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한국의 전래동화로 한 청년이 물물교환(?)을 통해 마지막에는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소재가 좁쌀 한톨인 이유는 적벽부중에서 渺蒼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으로 추측된다.
매우 큰 것 속에 하나의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이른다.
2. 줄거리
한 총각이 좁쌀 한톨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총각이 주막집에 들러 좁쌀 한톨을 주인한테 맡겼는데 주인은 좁쌀 한톨을 방 한구석에 던져놓았는데 쥐가 그것을 먹었다고 하자 총각은 쥐를 잡아 달라고 했다.
총각은 정승집에 가서 황소를 달라고 했지만 그 소는 이미 잡아 먹었다고 하자 이번엔 그 고기를 먹은 사람을 달라고 했다.[2] 정승은 괘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 용기를 가상히 여겨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은 딸을 주겠다고 하여 총각은 정승의 딸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
요약하자면 총각이 갖고 있던 물건의 변화는 좁쌀→쥐→고양이→개→말
3. 진지한 분석: 법률상으로 보면
실제로 민법상 주막 주인은 임치물(任置物, 맡긴 물건)의 보관을 해태하여(=게을리하여) 좁쌀 반환 채무를 이행 불능에 이르게 한 책임, 즉 총각에 대한 채무 불이행 책임을 부담하지만, 이행 불능 시 채무 불이행 책임은 금전 배상으로 족하므로 쥐를 잡아 달라는 요구까지 들어 줄 의무는 없고, 좁쌀 가격만큼만 배상하면 된다.어차피 옛날 이야기일 뿐이므로 쓸데없이 진지해질 필요는 없지만, 민법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상식적으로는 좁쌀 한 톨을 잃어버렸으면 똑같이 좁쌀 한 톨로 물어주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이 이야기에서 주인이 쩔쩔맸던 이유는 총각이 좁쌀을 맡길 때부터 "귀한 좁쌀"이라고 훼이크를 치면서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평범한 좁쌀에 불과했지만 주인은 그 좁쌀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총각의 요구를 들어 주었던 것.
참고로 민법상으로는 이와 같은 경우 특별손해의 법리가 적용되어, 채무자가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배상의 책임이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총각이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주인이 특별한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 특별손해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쥐를 잡아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귀한 좁쌀"에 대한 총각의 주관적 가치에 상당한 금전배상을 하면 된다. 그러니 주인으로서는 금전배상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에게 아무 가치 없는 쥐 한 마리를 잡아주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좀 더 깊이 파고들면 주막은 상법상 공중접객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공중접객업자는 고객이 고가물에 대하여 종류와 가액을 명시하여 임치했다면 그 물건의 멸실 또는 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153조). 다만 이 경우 총각이 "귀한 좁쌀"이라고만 했을 뿐 그 가액을 명시했는지는 불분명하므로 적용하기가 애매하다.
또한 쥐의 주인은 고양이의 주인에게, 고양이 주인은 당나귀 주인에게, 당나귀 주인은 황소주인에게 각각 동물점유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할 수 있으나, 여기서 책임내용은 금전배상일 뿐이다. 이 경우의 법리도 좁쌀의 경우와 같다. 다만 좁쌀과 쥐의 경우와 달리 고양이와 당나귀, 당나귀와 황소 사이에는 가치의 차이가 너무 커서, 주인이 순순히 내어주는 것이 좀 억지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도 옛날 이야기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만화가 김삼이 그린 만화에서는 당나귀 주인이 화내면서 고양이값이라면 모를까, 당나귀를 줄 수 없다고 내쫓음에도 총각은 맞아도 맞아도 당나귀를 달라고 계속 항의하고 집 앞에서 난리를 벌여서 치를 떨며 준다는 설정으로 나왔다.
여기서 금전배상만 서술하는 이유는 우리 민법의 기본적인 손해배상에 대한 태도가 금전배상이기 때문. 말 그대로 원상회복이 가능하다면 그것을 따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고 입증도 어려우므로 손해를 금전으로 환산해 배상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4. 바리에이션과 파생작품
- 판본에 따라 저 총각은 그냥 좁쌀을 맡긴 게 아니라 과거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는 설정이 있다.[4] 마지막 정승댁에 찾아갔을 땐 정승이 과거에 붙으면 딸을 내주겠다고 조건을 걸고, 그 해 과거에는 실패하나 다음 해 과거에 붙어 정승댁 사위가 된다는 바리에이션도 있다.[5]물건의 변화는 말을 뺐으며, 동물들이 죽지 않고 겁을 먹고 집에 박혀 사는 걸로 나오는데 고양이가 개에게 공격 당해서 겁을 먹고 주막 주인 품에 안기고, 개가 소에게 차여서 겁을 먹고 주막 주인 뒤에 숨어 덜덜 떨었고, 마지막에 총각은 아버지의 딸이 소를 먹은 이유로 딸을 달라고 하자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크게 웃으며 훌륭한 사위를 찾았다고 딸과의 혼인을 허락하였다.
-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 김삼이 그린 전래동화 만화에서는 구두쇠 양반 머슴이 겨우 좁쌀 한 톨 새경을 받아 분노하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그게 복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해 그 집을 나가서 이야기가 이뤄진다. 정승네 사위가 된 머슴이 그 양반네 집으로 세월 지나 가보니 망해버린지 오래된 다음이었다.
- 일본에도 ' 짚대 장자(わらしべ長者)'라는 비슷한 내용의 전래동화가 존재한다. 사람 생각하는거 다 비슷비슷한듯하다. 다만 이쪽은 물물교환의 경위가 자의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다르다.
- 튀르키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런데 주인공이 까마귀고 결말 부분에선 귀족의 딸을 목동의 피리와 교환한 후 피리를 불면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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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계열 만화잡지인
내친구들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물물교환(?)을 해 부자가 되는 이야기가 있다. 게으른 청년이 어머니가 시킨 새끼꼬기를 귀찮다고 팔뚝만하게 묶었다가 혼이 나자 그걸 가지고 집을 나갔는데[6], 며칠을 굶다가 수레에 항아리를 싣고 가던 항아리 장수가 고정시킬 끈이 끊어져 난감해하자 자신의 동앗줄을 주었고, 항아리 장수는 답례로 큰 항아리를 준다. 그걸 이고 가다가 어느 부자집에 들러 하녀에게 구걸을 하려 했는데, 깜짝 놀란 하녀가 물이 담긴 항아리를 떨어트리고 만다. 어쩔줄 몰라하던 하녀에게 자신의 항아리를 주자 하녀는 답례로 잔치때 먹고 남은 떡을 주었고 그 떡을 아껴먹으며 가던 청년은 길에서 어느 노파의 시체를 메고 가는 일행을 만난다. 집의 어머니가 생각난 청년은 자신이 가진 떡과 그 노파의 시체를 바꿨고 그 시체를 묻으려는 와중에 그 노파의 아들이 나타나 치매 때문에 행방불명이었는데 이렇게라도 찾게 되어 고맙다면서 큰 돈을 주었고 청년은 그 후로 집으로 돌아가 개과천선해서 어머니에게 효도하며 살았다는 내용. 여기서는 동앗줄 → 항아리 → 떡 → 노파의 시체 → 돈의 순서다.
일부 판본에서는 청년이 할머니의 시체를 우물위에다 올려놓았는데, 멋 모르고 만진 처녀가 건드려서 할머니가 물에 빠지자 처녀는 당황하는데, 이 때 청년이 '우리 할머니가 쓰러지셨네'라고 말하니까 처녀는 청년에게 잘못했다고 말하고 청년의 신부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황아장수와 수수께끼 내기하는 장면도 있는데, 이 때 청년의 문제는 '새끼 서 발이 항아리 되고, 항아리가 떡 되고, 떡이 시체되고, 시체가 색시된 것이 무엇이오?'라고 문제를 낸 걸 황아장수가 못 맞혀서 내기에 이겼다는 판본도 있다. -
한 부자가 세 며느리를 시험하기 위해 각각에게 쌀 한 톨을 줬다. 그랬더니 첫째는 그냥 버렸고, 둘째는 쌀을 그냥 먹어버렸다. 한 편 셋째는 그 쌀을 미끼 삼아서 참새를 잡은 다음 그걸 팔아서 달걀을 샀다. 그 다음에 달걀을 이웃집 닭에게 품는 조건으로 일을 한 다음 병아리를 받았고, 그 병아리를 잘 길러 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닭이 점점 불어나자 그 닭을 팔아 돼지를 샀고, 불어난 돼지로 소를 사고, 불어난 소를 판 결과 마침내 땅문서를 살 수 있었다. 한 달 뒤에 부자가 세 며느리의 이야기를 들은 다음 살림을 잘 하는 세째 며느리에게 재산을 물러주었다.
한 달 만에 닭과 돼지와 소를 불릴 수 있는지는 둘째치고여기서는 쌀 한 톨 → 참새 → 병아리 → 닭 → 돼지 → 소 → 땅문서의 순서다.[7]
일부 판본에서는 쌀 한 톨이 아니라 콩 한 알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 외에는 세째가 다른 두 딸에게도 살림을 나누어준 뒤 두 며느리도 근검절약하면서 사는 버릇을 가진다는 버전도 있다. - J.F. 비얼레인이 지은 '세계의 유사신화'라는 책에서는 서아프리카(대략 가나쯤)의 아난시 전설에서도 이와 흡사한 얘기가 나오는데, 옥수수 열매 하나로 결국 100명의 노예를 얻는 얘기이다. 아난시는 옥수수 열매 하나 → 옥수수 자루 → 닭 → 양떼 → 시체 → 노예 100명으로 불리는 과정인데, 시체는 신의 아들이라고 하고, 옥수수 열매는 닭에게 일부러 먹이고, 닭도 자신이 몰래 죽이는 등 허풍으로 사기를 쳐서 얻는 얘기라는 차이가 있다.
[1]
주막 주인의 아들이 팔아 버렸다는 버전에서는 전후 사정을 모르는 아들이 술값이나 도박 빚으로 팔았다고 나온다. 또는 총각의 소를 원래 팔아야 할 소로 착각해서 실수로 팔아 버렸다고 한다.
[2]
정승집에서 소를 먹은 사람이 한둘은 아니니 정승이 이를 언급하자 총각은 그러면 제일 먼저 소를 먹은 사람을 달라고 하는 버전도 있다. 여기서도 소를 제일 먼저 먹은 사람이 정승의 딸이라 결국 총각은 정승의 사위가 된다.
[3]
개와 말 사이에 염소가 끼어 있는 경우도 있다.
[4]
황소를 얻을 무렵에는 위치가 한양 부근이었으며, 정승댁은 한양 어딘가에 있었다고 한다.
[5]
사실 과거시험은 3년에 한 번씩 열기 때문에 그 해 시험에 낙방하고 다음 해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는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그것은 정기시험인 식년시 한정의 이야기로 실제로는 그 사이에 알성시나 별시를 자주 열었던 데다 가끔 경사가 있었을 때 특별시험을 열었기 때문에 비정기 시험을 포함하면 아주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6]
일부 판본에서는 어머니가 조 서 말을 심으라고 했더니, 그걸 한 구덩이에 다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7]
현실에서는 아무리 상황을 받쳐준다 해도 사실상 불가능한게, 병아리를 길러 닭으로 불리는 것만 해도 4-5천원인데, 돼지는 새끼 한 마리에 분양가 15만원 정도 즉 3-40마리의 닭이 필요한데, 닭의 평균 유정란 생산량과 병아리 한마리당 20일이 걸리는 부화기를 생각하면 2-3년이 걸리고, 그렇게 돼지를 들인다 해도 송아지 한마리가 700만원 남짓이니 돼지 40마리가 넘게 필요한데, 이것도 새끼 출산을 계산하면 몇 년이 훌쩍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