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8 00:55:18

청산별곡

얄리얄리 얄라셩에서 넘어옴

1. 개요2. 본문
2.1. 다양한 해석
3. 형식4. 매체

1. 개요

청산별곡()은 고려 시대에 불렸다고 전해지는 노래로, 창작자 및 창작 연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가사의 내용을 토대로 무신정변 이후나 대몽항쟁 시기 이후 창작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지금 전해지는 작품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 문자로 기록된 것이다.

조선 전기의 성종대에 편찬된 「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악보가 기록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전까지는 궁중 향악으로 연주되었고 민간에서도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곡의 선율을 차용하여 조선 전기 납씨가, 대국, 경근지곡 등의 향악이 창제되었다. 옛 문헌에서 제목이나 해설을 찾을 수 없어 고려 시대에 창작된 노래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 서경별곡', ' 쌍화점'과 형식이 매우 비슷하고 언어 구사나 정조가 조선 초기의 노래와는 전혀 다르므로 대개 고려가요로 본다.

2. 본문


원본 해석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ᄒᆞ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ᄯᅩ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ᄂᆞᄆᆞ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ᄉᆞ미 ᄌ\ᅵᇝ대예 올아셔 ᄒᆡ금(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니 ᄇᆡ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ᄆᆡ와 잡ᄉᆞ와니 내 엇디 ᄒᆞ리잇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머루 다래를 먹고 청산에 살겠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야.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야.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우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갈던 밭(사래) 갈던 밭 보았느냐. 물 아래(근처) 갈던 밭 보았느냐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 갈던 밭 보았느냐.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럭저럭 하여 낮일랑 지내 왔건만
올 이도 갈 이도 없는 밤일랑 또 어찌 할 것인가.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디다 던지는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던 돌인가.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맞아서 우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겠노라 살겠노라. 바다에 살겠노라.
나문재, , 조개를 먹고 바다에 살겠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에정지(미상) 가다가 듣노라.
사슴(탈 쓴 광대)이 솟대에 올라서 해금을 켜는 것을 듣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 보니 배불룩한 술독에 독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 모양 누룩이 매워 (나를) 붙잡으니 내 어찌 하리이까.[1]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2.1. 다양한 해석

이 작품은 여러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1연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부분은 주로 청산에 살고 싶어하는 화자의 소망으로 해석하지만, 청산에 살았어야 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한 화자의 후회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유랑민 실연한 여인 좌절한 지식인[2]
가던 새 갈던 사래(밭):
평화롭게 농사짓던
옛날을 그리워함
떠난 임:
나를 버리고 떠난
임으로 새를 의인화
날아가는 새:
자신의 비탄을
위로해주는 벗
잉 무든 장글란 이끼 묻은 쟁기 이끼 묻은 은장도, 낡은 장신구 날이 무딘 병기
주제 삶의 터전인 농토를
잃은 유랑민의 비애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한
자연으로의 도피
속세를 떠난 지식인의
염세적인 태도
3연은 시적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유랑민은
갈던 밭 갈던 밭 보았느냐. 물 아래 갈던 밭 보았느냐.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서 갈던 밭 보았느냐.
좌절한 지식인은
가는 새 가는 새 보았느냐.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보았느냐. 날이 무딘 병기를 가지고,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보았느냐.
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유념할 것은, 월인천강지곡 편찬 당시를 기준으로 '쟁기'의 중세 한국어 어형은 '잠개'였다는 것이다.

7연의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사슴'은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1. 사슴 분장을 한 사람이 해금을 연주하는 솟대놀이의 한 장면을 보며 시름을 잊고자 함. 실제로 이런 식의 솟대놀이 공연은 일제강점기까지 상당히 성행했으며, 1930년대에는 만주로 순회공연을 가기도 했다고 한다. 짐대는 지금도 강원도 지역에서 솟대를 부르는 방언이다.[3]
  2. ' 사ᄅᆞᆷ'을 잘못 적은 것.
  3. 진짜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 해금을 연주하는 불가능한 상황 = 현실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람.
  4. 염소 산양이 장대에 올라 있는 것을 보고 고려인이 사슴으로 착각한 것. 실제로 중동의 유목민들이 뿔이 긴 중동 염소나 산양을 이용해서 이런 공연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 염소의 발 구조는 가파른 절벽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진화해 있어 사람 키 정도의 장대 위에서도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다.

현실과 세속을 피하는 공간으로서 자연은 '청산'과 '바다'로 그려지며, 그곳을 동경하나 현실은 술로 시름을 달래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고려인의 삶의 고뇌와 비애가 드러난다. 극복보다 체념에 가깝다.

7연의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에서 '에졍지'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사찰의 부엌을 의미하는 단어인 정재(淨齋)의 옛 형태가 '졍지'라는 점을 근거로 하여 '외딴 부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 위 해석본에서는 외딴 부엌으로 번역하였다. 다른 견해로는 뜰의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정제(庭際)로 보아 '외딴 마당'이나 '외딴 들판' 등으로 해석하기도 하며, 또 '외딴 부엌'은 '속세와 단절된 공간'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른 해석으로는 임금이 마시는 물을 긷는 우물인 어정(御井)이 있던 곳을 뜻하는 '어정지'(御井址)가 변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3. 형식

전편이 8연이고, 매 연이 4구씩이며 후렴구가 붙어 있으며, 매 구가 3/3/2조(살어리/살어리/랏다)의 정형으로 되어 있다. 또한 살어리(A) 살어리랏다(A) 쳥산(靑山)에(B) 살어리랏다(A)의 AABA 구조와 후렴구에서의 'ㄹ, ㅇ' 음 사용으로 음악성과 리듬감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5연과 6연을 서로 바꾸면 전체적으로 구조적 대칭을 이루는 형식미가 드러나기 때문에 구전되는 과정에 순서가 좀 바뀐 것이 아닌가 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화자가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공간인 청산과 바다를 찾아가는 심리적 추이를 중심으로 하면 기-승-전-결의 4단 구성이 된다. 이때 1연이 '기', 2~5연이 '승', 6~7연이 '전', 8연이 '결'이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는 악기의 소리를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 후렴구[4]인데, 그 기묘함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쓰인다. 미묘하게도 1연에서는 '얄리얄리 얄셩'이지만 2연부터는 '얄리얄리 얄셩'이다. 학력고사 시절 전설의 문제이기도 하였다. 알랑셩인 1연은 악기소리라고.

여담으로 가사에 등장하는 사슴은 지금 우리가 아는 노루, 고라니와는 다른 동물로 조선 시대 말엽까지 제주도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동물이자 명물이었으나, 1910년대 중반에 제주도의 자생종 사슴은 공식적으로 멸종하였다.[5]

4. 매체

1977년에 열린 제1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이명우가 부른 노래인 〈 가시리〉의 후렴구와 후반부 가사 내용으로 이 노래의 일부 가사가 쓰였다. 참고로 이 노래는 이스라엘 민요 '밤에 피는 장미'(Erev Shel Shoshanim ערב של שושנים)의 가락에 고려가요 가사를 붙인 곡인데, 초창기 대학가요제에는 기성곡으로 출전했거나 외국곡을 번안한 출장자도 있어 이명우가 특별한 경우도 아니었다.




노바소닉 3집 수록곡으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김진표 본인이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해 오던 개인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하여 팬들에게 정확한 청산별곡의 가사를 물어보기도 하였다. 위 곡과 달리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청산별곡 가사를 넣었다.

성석제의 소설 《믜리도 괴리도 업시》의 제목은 이 시 5연의 구절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소설의 내용이 이것에 관한 것이라, 구절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참 절묘하게 쓰였다고 볼 수 있겠다.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고려말 떠돌이 강창사로 위장한 검객 이방지가 부르는 노래로 나온다. 작중 이방지가 대표하는 서글픈 민초의 신세와 잘 어우러져 높은 평가를 받았다. 멜로디는 전술한 이명우의 가시리에서 따온 듯하다.




메이플스토리에서 2014년 1월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진행된 설날 이벤트용 미니게임인 세뱃돈 디펜스 중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가 있다. 또, 고대 유적 파르템에서 아이들 중 하나가 주문을 외울 때 '얄리얄리얄라셩'이라고 말한다.

미술탐험대에서 여주인공 지니가 주문을 외울 때 '얄리얄리 얄라셩'이라고 외친다. 지니의 라이벌인 이엔도 작중에서 같은 주문을 외친 적이 있다. 아무래도, 통용되는 주문인 듯하다.

1등 미디어에서 문과 1등(김성기)의 유행어로 쓰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1학년 국어 비상(박영민) 교과서에 수록되어있다.
[1] 화자 자신이 술을 먹고 싶은데 술독이 나를 붙잡는다고 표현한 점에서 주객전도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2] 일반적으로 지식인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문인(文人)보다는 무인(武人)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3] 참고 사진: 솟대놀이, 솟대놀이 연주 [4] 현행 교육과정의 내용과 달리 이 구절이 여몽연합군이 쓰던 몽골어 구호에서 따온 것일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 다만 당시 쓰이던 옛 몽골어에 대한 연구와 병행되지는 않은 추측에 가까운 주장이다. [5] 현재 제주도의 산이나 오름에서 볼 수 있는 사슴은 노루를 제외하면 외래종 사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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