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What's expected of usSF 작가 테드 창이 2006년에 발표한 엽문 형식의 단편. 원문은 네이처에 발표되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링크. 사실 SF 팬덤에서는 테드 창이 쓴 그렉 이건 팬픽이라고 불린다.
2. 줄거리
음의 시간 지연기가 탑재되어 있는 '예측기'는 예측기에 달린 버튼을 누르기 1초 전에 불빛을 깜빡거리는, 일종의 장난감 같은 기묘한 물건으로, 수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장난감을 샀다. 사람들은 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어떻게 하면 이 예측기가 우리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생각하지만, 결국 이 예측기의 예측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단순한 장난감 취급을 받던 이 예측기는 절대적인 예측능력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간의 자유의지란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며,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예측기가 안겨준 잔혹한 깨달음 때문에 모든 행동을 포기하는 병에 걸리게 된다.[1][2]예측기와 관련된 현재상황을 서술하는 듯했던 본문은 사실 1년 후의 미래에서 보내진 글로, 인류가 예측기의 원리를 응용해 예측기를 의사소통 장치와 연결하는 방법을 발견한 이후 처음으로 과거로 발송된 글이라고 한다. 화자는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유의지를 가진 척 살아달라고 인류에게 호소하는데, 그게 무동무언증에 걸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 '자기기만 없이는 자유의지의 부재라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자기기만을 '선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줄 알면서도 선택이 중요하다는 듯 살아가는 태도'라고 말하는 화자의 말에서 왠지 모를 처절함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화자는 자유의지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굳이 이런 글을 보내봤자 누가 무동무언증에 걸릴 지는 이미 결정되어 있으며, 그 비율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글을 굳이 과거로 전송한 이유는....
Because I had no choice.(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1]
무동무언증이라는 실제로도 존재하는 증상으로, 원래는 뇌가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을 때에나 나타나는 증상이다. 다만 실제 무동무언증은 어디까지나 물리적 손상에 따라오는 증상인 반면 이 쪽은 말 그대로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어찌 보면 뇌가 다운된 셈.
[2]
'움직일 능력은 남아 있으나 움직여야 할 동기가 사라진 것입니다.'라는 말대로 자유의지가 없다는 말에 행동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소설 속 세계는
결정론적이므로 아이러니하게도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행동이다. 본문에서도 '자유롭게 사고하는 존재만이 좌절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모든 행동 양태는 결정론과 양립할 수 있다'며 화자가 직접 이 논점을 반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