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odium-cooled Fast Reactor
소듐냉각고속로(SFR)는 액체로 융해된 상태의 금속 소듐(Na)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증식로이다. 지속가능성, 높은 경제성, 안전성, 적은 방사성 폐기물, 핵 확산 저항성 등 4세대 원자로써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우라늄 등의 자원 고갈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고 있었으나, 현재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고 세계 각지에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2. 역사
초기 소듐냉각고속로 개발 목적은 우라늄 자원 고갈 문제 해결과 더불어 핵무기 때문이었다. 냉전이 종료되고 우라늄 자원도 풍부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소듐냉각고속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현재는 더 높은 효율과 핵폐기물이 적게 나오는 환경 문제 관련장점, 구조적으로 '대형' 사고가 날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 관련하여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1. 1900년대
최초의 실험적 소듐냉각고속로는 1951년 미국에서 건설되었다(EBR-I). 1960년대에는 미국의 EBR-II, 소련의 BR-5, 영국의 Dounreay, 프랑스의 Rapsodie 등 여러 실험로가 건설되었다. 이후 미국, 소비에트 연방(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등에서 약 20여기의 실험적 소듐냉각로를 건설했다.소듐냉각고속로 개발 초기의 목적은 우라늄 고갈 문제 해결을 위함이었으나 이후 우라늄이 예상보다 훨씬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고, 1980년 대에 원자력 발전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며 SFR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로는 고유 안정성을 중시하는 형태의 노형이 연구되었다. 한편, 이 시기의 SFR 개발은 여러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프랑스에서 1976년에 건설했던 역대 최대 규모의 SFR Superphénix는 건설 반대 시위에 6만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2.2. 2000년대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 친환경 에너지로, 그리고 탄소중립에너지로써 소듐냉각고속로가 다시 주목 받으며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아울러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소듐냉각고속로는 국제적으로 안정성과 경제성을 입증받았으며, 6개의 주요 4세대 원자로 노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특히 러시아는 실험로 단계를 지나 현용 양산로 단계로 발전하여 여러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중이다.(BM-800, BM-1200)
최근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1] 형식이 떠오르는 추세라 SFR과 SMR을 엮어서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3. 발전 원리
[2]낮은 에너지를 가진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SFR는 에너지가 높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열은 액체 소듐에 의해 증기발생기로 전달되며, 증기발생기에서 생성된 증기가 터빈을 돌리고, 터빈이 돌아감에 따라 발전기가 함께 돌아가며 전기가 생산된다. 주로 쓰이는 핵연료로는 저농축우라늄 산화물 또는 금속연료가 있다.
4. 기술 및 부품
SFR는 원자로계통, 일차열전달계통, 중간열전달계통, 냉각재 및 연결계통, 공학적 안절설비, 감시 및 제어계통, 소듐보조계통,잔열제거계통, 방사선 보호계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듐은 공기 또는 물과 접촉할 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각냉각계통을 원자로냉각계통과 증기발생기계통 사이에 배치하고 있다. 또한 원자로용기 내 소듐 액면에 불활성가스가 주입되어 있고 소듐 배관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소듐 누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SFR는 원자로용기, 격납용기, 원자로헤드, 회전플러그, 노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듐이 공기와 접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핵연료 교환이 일어날 때 원자로헤드를 개방하지 않는다. 풀(pool)형과 루프(loof)형으로 종류가 나뉘며 풀형 SFR는 원자로용기 안에 중간열교환기와 일차냉각재펌프가 위치해 있다. SFR는 고속중성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중성자를 활용하는 원자로와는 달리 감속재가 쓰이지 않는다. 감속재는 열중성자 같은 낮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를 이용할 때 쓰이기 때문이다.
5. 안전성
현실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이미 운영되고 있는 BM-800에서 높은 안정성이 확증 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운영되었던 조요와 몬주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함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론과 설계상 안전성과 현실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확실히 다른 문제이다.SFR는 대기압 조건에서 운전된다. 따라서 대기압보다 150배 가량 높은 가압 환경에서 운전되는 경수로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 감압사고를 배제할 수 있고 사고 시에 원자로의 압력방출에 의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 또한 모든 일차 계통 기기가 냉각재 풀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배관파단에 의한 냉각재상실사고(LOCA) 가능성이 거의 없다.
소듐은 700°C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500~550°C 사이에서 운전되는 SFR은 정상 열제거원 상실 사고 등에 의한 냉각재 비등까지 충분한 열적 여유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소듐은 전열 성능이 우수해 열제거원 상실 사고 및 유량 상실이 발생해도 소듐이 열을 흡수하므로 온도 상승이 완만하게 나타난다. 전원 상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소듐과 대기의 자연대류 순환만으로 노심 붕괴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수로에 존재하는 안전설비계통의 일종인 비상노심냉각계통은 SFR에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추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안정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SFR는 500°C의 높은 온도에서 운전되므로 고온 열하중에 의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원자로배플에 의한 고온소듐 격리방식, 원자로용기 안쪽에 저온냉각재를 흘려주는 방식 등이 설계되어있다. 지진하중과 관련해서도 수평면진시스템, 혹은 수직면진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면진장치 채용에 의해 건물에 전달되는 지진에너지를 차단하고 이를 통해 면진구조물의 경량화가 가능, 구조적 건전성도 향상된다. 국내의 KALIMER-600의 경우, 0.3g SSE 설계지진하중을 고려하여 설계되었고, 0.5HZ 수평면진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약 5만톤의 원자로건물 전체를 수평방향으로 면진하여 지진하중에 대해 충분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국내 원전 격납건물의 내진성능을 나타낸 사진으로 국내 원전들은 0.9g이상의 지진을 견뎌낼 수 있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소듐 자체와 관련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소듐과 관련한 문제가 없는지 살피기 위해 국내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한 소듐내부 가시화 검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검사기술은 소듐 경계면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소늄 누설을 탐지하기 위한 연속감시개념을 적용한다.
이 같은 안전성은 과거에 발생했던 몇 가지 사례에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예시로 미국의 EBR-II에서 실험한 ULOF, ULOHS 실증 실험 등이 있다. 1986년 4월, EBR-II에서 원자로정지 조치를 하지 않고 자연순환에 의해 냉각재펌프를 정지시킨 ULOF, 증기발생기의 열제거를 ULOHS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원자로는 손상이 없었고 정상 운전조건을 유지함으로써 EBR-II는 운전원의 개입 없이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미국의 아르곤국립연구소(ANL)에서는 1986년 4월, 유량상실 사고를 포함해 두 가지 시험이 시행되어 안정성을 다시금 입증하기도 했다.
사고가 날 확률에 대해서도 살펴보자면 SFR의 노심손상빈도는 1.0E-6/RY(10^-6/reactor year), 즉, 100만년에 1회 꼴로 노심손상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소리다. 여기에 앞으로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 확률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원자력계는 원전 안전성에 대해 극심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단순히 사고가 안 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고 안나기+사고 나도 자동으로 진압되기+진압이 안 되더라도 외부로 퍼지지 않기 이 3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연구를 한다. 1단계 노심손상빈도 평가, 2단계 격납용기손상빈도 평가, 3단계 주민 피폭량 및 환경피해평가 등이 있다.
6. 장점
SFR는 4세대 원자로라는 명칭에 걸맞게 지속성, 안전성, 경제성, 핵확산 저항성 및 개발비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바가 있다.6.1. 경제성
SFR의 경우, 초기에는 발전 비용이 보통 원자로의 2배 정도이고 장기적으로는 보통 원자로의 1.25배로 떨어진다. 하지만 SFR의 경우, 우라늄 자원 사용에 대해 높은 효율성을 갖고 있고 보통 원자로가 갖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 차이는 SFR의 사용으로 인해 얻는 장점보다 그리 중요하지 않게 취급된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원자력의 발전단가 및 정산단가는 타 에너지에 비해 상당히 낮은편이다. 게다가 발전원별 구입단가에서 원자력의 경우 폐기비용이 포함되는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REC 보조금이 포함되어있지 않다.[3] 즉, 지금도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비용까지 더해지면 타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 간의 격차는 더 심하게 벌어진다는 소리다. 또한 원자로는 기본이 40년이고 신재생에너지는 끽해야 20년 안팎이다. 차지하는 면적도 세 네 배나 차이가 나니 어떤게 경제성이 더 높은지는 더 이상 비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6.2. 효율성
열중성자를 사용하는 가압경수로와는 다르게 고속중성자를 활용함으로써 천연 우라늄의 99.3%를 차지하는 U-238을 PU-239로 전환시켜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 우라늄 자원 활용도를 약 100배 가량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고속증식로의 경우, 소모되는 핵분열성 원소보다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자원 문제의 걱정은 거의 없어진다.
냉각재로 쓰이는 액체 소듐의 경우, 지구상에 6번째로 많은 원소이기 때문에 소듐 고갈 문제는 없으며 높은 열전달성으로 인해 손실되는 열에너지가 적고 노심손상 및 기타 사고에서도 사고예방과 사고 대처에 많은 도움을 준다.
용융 상태의 금속을 냉각재로 쓰는 만큼 열전도율과 열효율이 물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탁월하다. 따라서 기존 원자료에 비해 혁명적인 크기 대비 출력향상이 가능하며, 냉각수 확보를 위해 바다를 끼지 않아도 가동 가능하고 온배수공해 문제도 없다.
수명과 관련해서도 원전 건물은 되게 신기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정해진 수명이 실제 수명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40년 정도를 원전 수명으로 정하고 있는데 사실 100년도 넘게 원전 운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부품 교체와 시설 보완이 추가적으로 시행되면 그 수명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수명을 정하는 법 자체가 반독점법을 고려해 수명을 줄인 미국 원자력 법에서 가져온 것도 있거니와 안전성 문서에서 서술했듯이 원전 안전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원전 건물은 유통기한이 정해진 음식과는 달리 부품만 바뀌면 성능도 더 좋아지는 합체로봇 같은 형태다.
6.3. 오염물질 배출
에너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발전 과정, 발전소 건설, 연료공급 및 발전소 정지 후 폐쇄 및 해체까지, 즉, 발전 생애주기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전부 포함해 평가한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원자력 에너지는 타 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탄소배출량이 엄청나게 적다. 이런 연유로 하여금 원자력 에너지는 EU에서 지정한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되었고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 에너지에도 포함되었다.
SFR는 앞서 말했듯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SFR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SFR에서 쓰이는 고속중성자를 통해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고독성 장수명핵종을 핵분열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수명, 안정된 핵종으로 변환시킬 수 있고 악티나이드 폐기물의 방사성 독성이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특히 국토면적이 좁은 대한민국의 경우, SFR의 가용을 통한 사용후핵연료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국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결합하여 큰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은 핵연료 재처리에 해당된다라는 의견이 있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걸리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6.4. 안전성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단 참조.7. 단점
소듐은 알칼리금속이기 때문에 산화반응이 격렬하며, 특히 물과 접촉했을 때의 수산화반응은 폭발에 준하기 때문에 용융 상태의 소듐이 누출되면 공기 중의 산소와 습기를 만나 심각한 화학화재가 일어난다. 실제로,1995년 12월 일본 원자로 몬주(もんじゅ)에서 소듐 누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사건이 있다. 물과 결합한 소듐은 일명 양잿물이라는 수산화 나트륨이 되며 대표적인 강염기 물질로 그냥 공기중에 노출되면 수분을 흡수하여 발열하고 특히 단백질을 녹이기 때문에 사람은 물론 동물도 녹여버리고, 유리도 손상을 주는 위험물질이다.또 사용되는 핵연료가 HALEU(High-assay low-enriched uranium)를 사용하는 경우 고농축우라늄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경수로에서 사용되는 2%대의 농축 연료보다 훨씬 높은 20%까지의 연료가 필요하게 되며, 이러한 연료는 러시아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러시아와 사이가 안좋아지면 연료 가격 및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사이가 틀어졌음에도 러시아에서 핵연료를 대량으로 수입하다가 걸려서 비난을 받았고 # 2024년에 5년내로 러시아에서 핵연료 수입을 막겠다는 법안을 통과 시키기도 했다.
8. 실현 가능성
소듐냉각고속로는 다른 4세대 원자로 노형에 비해 그 동안 축적된 연구・개발 수준이 월등히 높고, 안정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4세대 원자력시스템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소듐냉각고속로는 높은 발전 효율과 적은 폐기물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특히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미 러시아에서 양산 및 수출까지 성공시키면서 실현이 가능함을 완전히 실증 했기 때문에 각국에서 주목하고 있다.소듐냉각고속로는 여전히 연구와 개발이 진행 중인 기술이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보다 개선되고 상용화된다면, 소듐냉각고속로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원자로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 대안
소듐은 중성자 단면적이 작고 감속율이 낮고 중성자 흡수율이 낮아 고속중성자의 이용 효율이 높아 고속증식로(fast-spectrum breeder)의 냉각재로 매우 우수하고 따라서 핵연료 증식률이 높다. 하지만 소듐은 유출되면 발화 폭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알칼리 금속이다. 소량이라도 유출되어 물이나 공기중의 습기와 접촉하면 격렬하게 반응해 높은 열과 수소를 발생시켜 발화 폭발하고 고온에서는 공기중 산소와도 반응해 불꽃을 내며 연소할 수 있다. 비등점도 비교적 낮아 사고시 대량의 소듐 증기가 유출되거나 시설에 들러붙어 복구가 곤란한 대형사고가 될 수 있다. 소듐 화재는 진화하기도 매우 어렵고 반응물인 수산화나트륨은 물에 쉽게 녹아 환경에 유출되기도 쉽고 강염기로 인체나 금속 부식성도 높다. 그래서 소듐냉각고속로는 안전성이 낮고 사고시 대책이 없어 사고대처나 복구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 치명적 단점이다.과거에도 소듐냉각고속로는 개발과 운전중에도 유명한 중대사고를 수 차례 일으켜 일반 대중들의 인식도 매우 나쁘고 그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장기간 많은 개발비를 쓰며 소듐고속로를 연구개발을 해왔다. 이의 실용화를 위한 몬주 소듐로는 거액의 건설비를 들여 1986년 착공해 1995년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본 몬주 소듐로는 짧은 기간에 화재사고나 유출 장비 추락 등 수많은 문제와 사고와 장기간 가동중지 재가동을 반복하며 수많은 여론의 반대와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일본정부도 부정적 여론과 눈덩이같이 불어난 엄청난 비용과 낮은 가동률이 감당이 되지 않자 2013년 재가동을 포기하고 현재 폐로공사 중이다. 이런 몬주소듐로의 값비싼 실패 경험은 소듐냉각고속로가 약속했던 장미빛 미래 전망을 사실상 쓰레기통으로 보냈다. 그래서 이제 러시아 중국 등 전체주의 국가를 빼고는 소듐냉각고속로 건설에 대해 정치권이나 주민여론을 설득하는 것은 현재론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그 대안으로 모색되는 것이 녹인 금속 납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납냉각고속로(Lead-cooled fast reactor)이다. 납냉각고속로는 액체소듐 대신 순수 납을 고온에서 액체로 녹여 냉각순환재로 사용한다. 납냉각고속로의 동작원리는 소듐냉각고속로와 개념적으로는 사실상 거의 같다. 그래서 핵연료 사이클이나 핵연료 증식 등 소듐냉각고속로 연구개발 성과를 납냉각고속로에도 상당부분 적용할 수 있어서 위험한 소듐냉각고속로의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져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납은 용해점이 섭씨 327도로 소듐의 용해점 98도 보다 높은 편이지만 고속중성자 흡수율, 감속율이 낮아 고속로의 냉각재로서 적합하고 안전상의 문제는 거의 없는 편이다. 유출되어도 바로 고체화되어 유출이 국소화되고 반응성도 없어 화재나 폭발 가능성도 없고 사고규모제한이나 환경유출방지나 사고수습도 쉽다. 증식도나 고속증식로의 냉각재로서 성능은 납이 소듐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실용화에는 충분하다. 또 소듐은 위험하기 때문에 복잡한 이중 차단시설 등 엄중한 차단과 격리가 필요해 설비비가 비싸지지만 납은 훨씬 안전하므로 시설이 간단해져서 시설비용과 안전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간다. 납이나 납증기의 중금속 유해성 문제는 소듐의 폭발 위험성에 비하면 원자로의 안전성으로는 아무것도 아니고 대책도 쉽다. 또 중성자 반사율이 높아 연료봉 간격을 벌여 코어 냉각 효율을 높이면서도 중성자 이용률이 높아 노심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서 소형 모듈형 원자로 설계에도 매우 적합하다. 감마선 등 이온화 방사선 차단성능도 매우 우수하다. 또 액체 납은 액체 소듐에 비해 비중이 높아 부피당 열용량이 매우 크고 따라서 열전달 및 냉각성능이 우수하고 온도변화 억제나 열에너지 저장에 유리하다. 소듐은 물보다 부피당 중량당 열용량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냉각이나 열전달에 물이나 납보다 훨씬 불리하다.
과거에 개발된 납냉각고속로는 납의 용해온도를 낮추기 위해 납- 비스무트 공융체 합금을 쓰는데 용해온도는 섭씨 123도 가량이다. 그러나 비스무트는 중성자를 흡수해 알파선을 방출하는 위험한 방사성 폴로늄을 생성하는 문제가 있는데 유명한 방사능 홍차 성분 맞다. 그래서 최근에는 비스무트를 포함하지 않는 순수 납을 사용하고 대신 운전온도를 500 이상으로 높인 노형이 개발되고 있다. 온도가 높으면 붕괴열을 자연냉각 하기 좋고 발전효율도 높일 수 있고 열에너지 저장 용량도 큰 등의 장점이 많다. 하지만 운전온도를 600도 이상 높이면 무거운 액체 금속으로 인해 반응로의 스텐레스 용기와 배관 등이 기계적으로 마모되고 화학적 부식이나 성분 석출, 아말감 생성 등의 여러 문제가 심해져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소듐은 비등점이 883도라 700도 정도의 고온 운전은 위험하지만, 납의 비등점은 섭씨 1,740도로 금속 우라늄의 용해점 1,132도 보다 훨씬 높아 사실상 비등 가능성이 없어 더 안전하다.
납냉각고속로가 소듐냉각고속로에 비해 불리한 점이라면 납의 무게. 소듐은 물보다 가벼운 경금속이지만 납은 비중이 물의 11.3배나 되어 무거워 노심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지고 이를 지탱할 용기나 지지구조 등이 구조적으로 훨씬 튼튼해야 하고 지진대비에도 더 많이 투자해야 하므로 따라서 구조 건설/설치비가 비싸진다. 해상 선박에 사용할 때는 설치 비용이나 화물 적재량 감소, 운동관성 증가로 인한 불안정성 등으로 불리하다. 잠수함용으로는 오히려 부력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무거운 발라스트를 설치하므로 크게 불리하지 않다. 또한 냉각재의 비중으로 인해 기계적 마모나 부식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실용화를 위해서는 이에 맞는 재료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납냉각원자로 연구개발의 가장 큰 과제는 고온의 납에 장기간 견디는 고온 내식성 내마모성 재료 개발을 하고 이를 검증하는 것이다. 또 코어부가 액체납의 부력으로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코어부가 잠겨있도록 구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액체납은 양의 기포계수를 가지므로 납이 끓어오르지 않도록 해야하지만 액체납의 비등점이 높아 실용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납냉각고속로가 소듐냉각고속보다 빠른 실용화에 뒤지는 가장 큰 장애물이나 이유는 연구개발이나 건설운용 경험이 소듐냉각고속 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는 것이다. 납냉각고속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러시아이고 서방국 중에선 벨기에나 독일 등 원자력기술의 변방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미국 프랑스 한국등 서방의 원자력 강국들의 관심이나 연구개발 투자가 적다. 따라서 서방에서 이를 실용화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서방에서는 근시일에 납냉각고속로가 실용화 상용화 될 가능성이 낮다.
반면 소듐냉각로는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러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일본등 서방의 원자력 강국들이 과거 70년대 부터 꾸준하게 연구개발과 실용화를 시도해서 납냉각고속로에 비해 경험축적이나 기술적 성숙도가 높다. 한국도 70년대 일본의 영향으로 90년대 말부터 꾸준히 소듐냉각로 연구를 해왔었기 때문에 소듐냉각로를 지지하는 한국의 원자력 업계 학계 인사가 많다. 반대로 일본 몬주소듐로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엄청난 실패를 목격한 한국 국민들의 반대여론도 높다. 최근에는 미국 등에서도 소듐냉각로 건설이 추진되는 등 서방에서 납냉각고속로보다 소듐냉각로가 일찍 실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도 연구개발은 하고 있지만 경수로나 용융염로, 페블베드 초고온 가스로보다는 발전정도가 떨어지고 있다.
더 거시적으로 고속증식로가 상용화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소듐냉각고속로나 납냉각고속로나 마찬가지로 고속증식로 자체가 경제적 타당성이나 자원생산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핵연료인 우라늄이나 농축우라늄이 매우 비싸고 자원도 한정되어 있어 핵연료를 증식하는 것이 필요하고 경제적으로 타당했지만 현재는 세계적으로 우라늄 광산도 늘고 농축비용도 크게 떨어져 우라늄 핵연료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핵연료를 생산하는 증식로가 사실상 필요가 없어지고 경제적 타당성도 없어졌다. 심지어는 증식로가 아닌 경수로에서 나온 핵폐기물을 폐기비용을 받고 재처리해서 생산된 MOX(혼합산화물 핵연료)도 재처리원가가 비싸서 경제성이 크게 떨어져 이용이 저조하다. 증식로에서 비싸게 증식해 비싸게 재처리해 핵연료를 생산하느니 그냥 우라늄 광산에서 캐서 정제 농축해 쓰는 것이 월등히 경제적이다. 현재 우라늄의 공급은 세계적으로 부족하지 않고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원가에서 핵연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남은 메리트는 사용후 핵연료 즉 고준위 핵폐기물속의 반감기가 긴 트랜스우라늄 원소들을 고속로에서 중성자로 태워 변환해 반감기를 크게 줄여 고준위 핵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보관기간을 줄이는 소각로로서 유망한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소각과정에 필요한 핵종분리 과정이 매우 비용이 비싸고 핵무기확산 논란이 많은 핵재처리 과정이라 정치외교안보적 지뢰밭이라 실현되기도 어렵다. 핵폐기물 처리 비용을 감안해도 재처리 비용이 더 비싸 경제성이 없다. 그러니 현재로는 고속증식로에서 핵연료를 생산하느니 그냥 우라늄을 캐서 연료로 쓰고 핵폐기물은 재처리없이 매립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타당하다.
더구나 기존에 많이 건설된 경수로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원자로는 건설 운영 인프라와 경험이 쌓인 경수로보다 건설원가나 전력원가가 초기에는 필연적으로 크게 비쌀 수 밖에 없고 허가나 안전성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어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크게 불리하다. 그러니 새로운 원자로 방식은 그런 경제적 불리함을 극복할만한 안전이나 새로운 응용분야나 전망 등 확실한 혁신성이 없으면 투자를 받거나 상업화되기 어렵다. 즉 소듐냉각고속로건 납냉각고속로건 안전성 여부를 떠니서 경제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연구나 기술개발 차원의 소규모 건설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고 발전소 사업자의 관심을 끌어 상업적으로 건설 보급되기는 어렵다.
납냉각 고속로가 실용화된 사례는 소련 시절 핵잠수함 원자로에 30 MW 급 (열출력 150 MW) 납냉각원자로가 쓰였지만 고속로는 아니고 증식로는 더더욱 아니다. 러시아는 현재 300-400 MW 급의 BREST-300 을 설계를 완료하고 건설중이고 앞으로 1200 MW 급의 상업 원자로를 개발할 계획을 추진중으로 납냉각고속로 실용화 에 제일 앞서가고 있다.
또다른 대안으로 냉각재로 소듐 대신 고온에서 용해된 수산화 나트륨(NaOH) (용해점 섭씨 323도) 를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수산화 나트륨 또는 가성소다는 대표적 강염기이고 물에 용해시 발열을 일으키지만 금속 소듐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산소나 물과 접촉해도 폭발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수소를 발생시키거나 산소와 반응해 연소하지 않는다. 다만 수산화나트륨은 중성자 감속이 꽤 크므로 증식로로서 증식 성능은 떨어져 고속로보다는 중속 중성자 스펙트럼 원자로 또는 소각로의 냉각재로서 더 적합하다.
10. 각국 연구 동향
소듐냉각고속로는 1950년대 후반부터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약 500억 달러의 비용이 투입되었으나, 우라늄 가격이 안정화되며 개발이 둔화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청정 에너지가 쟁점이 되며 소듐냉각고속로의 장점이 다시 부각되어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현재는 4세대 원자로 국제 포럼(GIF)에 참여 중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일본, 대한민국 등 14개국이 SFR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0년까지 4세대 원자로를 상용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1.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1972년부터 소듐냉각고속로에 대한 기초기술 연구를 진행했다. 1997년부터는 국가 원자력중장기계획사업에 선정되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2001년 소형 소듐냉각고속로를 개발[4]하는 데 성공했다. 2006년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중형 소듐냉각고속로 개발[5]에 성공하였으며, 4세대 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의 참조노형으로 선정되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현재는 인허가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연구 정도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10.2. 미국
미국은 이미 다수의 실험적 소듐냉각고속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4세대 원자로 실증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 중 빌 게이츠가 소유한 테라파워 사에서 SFR, SMR과 관련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아직 인증은 되지 않았지만 NatriumTM 원자로를 착공하였다.10.3. 러시아
구소련 시절 시험로로 운영한 BM 시리즈를 현대 러시아에 와서 출력이 더 큰 실용 양산로로 개발 성공하면서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고 있고 중국에 BM-800을 수출하기 까지 했다.
현재 BM-1200과 BM-1600을 개발중이다.
10.4. 프랑스
프랑스는 2050년 1500 MWe 급의 상용화를 목표로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600 MW급의 시범용 원자로 ASTRID (Advanced Sodium Technological Reactor for Industrial Demonstration)를 2020년까지 실증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관련 기술을 일본의 몬주와 연계하고 있었으나, 일본의 몬주가 사고로 운영을 할수 없게 되었다. 이후 ASTRID 원자로는 미확인 이유로 2019년 8월 취소되었다.10.5. 일본
일본은 1971년 조요(常陽)를 착공하여 1977 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를 확장한 몬주원자로를 1986에 착공하고 1994년에 핵반응을 시작 하였으나, 소듐 누출로 15년 동안 가동이 중지되었고, 연료봉 교체 장치가 원자로 안으로 추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2016년 12월 폐로가 결정된 후 2018년에 폐로 작업이 시작되었다.10.6. 중국
중국은 푸젠성에 실험적 소듐냉각고속로 CFR-600을 2017년에 건설을 시작하여 2021년 시험운영을 성공했다. 사업화 가능한 CFR-1000 원자로를 2028년에 착공하고 2034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10.7. 인도
인도는 타밀나두주의 칼파캄에 500-MWe급의 시험소듐냉각고속로(PFBR,prototype fast-breeder reactor)를 건설하여 2024년에 연료봉을 투입 예정이다.
[1]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의 연료인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는
러시아가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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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풀형 SFR의 구조 사진이다.
[3]
신재생 에너지의 판매단가는 정산단가과 REC 보조금을 합산해야 한다.
[4]
150 MWe 급 소형 소듐냉각고속로 KALIMER-150 개념설계
[5]
600 MWe 급의 중형 KALIMER-600 개념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