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19:12:57

점묘법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Georges_Seurat_035.jpg
width=100%]]| 조르주 쇠라의 그림 중 일부를 확대한 것. 점이 눈에 보인다.
1. 개요2. 본문3. 생물학자의 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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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pointage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화법.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쇠라가 개발한 독특한 화법이다. 이를 이용한 그림을 점묘화라고 한다. 그리고 쇠라와 친구이던 화가 폴 시냑(Paul Signac, 1863~1935)도 같이 점묘법 개발에 이바지했다고 한다.

2. 본문

점묘화의 장점은 적은 색으로 효율적인 명암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손으로 일일이 그려야 되기 때문에 그리는 데 많은 시간과 힘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름에서 보이듯 하나하나 점을 찍어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내는 그야말로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노가다 작업이다. 쇠라의 작품이 적은 이유가 31살로 갑자기 병사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노가다를 하는 화법을 이용해서 그림 하나 만드는 데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란 설도 있다. 참고로 쇠라랑 다르게 2배 이상을 오래 산 친구 폴 시냑은 점묘법 그림을 꽤 많이 남겼고 살아생전 인정받았다.

또한 일일이 점을 찍어 그림을 완성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도트 노가다, 정확히는 디더링 기법의 직계 조상이다.

사람의 손으로 그리는 게 아닌 인쇄물이나 모니터 화면은 사실상 점묘법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 적은 색 혹은 무채색으로만으로도 세밀한 명암과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흑백으로 된 신문지 등의 사진을 돋보기로 확대하여 보면 점의 밀도를 통해 형태를 그려내고 있다. 모니터 역시 화면도 빨간색, 녹색, 파란색( RGB)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히 프린터 CMYK를 통한 점묘 원리를 이용한다. 이 점묘를 얼마나 세밀하게 할 수 있느냐가 이른바 해상도로 프린터나 모니터 성능의 기준이 된다.

반대로 카메라의 필름이나 센서 역시 점묘법의 원리를 따른다. 빛이 들어왔을 때 그 명암이나 색이 필름이나 센서에 기록될 때 점묘의 원리를 따른다.

선묘화도 가능하다. 점묘화에 비해 노가다 수는 줄어들지만 한번 잘못 손대면 되돌리기 곤란한 게 단점. 그림 파일을 선묘화로 바꿔주는 사이트도 있다.

만화가 김산호 라이파이를 연재할 당시 빌런인 녹의 여왕이 마법으로 공격할 때의 연출을 점묘법으로 표현했다. 무수한 점을 찍어서 마법을 쓰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법이라 20살밖에 안 된 김산호에게 선배들이 어찌 그렸냐고 묻자 대답하길, "그냥 점처럼 콕콕 찍어 한참 그리면 되는데요?"

3. 생물학자의 소양

대학교의 생물 관련 학과에 가면 레포트에 그려서 내는 생물 그림을 점묘화로 찍어서 그리도록 하는데, 그래야 기관의 명칭과 생김새가 머리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확실히 몇 시간 동안 점만 찍으며 그리고 있으면 안 외워지는 것이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실 점묘법은 한 가지 색으로(펜이나 연필)로 명암을 효율적으로 나타내서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대상의 생김새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의 전통 생물학 시절에 자주 사용한 방법이다. 잘 그린다면 오히려 사진보다 잘 표현할 수 있을 정도[1]이며 생김새를 부각하여 묘사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기억에도 잘 남는 편이다. 19세기나 20세기 초까지의 근대 생물학 시절엔 생물학에서 박물학[2]의 비중이 컸을 땐 드로잉은 생물학자들의 기본 소양이었다. 일단 자신이 발견한 생물의 생김새를 표현하는 데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글보다 그림이 훨씬 정확하니까... 어쩐지 CELL에서 보듯 생물학자 중에 그림 좋아하는 사람이 많더라. 그러다가 점묘법이 나오면서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드로잉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점묘법이 추가됐다. 사실 요즘처럼 디카가 대중화되고 지놈과 분자생물학으로 인해 생물학의 패러다임이 경천동지하는 시절엔 큰 의미는 없지만... 전통을 따른다는 의미도 있다.[3]

파일:attachment/72_hour_chick_embryo_c.jpg
닭의 배아 상태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점묘화, 선으로 그린 그림.

위의 그림을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듯이 점묘화 쪽이 그려서 공부하는 입장이나 보는 입장이나 훨씬 보기에도 편하고 사실적이다. 어떤 면에선 사진보다 대상을 더 부각하여 그릴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연필로 도트 노가다를 하는 입장에선 매우 빡치지만.[4]
[1] 사진을 찍을 땐 카메라의 성능 외에도 조명이나 다른 요소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같은 카메라라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과 야외에서 찍은 사진의 차이가 상당히 클 정도다. [2] 어느 동네에 갔더니 요런 동식물들이 있더라. 현미경으로 보니 이런 미생물이 있더라 하던 시절. 찰스 다윈도 자신이 관찰한 생물들을 그림으로 그려 남겼다 [3] 요즘엔 그냥 폰카로 찍어서 컴퓨터로 출력하여 레포트를 쓰게 하지만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생물학과에서 하는 실험들의 상당수 레포트는 점묘화로 그려서 제출했다. 해부학 시간에 근골격계나 내장 기관을 점묘화로 그릴 땐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4] 왼쪽의 그림은 숙련자도 몇 시간은 눈 빠지게 노가다를 해야 그릴 수 있지만 오른쪽 그림은 마우스로 그려도 5분 안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