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2 13:46:50

하이난 치킨 라이스

치킨스톡 등을 넣고 간을 한 에다가, 그 육수로 지은 등을 같이 먹는 요리 말레이시아 요리/ 싱가포르 요리에 속한다.

영어로는 하이난 치킨라이스(Hainan Chicken Rice), 중국어로는 하이난지판(표준중국어)/호이남까이판(광동어)(海南雞飯/해남계반)이라고 부른다.

이름은 중국 남부의 하이난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다만 하이난성은 이름의 유래일 뿐, 요리의 유래는 아니다. 정확히는 동남아시아 말레이반도 쿨리로 이주한 청나라 하이난성 출신 이민자들이 만든 요리다.

즉, 바몬드 카레나 캘리포니아 롤처럼 본국 요리는 아니지만 현지화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현지라고 보긴 어렵지만 하이난성에서는 "지요우판/까이야우판(雞油飯)"(닭 기름 밥)으로 불리운다.

이 하이난성 출신 청나라 이민자들이 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대에 정착했고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중국계 싱가포르인으로 자리잡는데 국내에서는 주로 싱가포르 요리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요리의 정확한 유래도 논란이 있는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양국이 서로 자기네 요리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1]. 물론 양국 다 한때는 한 나라였고[2] 지금도 문화( 프라나칸), 인종(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중국계 싱가포르인 말레이인)에 큰 차이는 없으므로 유래를 가지고 티격태격할 일은 아니다.

이 요리도 동남아시아, 정확히는 말레이반도의 사정에 맞게 현지화된 것이지만, 각국의 원주민들도 이 요리를 한번 더 현지화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하이난성 출신 이민자들이 주로 정착한 이포를 중심으로 닭밥(나시아얌, Nasi Ayam)이라는 이름으로, 태국에서는 기름진 닭밥(카우만까이, ข้าวมันไก่)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이기는 한데, 매우 쉽다. 닭을 기름에 구운 다음 그 남은 기름에 물과 치킨스톡을 넣어서 육수를 만들고, 그 육수로 밥을 지으면 된다. 동남아시아 요리답게 원래는 안남미[3]를 사용하지만, 없으면 그냥 한국쌀을 써도 무방하다(다만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안남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후 밥그릇으로 밥 모양을 내서 그릇 위에 담은 다음 닭과 오이를 좀 썰어서 올리면 끝인데, 사실 이 과정은 굳이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순전히 모양을 예쁘게 내서 손님을 대접하는 게 목적이니까.

보통은 이렇게 한 다음 닭을 찍어먹을 소스와 닭 국물을 같이 두고 먹지만, 태국에서는 돼지 선지와 함께 먹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싱가포르 요리 식당에서 치킨라이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홍콩 대중 음식점인 차찬텡에서도 원래 본고장 중국 음식이 아니지만 중화요리 계열에서는 필수로 들어가 있는 메뉴일 정도로 흔하다. 홍콩이 과거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중국계 싱가포르인들과 교류를 오래 해 온 흔적이다.


[1]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예 대놓고 각료들이 이런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락사와 바쿠테도 같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2] 애초 싱가포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다수인 도시 하나를 나라로 떼어 독립한 곳이다. 그러기에 중국계 다수 비중과는 달리 중국하고는 접점이 없는데 말레이시아와는 한 나라처럼 많은 접점이 있다. [3] 흔히 말하는 기다란 태국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