡터가 작용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일단 장갑증대효과는 있고, 도탄될 확률도 수직장갑보다 훨씬 늘어난다.[20] 아래 사진 속 레오파르트 2A6의 포탑전면장갑이 이런 경우. 해당 장갑은 2A5형식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다만 이 경우 포탑자체는 수직장갑인 구조고 사진 그앞에 얇은 쐐기형으로 TVM장갑 사진이 붙는다.
파일:external/armour.ws/leopard-2a6-ex.jpg

'날탄 관통 실험' 등의 제목으로 올라오는 아래 사진들 때문에 날탄이 마치 화살처럼 이리저리 휘어지며 장갑재를 뚫고들어가는게 아닌가 착각하기 쉬운데 관통부 위아래의 질량 차이로 인해 힘을 받아 변형되기 더 쉬운 탄착점 위쪽 '얇은' 부분이 탄에의한 충격으로 위로 말려올라갔을 뿐, 정작 관통 시작점인 사입구 하방을 보면 거의 직선에 가까운 관통형태를 보인다.
파일:c0091033_526148a6c72f2.jpg

삼각함수를 배운 사람이라면 위의 관통된 경사장갑에서 뒤집혀진 삼각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관통된 길이를 대각선으로보자. 본래 장갑의 두께는 삼각형의 높이다. 즉, 경사장갑은 경사를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투입한 장갑재의 무게대비 몇배의 효과가 있다.[21]

게다가 최악의 경우 장갑재가 어지간히 무르지 않은 이상 현대식 고강도장갑판을 얕은 각도로 억지로 파고드는 경우 탄자의 허리가 부러져버리기도 한다. 최근 날탄 탄자들은 고 관통력을 위해 탄속이 빠르고 세장비가 점점 길어지고 있어 지나치게 긴 날탄 같은 경우 허리가 부러저 정상적인 관통력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전장에서는 피모철갑탄 따위는 쓰이지도 않으며, 또한 성형작약탄은 탄이 기울어지려는 현상이 없이[22] 거의 '정직하게' 경사각에 맞춰 뚫고 들어오려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호능력은 더 크다. 더불어 피탄될때의 경사가 심하면 성형작약이 격발하기전에 탄 자체가 도탄되거나 성형작약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복합장갑의 재질이나 작용원리에 따라서는 경사장갑이라 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경사장갑이 무용지물로 사라질 일은 없다. 당장 위 설명에서 수직장갑을 사용했던 레오파르트2만 해도 2000년대 이후 모듈식 경사형 증가장갑을 달았는데 강한 경사장갑으로 날탄의 관통자가 부러지게끔 유도하고 있다.[23] 차체의 경우 원래부터 경사장갑을 채용하고 있기도 하고.

또한 메르카바 전차는 3세대 전차임에도 차체 전면은 물론이고 포탑의 측면까지 상당한 경사각을 자랑한다. 이는 숨을 곳이 없는 사막에서 차체 부피를 줄여 폭로면적을 줄이는 개념보다는, 어떻게든 최대한 방호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둔 설계 때문.[24] 이러한 수직장갑 + 겉에 경사장갑 추가라는 조합은 경사장갑과 수직장갑사이에 공간 덕분에 공간장갑 효과도 덤으로 내고 있다.

현존 최강의 방어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M1 에이브람스역시 경사장갑을 중시한 설계이다. 애초에 자탄방호 기준으로 KE 900, CE 1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정신나간 실방호력을 자랑하는 열화우라늄 복합장갑을 쓰는 특징 때문에 굳이 경사각을 줄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음에도 여전히 포탑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경사각을 준 설계를 채택하고 있다. 같은 시기 개발된 레오파르트 2(A4까지 해당)의 포탑과 대비되는 부분. 간혹 포탑에 경사각이 거의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메르카바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보면 3세대 전차 중에선 중간정도의 경사각은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차체에는 상당한 정도의 경사장갑이 적용되어있다. 차체 상부 전면은 두께가 포탑보다 얇지만 경사각이 극단적으로 주어져있고(지면 기준 7도. 포탑 입사각 83도) 하부 역시 45도 정도로 기울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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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의 포탑전면경사. 60˚정도는 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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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경사장갑을 채용한 메르카바 Mk.4

현대전장에서 굴러다니며 다년간의 실전경험을 거친 이 전차들이 경사장갑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현대전 교리가 차츰 발전하면서 실질 방호력 저하에 의해 사장된 경사장갑은 모든 종류의 경사장갑이 아니라 그중에서 일부 종류인 주조식 곡면장갑이다. 주조로 찍어낼 수 없고 용접으로 제작해야 하는 고경도장갑판에 비해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많이 만들어졌던 주조식 곡면 장갑으로는 더 이상 고속의 현대식 대전차 화기나 철갑탄에 대항할 수 없게 된 것이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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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날탄을 튕겨내지 못하고 오히려 파고들게 만든다는 경사식 장갑재가 바로 이런 구형 주조식 장갑재이다. 멍키 버전 T-72등에서 일어난 참사(...)를 오해하여 '날탄은 각도가 얕아도 장갑재를 파고들며 뚫는다'는 속설이 만들어 진 것이다. 경사장갑에서 장갑재가 충격력 이상의 경도, 표면강도로 버틸 수 있는 경우에는 날탄이 와도 무조건 도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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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소련 시절 때부터 반응장갑 도배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결국 최신형 T-90 T-14에 와서는 서방제 전차들처럼 용접식 장갑+두터운 전측면 복합장갑으로 갈아탔다. 주 복합장갑은 수직에 가까운 구조이나 반응장갑을 설치할때 크게 경사지게 해서 종국에는 경사형 장갑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레오파르트 2처럼 수직장갑 본체에 경사장갑을 추가한 형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등에서 나타난 전과를 곡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형 주조장갑재로 인해 열화우라늄 날탄에 펑펑 터져나간 것 역시 T-72같은 경사장갑 전차들이었지만, 그걸 정면에서 버티며 공지합동으로 때려잡은 것 역시 M1 전차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M1 에이브람스가 소련제 구형 날탄에 의해 관통된 경우는 단 한 대도 없다. 에이브람스의 차체정면 상부는 7도로 기울어진 50mm HHS 장갑재로 방호되고 있다. 포탑 전면보다 명중될 가능성이 낮은 부위에 얇은 장갑판으로도 충분한 방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화된 설계를 함으로써 전차의 중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현대적인 반응장갑 또한 경사장갑의 원리를 이용한다. 러시아군의 T-14에 장착된 말라킷 반응장갑은 관통자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갑판(Front Moving Plate, FMP)이 장갑의 폭발 이후 관통자와 연속으로 접촉하여 관통자를 파쇄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장갑에 경사를 줘서 LOS( Line of Sight) 두께를 늘리는 것과 근본적으로 같은 원리이다.

차량 하부에서 폭발하는 IED 지뢰 공격을 막기 위해 MRAP의 차체 바닥에도 경사장갑의 일종인 V형 차체 설계가 쓰인다.
다만 이 하부 경사장갑은 원리 자체가 다른데 일반적인 IED 지뢰는 관통자가 없고 폭압만으로 차량을 파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좌우에 공간을 둬 폭압을 다른 방향으로 분산시키기 위함과 동시에 구조적으로 외력에 변형되기 쉬운 하판 중앙부분을 트러스구조로 바꿔줌으로서 구조재들이 쉽게 변형되지 않도록 서로 지지할수 있게 하는것이다.

3.3. 결론

비록 제2차 세계 대전때처럼 경사장갑의 원리로 LOS 두께를 늘리는 것은 현재의 신형 대전차탄을 상대로는 쓸모 없는 짓에 가깝고 설계상 비효율적이지만, 방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경사장갑 자체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지 겉보이는 두께 성질이 아니라, 경사진 장갑이 물리적으로 포탄이 운동에너지를 소모하여 가하는 충격의 방향을 비틀어서 포탄이 제대로 관통하기 전에 튕겨내어 무력화하는 것에 가깝지만.

균질압연장갑(RHA) 기준 대충 아래와 같은 공식을 보인다. 두께50의 수직장갑<실제두께 50, 관통두께 100의 경사장갑<두께100의 수직장갑. 다만 이는 도탄을 제외한 수치로 수직장갑의 두께가 부족하고 포의 관통력이 더높은 상황이라면 차라리 도탄이 일어날 가능성이라도 있는 경사장갑이 더 나은 상황도 있다. 때문에 오히려 현대에는 전차보다 전차 이외의 전투차량이 경사장갑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장갑 관통 역시 기본적으로는 힘으로 구조를 변형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재질이라 했을 때 질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즉 장갑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튼튼하다. 관통거리는 확보했어도 질량 부족으로 인한 변형 용이는 막을 수 없다. 엔진의 힘이 한정되어있고 접지압을 일정 수준 미만으로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수/주를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적정선에서 타협해야만 하고, 이를 위해 중량 대비 효율이 높은 경사장갑이 널리 쓰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경사장갑은 동일 두께의 수직장갑보다 확실히 방어효율이 높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단순 계산상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값보다는 수치가 낮게 나온다. 교리상 어떤 형태의 전차를 만들 것이냐에 따라 잘 섞어 쓰는 것이 트렌드.[26] 이는 K-2 흑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흑표의 경우 복합장갑으로 적 직격탄을 받아낼 부분은 좁은 면에 집중해서 수직 복합장갑을,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고경도 장갑판으로 매우 완만한 각도의 경사장갑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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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상면 경사장갑에 의해 도탄된 K-279가 다시 포탑정면 복합장갑에 맞아 파쇄되는 장면.[27]

4.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차 중 경사장갑을 채용한 경우

사실 완전하게 수직장갑으로만 전차를 만드는 경우는 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극히 드물기 때문에[28] 경사장갑을 조금이라도 채용한 전차를 열거하면 사실상 그 당시의 모든 전차를 열거하게 된다. 따라서 여기서는 전면장갑을 포함해서 대폭적으로 경사장갑을 채용한 경우와 동시에 실전을 위한 제식 채용 및 완성을 해 생산한 것으로 한정해서 열거한다.

5. 기타

경사장갑의 최초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미 자연에서 파키케팔로사우루스 같은 공룡을 비롯한, 많은 동물의 두개골 거북이 등딱지[35]는 외부의 충격을 흘려낼 수 있도록 경사진 곡면 형상으로 진화했다. 인간 문명이 생겨난 이후에 제작된 고대, 중세 시대의 방패와 투구들도 이 효과를 노리고 반구 형상을 띠거나 원형, 혹은 곡면 형상을 띠고 있었고, 방패를 사용하는 방법 또한 정면이 아닌 비스듬하게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

파일:shield_two_hands.jpg 파일:shield_middle_stance.jpg
자세히 설명하자면. 정면에서 봤을 때 살짝 비스듬하게 옆으로 약 45도 정도로 틀어서 쥐어 정면에서의 공격을 미끄러뜨릴 수 있고, 자신의 상반신과 특히 무기를 쥔 손을 더 많이 보호하는것과 동시에 내뻗기 쉽게 만들어서 상대를 보다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다. 또한 화약무기가 발달하면서 성벽을 경사지게 쌓는 축성기법인 성형 요새도 등장했다.

네일건 사용시 가장 조심해야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혐 주의[36] 나무에 못을 박을 때 안쪽의 경사진 부분이 경사장갑 역할을 하면서 못이 박히지 않고 경사면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데 이때 위에 손가락이 있다면 못이 손가락에 그대로 박힌다. 따라서 그 경사면에서 손가락을 떼어놓고 목장갑을 끼는게 좋다.

여경래셰프가 피망을 채썰 때 두토막/네토막난 피망을 뒤집어서 피망의 안쪽면이 위로 가도록하고 채썰면 칼질하다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고 하는데, 같은 원리를 경험을 통해 깨달은 노하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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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로봇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원거리 무기가 드물고 공격 범위가 전측면을 벗어나는 일이 적은 배틀로봇 특성상 순수한 방어력 증대만을 위한 것은 사실상 측면 뿐이고, 주로 전방에 장착해 상대의 공격을 흘려보냄과 동시에 역습을 용이하게 하는 용도나, 후방에 장착해 공격을 흘려보냄과 동시에 원래 무기가 멈췄을 때 밀어붙여서라도 싸우는 용도로 쓰인다.

전차가 등장하는 월드 오브 탱크 워 썬더같은 게임에서도 경사장갑의 원리가 구현되었다. 같은 두께일때 경사장갑이면 경사각에 의한 LOS 수치 증가로 인해 실방호력이 증가하며, 각도가 60~70도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 포탄이 물리적으로 장갑을 뚫지 못하고 스쳐 도탄되는 현상도 볼 수 있다.


[1] 여담으로 해당 전차는 핀란드의 파롤라 전차 박물관에 전시된 T-54로, 차체 내부도 보여주기 위해서 차량 장갑 일부를 도려낸 채로 전시하고 있다. 전면의 경우에도 도려낸 부분으로 단면을 보여주고 있고, 여기에 경사장갑의 원리를 간단히 보여주기 위한 LOS 두께가 표기되었다. [2] 장갑이 두꺼워져서 무게가 늘어나면 현가장치와 엔진에도 무리가 가며, 연료 소모량도 늘어나면서 기동력도 떨어진다. 장갑을 늘리는 동시에 기동력도 유지하거나 올리려면 더 강력한 현가장치와 엔진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비용 또한 크게 증가하며, 이 뿐만 아니라 한반도 같이 산지나 하천이 많은 지형의 경우 혹은 지반이 연약하거나 한 경우 도로나 교각 등의 사용 역시 크게 제한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중량이 200톤에 이르던 독일의 8호 전차 마우스보다 나중에 등장한 세계 각국의 주력 전차가 4~80톤 내로 설계되는건 이유가 있다. [3] 표면 경사각이 연속적으로 바뀌는 구조는 물론, 무게 조절을 위해 부위별로 두께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구조도 주조장갑이 유리한 부분이다. [4] 수식적으로 경사 90도(장갑판이 완전히 누움)에서는 두께가 무한대라고 나오나, 실제로는 장갑판도 크기가 유한한 입체 물체인 만큼, 장갑판이 완전히 누운 상황에서는 장갑의 두께가 장갑판의 세로 변의 길이에 수렴한다. [5] 물체의 운동과 에너지를 넘어 고체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게 된다. 복합장갑이나 반응장갑같이 강철에 추가로 특성이 다른 소재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재료공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6] 실사격 이외의 방법으로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경사장갑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해석하려면 유한요소해석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7] 다만 경사가 이보다 적거나 더 한 상황이라면, 날탄의 궤적이 휘어지지 않고 거의 원래 궤적 그대로 장갑을 뚫고 들어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덤으로 날탄 탄자가 충분히 강하고 날탄이 매우 빠른 경우라면 더욱 궤적이 변하기 쉽지 않아서 이러한 벤딩(Bending) 현상이 일어나는 게 쉽지 않다. [8] 장갑도 금속인 만큼, 손상과 피로가 반복적으로 쌓여서 방어력이 저하되면 원래 막아낼 수 있는 공격보다 약한 공격에도 피로 파괴가 일어나면서 뚫릴 수 있다. [9] 즉 포탄의 질량 대비 운동에너지가 상당할때. [10] 법선 정렬 현상, normalization [11] APC, AP-Capped [12] APCBC, AP-Capped Ballistic Capped [13] 복합장갑의 충전재인 세라믹 재료는 대부분 재료의 정렬 방향과 포탄의 입사각에 따라 내구성이 달라지는 비등방성 재료이기 때문에, 장갑이 포탄을 받아낼 입사각을 최적화시켜야 제대로 된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체와 포탑 전면의 복합장갑 부위는 재료가 가장 강한 방향에 손쉽게 정렬할 수 있는 수직 장갑인 경우가 많으며 경사 장갑을 도입하더라도 재료의 정렬 방향에 철저히 맞춰 경사각을 정한다. 재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경사장갑에 배치하면 방어력이 무력화된다. [14] 최종적으로는 상부장갑이 좁아지고 하부장갑이 넓어진다. 하지만 하부장갑은 아무리 넓어도 피격되지 않기 때문에 단점이 아니다 [15] 차체 한정, 포탑의 경우는 좌우경사를 채용해도 구동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측면장갑을 줄이기 위해 자주 채용된다. [16] T-26, 3호 전차, 4호 전차, M3 스튜어트, 크루세이더 전차. 영국의 크롬웰 전차는 여기에서 장갑을 더 늘린 형태이다. [17] M5 스튜어트 [18] T-34, 5호 전차 판터 [19] 이마저도 극단적인 경사에서는 아예 메탈제트를 방출시키는 퓨즈 자체가 장갑에 닿지않고 미끄러져 도탄될 수 있다. [20] 하지만 L/D 비율이 30인 기다란 날탄이 도탄되려면 경사각이 5-6도보다 작아야한다. [21] 삼각함수를 알고있는 사람들이 알기쉽게 설명하면, 수직을 0도로 가정할 경우 α도 만큼 경사가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뚫어야 하는 장갑은 원 장갑 두께의 1/cos(α) = sec α배다. 여기서 α는 0~90도 사이의 각도이므로(90도는 장갑을 완전히 눕힌 상태이다.) 이론상으론 α가 커질수록 장갑의 두께가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22] 성형작약탄의 관통력은 고속의 메탈제트에 의해 얻어지는데 이들은 커다란 고체 덩어리가 아니라 상당히 작은 입자들의 모임이기 때문. [23] 근데 이게 말만큼 대단한건 아니라 APFSDS 관통자를 부러뜨리더라도 30% 가량의 관통력 저하만 유도한다. 이마저도 굵고 무거우면서도 세장비가 왕창 긴 M829A3이나, 55구경장에서 발사한 탄에 대해서는 관통력 저하 효과도 적을거라고 생각되니...물론 관통력과 내부 피해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내부로 파고드는 탄체의 절대량이 적어진다는 건 그만큼 내부에 피해를 입히는 정도가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날탄이 분질러지면, 부러진 뒷부분은 관성에 의해 앞으로 텀블링을 하며 도탄되고, 날탄의 앞부분만 관통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K2 흑표전차의 방호력 시험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물론 관통은 되지 않았으나 분질러진 상황만 보면) 부러진 뒷부분은 그대로 도탄되었고, 앞부분은 관통하지못하고 불꽃을 튀며 산산조각났다. [24] 메르카바가 포신 부각이 큰 등 헐다운을 시도하기 용이한 설계로 제작된 것은 맞다. 하지만 그걸 중점으로 두고 경사장갑을 채용한 것은 아니다. 사막이라고 해서 모래 언덕이 잔뜩 있는 곳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지구에서 그런 곳은 사하라 사막에 한정되고, 대부분은 바위와 자갈돌이 넓고 평탄하게 깔린 사막이 많다. 특히 시나이 반도 해안사막은 잡초가 드문드문 자랄 뿐 구배가 얕아서 4차 중동전 당시 이스라엘 전차들은 헐다운은 커녕 차체도 못 숨겨서 대전차미사일에 박살났다. 탁 트인 공간이라면 전차가 보병에게 압승할 거라 믿고 들이박은 결과...이스라엘은 이 때의 전훈을 잊지 않았다. [25] 다만 주조로 만드는 공법 자체가 내부에 기포가 발생하는것을 막지 못하기에 기포가 발생된 부분이 사실상 공간장갑 취급당하며 보이지 않는 미세한 금으로 인한 강성의 약화로 방어력이 급감해버리는 신뢰성 문제가 있었다. 균질 압연장갑은 이러한 기포를 찌그러트려 압축시키기에 문제가 적다. 사실 고경도장갑+복합장갑, 그리고 이를 용접할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품질만 괜찮다면 용접식 균질압연강 장갑보다 주조식 주물합금 장갑이 더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스라엘이 용접 셔먼보다 주조 셔먼을 더 좋아했던 이유가 이것. [26] 대다수의 주력전차들은 차체장갑만큼은 꽤 각도가 큰 경사장갑을 쓴다. 상술하다시피 경제적인 전면 기동륜 각도를 위해서는 차체 전면이 뾰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 [27] 아무리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가진 침식효과로 인해 경사장갑이 도탄될 확률이 낮다고는 해도 명백히 한계가 있고, 상부장갑에 채용되는 고경도 경사장갑처럼 실제 실험적으로도 단순히 장갑두께 증가 뿐만 아니라 도탄 기능도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알 수 있다. [28] 뉴질랜드에서 개발된 밥 샘플 전차 전차가 이런 형태이다. 사실 증가장갑 형태로 원시적인 경사장갑인 골판장갑(Corrugated Armour)을 장비하기는 했지만, 두께가 너무 얇아서 사실상 수직장갑과 다를 바가 없었다. [29] 후자의 경우 파편을 막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30] 경사장갑의 효능을 제대로 본 케이스. 위의 판터, 나아가 티거 2에 이르기까지 설계에 큰 영향을 준 전차다. [31] 1944형 [32] 독소전쟁말 양산개시와 함께 실전 배치되었으나, 독일이 이들이 전장에 도착하기 직전 항복해버려 실전은 먼 훗날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치렀다. 특징으로는, 정면 쐐기형 경사장갑과 세계 최초의 측면 공간장갑, 둥글넙적한 포탑 등이 있다. 특히 포탑은 위에서 보면 막대사탕같다(...).주포는 막대 포탑은 사탕 IS-3에 적용된 쐐기형 경사장갑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게 큰 충격을 줬고, 서방 국가들이 IS-3를 매우 위협적인 전차로 평가한 윈인이 되기도 했다. [33] M3A3,M5부터 전면장갑을 완전히 경사장갑화했다. [34] M6A2E1에선 전면이 완벽히 경사로 바뀌었다. [35] 때문에 터틀백이라는 별명도 있다. [36] 네일건 안전 수칙에 대한 영상이다. 27초 부근에서 작업자의 엄지가 못에 관통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