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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이 세계의 종교, 2권이 신화의 세계, 3권이 철학의 세계이다. 초판은 두산동아에서 냈지만 2008년부터 판권이 김영사로 넘어갔다.
내용적인 면으로 살펴보자면 그야말로 교양 서적 수준으로 각 권의 주제에 해당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사실 좋은 책들은 결코 아니다. 종교건 철학이건 신화건 양이 방대하다 못해 산처럼 쌓이는 것인데 그걸 한 권씩으로 만든다는 통 크기 이를 데 없는 작업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달까. 다만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한 번 쭉 읽어보는 정도는 괜찮을 듯. 고등학교 윤리 배우는 수준이라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학습만화를 뒤지지 말고 보다 전문적인 서적류를 보는 쪽이 좋다. 즉, 제반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을 위한 입문용 서적이다.
특히 전권이 신앙을 가진 사람의 근간을 흔들어놓으며 혼란을 주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의지가 큰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매우 심각한 결함도 가지고 있다.
사실 대표작이라는 먼나라 이웃나라도 마찬가지로 소개에 가까운 수박 겉핥기 수준의 지식이었고, 내용적으로도 각 종교와 철학자들의 소개는 철저히 했으며 작품 자체로도 재미는 꽤 있기 때문에 학습만화로서 가치가 없지는 않다. 오히려 먼나라 이웃나라보다 내용의 밀도와 정확성은 이쪽이 더 높다.
특히 3권인 철학의 세계 편이 1, 2권보다 지식의 밀도가 훨씬 더 높은데, 서양 철학사의 큰 흐름을 교양 수준에서 총체적으로 살피기에 좋다. 수험생의 경우, 수능 국어 영역의 인문 지문이 잘 안 읽힌다면 이 시리즈의 3권을 읽어 두는 게 배경 지식 활성화 차원에서 제법 도움이 된다.
단 2000년도 이후의 이원복 작품의 특징인 정치색은 거르면서 읽자. 설명하면서 은근슬쩍 노무현이나 좌파, 진보세력 비판을 끼워넣으며 독자들을 세뇌한 수준이다. 그리고 역시나 반갑지 않은 언어유희도 많이 보인다.
그리고 데이터에만 의존한 작가의 한계겠지만[1] 간혹 가다 오류도 보이니, 적당히 입문서 정도로만 생각하고 본문 내용을 맹신하지는 말자.[2][3]
각주에도 적혀 있지만 종교편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드립이 나온바 있다. 철학은 의견이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고 이념(사상)은 달라도 각자의 세계에서 별도로 존재할 수 있지만 종교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부분인데 이때 1,2차 세계 대전이 종교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적어 놓았다.당연히 세계대전은 종교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 아니고 종교전쟁으로 유명한 십자군 전쟁만 하더라도 종교적인 요인은 일종의 '구실'이라는 해석도 있는 판에... 게다가 앞서 자신이 언급했던 '철학의 공존'도 앞뒤가 안 맞는데 1권에서는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으면서 3권에 와서는 철학자들이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헐뜯고 까내리는 장면을 그리는데 책 1권을 투자하고 있다.[4]
또한 철학의 대립과 종교의 대립의 중간쯤 되는 정도로 '사상(이념)의 대립'을 들먹이는데, 어찌보면 종교적 대립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으로 냉전 질서가 생겼던걸 생각해보자. 당장 현실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 수준의 광신도가 아닌 이상 종교가 다른 사람들끼리도 별 문제없이 지내는 경우도 적잖은 편이다.
여담으로 '세계의 종교' 편을 보면 저자 이원복은 무신론자, 혹은 불가지론자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지식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닌데 특히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대단히 빈약하여 무식해보이는 수준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려고 할 때 갓난 아기로 묘사한다던가[5] 본시오 빌라도가 예수에게 형을 선고한다던지[6] 제자들이 예수를 저버린 듯한 묘사를 하는 등 성서를 공부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바울이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 명이라고 하는 심각하게 무지한[7] 자료도 실어놓았다.
[1]
다만 <
가로세로 세계사>나 <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 등 1990년대 이후 작품들은 실제 현지답사를 하거나 미국 UC어바인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체험해본 일 등을 토대로 썼으므로 데이터로만 의존하지 않은 것도 있다.
[2]
특히 '세계의 종교'편에서 나온 서술'만'을 근거로 종교인과 대화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신화나 철학은 몰라도 종교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이니.
[3]
2권 "신화의 세계" 편의 오류를 하나 들어 보자면, 비슈누 신의 탈것인 가루다를 신들에게 적대적이라고 써놓았다. 애초에 가루다는 비슈누 신의 탈것이 되고 불사약을 바로 돌려 놓는다는 조건하에 영생을 얻고 뱀들까지 먹이로 얻은 몸인데...
[4]
어차피 철학자들은 자기들끼리 까면서 노는게 맞는 말이다.(즉,1편과 3편의 주장이 정면충돌하는데 3편의 주장이 타당한 셈) 그렇게 논쟁을 하면서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게 사실 중요한거고 말이다. 종교, 철학, 과학 이 세 분야 중에서 철학과 과학은 상대방의 관점을 허용해주는 분야다.(종교도 불교 등은 어느정도 허용해주는 편이고) 물론 철학은 과학처럼 철저하게 증거와 근거에 중심을 두고 논전을 벌이는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사유에 크게 비중을 두고 하는거지만 말이다.
[5]
창세기 22장 6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당시 이삭은 아버지의 짐을 들어줄 수 있을 정도의 소년이었다.
[6]
빌라도가 악역으로 알려져있긴 하지만 그는 예수에게 어떻게든 형을 내리지 않고 피하려고 애썼다.
[7]
바울은
12사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물론 예수를 만난 적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