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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estagswahl 2013
Die Wahl zum 18. Deutschen Bundestag
1. 개요
2013년 9월 22일 독일에서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 투표율 71.5%. 선거 결과 CDU/CSU가 원내 1당이 되고 사회민주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하여 메르켈 총리의 3선이 확정되었다.
2. 배경
선거 직전 집권하고 있던 CDU/CSU의 상태가 좋은건 아니었다. 재보선이나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 되는 경우가 많고 독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비록 메르켈 총리가 2선을 했다곤 하지만 CDU/CSU는 2010~2013년 초반의 지방선거에서 연패하고 있었다. 메르켈 총리 역시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패배"라며 위기를 인정했다.이후 메르켈은 국제무대에서는 큰 소리를 내고 국내정치에서는 목소리를 낮추는 전략을 써서, 대내외적으로는 유럽연합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각인하면서도 독일 내부용으로는 야당이 정치 쟁점화하면서 강하게 주장하던 원전 폐기, 복지 강화, 양성평등 정책을 전격 수용하는 등 큰 트러블 없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총리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다. 사족으로 이를 반영하는지 독일 정가 및 국민들이 메르켈을 부르는 별명 중 하나가 엄마(Mutti)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의 호감도보단 메르켈 개인의 호감도에 기댄 측면이 있었다. 당장 당 지지도보다 메르켈 개인의 지지도가 훨씬 높았고, CDU/CSU 또한 이를 십분 활용한다. 선거운동에 있어 당을 내세우지 않고 메르켈 총리만을 내세운 것이다.
물론 메르켈이 정치안정 및 일부 경제지표 관리를 잘 해온 덕도 보았다. 메르켈은 유럽연합 내에서 독일의 지도자적 위치를 공고히 했을 뿐 아니라, 유로존 안정에 쓰일 소화자금을 위한 증세를 억제하였고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3. 선거결과
ZDF 출구조사 결과.
정당 | 의석 | 증감 | 득표율 |
CDU/CSU | 311 | +72 | 41.5% |
사회민주당 | 192 | +46 | 25.7% |
좌파당 | 64 | -12 | 8.6% |
녹색당 | 63 | -5 | 8.4% |
자유민주당 | 0 | -93 | 4.8%[1] |
독일을 위한 대안 | 0 | 0 | 4.7%[2] |
총 선출의석은 법정의석 598석에 초과의석 33석을 더해 631명이 당선됐다. 과반은 316석으로 선거 결과상 CDU/CSU의 단독집권은 불가능해졌다.
한편 자유민주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이 봉쇄조항(5% 또는 지역구 3석)을 넘지 못해 사표(死標)가 됨으로써 비례대표 투표에서 사표가 15%를 넘었다. 1949년 이래 사표가 10%를 넘은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3.1. 분석
이 선거 전후로 메르켈은 '연정 파트너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얻게 되었다. 메르켈 1기 집권 당시 사회민주당과 대연정을 했는데, 이 때 사민당은 지지층을 대거 녹색당과 좌파당에 빼앗기는 바람에 박살이 나서 2009년 총선때 연정에서 떨어져나갔다. 이때 사민당 대신 자유민주당과 손잡고 메르켈 2기 연립정부를 구성했는데, 이번에는 그 자민당이 박살난 것이다.CDU/CSU는 당 자체로만 보면 많은 의석수를 챙긴건 맞다. 과반 316석에 불과 5석이 못 미치는 311석을 확보하였는데, 조금만 더 나갔으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은 뒤집어 말하자면, 야당 의석 합계가 과반을 넘는다는 뜻이다. 사민당 + 녹색당 + 좌파당을 하면 과반이 넘으며, 이들은 모두 좌파계열 정당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세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경우 메르켈 3선은 물건너간다. 그러나 연정 구성이 안 되어 재선거를 하는 한이 있어도 현재 정치지형에서 좌파정권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이는데, 이는 사민당과 좌파당과의 관계가 무진장 나쁘기 때문에 자민당이 털려나가 기민당이 과반이 안 됨에도 불구하고 메르켈 총리의 3선이 확정되었다고 하는 것이다.[3]
메르켈 총리는 일단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민당은 선뜻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책상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메르켈 집권 1기에 대연정을 했다가 지지층이 박살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DU/CSU가 사민당이 아닌 다른 당과 연립하는 것도 가능성이 낮다. 일단 야당이 전부 좌파 계열이므로 어느 정당과 연정을 해도 대연정이 되는 이상, 그렇다면 제1 야당과 대연정을 하는 것이 관례다. 또한 세 야당 중 그나마 사민당이 가장 중도적이어서 정책협상의 여지가 있는 데에 비해, 녹색당이나 좌파당과는 정책의 차이가 커서 협상의 여지가 낮다. 녹색당과는 함부르크 주정부에서 2008년에 단기간이나마 연정을 구성한 선례라도 있지, 좌파당과의 연대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결국 CDU/CSU 입장에서도 사민당과 연정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사민당 입장에선 재선거를 치르더라도 불안한 것이, 의석상으론 좌파계열 정당이 과반을 했지만 전체 득표율 결과로 보면 비등했기에 재선거를 치를 경우 확실하게 이긴다는 보장을 하기 어렵다.[4] 결국 사민당 입장에선 연정에 참여해도 문제, 참여 안해도 문제라는 결론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11월 27일 사민당과 CDU/CSU의 대연정이 합의되었고, 사민당원들이 76%의 찬성을 보여서 연정이 확정되었다. 사민당은 부총리를 포함한 총 6개의 장관직을 얻으며[5] 내각에 참가하게 되었다. #
4. 기타
대선 패배 이후 독일로 간 손학규 민주당 고문이 이 선거 결과를 지켜본 후 귀국했다. 귀국 후 손고문은 메르켈 총리의 집권 비결은 통합에 있었다면서 자신의 정치적인 기믹을 메르켈 총리 식으로 잡을 것을 드러냈다.2014년에 튀링겐에서 좌파당-사회민주당-녹색당의 적-적-록 연정이 결성되었다. 적-적-록 연정이 성사된 것은 메르켈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비판할 정도로 파급력이 큰 사건이다. 지방의회에서 적-적-록 연정을 구성한 이상, 연방의회에서도 사회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CDU/CSU를 배제한 적-적-록 연정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 연정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메르켈 총리가 사회민주당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연방 차원에서 적-적-록 연정을 구성할 경우 다음 총선에서 우파정당에 표가 몰릴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어쨌는지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깨트리진 않았다.
[1]
옛 서독 지역에선 5.2%, 옛 동독 지역에선 2.9%를 득표했다.
[2]
옛 서독 지역에선 4.4%, 옛 동독 지역에선 5.7%를 득표했다.
[3]
사실 메르켈 1기 내각도 사민당이 녹색당, 좌파당과 손만 잡았으면 의석수로 월등히 앞섰기에 좌파 정권이 들어설 수 있었음에도, 사민당, 좌파당 지도부의 어색한 사이 덕분에 물 건너간 바 있었다. 오죽하면 사민당이 좌파당 대신 메르켈과 손을 잡고 연립내각으로 참여했으니..
[4]
특히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유권자들이 CDU/CSU 쪽으로 표를 몰면 사민당 입장에선 난감해진다. 물론 이쪽 역시 사민당-좌파당 관계 아니 그 이상으로 독일 거의 모든 정당들에게 비토를 받는 당이라 이쪽 찍는 유권자들은 CDU/CSU 쪽에도 반감이 많다는게 변수지만.
[5]
기민당 6명, 기사당 3명, 사민당 6명(경제부·외무부·노동부·환경부·법무부·가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