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6 21:57:47

핸드 캐논

파일:핸드 캐논.jpg

1. 개요2. 역사3. 특징4. 현대의 핸드 캐논5. 각종 매체에서의 모습6. 기타

1. 개요

Hand cannon, Gonne


1400년대의 핸드캐논을 다룬 영상

원시적인 개인용 소화기로, 말 그대로 ' 사람이 들고 운반 가능한 화포'이다.

2. 역사

'탄환을 발사하는 화약 무기'의 시초는 총이 아니라 대포였다.[1] 최초의 대포는 12세기 초 송나라에서 발명된 것으로 추정되며[2], 대포의 구경을 줄여 보병용 소화기를 만들어 보자는 발상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일:黑龍江火銃.jpg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핸드 캐논 유물인 '흑룡강화창'.
13세기 말 원나라 말기의 혼란기에 여진족 군대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송나라에서 발명된 핸드 캐논은 기타 화약 무기들과 함께 전 세계로 뻗어나갔는데, 송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순서대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중동은 13세기 말, 서양은 14세기 초부터 화약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338년에 들어서는 프랑스에서 핸드 캐논이 널리 쓰이는 무기 중 하나가 되는 등 화약무기를 처음 도입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핸드 캐논 역시 도입되고 있었다. 영국의 경우 핸드 캐논을 묘사한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이 1473년의 기록이 있으나, 1337년부터 1453년까지 대포와 핸드 캐논으로 무장한 프랑스군과 백년전쟁을 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전부터 존재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경우 맘루크군이 몽골군을 상대로 핸드 캐논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아인 잘루트 전투가 벌어진 1260년은 중동은커녕 몽골에서도 화약 무기의 보급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실제로 그랬을 가능성은 낮다. 중동에서 처음 핸드 캐논을 사용한 시기는 서양과 비슷한 14세기 초로 추정된다.

핸드 캐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병용 소화기로 오랫동안 각광을 받았다. 이후 격발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하여 방아쇠와 유사한 장치를 단 핸드 캐논이 15세기 초 유럽과 오스만 제국에서 등장했다. 15세기 중반까지 이러한 형상의 핸드 캐논이 널리 쓰였으나, 15세기 말 본격적인 화승총이 등장하면서 핸드 캐논은 일선에서 물러났다.[3]

3. 특징

전장 120cm 가량에 중량 3kg 가량으로, 실제 화포의 포신은 30cm 안팎이고, 나머지는 전부 목제로 된 손잡이 길이로 구성되기 때문에 포신의 구경이 크고 길이는 짧아서 총보다는 포에 더 가까운 물건이었다.

구경이 크고, 사용하는 화약이 보다 많았던데다 탄환을 여러 발 넣어서 산탄 형식으로 사용하기도 했기 때문에 화력만 놓고 보면 후대의 화승총보다도 강했다고 볼 여지도 있었다. 실제로 이 특징을 살려서 화승총이 보급된 이후로도 한동안 대구경 핸드 캐논을 지원화기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핸드캐논을 격발하려면 불을 직접 화문에 갖다 대거나, 혹은 조선의 승자총통처럼 짧은 도화선을 화문에 꽂아 다 타들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어느 방식을 쓰건 간에 조준한 직후 조준을 유지한 채 바로 쏠 수가 없어서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었다.[4]

이 때문에 웬만큼 숙련된 사수가 아닌 이상, 타이밍을 맞춰서 격발하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핸드 캐논 사수들은 2인 1조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핸드 캐논을 조준하면 다른 사람이 화승으로 점화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초보적인 형태의 방아쇠와 불붙은 심지를 고정하는 장치가 생겼고, 이것이 발전하여 화승총이 만들어지게 된다.

초보적인 형태의 방아쇠와 심지 고정 장치가 달린 핸드 캐논을 두고 아르퀘부스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머스킷의 등장 이후 아르퀘부스는 개량된 핸드캐논을 일컫는 말에서 머스킷보다 구경이 작은 총기를 일컫는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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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사석포와 핸드 캐논을 다루는 모습. *
발사 시에는 지지대에 걸친 후 발사하거나 가슴에 지지판을 대고 발사하였는데, 강한 반동과 더불어 충격을 흡수할 구조가 없다시피 한 탓에 어깨나 가슴을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애초에 완전히 고정된 상태에서 발사해야 하다보니 움직이면서 사격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Hand' cannon이라는 이름과 달리 손으로 들고 쏘기보다는 거치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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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른 사진 링크
위는 하켄북세(hakenbuchse)라 불리는 핸드 캐논의 일종. 하켄북세란 '갈고리가 달린 총'이라는 의미로 포신에 달린 갈고리로 성벽 등에 고정하여 사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하켄북세라는 이름에서 화승총을 뜻하는 아르퀘부스라는 단어가 나왔다.[6]

우리나라의 승자총통을 비롯한 휴대용 소형 총통들도 핸드 캐논으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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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연발 핸드 캐논의 사진. [출처]
개중에는 여러 총신을 한데 묶어 지금의 기관총과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한 것도 있었으나, 총신이 많은 만큼 무거워지는 데다 나중에 하나하나 장전해야 했기에 장전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 잘 쓰이지 않았다.

4. 현대의 핸드 캐논

유탄발사기가 핸드 캐논의 직계 후손 내지는 완성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RPG-7도 비록 탄두가 로켓 추진 방식이지만, 이쪽도 일종의 핸드 캐논인 셈이다. 단 유탄발사기 자체는 총류탄을 좀 더 실용적이면서 화력이 강하도록 개량한 물건이라, 핸드캐논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무기는 아니다.

구 일본군이 사용했던 척탄통 역시 근현대에 나타난 핸드캐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5. 각종 매체에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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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타

현대적인 총기류들 중에서도 강력한 화력을 가진 일부 화기의 경우에는 비공식적인 별명으로서 핸드 캐논이라는 별명이 붙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동권총 중에서는 M1911 리즈 시절에는 '손 대포(Hand Cannon)'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고 한다. 데저트 이글리볼버에 쓰이는 매그넘탄을 사용해 이 별명이 붙기도 했으며 한술 더떠 마스 권총은 개발자가 스스로 이런 별명을 붙였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현대에 핸드 캐논의 정의에 가까운 무기는 Triple Action Thunder가 제일 근접한데, 현대식 자동권총들과는 다르게 단발식 권총이라는 특징이 있으며, 사용 탄환도 무려 대물 저격 소총이나 중기관총에나 사용하는 .50 BMG 탄환을 사용한다. 그 영향으로 인해 무게도 5.5Kg이나 되고, 사격 후 반동제어도 무척이나 어렵기에 그야말로 손으로 들고다니는 캐논과 다를 것이 없다.


[1] 작동 방식과 별개로 '화약을 활용한 무기'의 시초라고 하면 화염방사기의 형태를 한 무기들이 먼저 등장했다. [2] 1128년에 만들어진 충칭 시의 다쭈 석각에 대포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이 있기 때문이다. 단,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포 유물은 13세기에 만들어진 원나라제 대포이다. [3] 조총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의 조선에서 수포 등 대구경 핸드캐논이 쓰였던 것에서 보이듯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나, 핸드캐논 원래의 용도였던 '보병용 소화기'로서의 자리는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4] 여기에 충격을 완화해줄 장치가 없어 사수가 반동을 그대로 받아내야 했던 점 역시 핸드 캐논의 명중률 저하에 한몫했다. [5] 화승총 역시 구경이 크고 무거운 것들은 들고 쏘지 않고 거치대 위에 놓고 쏘았다. 동아시아에서 사용한 화승총은 서구권에 비해 구경이 작아서 그런 형태가 적은 편이지만, 티베트에서 20세기까지도 사냥용으로 사용했던 화승총은 거치대를 사용하기도 했다. [6] 정확히는 포신에 달린 갈고리를 두고 아르퀘부스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맞으나, 아르퀘부스 자체는 독일어 하켄북세에서 유래한 단어는 아니고 네덜란드어 Haakbus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출처] http://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44&pn=5&num=66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