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Field Strip & Cleaning, Lubricating총기를 분해해 닦고 기름칠 하는 등의 방법으로 손질하는 것이다.
2. 명칭
과거에는 '총기 수입'이라고 불렀었는데, 여기서 ' 수입(手入)'은 일본어 '手入れ(ていれ, 고치다, 손질하다)'의 한자 표기를 한국 한자 발음으로 그대로 읽은 일본식 한자어로 최근에는 '총기 손질'이라는 말로 교체되었다. 다만 오래 써 온 만큼 아직도 '총기 수입'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1] 수입이 영어의 'Sweep'가 어원이라는 설도 있지만 'Sweep' 자체는 빗자루 같은 걸로 바닥을 크게 싹 쓸어서 청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걸레로 닦는 건 Wipe(벅벅 닦는 행위)나 polish(광내거나 조심히 닦는 행위)이므로 sweep이 어원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민간어원인 셈이다.총기 수입, 총기 손질이라는 말 외에 '총기 정비'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렇게 부르는 게 의미상으로는 더 정확하다.
3. 하게 되는 때
훈련이나 사격이 끝난 뒤에는 필수적으로 하며, 개인정비 시간이 남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곧잘 한다. 사격을 하기 전에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녁 점호때 총기 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사격 훈련 사격장에도 총기 손질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다만 부대에서 손질을 하고 오는 것이 원칙이기에 여기서 손질하는 게 필수는 아니고 사격 순번이 빠른 사람들은 손질 없이 바로 사격 훈련에 들어간다. 대기자들을 그냥 놀려두기 뭐하니 분해하고 손질을 하라고 시킬 때가 많다.
비공식적인 가벼운 군기훈련의 형태로 행하기도 한다. 개인정비 시간을 박탈하고 그 시간 동안 총을 손질하게 하는 식이다.
4. 목적
총이 깨끗한 상태에서 사격을 해야 기능고장 등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당사자로서는 매우 귀찮겠지만 총을 안전하고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 군대 어떤 총이든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다.특히 사격 후에는 격발 후에 화약이 타고 남은 찌꺼기인 탄매(彈煤)가 생기는데, 이걸 제거하기 위해 약실과 총열 내부를 청소를 해야 한다.
5. 절차
총기를 분해한 후 총기수입포(낡은 속옷 조각이나 천조각)나 휴지(포가 없을 경우 사용), 면봉 등으로 닦는다. 휴지는 겉부분의 기름이나 먼지 등 잔여물을 닦는 데는 써도 되지만, 총열을 휴지로 닦으면 내부에 무지막지한 찌꺼기가 남을 수도 있다. 그나마 키친타월은 펄프가 질겨서 일반 화장지보단 낫다. 일부 부대에선 신문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총열 내부를 닦아내는 꽂을대도 사용한다. 전장에서 총기수입도구가 없을 때는 소총 손잡이에 끼워져 있는 응급손질도구를 사용하면 된다. 자그마한 솔과 기름을 담아둘 수 있는 도구통, 줄에 엮인 총강솔이 들어가 있다. 총기 분해법은 훈련소에서 미리 교육하므로 훈련병이라도 문제없이 총기손질을 할 수 있다.미군은 카놀라유( 파이어클린)로 닦기도 한다고 한다. 강중유를 카놀라유로 대체하고 윤활유를 바셀린으로 대체하는 케이스가 있다.
총기손질 후에는 간부들이 검사를 한다. 약실 안쪽이 잘 보이게끔 총을 위로 치켜들어 천장 위의 빛이 비추는 걸 통해 눈으로 약실 내부를 가까이 대고 보는데 , 붙은 탄매가 보이거나 까만 게 묻어나오면 다시 손질해야 한다. 한번 손질할 때 깨끗하게 하는 것이 좋다.
소총을 손질하는 경우가 많은데, 총신을 닦는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다. 그 이유는 소총이 강선포이기 때문이다. 활강포는 파이프와 같아서 몇 번 넣었다 뺐다하면 잘 닦이지만, 강선이 파여진 강선포는 돌리면서 닦아줘야 하므로 쉽게 보이면서 의외로 많이 힘들어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6. 주의점
총열 내부에는 윤활유가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실탄 사격 시 화약 연기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될 뿐만 아니라(=눈이 매워서 제대로 사격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총열 내 남아있는 윤활유가 인화되어[2] 불꽃이 발생하거나 드물게 약실 내 장전된 탄약을 연소시켜 오발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만약 총열을 윤활유를 써서 닦아내었다면 반드시 마지막에 마른 천을 이용해 남은 윤활유를 제거해야 한다.[3]또한 노리쇠 방향에서 총열을 살펴보아 모래 알갱이와 같은 이물질이 있으면 반드시 제거해야 하며 총열에 금이나 갈라진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보고하여 총열을 교환, 수리하여야 한다. 이걸 무시한 채 사격했다간 총열이 파열되는데, 높은 확률로 부상,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구동부품에는 충분히 윤활유를 발라주는 대신, 상온에서 윤활유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윤활 처리 후 노리쇠를 2~3회 후퇴시킬 때,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
WD-40의 사용은 보통 금기이다. WD-40은 세척용이므로 윤활 효과가 적어 윤활유가 필요한 부위는 반드시 추가로 윤활유를 발라 주어야 한다. 북미나 유럽 등지의 민수 총기는 군 납품용보다 더욱 고가인 파이어클린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해당 물질의 pH는 산에 가깝고 특히 할로겐류 세정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경우 금속 산화막까지 손상시킬 정도이다. (결국 합금강의 표면 처리도 산화막이다) 장기간 썼을 경우 텅스텐 산화막이나 알루미늄 합금 막이 손상되는 것은 자명한 것, 치장된 것을 해체할 때 외에는 쓰지 않는 것이 맞다. 게다가 한국의 병폐는 총기 점호이다. 기술교범에 분명 전용 강중유(솔벤트와 경유 등유 등이 섞여 있는 전용 세정 기름)로 세정하고 최종으로 전용 윤활유 (SAE150급이 주로 사용된다.)로 도포하도록 되어 있다. 한데 잘못된 병폐로 인해서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보관한다. 그걸로 바로 사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각종 작동부들이 서로 마멸하여 수명을 줄인다. WD만 있는 상태에서 작동할 경우는 윤활은 4 발정도 수준이다 총이 달아오르면 쇠의 산화막들이 서로를 갈아내기 시작한다. K3나 오래됐지만 수명연한이 남아있는 총기들의 걸림중 상당수가 이런 부분이 많다.
특히 WD-40의 경우 해당 문제점으로 전용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가의 모터사이클에 들어가는 체인과 스프라켓은 총기용 재료를 사용하는데 해당 메이커들이 일반적인 WD-40을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심지어 WD-40을 만드는 회사에도 고속 운동을 하는 부분에 사용할 시 보증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총기의 기관부 및 바이크의 구동부가 똑같은 환경이다.) 그래서 해당 업체는 전용을 다시 출시했고, 미국 유수의 총기 업체는 물론 대다수의 국군 부대에서도 일반 WD-40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보급되는 강중유 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 그러나 보급에 절대 신경 안쓰는 한국군은 이런 강중유 보급이 터무니없이 적어서[4] 실질적으로는 WD-40의 사용이 강제되고 있다. 덕분에 총기점호 할때마다 막사내 부대원 대부분이 강중유가 없다고 하소연하며 강중유나 WD-40 보유자를 찾아다니는 실정이다.
휴가를 나갈 때 총기 손질을 확실히 해놓지 않으면 당직사관 혹은 행정보급관에게 빠꾸 먹고 합격할 때까지 총기 손질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말년병장으로 갈수록 이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K1, K2 소총의 공이가 비슷하게 생겨서 총기 손질을 하다가 실수로 바뀌는 일이 종종 있었다. 조립은 가능하나 약간의 차이가 있어서 잘못 끼우면 격발 불량 등의 이상이 생기곤 했다. 특히나 K1 공이를 K2에 넣으면 격발이 되지 않는 것으로 끝나지만, K2 공이를 K1에 넣으면 약간의 충격으로도 제멋대로 격발해 버리는 사고가 터질 수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이후 각인을 새겨 구분되게 바꾸었다.
7. 여담
가끔 짓궂은 고참들이 후임의 총기 부품을 하나씩 훔치는 장난을 해서 후임을 애먹이기도 한다.[5] 총기 부품을 빼돌리면 얄짤없이 영창이라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려준다. 영창갈만한 사항이라면 주변인들도 조사당하는 데다가 손질 도중 부품을 잃어버렸다라는 건 누군가가 장난을 쳤다라는 빼박 불가의 정황증거이기 때문에.말년병장이 전역 전날 총기손질을 명령받았다가 귀찮다고 총을 분해한 다음 세탁기에 넣고 돌려버렸고 이에 빡친 주임원사가 그날 전역한 말년병장을 항명으로 헌병대에 고발조치, (군검찰이 아니라) 민간검찰로 수사가 넘어가 재판을 받은 사례가 있다. 해당 판례는 훈련소나 신교대에서 "전역날까지 군인 신분이니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했다간 이렇게 전역 전날에도 범법자 신분이 될 수 있다"라는 취지에서 교육 소재로 자주 나온다.
공군은 군사경찰 특기가 아닌 이상 자대에서 총기손질한 횟수보다 훈련병때 한 횟수가 훨씬 많을 수 있다.
미래에 화약을 쓰지 않는 레이저총 등의 총기가 일반화된다면 총기 손질의 필요성도 좀 더 줄어들 수 있다. 총기 손질은 대체로 사격 후 그을음을 없애기 위함인데, 광학 병기는 그런 이물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총을 녹이 스는 금속으로 만들면 녹 제거 정도는 하겠지만, 외부부터 내부까지 플라스틱이나 녹이 안 스는 금속으로 만들면 녹 제거마저도 안 할수도 있다. 그러나 근대가 시작된 이래 제식 총기는 근 몇백 년간 화약 병기였으므로 아직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
보통 훈련병 때에는 총기 손질이라고 부르지만, 자대에 가면 총기 수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2]
이때 겉으로 봐서는 불이 붙은 것을 알아채기 어렵다.
[3]
이마저 귀찮아하는 군인은
WD-40 혹은 살충제를 뿌리기도 한다. 살충성분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안에 유기용매가 들어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전체적으로 수용성으로 바뀌는 추세다.
[4]
평소에 있는 양이라고는 100명 넘는 최전방 GP/GOP사단 예하 FEBA연대 완편 중대 기준 생활관마다 한명, 많아도 두명이 전부며, 강중유 깡통은 훈련 전주차 즈음 아니면 절대 안내놓는다.
[5]
주로 목표가 되는 것이 K-2 소총의
가스마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