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3 17:45:28

S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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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해외의 사례

1. 개요

대한민국 공군에서 개발, 운영하는 활주로 제설작전용 장비. 명칭의 SE는 말 그대로 Snow Equipment의 약자. 주로 별명인 마징가, 코끼리 라고 한다.

2. 상세

퇴역한 항공기의 엔진을 상용 화물차대에 얹어서 만들었으며,[1] 제트엔진에서 나오는 브레스트 파이어열풍으로 쌓인 증발시켜버린다. 눈이 녹는 정도가 아니라 이 뽀송뽀송해진다. 눈이 많이 오든 적게 오든 활주로에 눈이 내리면 가장 먼저 출동하며 새벽에 이 녀석의 소리를 들으면 '오늘은 제설을 해야 하는구나 X발' 라고 느끼게 해주는 경보. 이 녀석 덕분에 끔찍하게 넓은 활주로도 한나절이면 눈을 모두 치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활주로 전용. 사진에 나온 양방향 중장비를 경량화시켜 소형 엔진으로 바꾸거나 단방향으로 분사하는 차량도 있으며 이건 활주로보다 좁은 주기장 제설에 투입되기도 한다.

다만 고온 고압의 바람으로 눈을 치우는 특성상 곁다리는 녹은 눈이 전부 얼음이 되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깨서 제거해야한다. 허허벌판 활주로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칼바람을 고스란히 몸으로 맞으면서 망치로 얼음을 콩콩 찍어서 깨는 걸 상상해 보자. 결국은 제설 때 곡괭이가 등장하는 기현상을 볼 수 있다.[2] 또한 눈의 연무를 만들기 때문에 이 눈들이 근처 온갖 기물들에 다 달라붙어 얼어 이것을 깨는 것도 고역.[3] 또한 항공기 엔진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꽤 심하다. 덕분에 위 사진에도 보이듯, 탱크로리 비슷하게 생긴 연료차량을 뒤에 따로 끌고 다닌다. 소형은 아예 탱크로리에다 엔진을 붙여놨다.

참고로 중형 SE-88은 운전석이 정면과 후면 2개가 존재하는데, 제설 작업 시에는 분사구 쪽이 정면이다. 이는 항공기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차량이 뼈대가 된 기존 차량의 정면부에 연결되기 때문에 그렇다. 트랜스퍼케이스가 기존 차량의 반대 방향으로 되어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차량의 정면으로 주행하는 것은 후진이 된다.

장비의 운용 자체는 항공기와 관계없는 부서에서 전담하지만 힘의 원천인 엔진이 항공기 엔진이다보니 겨울마다 기관중대가 바빠진다. 다만 다양한 구성품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정비하는데 다양한 부서들이 투입된다. 다만 저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덕트를 일일이 용접해서 사용하는데 알다시피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가스는 상대적으로 고온고압이기 때문에 수명이 그리 길지가 않아 제설 한번 거하게 하고 나면 그만큼 정비 측면에서 거하게 고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크기도 크기고 SE-88은 항공기가 아니기 때문에 넣어둘 만한 격납고가 없을 수도 있다.[4][5] 결국 바깥에서 쌩쌩 찬바람을 맞아가며 정비를 할 수밖에 없는데 눈보라라도 치는 날엔... 정비사들과 병사들에게 묵념... 쌩쌩하게 잘만 돌아가주면 정말 고마운 장비이지만 퇴역 장비인 만큼 생각보다 잘 퍼지기 때문에 정비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행 방식 자체가 특이하며.[6] 수동변속기 차량이기 때문에 숙련도가 높지 않은 초급 간부들이 반클러치로 운전하다가 클러치를 태워먹는 경우가 매우 자주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겨울에' '눈이 펑펑 내리는 도중에' '제설작업을 하다가' 생기기 때문에 그렇다. 얄짤없이 눈보라 맞아가면서 트랜스미션을 내리고 클러치 디스크와 압력판을 교환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 장비 하나의 제설 능력은 몇 십~몇 백 명 수준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작업하지 않으면 항공기 작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신속히 고통받으며 작업을 끝내야 한다.

과거 F-4 F-5이 주력이던 시기에는 지금은 퇴역한 F-86 세이버의 엔진인 J47을 장착해 제설차를 제작하기도 하였지만 2015년 현재 시점에서 두 가지 형식이 존재하는데, F-5 엔진을 사용한 J85를 장착한 소형 제설차 버전, F-4 팬텀의 엔진인 J79를 장착한 중형 제설차 버전이 있다. 중형 제설차는 주로 활주로의 제설을 소형 제설차는 작은 크기를 살려 유도로와 주기장의 제설에 사용된다. 더 강한 J79 엔진이 장착된 SE-88은 그레이트 마징가라고 부르기도 한다(수십 년 후에는 FA-50 F-16 엔진으로 만든 SE-88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SE-88이 다닐 수 없는(정확히 말해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기지 도로는 보통 공병대대에서 중장비로 밀어버리고, 중장비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사람의 힘을 빌리게 된다.[7]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공병대대 중장비 뿐만 아니라, 차량에 도저날을 장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치우게 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데, SE-88은 대한민국 공군의 고유 장비다.[8] 공군 부사관의 88년 창안품으로 제식명 SE-88의 "88"은 그래서 붙은 숫자라고 한다. 과거 미군에서 사용하던 제트엔진제설차를 한국형으로 바꾼 것. 문제는 알래스카 그린란드 같이 눈이 많이 오는 지역도 똑같다는 거.

하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은 그리 좋지 못한 편. 그도 그럴 것이 연료는 항공유를 사용하며 제작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연간 운용비가 민간업체서 판매, 운용하는 제설차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설효율도 비슷하다. 오래된 제트엔진을 사용하다보니 고장이 매우 잦은 편. 대신 시간 대비 효율성이 매우 뛰어나서 공군에서 열심히 굴리는 것이다.

제설용 장비는 아니지만 천조국 미군에서는 걸프 전쟁 당시 이라크군이 불을 질러놓은 쿠웨이트 유전의 불을 끄기 위해 전투기 엔진을 마개조한 물건으로 소화를 한 적이 있다.[9]

3. 해외의 사례

눈과 얼음의 고장 러시아에도 비슷한 게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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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더 신경 쓴 버전

SE-88과 마찬가지 원리로 쌓인 눈을 제거하는데, 이쪽은 퇴역한 MiG-15의 Klimov VK-1 엔진을 트럭에 장착해 쓴다고 한다. F-86과 MiG-15가 한국전쟁 항공전에서 라이벌 관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묘해진다. 민간 공항에서 사용하기에 특별한 제식명칭은 붙어있지 않은 듯 하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활주로 제설 이외에 항공기 제빙(除氷) 작업에도 투입된다.

이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헝가리에서 만든게 위에 쓴 big wind.[10]


[1] 현대 트라고, 현대 메가트럭이 주 베이스다. [2] 민간 기준. 군대에서 제설 시 곡괭이가 등장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웃픈 건 이 눈의 연무가 활주로 내에 국지적인 안개를 만들 때가 있다! 이럴 땐 항공기상관측병에게 애도를 표하자. [4] 행여나 타이어나 기타 부속품에 외부 물질(F.O.D) 위험이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항공기가 아닌 기타 장비를 정비용 격납고로 입고시킬 수 없다. 물론 이것도 부대에 따라 다르다. 격납고에 중형 두 대를 넣어두는 곳도 있다. [5] 다만 부대에 따라 다르지만 비상출격을 해야 하는 방공대기소에서는 소형급으로 1기를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FOD 우려가 있더라도 비행대기선에 진입할 때 이물질 제거작업을 하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6] 팬텀 엔진을 장착한 중형급 이상은 제설 작업 시에는 후진으로 움직여야 한다. [7] 그런데 그 SE-88도 공병대대에서 운영하고, 중장비도 공병대대에서 운영하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데에도 공병대대에서 차출된다. [8] 이런 제설장비는 방위산업체 입장에서는 상품성이 전무하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만 필요하니 수요도 적고 만드는데 대단한 기술력이 필요하지도 않으므로 다들 사서쓰는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 쓰게 되는 것. [9] 사실 미군 물건이 아니라 밑의 러시아 제빙장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헝가리에서 마개조한 (T-34 차대(걸프전 이후에는 T-34 차대 대신 T-55차대로 바꾸었다고 한다.)에다가 Tumansky R-25(미그 21Bis의 엔진)2개를 올린 물건) 별칭 big wind라는 소화장비를 가진 회사와 계약을 해서 운용하여 소화했다고 한다. # [10] MiG-21의 엔진 2개를 T-34 전차의 차체에 얹어 만든 장비다. 하지만 이 녀석의 목적은 제설이 아닌 산불 진압이다. 엔진으로 만든 기류로 물을 넓은 면적으로 날려 불을 꺼버리는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