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탈출은 대한민국의 어린이 놀이로, 미끄럼틀 등 여러가지 인공 지형지물이 형성되어 있는 놀이터에서 즐기는 활동성(레크리에이션) 놀이이자 단체 놀이이다. 전통적인 술래잡기가 현대에 들어 설치된 놀이터라는 공원 시설과 결합, 변형되면서 만들어졌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즐긴다. 정확히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불명확하나, 이미 1980년대 초반에도 서울에서 미끄럼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즐겨 하던 놀이였다. 미끄럼틀을 포함한 놀이터가 딸린 아파트촌이 본격적으로 건설되던 1970년대 중~후반경의 서울에서 처음 유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되며, 1980년대에 수도권 전체로 퍼졌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전국의 모든 놀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놀이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2020년대 지금까지도 전국의 놀이터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2. 명칭
지역에 따라 탈출, 지옥탈출, 천국탈출, 옥상탈출, 감옥탈출, 무인도 탈출 등의 다양한 이름이 있으며, 줄여서 지탈(쥐탈), 옥탈, 감탈(깜탈), 무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눈 감고 하는 술래잡기'를 줄여 '눈감술'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규칙에 상관없이 비슷한 놀이를 묶어서 탈출 또는 지옥탈출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세부적인 규칙에 따라서 명칭을 달리 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눈을 감아야 하거나 땅을 못 밟는 탈출 놀이만을 지옥탈출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땅을 밟으며 지정된 구역 내에서 하는 탈출은 옥상탈출이라고 하여 구분짓기도 한다. 이러한 규칙은 지역에 따라, 혹은 놀이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즉석에서 규칙이 추가되거나 빠지기도 한다.
3. 놀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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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단계
놀이 인원은 5~6명으로 구성된다. 우선 소수의 술래와 다수의 탈출자를 정한다. 놀이터의 규모가 크고 참가자가 아주 많지 않은 한 술래는 1~2명으로 정해진다. 탈출자들이 탈출하는 장소는 놀이터의 구조에 따라 정해지는데, 대부분 가장 크고 긴 미끄럼틀로 정한다. 작은 미끄럼틀이 여러 개이거나 없을 경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출입 통로를 탈출 장소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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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시작
놀이는 놀이기구 위의 특정한 넓은 지대, 혹은 놀이기구 아래의 공터에서 시작된다. 술래가 몇 초의 숫자를 세면서[1] 가만히 기다리는 동안 탈출자들은 놀이기구 구조물 위로 도망친다. 놀이기구 위에서 시작했다면 놀이기구의 여러 곳으로 흩어져 몸을 숨긴다. 이후 참가자들은 미끄럼틀을 통하는 방법 외에는 구조물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땅을 밟을 수 있는지의 여부, 혹은 특정 구조물을 오갈 수 있는지의 여부 등 이동범위에 대한 내용은 변형 룰에 따라 상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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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의 역할
숫자를 모두 센 술래가 놀이기구 위로 올라오면서 놀이가 시작된다. 놀이기구에 올라오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놀이기구 위에서 시작했다면 특정 장소에서 기다리거나, 계단이나 밧줄을 타고 올라오거나, 미끄럼틀을 거꾸로 타고 올라오는 방법 등이 있다. 대부분의 탈출 놀이에서, 술래는 놀이가 끝날 때까지 눈을 뜰 수 없다. 따라서 놀이기구 구조물 위를 감각만으로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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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방법
술래는 탈출자들이 미끄럼틀을 통해 탈출하는 것을 막아야 하며, 탈출자들은 술래를 피해 미끄럼틀을 타고 탈출해야 한다. 술래는 이미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잡을 수 없다. 술래의 손이 닿아야 잡힌 것으로 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술래에게 닿기만 해도 잡힌 것으로 치는 경우도 있다. 탈출하려는 사람은 놀이기구의 구조물 위를 오다니며 몸을 숨겼다가, 술래에게 잡히지 않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탈출!" 하고 외친다. 술래에게 잡히거나 남은 사람이 모두 탈출하여 기구 위에 술래만 남거나, 술래가 더 이상 잡을 수 없어 포기를 선언하면 놀이가 끝난다. 규칙을 어기거나 잡힌 사람이 술래가 되어 놀이를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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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 요소
일종의 아이템과 같은 개념으로, 3, 4회 정도 술래가 제한된 시간 동안 눈을 뜰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있다. 구호(왕눈이, 실눈 등)와 함께 술래에게 몇 초간 눈을 뜰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밖에 탈출자가 박수를 쳐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거나, 술래나 탈출자가 몇 발자국 땅을 밟게 해 주는 기회, 놀이터 바닥의 특정한 타일만을 밟을 수 있게 해 주는 기회, 외발로만 뛰어서 땅 위를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기회 등 여러가지 요소가 조합될 수 있다. 놀이를 잠시 중지하기 위해 타임이라고 외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부가 요소가 전혀 없는 클래식한 놀이가 진행될 수도 있다.
3.1. 변형 룰
지역마다 여러가지 변형 룰이 존재하며, 이러한 룰은 고정된 내용이 없고 상황에 따라 핸디캡을 주거나 배려하는 식으로 적절하게 합의된다. 대표적인 변형 룰은 다음과 같다.- 술래만 놀이기구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내려올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진 경우도 있다.
- 이미 탈출에 성공한 사람이 대타 식으로 놀이에 중도 난입하는 경우도 있다.
- 먼저 탈출에 성공한 사람이 술래에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 술래에게서 도망쳐야 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지정된 특정 영역으로 가야 생존할 수 있는 규칙이 있다.
- 술래가 땅 위에 없는 상태에서 특정 구호(테디바, 체리바 등)를 외치면 그 사람이 술래가 되는 경우도 있다.
- 술래는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지만 룰에 따라서는 몇 초 정도 내려갔다 올라갔다 할 수 있다.
- 얼음땡의 규칙과 결합시켜 플레이하기도 한다.
4. 특징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단체 놀이이다. 특히 초등학교나 아파트 단지별로 놀이터가 본격적으로 설치되었을 시기인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의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겐 매우 친숙한 놀이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전국 각지의 지방 도시들에서도 1980년대 후반 이후로는 모든 어린이들이 아는 놀이가 되었다.이 때문에 놀이 도중 땅으로 추락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개중에는 날카로운 구조물에 의해 큰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다. 특히 1990년대 지어진 놀이터는 나무와 철로 만들어진 기구가 많아 사고가 날 경우 크게 다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최근에 지어지는 놀이터는 고무와 우레탄을 사용해 좀 더 아동친화적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사고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경우에는 크게 다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 여담
- 놀이터가 넓고 모든 사람이 규칙을 지키는지 감시할 수 없으므로 땅을 밟을 수 없기로 해 놓고도 몰래 땅을 밟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밟았냐고 따지면 "넌 어떻게 봤냐! 눈 떴지!" 하면서 적반하장으로 소리치는 식.
- 술래가 눈을 감는 놀이이므로 몰래 집으로 도망가는 놈들도 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