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화
미국의 여성학자인 바바라 G. 워커(Barbara G. Walker, 1930~)가 쓴 동화 모음에서 나온 단편 제목.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백설공주를 비틀어 만든 설정이다. 흑설공주는 동화 속 백설공주와 똑같이, 딱히 영리하진 않아도 아름답고 마음씨도 착한 아가씨. 계모인 새 왕비는 현명한데다 인품도 훌륭한 인물이다.
외모지상주의와 계모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며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썼다고 한다. 제목과 달리 흑설공주는 별 활약이 없고 왕비가 진 주인공. 헌터라는 이름의 귀족이 흑설공주에게 청혼했다 차이고 앙심을 품은 뒤, 왕비를 이용해 공주에게 보복하려고 "흑설공주가 왕비님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데 질투나지 않으십니까? 계모는 전처의 자식을 미워하잖아요" 하고 바람을 넣는다. 그러나 현명한 왕비는 "젊은이는 늙은이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있고, 계모가 전처의 딸을 미워한다는 건 어리석은 편견일 뿐"이라고 대답하면서 헌터에게 이상한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그러고도 안심이 안 된 왕비는 일곱 난쟁이를 포섭하여 헌터를 미행하게 하는데, 얼마 뒤 헌터가 흑설공주를 강간하려 했다가 현장에서 난쟁이들에게 연행된다. 흑설공주는 자신을 구해준 지혜로운 새어머니를 깊이 존경하게 되면서 두 모녀는 이후로도 사이좋게 지냈다고. 그리고 헌터는 감옥에 갇혀 살면서 정신승리용으로 동화를 썼는데 그게 백설공주 이야기라고.
페미니즘 동화로써 외모 지상주의로 남성들도 결국 불이익을 보는 사회에 대한 풍자라든지, 권력층이 조작하는 여론에 대한 풍자같은 씁쓸한 현실에 대한 풍자도 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권에선 흑설공주라고 하면 이 책을 떠올릴 정도로 찬사를 받으며 2백만 부가 팔렸고 여러 상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