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질풍을 아시오? 아마 무림에 몸 담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는 이름을 들어 봤을 것이오. 어떠한 문파도 스승도 없이 무림에 나타나 단번에 수많은 고수들을 꺾고 몇 년 전 홀연히 자취를 감춘 인물이지. 사실 나는 그가 왜 사라졌는지 알고 있소. 궁금하지 않는가?
당시 그는 무림 고수들을 차례차례 꺾어 나가서 한창 자신의 주제를 모르던 때이지. 왜 고수들을 꺾는 것인지 왜 싸우는 것인지도 모른 채 그저 전투의 재미에만 이끌려 강하다고 이름이 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찾으러 다녔소.
그 때도 별 다르지 않았지. 산에서 혼자 오두막을 짓고 사는 늙은 무림 고수와 대결했는데 그리 대단한 실력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소. 어렵지 않게 꺾을 수 있었거든. 하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수를 날리려 했을 때 그만 힘 조절에 실패하여 노인네의 숨을 끊고 말았지.
사실 무림에서 수를 겨룰 때 목숨이 끊어지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마음이야 심란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해서 노인네가 살고 있는 오두막에 노인네를 묻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아뿔싸! 노인네는 혼자가 아니었소. 이제 막 태어난 핏덩이 같은 아이와 함께 살고 있었던 거지. 아이를 보자 검은 질풍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소. 자신은 대체 무슨 영화를 위해 힘 조절도 제대로 못할 반 푼도 안 되는 실력으로 아이를 평생 고아로 살게 만든단 말인가.. 이 아이와 노인네는 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검은 질풍은 승리의 대한 쾌감보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소.
그 이후로 검은 질풍은 무림에서 은퇴했소. 다시는 무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깊은 숲으로 가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오. 대체 왜 그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냐고.. 그건.. 음..
아이쿠!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 군. 다음 이야기는 또 언젠가 할 기회가 생기겠지. 그럼 살펴 가시게.
6성 호칭인 검은 질풍과 포냐라는 이름에서 프로필에 등장하는 전설의 무림 고수 검은 질풍이 바로 정색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대사에서 지퍼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검은 질풍은 숲에서 포냐를 양육하기 위한 하나의 위장 수단이자 방어 기제로서 곰인형 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안고 곰인형 탈을 쓰고서도 준수한 수준의 탱킹 성능을 유지하는 것 때문에 일부 유저들은 본체인 검은 질풍은 사실 탈 SS급 실력자 일거라며 찬양하기도 한다.
도감 콜렉션 "더 빅"과 "무림의 후예들", "생명의 숲"에 동시에 수록되어 있으니 6성을 하나 만들어두면 좋다.
대사 도중 아기의 표정이 바뀌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스토리에서는 베로이아에서 그와 맞섰다가 패배했다는 사이가 처음 언급하고 생명의 숲에서 등장하는데 하는 역할은 그냥 발리는 엑스트라 A. 심지어 대사도 황당하기 그지 없어서 카일 일행을 자신과 싸워서 이기기 위해 온 일행으로 착각했다가 싸웠다가 지고 나서는 어르신이라 부르며 무림 고수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나마 제대로 역할을 한 게 있다면 길을 알려준 것 정도. 게다가 해당 부분에서 보스는 하필 스웬.
사이 설정에서도 등장, 과거 무림계를 재패하던 사이를 꺾은게 포냐며 당시 그저 검은 질풍이라는 이름만 알려주고 떠났다고 한다. 승승장구하다가 완패한 사이는 이후 무림계에서 물러나고 베로이아로 와 뒷세계의 거물이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