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31 15:02:46

통화량

1. 개요2. 통화지표
2.1. 본원통화2.2. M1(협의통화)2.3. M2(광의통화)2.4. Lf(협의유동성 또는 금융기관유동성, M3)2.5. L(광의유동성)
3. 통화량의 결정
3.1. 화폐승수이론에 대한 비판
4. 통화량의 경제학적 의미
4.1. 금리와의 관계 및 통화정책4.2. 물가와의 관계4.3. 환율과의 관계

1. 개요

Money supply
通貨量

일정 시점에서 한 나라의 경제 내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의 양을 의미한다. 이 때 통화의 개념을 무엇으로 정의하냐에 따라 통화량이 달라진다. 단순히 통화=( 현금)의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예금이나 각종 금융상품까지를 포함시키게 되는데, 특정 자산이 가지고 있는 유동성(liquidity)에 따라 통화지표를 구분하게 된다.

2. 통화지표

현재 한국은행에서 정의하고 있는 지표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이 구분하는 본원통화, M1, M2, M3(Lf), L 순서로 후술한다.

참고로 나라마다 금융 제도나 상품이 다르기에 직접적인 통화 비교는 어려우며 국가별로 이 지표는 조금씩 다르다 #

2.1. 본원통화

Reserve Money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현금통화. 즉, 시중에 돌아다니는 지폐와 동전의 액수 합이다.[1]

2.2. M1(협의통화)

Money 1

현금 은행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 수표)을 합친 것.

시중의 현금에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을 더한 것이다. 현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은 예금자가 원하기만 하면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과 거의 동일한 유동성을 가진다. 즉 M1은 유동성이 가장 높은 통화만을 의미하는 통화량이다. 반면 M1에 포함되는 통화는 그 범위가 매우 좁으므로 후술할 통화량에 비해서는 가장 액수가 적다. 2024년 1월 기준 M1은 1,221조 7,000억원.[2]

2.3. M2(광의통화)

Money 2

M1에 만기 2년 미만 금융상품[3]을 더한 것이다. M1을 제외한 정기예·적금 등은 예금자가 현금화하고자 할 때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여야 하므로, M1에 비해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M2는 M1보다 넓은 범위의 통화를 포함하므로 M1보다 액수가 많다. 2024년 1월 기준 M2는 3,924조 2,000억원.

2.4. Lf(협의유동성 또는 금융기관유동성, M3)

Liquidity aggregates of Financial institution

M2에 보험회사 등의 기타예금취급기관의 만기 2년 이상의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예수금 등을 더한 것이다. 과거에는 M3(총유동성)을 사용했는데, 후술할 L(광의유동성)을 개발하면서 Lf로 새로 정의하였다. L과 Lf는 현금화하기 어려운 통화, 즉 유동성이 낮은 통화까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M1, M2보다 액수가 많다. 2024년 1월 기준 Lf는 5,414조 7,000억원.

2.5. L(광의유동성)

Liquidity Aggregates

한 나라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유동성의 크기로, Lf에 비금융기관인 정부 기업 등이 발행한 · 공채· 회사채 등을 더한 것이다. 모든 통화량을 포괄하는 만큼, 액수가 가장 많다. 2024년 1월 기준 L은 6,815조 3,000억 원.

3. 통화량의 결정

중앙은행이 돈을 발행하면 바로 통화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신용창출과정을 거쳐 통화량이 결정된다. 즉 발행한 통화를 저축하였을 때, 은행이 저축한 돈을 대출해줌으로써 본원통화보다 많은 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100만원을 발행하여 시중은행에 내보낸 경우, 시중은행은 지불준비금 10만원[4]을 제외하고 90만원을 대출해주게 되며, 경제주체는 다시 90만원을 저축[5], 은행은 다시 81만원을 대출.....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시중에는 100+90+81+........... =1000만원이 풀린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이때 900만원이 바로 신용으로 창출이 된 통화량이 되는 것이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M=mH 같이 나타낼 수 있다. H는 본원통화[6], m은 통화승수(또는 화폐승수, 신용승수), M은 통화량을 나타낸다.

3.1. 화폐승수이론에 대한 비판

위의 서술은 기존 교과서에서 많이 언급되는 화폐승수이론이고, 근래에는 화폐승수이론에 대한 비판이 있다. 즉, 예금이 대출을 낳는 것이 아니라, 대출이 예금을 낳는다는 것이다. 통화량은 대출에 의해 증가한다.

현실에서는 예금에 의한 재대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A 은행에서 대출 받아 B 은행에 예금해서 다시 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없다.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 공유 때문에 동일 차주의 총 대출액이 얼마인지가 공유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은행이 발행한 지급수단인 예금의 총량은 총 신용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법정지급준비율이 존재하지 않는다.

화폐승수이론과 달리 실제로는, 지준금 규모와 통화량 간에는 안정적인 비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화폐승수이론은 은행이 지준금 한도 내에서 최대한 대출을 하며, 대출 규모가 기존 지준금에 의해 제약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두 가지 이유로 이 관계가 적용되지 않는다.[7]

첫째, 은행은 전망이 불확실할 때 대출 여력이 있어도 대출을 하지 않을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하면서 지준금이 누적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둘째, 은행의 대출은 지준금 규모에 의해 제약되지 않는다. 은행은 이윤 전망이 높으면 먼저 대출을 하고 나중에 중앙은행에 지준금을 요구하며, 중앙은행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알랜 홀름즈의 증언에 따르면, 은행은 신용을 확대하고 예금을 창조한 뒤 지준금을 찾는다. 중앙은행은 유동성 위기나 금리 상승을 방치하지 않는 한 지준금 공급을 제한하여 통화 공급을 관리할 수 없다. 중앙은행이 추가 지준금 공급을 거부하면, 관련 은행은 다른 은행에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8]

참고:
Tobin, James, "Commercial Banks as Creators of 'Money'" (1963). Cowles Foundation Discussion Papers. 388.
임일섭 (2023). 은행은 연금술사? 민간화폐는 허공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승경 (2023). 은행시스템의 현실적 작동원리와 SVB 파산 경과의 재구성

4. 통화량의 경제학적 의미

경제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면, 통화 부문과 실물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한 것이 MV=PT, 즉 화폐수량설이다. 이 수식은 피셔방정식 또는 교환방정식으로 불리며, M은 통화량, V는 통화의 유통속도, P는 물가수준, T는 경제 내의 거래량을 의미한다.(T대신 총생산을 의미하는 Y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 일반적으로 V와 T는 안정적이라고 보기 때문에,[9] 통화량과 물가 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성립한다(M≡P). 즉 통화을 조절함으로써 물가수준을 결정할 수 있고, 물가수준에 따라 경제의 움직임이 변화되므로 결국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은 경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1. 금리와의 관계 및 통화정책

금리는 이자율, 즉 돈을 빌릴 때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돈도 하나의 재화라고 생각해 보면, 통화량이 많을수록 돈의 희소성이 낮아지므로 금리가 하락하고, 통화량이 적을수록 돈의 희소성이 높아지므로 금리가 상승한다. 금리는 곧 투자와 직결되는데, 금리가 낮을수록 돈을 빌리기 쉬우므로 투자가 증가하여 생산량이 증가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 즉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금리를 조절하고, 금리를 조절하여 경제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을 통화정책 또는 화폐금융정책, 이자율정책 등으로 부른다. 통화정책은 단순하게는 확장적 통화정책과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고, 경제가 침체상태에 있을 때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경기가 과열상태에 있을 때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한다.

다만 과거에는 통화량을 타겟팅하는 것으로써 금리를 조절하였으나, 최근에는 금리를 직접 결정한다.[10] 이는 통화량과 금리 사이에 성립하였던 관계가 최근에는 잘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통화량은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최근까지 미국 등에서 단행되었던 양적완화도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양적완화는 금리가 0%에 가까워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하기 어려울 때, 통화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시킴으로써 생산량 증가를 유도하는 것이다.[11]

4.2. 물가와의 관계

위의 교환방정식에서 본 것처럼, 일반적으로 통화량과 물가는 비례한다. 즉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상승하고, 통화량이 감소하면 물가는 하락한다.

통화(돈)을 하나의 재화로 보면 통화량이 많을수록 돈의 가치가 하락하여 상대적으로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재화의 가치인 물가가 상승하는 것.

통화량을 극단적으로 증가시키면 물가가 극단적으로 상승하는 효과인 초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제1차대전 후의 독일의 경우나 최근 짐바브웨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감이 올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돈을 미친듯이 찍어냄으로써 그야말로 미친 물가 상승을 불러왔다.

4.3. 환율과의 관계

환율은 자국통화와 외국통화의 교환비율이므로, 통화량과 환율 사이에도 일정한 관계가 성립한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자국의 화폐가치가 하락하므로 환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환율의 결정에는 통화량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관여하므로, 위와 같은 관계는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1] 수표는 제외한다. [2] 출처: 한국은행 보도자료 [3] 정기예·적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MMF, 수익증권, CD, RP 등 [4] 은행은 저축받은 돈을 모두 대출할 수는 없고, 예금자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를 지불준비금으로 남겨놓는다. 이는 법적으로 강제되고 있으며, 법으로 강제되는 부분을 법정지불준비금이라 하고 은행이 자발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초과지불준비금이라 한다. 이하에서는 지급준비율을 10%로 가정. [5] 한 경제주체가 소득 혹은 이윤을 모두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각 경제주체가 소비 또는 투자한 금액이 종국적으로는 은행에 저축되는 것. [6] 위와 같은 신용창출과정 때문에 본원통화를 고성능화폐(high powered money)라고도 하며, 기호 H는 여기서 따온 것. [7] 유승경 (2023). 은행시스템의 현실적 작동원리와 SVB 파산 경과의 재구성 [8] Wikipedia, Money multiplier [9] 이는 고전학파의 견해이다. 이후 케인즈학파는 이 견해를 비판하였고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V와 T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통화량과 물가의 비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라고 본다. [10] 경제 관련 뉴스를 보면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였다거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였다고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1]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양적완화는 단순히 통화정책이라고만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IS-LM 체계에서 IS곡선을 이동시키는 것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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