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1 00:25:02

캐스커/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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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2. 황금시대 편
2.1. 가츠의 매의 단 합류2.2. 돌도레이 공략전 ~ 가츠의 탈퇴와 매의 단 몰락2.3. 매의 단 몰락 이후 1년 뒤, 그리피스 구출 작전2.4. 강마의 의식
3. 단죄편4. 천년제국의 매 편5. 판타지아 편
5.1. 요정도의 장
5.1.1. 꿈 속 심층세계5.1.2. 회복, 그러나...
5.2. 동방유랑의 장
5.2.1. 팔코니아에서

1. 과거

국경 부근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가난한 농민 가정 출신으로, 궁핍하고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밭에서 일하던 그녀를 보고는 시녀로 써주겠다고 하는 귀족을 따라가게 되었지만, 동행길에 그에게서 겁탈 당할 뻔한 걸 그리피스에게 구원 받았다. 구원이라곤 해도 스스로 그 영주와 싸울 수 있도록 칼을 받은 것이지만, 자립이란 의미에서는 진정한 구원이었던 것. 이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그 뒤로 그리피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평범한 삶을 버리고 같이 전장에 뛰어들어 용병이 되었으며, 그리피스의 한 팔이자 천인장의 위치에까지 오른다. 맹목적으로 보일 만큼 그리피스에게 절대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예전 구원 받은 과거도 큰 이유지만 다른 매의 단원들과는 달리 그리피스 내면의 고독과 아픔을 알고 있기도 해서이다.

침착함을 갖춘 지휘관이기도 하며, 가츠가 매의 단에 합류하기 이전까지는 매의 단 내에서 실력으로나 지위로나 그리피스의 뒤를 잇는 2인자로서 인정 받았었다.[1] 가츠가 떠난 후 그리피스가 장시간 부재 중일 때 단원들이 만장일치로 그녀를 임시 리더로 지목했단 사실만 봐도 확실하다.

비록 가츠가 들어온 후 무력은 3인자로 밀려나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피스와 가츠를 제외하면 캐스커에게 맞설 사람이 단 내에서는 없었다는 평이 많았다. 12세 이전까지는 검도 잡은 적이 없었음에도 약 3년만에 전장의 사신으로 불리는 매의 단의 2인자가 될 정도로 검술을 익혔다는 걸로 보아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

2. 황금시대 편

2.1. 가츠의 매의 단 합류

단지 적과 검을 마주하기만 하면 만족이야!! 동료 생각은 조금도 안 하는... 미친 개야!![2]
가츠 매의 단에 들어오고 나서 거진 3년간은 서로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다. 갑툭튀한 가츠에게 그리피스가 다른 이에겐 보이지 않았던 호의를 보였던 데다, 가츠가 원체 다른 단원들에 비해 돌발행동이 많았던 탓에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조드와 싸울 때 가츠를 구하기 위해 그리피스가 달려들었다가 크게 상처 입자 노골적으로 분노를 드러내기도 한다. 잘못하면 그리피스가 스스로 몸을 팔아가면서까지 매진했던 꿈을 가츠가 망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이에 한 몫 했다.[3]

한편 그리피스를 사모하고 있지만, 정작 그리피스는 왕국을 손에 넣기 위한 밑작업으로 샬로트 공주와 연을 맺고 있어서 그 둘이 같이 있을 때마다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그리피스가 샬로트를 구하려다 자객에게 죽을 뻔했을 때도 그리피스를 제일 먼저 걱정했지만 되려 그리피스에게 저지 당했다. 나중에 튜더군과의 전투에 출전하기 전 그리피스에게 보고하러 왕궁으로 갔지만, 또 눈 앞에서 샬로트가 아끼는 기사 모형을 건네며 그리피스를 배웅하는 모습을 보고 만다.

가츠가 그리피스의 부탁으로 그리피스를 없애려던 유리우스 백작(과 그 아들 아도니스)을 암살하던 날, 오후에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와 가츠네 부대의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무마되어 버린 것에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분한 마음을 털어놓던 중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가츠가 보고를 위해서 그리피스를 찾자 "주요 일정도 무시한 주제에 다짜고짜 그리피스부터 찾냐"며 화를 낸다.

하지만 미워도 동료라는 인식은 있었는지 물에 빠진 생쥐 꼴에 군데군데 상처까지 입은 상태였던 가츠의 몰골과 약간 상기된 듯한 모습에 놀란 기색을 보였고 '그리피스가 공주의 환심을 사려고 무도회가 열리는 프롬도스 관으로 갔다'는 말에 눈치 없이 찾아가 두 사람을 방해할 뻔한 가츠를 '그런 몰골로 그리피스를 모욕 주지 말고 기다리라'고 저지하면서 입고 있던 셔츠의 소매 한 쪽을 찢어서 가츠의 상처를 지혈해 준다.

이때 그리피스가 샬로트에게 자신의 사상과 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가츠와 같이 엿들었고, 직후 가츠가 자리를 떠나고 나서 유리우스 백작과 그의 아들인 아도니스까지 암살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츠가 무슨 연유로 그렇게 된 것인지 눈치 챈다.[4]

2.2. 돌도레이 공략전 ~ 가츠의 탈퇴와 매의 단 몰락

난... 그 사람의 검이 되고 싶었어...
매의 단은 튜더군과 또 다시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하필 이 날 캐스커는 생리라는 악조건이 겹쳐 고전하던 와중에 푸른등고래 중갑기사단의 단장인 아돈과 일기토를 하게 되고, 아돈의 압도적인 힘에 찍혀 눌려버리며 위기를 맞는다. 아돈의 마무리 일격을 맞기 직전 가츠의 개입으로 목숨은 부지하지만 생리통과 지금까지의 긴장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가츠 또한 캐스커를 잡으려다 목숨이 붙어있던 아돈에 의해 옆구리에 화살을 맞고 같이 떨어지고 만다.

다행히 둘은 절벽 아래의 강에 떨어져 무사히 빠져나오고, 캐스커는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가츠가 인공호흡을 해주고 강변의 작은 동굴까지 데려가 체온을 나눠준 덕에 목숨을 건진다.[5] 이때 가츠도 고열로 몸을 떨던 캐스커를 보살피던 중에 캐스커가 생리 중이었다는 상태를 알아차린다. 여자로 사는 것도 녹록지 않았겠다는 푸념은 덤

날이 개자 캐스커는 자신을 돌봐준 가츠에게 분풀이를 하고 나서 감정을 추스른 뒤,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면서 한을 쏟는다. 그 뒤 아돈의 추적군으로 인해 포위 당한 둘은 난전을 펼치게 되는데,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몸이었던 캐스커는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가츠가 홀로 미끼가 되어 적들을 막는 사이 도망쳐 쥬도와 겨우 합류하게 된다. 재정비 후 캐스커는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겨우 몸을 가누고 있던 가츠를 구조해서 쥬도에게 받은 요정의 가루로 가츠를 치료해주고, 진중한 대화를 나누면서 가츠를 동료로써 어느 정도 인정을 하게 된다.

돌도레이 공략전 땐 그리피스와 나머지 대장들을 필두로 한 군단이 튜더의 주력군을 상대하는 동안 별동대를 이끌고 남아있던 적군의 눈을 속여 잠입한 뒤, 지속적으로 자신을 성추행하던 아돈을 베어 버리고 요새를 점령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는 새 점차 가츠에게 연모의 감정을 갖게 된다. 돌도레이 공략으로 튜더와의 전쟁을 끝낸 뒤 귀족 작위를 받고 모두 미들랜드에서 쉬고 있을 때 가츠가 몰래 그리피스의 곁을 떠나려 하자 캐스커는 감정이 폭발해서 가츠를 막다가 자신이 가츠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눈밭에서의 결투에서 그리피스의 검을 부러트린 가츠는 결국 매의 단을 나가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너무 늦게 깨달은 캐스커는 떠나가는 가츠의 등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그리피스가 가츠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공주와의 하룻밤으로 사고를 치면서 수감되고, 매의 단도 기사단 직을 받은 지 한 달만에 반란군 누명을 쓰게 된다. 매의 단은 그리피스의 명령이라는 함정에 빠져 사냥터에 집합했다가 화살 세례로 사형 집행을 받게 된다. 캐스커는 그리피스 대신 지휘를 해 필사적으로 단원들을 수습해서 형장을 빠져나오고, 이 일로 인해 임시대장의 위치에 서게 된다.

2.3. 매의 단 몰락 이후 1년 뒤, 그리피스 구출 작전

모든 걸 망쳐 버리고 내게서 모든 걸 빼앗아간 녀석인데... 미워하는데... 지금도 죽여버리고 싶은데... 바보... 항상 상처받고 언제나 나 때문에 피를 흘리는구나. 넌... 바보...[6]
믿어보자... 지금 이 녀석에 대한 마음이... 거짓이 아니란 걸.
난 변하고 있어... 이 남자에겐... 내가 있을 장소가 있을지 몰라... 받는 것만이 아니라... 줄 수도 있을지 몰라...
겨우 단원들을 수습해 자리를 모면했으나 많은 동료가 죽거나 매의 단을 떠나 버려서 인원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더불어 그리피스의 죄로 인해 토벌 대상으로 지명수배가 된다.

1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와중 위치가 발각되면서 매의 단을 토벌하러 온 용병단들과 난투를 벌이게 되는데, 용병단을 지휘하고 있던 쿠샨의 암살자 두령 시라트와 대결에서 밀리고 목이 달아나게 될 위험에 처하지만 소식을 듣고 지원하러 와준 가츠의 가까스런 등장으로 전세가 뒤집혀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허나 막상 가츠를 만나자 1년 간 쌓여왔던 스트레스, 분노, 슬픔, 애증의 감정이 모두 합쳐져 가츠에게 대련을 빌미로 칼을 빼들고 분풀이를 하나, 1년동안 산에 틀어박혀 수행을 한 가츠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1년간 가츠에 대한 자신의 연심과 그리피스가 가츠에게 가졌던 특별한 감정과 집착을 전부 이해해 버린 캐스커는 "그리피스와 매의 단이 몰락하게 된 건 모두 다 네가 떠나버린 탓이야! 그리피스는 네가 없으면 안 된다고!"라고 울부짖으며 다시금 가츠에게 돌격하는데, 그때서야 그리피스가 자기 때문에 망가졌단 걸 깨닫고 큰 충격을 받은 가츠가 일부러 공격을 피하지 않자 당황해서 칼을 겨우 빼낸다.

와중에도 자신이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가츠가 조용히 따지자, 완전히 자포자기해버린 캐스커는 그리피스가 없어진 뒤에야 깨달은 사실[7]과 깨어진 자신의 이상(그리피스는 신이 아니다)으로 인해 자신의 꿈은 끝났으며, 이젠 그의 여자가 될 수도, 소중한 꿈이 될 수도 없기에 이를 다 잊으려고 매의 단을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했었다며 한탄하고 절벽에서 투신한다.

하지만 검격으로 생긴 상처가 벌어져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손을 잡아 절벽에서 끌어올려준 가츠에 의해 구원 받는다. 이때 캐스커는 가츠의 상처에서 흘러 나오는 피를 맞으면서도 가츠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의 꿈을 전부 앗아갔기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데, 그런 자신을 소중한 것으로 바라봐준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왜 자신 때문에 항상 바보 같이 상처 입고 피 흘리냐며 울음을 터뜨리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1년 전 승부에서 진 그리피스보다도 떠나는 가츠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기 싫었다고...

1년 전 가츠 역시 떠나기 전 쥬도가 떠봤듯 캐스커에 대한 연정은 있었지만 그녀가 그리피스만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지금의 나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으나 결국 품 안에서 우는 캐스커의 마음을 확인해 용기를 낸다. 그리고 이때 가츠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된 캐스커는 그제서야 가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며, 그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이제 자신에게도 상처를 내달라며 가츠와 몸을 섞는다.[8]

그 뒤 가츠가 그리피스를 구출한 다음에도 매의 단과 함께 하지 않을 거라는 결심을 확고히 하자, 캐스커는 "너나 그리피스나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고 꿈만 찾아가려는 거냐, 나는 대체 뭔 의미가 있냐"며 울먹이면서 가츠에게 따지지만 가츠가 단도직입적으로 그리피스를 구한 다음 둘이서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해오면서 엉겁결에 약속을 하게 된다. 이 때 가츠는 그야말로 상남자. "앞날이 어찌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수 백 번이고 수 천 번이고 너를 안아주고 싶다"는 말로 자신이 캐스커가 만족할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와 연심을 밝힌다.
모두들 약해. 약하니까 다른 사람이나 꿈에 이끌리는 거야.
따르던 것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상냥한 말 한마디…? 엄격한 질타…?
…난, 누군가가 곁에 있어 줬으면 했어.
…그 누구의 꿈에도 굴하지 않고 넌 자신의 싸움을 택했잖아?
네가 그리피스의 친구라면, 혼자서라도 가야해.
그렇게 가츠도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리피스를 구출하기 위해 샬로트 공주의 도움을 받아 재생의 탑에 도착하여 무사히 그리피스를 구출해내지만, 그리피스는 몸이 망가져 더 이상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처지였다. 탈출하던 중 추격해온 흑견기사단 단장 와이얼드에 의해 능욕을 당할 뻔하나, 가츠의 분전으로 와이얼드를 쓰러뜨리고 겨우 위기를 넘긴다.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던 와이얼드가 조드에게 죽기 전 그리피스의 몸 상태를 군단에게 전부 까발리면서 군단은 완전히 희망을 잃게 되고, 캐스커 자신도 그리피스를 버리고 갈 수 없다는 마음과 이런 와중에 가츠에 대한 감정까지 겹쳐 고뇌하게 된다.

그럼에도 가츠를 위해 자신은 남더라도 그리피스의 대등한 친구로 인정 받게 해주기 위해 가츠를 보내주려고 했지만...

2.4. 강마의 의식

그리피스가 베헤리트를 발동시켜 매의 단을 제물로 바쳐 페무토로 다시 태어날 때 제물의 낙인이 왼쪽 가슴에 찍히며 온갖 사도들에게 윤간 당하고,[9] 이도 모자라 가츠가 보는 앞에서 그리피스에게 잔인하게 강간까지 당하고 말았다. 사도들한테 당한 후에는 그래도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있었지만 가츠 앞에서 그리피스에게 강간 당한 것만큼은 버티지 못하고 정신이 완전히 붕괴된다.

그나마 다행히도 가츠와 함께 정체불명의 해골기사에게 구출 받아 의식에서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지만, 정신이 유아 수준으로 퇴행되어 말도 못 하는 백치 상태가 되고 말았다.[10] 강인하고 당찬 전사의 모습은 강마의 의식 때 사도들에게 윤간 당하기 전 사도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이 마지막이며 이 이후로 완전히 볼 수 없게 되었다.

파일:external/images.wikia.com/Casca_Pregnant.jpg

이후 마물의 모습을 한 이형의 아기를 낳는다. 이건 그리피스가 임신시킨 게 아니라 일식 전 가츠와의 정사로 생긴 아이에 그리피스의 마가 씌인 것으로, 이 아기는 가츠와 캐스커의 아이가 맞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이라 인식하고 안아주고[11] 아기를 죽이려는 가츠를 필사적으로 막아서며 감싸지만 해가 뜨면서 아이는 사라지게 된다.

그 후로 가츠가 사도들을 찾아 복수의 여정을 떠난 2년 동안 고드 리케르트가 살던 집 부근의 요정의 동굴에 거의 갇혀지내고 있었다. 이 곳 외에는 마물들의 접근을 막을 곳이 없었기 때문.

3. 단죄편

2년 뒤 가츠가 돌아왔을 때는 한달 전 에리카의 실수로 인해 실종된 상태였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알비온의 단죄의 탑 부근 난민촌에서 창녀 루카에게 거둬져 엘렌이란 이름으로 창녀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머리 관리를 안 한 탓인지, 과거엔 짧게 쳤던 머리가 이때부터 꽤 길어졌으며 여행 동안 계속 안 자르고 유지된다.

그리고 이 때 이전의 그 이형의 아기는 캐스커를 멀찍이서 따라다니며 그녀에게 위험이 닥칠 때마다 구해주었고, 캐스커 또한 가츠도 못 알아보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만큼은 알아보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낙인의 힘과 이형의 아기 때문에 사교도들에게 마녀로 추앙 받으면서 사교도 사냥을 나온 성철쇄 기사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같이 붙잡힌 창녀 니나에 의해 누명을 쓰게 되어 이단 심문관 모즈구스에 의해 마녀로 몰려 군중들에게 화형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이시도르의 목숨을 건 기지와 가츠의 분전으로 겨우 무사히 구출된다.

허나 현세에 다시 나타난 그리피스를 보고 갈망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이후 검의 언덕에서 그리피스와 다시 마주쳤을 때도 자꾸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한다. 이는 그 이형의 아기가 바로 그리피스의 육체이기 때문. 페무토 그리피스가 현세에 강림하게 되는 매개체가 된 시점에서 사실상 그리피스 안에서 거의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에다 모습까지 완전히 달라졌지만,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인지 낙인이 주는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아이를 안으려는 듯한 몸짓을 보인 것이다.

낙인의 통증 때문에 멈칫한 순간 그리피스는 떠나고, 그 모습을 본 가츠는 캐스커가 백치가 된 상태에서도 그리피스에 대한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라 여기며 착잡해한다. 하지만 나중에 엘프헬름 편에서 나오는 캐스커의 꿈 속 세계에서의 그리피스(페무토)와 이형의 아기를 보면 가츠의 생각과 달리 캐스커는 그리피스가 아니라 자기와 가츠의 아기를 안으려 한 거였다. 실제로 이형의 아기는 캐스커의 꿈 속 세계에서 캐스커 자신을 상징하는 인형의 신체 부위들 중 가장 중요한 심장에 해당했으며, 정작 그리피스(페무토)는 자기와 가츠를 괴롭히는 거대한 검은 매 괴물이었다. 이걸 가츠가 모르는 게 애석할 뿐...

이 사건으로 낙인의 영향을 막아주는 동굴이 불사신 조드와의 전투로 붕괴하고 말았고, 이 때문에 리케르트, 에리카와도 함께 있을 수 없게 된 가츠는 캐스커를 안전한 곳에 데려다주기 위해 파크의 고향인 요정의 섬 엘프헬름을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4. 천년제국의 매 편

모즈구스로부터 가츠에게 구해진 뒤엔 그래도 가츠를 두려워하지 않고 얌전히 잘 따라다녔다. 그러다가 가츠가 악령들과 싸우던 중에 캐스커가 자리를 이탈하여 악령들이 습격해오자, 가츠가 이를 막으려다가 되려 악령에 씌어 캐스커의 목을 졸라 죽일 뻔한 바람에 가츠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가츠가 다가가기만 해도 멀리 도망가버리는, 강마의 의식 직후와 같은 상황이 또 다시 되풀이된다. 이에 가츠는 더 이상의 이탈을 막으려고 연행해가는 것처럼 캐스커의 손목을 밧줄로 묶어 끌고 다녔지만 당연히 이러면서 가츠에 대한 적의는 더 커지기만 했고, 가츠는 가츠대로 그런 캐스커에게 잘해줄 여유를 잃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어느 날 가츠가 잠깐 잠든 사이 캐스커는 밧줄을 끊고 도망쳤는데, 얼마 못 가서 떠돌아다니던 부랑아 셋에게 강간 당할 뻔한다. 하지만 캐스커는 본능적으로 검을 뽑아 다 베어 죽이고[12] 이를 목격한 가츠한테도 칼을 휘두른다. 다행히 가츠는 캐스커의 칼을 떨어뜨리고 제압하지만 충격에 잠깐 정신이 나가 캐스커를 붙들고서 강간을 시도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오른쪽 가슴에 이빨 자국이 패여 피까지 나고 있었고 가츠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나마 가츠에게 새로운 일행이 생긴 후로는 이시도르 파르네제와 어울리면서 어느 정도 웃음을 찾고, 특히 파르네제가 이녹 마을과 크리포트에서 트롤로부터 필사적으로 보호해준 덕에 파르네제를 유난히 잘 따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백치 상태에서 호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데다 이전의 사건으로 가츠만은 계속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정령수의 저택에서 낙인의 반응을 억제하는 목걸이를 받은 후로 밤에 잠을 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엘프헬름에 있는 꽃보라의 왕의 힘을 빌린다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해골기사의 언질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브리타니스로 가던 중 어느 해변가에서 만난 월하의 소년을 보더니 친근감을 느끼며 자신의 아이처럼 감싸주는데, 이 소년도 일행 중 유난히 캐스커만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소년이 가츠의 갑옷에 올라타다 실수로 가츠가 닦아둔 나이프 위에 떨어질 뻔한 걸 둘이 동시에 받아내는데 이걸 본 이시도르 왈, "마치 부모자식을 보는 거 같다"라고... 쿠샨 군대가 보낸 패밀리어들의 습격을 물리치고 난 후 돌연 아이가 사라졌을 때도 굉장히 아쉬워했다.

항구도시 브리타니스에선 파르네제와 세르피코가 배를 빌려주는 조건으로 가츠와의 여행에서 잠시 빠지게 되었을 때, 배를 빌려주라는 추천장을 가지고 놀다가 불태워 버림으로써 본의 아니게 일행이 둘을 다시 데려올 결심을 확고히 하게 한다.

파르네제가 약혼자가 될 뻔했던 이스의 항해사 로드릭의 호의로 해마호를 타고 엘프헬름까지 가게 되었다. 항해 중 갈매기를 쫓다가 돛대까지 올라가는데 이를 막으려는 가츠로부터 도망치려다 발을 헛디뎌 가츠와 바다에 떨어지게 되고, 이 때 가츠는 캐스커와의 과거를 회상하면서[13] 정신을 잃는다.

이 때문에 내심 가츠를 연모해왔던 파르네제는 캐스커를 씻기던 도중 폭발해서 "그는 항상 당신만 바라보고 당신을 위해 고생하는데 어째서 당신은 그 남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거냐."라며 억누르고 있던 본심을 캐스커에게 내지르고 만다. 이 때의 캐스커는 자기가 한때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고 유아퇴행까지 당한 엄연한 성폭행 피해자라 몰라주는 게 아니라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다.[14] 한 마디로 눈앞의 상황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애먼 강간 피해자를 탓하는 꼴. 캐스커는 뇌 기능이 퇴화한 상태라 파르네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알아듣지 못했고 그저 벙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파르네제는 "내가 지금 뭘 한 거지?"라고 서럽게 울기 시작하자,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인식했는지 자기 머리에 물을 끼얹는다.

5. 판타지아 편

5.1. 요정도의 장

가츠에게 다시 구출된 이후부터는 가츠에 대한 경계를 조금 푼 듯 보인다. 해신의 섬에서 월하의 소년과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이후 해신을 물리치고 인어들에게 구조된 가츠를 함께 바라보기도. 그러나 재정비를 끝내고 인어들의 호위를 받으며 다시 출발할 때 아이가 또 사라지자, 아이를 찾아 다니면서 가츠 일행이 월하의 소년이 범상치 않은 아이란 사실을 확신하게 하는 떡밥을 던졌다.

한편 가츠는 해신과의 전투 후 휴식하던 중 예전 해골기사가 했던 "네 희망이 곧 캐스커의 희망일 거라는 법은 없다"는 경고를 떠올리고, 만약 캐스커를 원래대로 되돌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안해한다.

드디어 도착한 엘프헬름에서 마법사들에 의해 꽃보라의 왕의 꿈의 회랑이란 능력으로[15]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왔고, 이 사실은 황금시대 이후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가츠를 미소 짓게 할 정도로 큰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꽃보라의 왕 다난의 인도를 받아 꿈의 회랑의 의식으로 치료를 받게 된다. 다만 이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강한 유대를 가진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가츠에 대한 공포 때문에[16] 일을 그르칠 위험이 있어 가츠는 따라가지 않고 캐스커가 잘 따르는 파르네제와 마법 의식에 능숙한 시르케가 함께 가서 도와주게 되었다.

파르네제와 시르케가 들어간 캐스커의 꿈 속 처음 부분인 표층세계에서는 사람들의 형태가 마치 어린이들 그림처럼 삐뚤빼뚤한 모습으로 밝은 분위기었으나, 심층세계로 들어가자 이들은 곧 캐스커의 끔찍한 과거와 마주치게 되었다.

5.1.1. 꿈 속 심층세계

캐스커의 심층세계는 먹구름에 뒤덮인 하늘 틈 보이는 검은 태양 아래 옅은 어둠의 황야가 펼쳐져 있었으며, 황야 너머에는 꺼림칙하고 살벌하며 적막한 광경의 '가시 돋친 산'이 있었다. 꿈 속 세계에서도 캐스커와 가츠는 이미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거나 힘없이 당하는 역할이며, 캐스커의 심상을 망가뜨린 불구대천의 원수 페무토는 무슨 지가 주인인 마냥 당당하게 악몽 속 하늘의 주인으로써 설치는 상황이다.

직후 시르케와 파르네제는 황야 여기저기 박혀있는 검은 깃발들 사이로 관을 끌고 다니는 처참한 몰골의 검은 개 한 마리를 보게 되는데, 시르케는 상처투성이의 몸에 잃어버린 왼쪽 앞다리와 텅 빈 오른쪽 눈, 결정적으로 목에 있는 낙인을 보고 그 개가 캐스커가 보고 있는 가츠의 모습이라고 추측한다. 그 상처투성이 개가 끌고 다니던 관 안에는 얼굴 부분과 팔목 부분, 오른쪽 가슴 부분을 제외하면 몽땅 부서져 소실된 인형이 있었는데, 배 밑부분을 포함하여 하반신은 처참하게 파괴된 상태였다. 시르케는 인형의 왼쪽 가슴에 낙인이 찍혀있는 것을 보고 인형이 캐스커의 부서진 마음(껍질, 외면)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부서진 인형 안에는 파크나 이바렐라보다도 작은 소인이 있었는데 영락없이 캐스커를 데포르메화시킨 것처럼 생겼고 그리고 귀엽다 시르케는 그 소인이 캐스커의 자아의 파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소인의 어린아이 같이 천진난만함을 보면 현재 시점의 캐스커의 성격과 똑같으며, 자신을 지켜주는 개를 몹시 무서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캐스커가 현실에서도 가츠에게 경계심을 드러냈던 것을 반영하는 듯하다.

조금 더 길을 향하던 시르케와 파르네제는 캐스커가 가츠와 함께 있던 때의 환상을 보여준 작은 파편을 발견하는데, 개가 파편을 관 속에 집어넣자 인형이 조금씩 복구되는 것을 확인하며 이 여정의 목적이 기억의 파편을 모아서 인형을 완성시키는 것임을 확신한다.

그렇게 여정을 이어나가면서, 두 사람은 캐스커의 어린 시절부터 매의 단의 천인장으로 있었던 시절, 가츠와의 추억을 읽어나가며 동시에 습격해오는 악령들을 물리치고 인형을 완성해 간다.[17]

시르케와 파르네제가 가시 돋친 산을 눈 앞에 뒀을 즈음에는 인형도 형태의 완성을[18] 앞두고 있었으며, 이때쯤 인형 속에 있던 작은 캐스커도 완성되어가는 인형의 영향을 받았는지 조금이나마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이때 작은 캐스커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며 그에게 데려다 달라고 둘에게 부탁하는데...

마침내 도착한 가시 돋친 산은 수많은 시체와 가시처럼 뾰족한 나무들로 가득했다. 일행의 앞길을 막아서는 괴물들은 마치 인간의 그곳이 연상되는 형상이었고,[19] 그때의 심각함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이전에 만난 방해물들보다 더 많은 개체들로 일행을 추격해오며 일행을 방해한다.

덕분에 쉴 틈 없이 쫓아오는 괴물들을 막느라 시르케가 꿈 속에서 가져온 주술 도구도 점차 동나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파르네제가 꿈에서 가져온 모즈구스 빨래판(...)의 힘으로 괴물들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우 가시나무 숲을 뚫고 도착한 산의 중심에는 가시덤불로 둘러싸인 커다란 알이 있었다.

이 거대한 알 속에 캐스커의 기억을 완전히 복구할 마지막 파편이 있을 것이 분명했으나, 하늘을 모두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검은 매가 나타나 일행을 막으려 들었다. 파르네제의 품 속에서 작은 캐스커가 심하게 떠는 모습을 보아 이 검은 매가 조각을 찾기 위해 쓰러트려야 할 최종 관문인 마왕이 확실했지만, 시르케의 주술 도구로만으로 막기에 검은 매는 너무나도 강력했고 설상가상으로 그 날의 기억이 구체화되어 독기를 품은 괴물의 형상들로 나타난다.

시르케는 주술 도구들을 전부 꺼내 독기들을 막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지만, 검은 매는 이를 전부 날려 버리고 가츠 개와 캐스커의 인형이 담긴 관을 낚아채 그대로 공중에서 떨어뜨려 버린다. 이때 파르네제가 꿈에서 가져 온 세르피코의 실페의 망토를 날려 개와 관을 구했지만 다시 한 번 검은 매가 습격해오고 이 공격으로 관과 이어진 개의 사슬이 끊어지면서 개는 튕겨나가 가시덤불에 떨어져 큰 부상을 입는다.

실페의 망토는 일단 땅에 안착했지만 독기들이 그곳에까지 점점 올라오는 상황에서 시르케와 파르네제, 개는 관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파르네제의 가방에서 광전사의 갑주가 튀어나와 개를 둘러싸고, 개는 관을 습격하려는 독기들을 향해 돌진해 망토로 감싼 꼬리를 드래곤 슬레이어로 변형시켜 독기들을 베어 나가며 다시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매를 향해 입에서 대포를 쏘면서 매를 상대한다.

개가 검은 매와 마물들을 상대하는 동안 관까지 휘말릴 위험이 있었기에 이 틈에 시르케와 파르네제는 골렘들과 다시 관을 가시덤불 속 알까지 끌고 가려 하지만 끝내 마물들에게 포위 당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린다. 그러나 이때 시르케의 모자 속에서 플로라가 나타나 거대한 불꽃의 화신으로 변하여 마물들을 전부 쓸어 버린다.[20]

그렇게 가시덤불을 헤치고 본 알 속에 있던 것은 이형의 아기였다. 이 마지막 기억이 캐스커를 망가뜨린 원흉임을 마음에 새기고 시르케가 지팡이를 이형의 아기에게 겨누자, 강마의 의식 때 사도들에게 강간 당한 끔찍한 기억이 떠오르는데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곁에 있던 파르네제까지 휩쓸릴 뻔했을 정도였다. 결국 가츠 앞에서 페무토에게 범해지며 정신이 완전히 부서져버린 그 순간을 보여주고서 나타난 마지막 조각은 심장이었는데, 문제는 겪은 일이 너무 끔찍했는지 가시덩쿨에 둘러싸여 저주가 새겨져 있었다.

당연히 시르케는 기억을 찾는 데만 급급해서 이를 미처 생각 못한 터라 이 상태로 기억을 되찾으면 캐스커가 그때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 엄청난 고통을 다시 감내해야 함을 깨달았으며, 해골기사가 말한 가츠의 희망과 캐스커의 희망이 같지는 않을 것이란 말의 뜻을 눈치 채고 이대로 기억을 되돌려야 하는 건가 하고 망설인다. 하지만 검은 매가 가시덤불을 헤치고서 다시 공격해오고 있었고, 이를 아직 광전사 상태인 가츠 개가 막아서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지금까지의 여정, 그리고 가츠가 자신을 이끌었던 것을 떠올린 파르네제는 그 사람이 해줬던 것처럼 내가 당신의 어둠을 날려보내 주겠다며 심장을 캐스커의 인형에 넣는 것을 택하고, 심장을 넣는 순간 검은 매를 비롯한 모든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인형은 마침내 완전히 수복되어 캐스커의 형상을 드러낸다.

그리고 낙인이 새겨진 문을 통해 인형 속에 들어가는 작은 캐스커에게 파르네제는 '그 사람을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작은 캐스커는 들어가기 직전 일행에게 다가온 상처투성이의 가츠 개에게 여태까지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는 듯 손을 흔들어주며, 이에 응답하듯 긴 하울링을 우는 가츠 개를 끝으로 마침내 캐스커는 눈을 뜬다.

현실 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캐스커가 제정신을 차린 건 강마의 의식이 나온 단행본 13권 이후 무려 21년만의 일이다. 작가도 이를 의식했는지 359화에서 20년이나 흐른 것 같다며 제4의 장벽을 뚫어버리는 파크의 메타 발언으로 자학을 했다.

5.1.2. 회복, 그러나...

...아아,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되살아나고 있어. 선명하게.
그 슬프고도 사랑스러웠던 날들. 내가 캐스커라는 증거. 그리고 엘렌으로 지낸 날들.
느끼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채 물밑에서 그저 수면을 쳐다볼 뿐이었던... 그렇지만 그래도 내 깊은 곳에 희미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깨어난 캐스커는 마침내 제대로 목소리를 내며 자신을 구해준 파르네제와 시르케에게 감사를 표한다. 정신붕괴로 백치였던 시절을 루카에게 거둬졌을 때의 이름인 '엘렌', 그리고 그 전이나 정신이 회복된 지금을 '캐스커'로 정체성을 분리해서 인식하는 모양. 정신붕괴 전의 캐스커의 인격은 엘렌으로서 겪는 일은 꿈 격으로 인식하며 그저 멍하니 어둠의 틈새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가츠가 그녀를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도 모두 기억하는 것인지, 파르네제가 가츠에 대한 기억을 언급하자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트라우마 때문인지, 마지막 기억 복구 과정에서의 부작용 때문인지 그리피스를 구출하러 출발한 직후부터 제물로 바쳐져 정신붕괴 되기 전까지의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파일:DZNUrcvWkAIqZF1.jpg

정신을 추스른 캐스커는 다난으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대강의 설명을 전해듣고, 다난의 마법으로 원래 입고 있던 순례복에서 꽃잎으로 치장된 새 드레스를 선물받아[21] 몸을 새로이 치장하고 가츠를 만나러 간다. 가츠를 만나러 가는 길에 그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마침내 벚꽃나무 아래에서 가츠와 재회하나... 하필 그 순간 강마의 의식과 고문받은 그리피스의 몸에 대한 기억까지 되찾아 그만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만다.

359화에서 이후 일이 다뤄진다. 가츠와의 대면이 어영부영 무마된 후 머리를 자르고 다난이 준비해준 숲의 수호자 의복과 매의 단 시절 썼던 것과 비슷한 마법검으로 추정되는 롱소드를 선물 받는다. 그후 가츠와 동행해온 일행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누며, 파르네제가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해 사죄할 때 쿨하게 용서하고 되려 여태까지 엄마이자 언니처럼 돌봐준 것에 파르네제 '님'이라 높여 부르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2년 간 정신퇴행한 뒤로 많이 쇠약해진 상태이긴 했지만, 다난이 대련용으로 내보낸 무장한 골렘들과의 대련에서 몸에 배어있던 기교를 되살려 골렘들의 공격에 꿇리지 않고 잘 대처하며 압도하면서 전직 매의 단 부단장의 클래스를 보여주었으며,[22] 가츠가 제자로 들였다는 이시도르가 이도류를 사용하는 점에 대해 쥬도를 떠올리고 가츠 대신 대련 상대가 되어주는 등 다른 동료들에게도 잘 적응하며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매의 단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가츠의 얼굴만 보면 일식 때의 트라우마가 도져 쓰러질 정도로 힘들어 하는 상태다. 파르네제가 둘을 어떻게든 이어주고자 캐스커를 데려와 얼굴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대화를 하게끔 시도했지만, 캐스커가 이시도르에게서 쥬도를 떠올리는 순간 의식 때 쥬도가 죽던 순간이 떠올라 비틀거리다 쓰러지는데, 놀란 가츠가 이를 부축해 주려다 눈이 마주쳤다...

시르케와 파르네제가 꿈에서 나가기 전에 워낙 상황이 급해서 처리하지 못한 심장 쪽 가시덩쿨이 바로 이 트라우마의 잔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파르네제가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캐스커가 이를 극복할지 못할지가 앞으로의 전개에 상당한 영향을 줄 듯. 특히 전투 시에 가츠 보고 트라우마가 도진다면 엄청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데다 가츠와의 관계 진전에 있어서도 심한 트라우마가 매우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국 2번째 만남마저도 무마된 후 일단 몸을 추스르기 위해 침대에 누워 차를 마시며 안정을 취하나, 과거 일을 떠올리려 하면 일식의 기억이 자꾸 떠오르고 가츠의 얼굴과 목소리도 무서운 그림자에 가려져서 제대로 떠올릴 수 없다며 울먹인다. 그래도 강마의 의식 자체를 기억 못하던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때의 광경'이라고 묘사하며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에 다난이 마법을 써서 잠시 편하게 잘 수 있게 해주지만 잠들기 직전 자신을 돌봐준 파르네제에게 미련이 남은 듯 망토를 잡았다.[23]

계속 요양을 하던 중, 가츠가 월하의 소년을 만나 일행에게 데려다 주게끔 하여 맨정신으로써 아이와 만나게 된다. 엘렌으로써의 일도 기억하는 만큼 캐스커는 아이를 알아보고 매우 반가워 한다. 엘프헬름의 시간 개념이 현실의 개념과 달라서인지, 아이가 조금 더 곁에 머무르게 되면서 다행히 캐스커는 아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가족 같은 편안함을 느끼면서 꽤 안정되었고, 아이를 품에 안고서 다시 편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하지만 둘째 날 밤, 엘렌으로써 브리타니스의 해변에서 아이를 처음 만난 날을 거슬러 단죄의 탑에서 이형의 아기에게 보호 받던 때가 꿈에서 나온 순간 눈을 떴을 때 곁에 누워있었던 아이는 없어져 있었다. 이에 바깥을 살피던 캐스커는 가츠와 그 앞에 앉아있던 월하의 소년을 보고 밖으로 달려 나가는데 그들의 눈 앞에서 변하기 시작한 아이의 정체는... 충격적이게도 그리피스였다.

365 ~ 366화. 그리피스를 다시 조우한 순간, 낙인의 저주에서 보호해주던 탈리스만 목걸이가 고드 핸드인 그리피스의 막강한 힘을 버티지 못해 무력하게 박살나 버렸고, 엘렌으로서 갖은 수난을 겪었던 시절의 트라우마까지 되살아나 캐스커는 또 다시 비명을 지르며 졸도하고 만다. 파르네제와 시르케가 뒤따라 나와 캐스커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곧 둘도 그리피스와 대치하는 가츠를 보게 된다.

결국 367화에서 시르케와 파르네제를 치워버린 그리피스의 수중에 넘어가 버렸으며, 368화에서 그리피스에게 안긴 상태로 그대로 팔코니아로 납치되고 만다.

5.2. 동방유랑의 장

5.2.1. 팔코니아에서

그리피스에게 납치되는 순간 절망한 가츠가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꿈을 꾸던 중 팔코니아 궁전 안의 침실에서 눈을 뜬다. 이내 하녀들이 다가와 화려한 드레스를 입혀주고 팔코니아의 풍경과 세계나선수, 신생 매의 단에 대해 소개해 준다. 신생 매의 단에 대해 듣는 순간 잠시 눈물을 흘리나 싶던 캐스커는 이내 평원에서 뛰놀던 아이들과 종일 놀아준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목욕을 하는데 물을 퍼올렸을 때 동료들에 대해 잠시 떠올리는 듯 했으나 이내 잊어버리고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사실 팔코니아에 막 다다랐을 때 캐스커는 자신을 만류하려는 하녀들을 내치고 자기를 잡으러 몰려드는 병사 한 명의 팔을 베어 제압하고서 다시 가츠에게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결국 얼마 못 가 잡혀버리면서 가츠와 동료들의 기억을 잊어버린, 새장 속에 갇힌 새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1] 가츠에게 그녀가 고전한 걸 보고 다른 매 기사단원들이 "저럴 수가!? 캐스커가 고전하다니!?"라고 놀라워하던 걸 보면 그녀 솜씨는 단원들에게 확실히 인정 받음을 알 수 있다. [2] 물론 이건 캐스커가 가츠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그리피스에 대한 연심이 매우 깊은 나머지 편견과 선입견에 휩싸여 지껄인 말에 불과하다. 오히려 가츠는 매의 단 식구들에게 빚진 게 아무 것도 없다 못해 아예 대놓고 죽일 기세로 덤벼놓은 주제에 약하다, 별것도 아니다 같은 폭언이나 지껄인 것도 모자라 그리피스의 총애를 받는다는 점을 질투해 밤중에 몰래 암살하려고까지 했던 매의 단 단원들의 비열하고 치졸한 모습 때문에 그냥 그 자리에서 다 때려치고 죄다 죽인 뒤에 혼자 탈출해도 할 말 없을 상황에서 오히려 본인이 마음을 열고 그들의 목숨을 극진히 아끼는 의리파였으며, 반대로 캐스커는 가츠에게 모든 일을 그리피스가 가츠를 보살피라고 시키지만 않았다면 자신 또한 가츠의 암살에 동참했을 것은 물론 평소에도 가츠에게 시비만 걸면서 그리피스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만 말하던 사람이니 이건 뭐 그냥 그리피스더러 자기를 모든 면에서 형식상으로는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동등한 연인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고 강요하는 추잡한 찌질이나 다름없다. [3]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우려는 진짜로 현실이 되었다. 가츠의 매의 단 탈퇴는 그리피스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줬고, 이는 그리피스와 매의 단 몰락의 트리거가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리피스가 가츠에게 한 짓거리가 잘했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4] TV판 검풍전기에서는 암살 소식에 놀란 샤를로트 공주와 뒤에서 그리피스의 썩소만 나오고 넘어갔기 때문에 따로 캐스커가 이를 눈치 챈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다. [5] 적들이 눈 앞에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불을 피울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옷을 벗겨서 체온을 나눠야 했다. 그러고 보면 가츠가 처음 그리피스에게 칼 맞고 뻗었을 때도 피를 많이 흘려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피스의 명령을 받은 캐스커가 가츠와 살을 맞댄 적이 있다. 당연히 가츠가 일어난 후에는 가츠에게 주먹을 갈겼다 [6] 캐스커가 가츠를 향해서 항상 내세우던 자기 자존심을 처음으로 내려놓는 장면이다. [7] 그리피스의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리피스는 나라를 손에 넣기 위해 샬로트 공주와 결혼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 것이며, 검으로써의 자리는 이미 가츠가 채웠고 여자인 자신의 몸으로는 한계가 있어 그리피스의 검도 될 수 없다. [8] 여담으로 이 과정이 끝난 후 그리피스 구출 작전 출발을 위해 말에 앉자마자 그쪽에 통증이 와서 가츠를 뾰루퉁한 표정으로 보기도 한다. 이렇게. 한 마디로 성관계가 처음이었다는 소리.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첫 경험을 한 여성은 며칠씩 그 부분이 아플 때가 많다. 파일:Berserk casca.jpg [9] 윤간 당한 게 맞는지 사도들에게 끌려가 가츠의 눈 앞에 보여졌을 때 그녀의 몸은 상처투성이에 특히 아랫도리에서 피가 흘러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붙잡고 있는 사도가 자신의 뿔로 그녀를 아랫도리에서부터 꿰뚫어 죽이려고 했지만 뿔이 닿은 순간 페무토가 탄생했기에 중단되었다. [10] 극장판 한정으로 강마의 의식에서 탈출한 후 깨어난 가츠를 피해 에리카에게 안기는 장면 이후에 에리카에게 칭찬 받은 후 소리 내어 웃는 장면이 있는데, 그녀가 작중 보여준 가장 해맑은 웃음이었다. 하지만 가츠는 이 해맑은 웃음을 보고 자기가 알던 캐스커가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사실에 한없이 절망한다. [11] 이 때 아기는 캐스커의 왼쪽 가슴에 찍힌 낙인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핥는다. [12] 단련 안 하고 무력해진 기간이 제법 길었는데도 불구하고 저 정도의 살상력을 보여준 걸 보면 진짜 실력은 안 죽은 듯. 이 시점에서의 캐스커는 무려 백치 상태로 2년 정도 살아왔으며 그간 단련 한 번 안 한 몸인 데다가 무장도 안 했고, 강제 탈의 당하면서 남자 여럿에게 범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자기 검도 아닌 타인의 검을 기습적으로 뽑아들어서 3명을 동시에 해치우는 결과를 달성한 것이다. 게다가 의식적으로 한 것도 아니니 그냥 몸에 밴 기교대로 행한 것뿐이다. [13] "생각났다... 저 녀석과 물 가까이에 있으면 언제나 좋은 일은 없었어..."라고 독백한다. 매의 단 시절 캐스커가 튜더 군과의 전투 중 절벽 근처에 있다가 가츠까지 휘말려 강에 빠진 적도 있고, 매의 단 몰락 후 가츠와 재회했을 때 그간의 감정을 못 이기고 폭포가 쏟아지는 절벽에서 몸 던져 자살하려던 걸 가츠가 막았었다. [14] 물론 황금시대 시절을 두고 따지는 거라면 말이 안 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가츠는 더 이상 그때의 감정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지 않으므로 예외. [15] 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자아를 일깨우는 능력이라고. [16] 동료들을 만나기 전 광기에 휩싸인 가츠에게 2번씩이나 죽을 뻔했다. [17] 이 과정의 중간에서 다른 악령의 몇 배는 될 듯한 거대한 검은 거미의 형체 하나가 바위처럼 미동도 없고, 공격도 전혀 하지 않는다. 해당 장면을 보면 드넓은 황야에 거대한 검은 형체가 떡하니 홀로 존재하는 게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이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의식이 끝날 때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18] 머리는 뒤통수를 제외하고 얼굴 부분은 고쳐졌으며, 왼쪽 가슴을 제외하고는 부서졌던 배 밑부분과 팔도 완전히 수복되었다. [19] 얘들 말고 촉수 채찍을 쓰는 괴물들도 나온다. 이 괴물들은 강마의 의식 때 쥬도를 죽인 채찍 같은 팔을 쓰던 사도의 모습이 반영된 듯 하다. [20] 플로라는 이 때 "꿈에서 다시 만날 거라 했잖니?" 하고 시르케에게 말한다. [21] 본인은 전사 복장이 더 익숙해서인지 약간 어색해한다. [22] 황금시대 당시 그리피스와 호각을 다툴 정도의 실력이라고 평가되는 세르피코나, 전직 성철쇄 기사단 부단장이었던 아잔, 나름 검술에 조예가 있는 이스의 왕자 로드릭도 이를 보고 감탄했다. [23] 이를 본 다난은 캐스커가 파르네제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어 안심해서 그런 거라고 말하지만, 파르네제는 자신이 그 정도 위치는 될 수 없다며 캐스커의 손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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