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세 번 안에 승부를 끝내는 것'을 한국인들에게 친근한 표현으로 쓰면 이렇게 된다. 시작할 때 삼세판 정하고 하는 경우도 많다.한국인들이 3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일의 승부를 세 번 도전으로 결정짓는 이 삼세판 문화와 연관이 아주 깊다.
다만 한국을 포함하여 어지간한 외국의 법원은 3심제인 것을 보면 딱히 한국만의 문화라기 보다는 3의 법칙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도교, 불교 등의 영향으로 3을 ‘복삼(福三)’이라 하여 길하게 여겨왔긴 한데, 특별히 3을 좋아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도 법원은 삼세판(3심제)이다. 쉽게 가위바위보를 예로 들면 한판 승부로 결정짓기엔 아쉽고 두판 승부는 비길 수 있으니 세판 승부(3심제)로 결정을 내는 것이다.
2. 상세
'삼' 과 '세' 가 같은 것을 가리키므로, 겹말이다.국어사전에는 '딱 세 번 겨루는 승부' 로 정의되어 있다. 혹시 무승부가 한 번이라도 나면 세 차례 대결만으로는 승부를 가릴 수 없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삼세판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가위바위보 승부에서는 무승부는 무효로 친다. 일례로 한국에서도 유명했던 문방구 게임기인 짱껨뽀(가위바위보)에서도 비기면 무승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가위바위보 단판승부에서도 비기면 무효로 없는 셈 치고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승패가 갈려야만 '한 번의 승부(한판)'가 끝난 것이므로 그것을 세 번하는 것이 삼세판이다.
가위바위보를 한판으로 결정짓자고 합의를 봐놓고도 막상 지면 아쉬우니 "모든지 삼세판!"이라고 우기면서 억지로 삼세판 승부로 급변경되어 이어지곤 하는데, 예능에서도 이런 클리셰가 많다. 이때 패자 입장에서는 두번째 승부에서 이겨봐야 1승 1패니까 최종 승자가 되려면 최소 삼세판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그냥 한판으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쉽긴 한데, 사람 심리상 상품이 걸렸거나 화장실 청소 같은 벌칙이 걸렸을 때 패자 입장에서 딱 한판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기엔 미련과 아쉬움이 클 수 있다. 그래서 사실상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것이 삼세판이며 서로 패했을 때를 고려하여 아예 처음부터 삼세판으로 결정하고 시작하기도 한다. 한국만 이런게 아니기에 외국의 법원에서도 1심제로 결정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면에서 가장 효율적이지만 소송 당사자들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울할 수도 있으므로 3심제를 운영한다.
조선시대에 삼도득신법(三度得伸法)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을 보더라도, 한국인들이 삼세판을 좋아하는 성향은 유구한 전통(...)인 것으로 보인다.
격투기에서도 '삼세판' 트릴로지는 흔하다. 특히 유명한 라이벌이 붙었을 때 그러하다. 확실하게 압도했다면야 재경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만, 접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했거나 논란의 판정승이라든지 승패에 대해 말이 많을 때 재대결이 추진되곤 한다. 이때 한 선수가 2연승을 한다면 그 선에서 끝날 수 있으나, 지난 경기에서 패했던 선수가 승리한다면 1승 1패가 되므로 최대 3차전까지 열릴 수 있다. 다만 3차전 이후에는 누가 승리하든지 간에 팬들도 지겹다는 여론이 많아지기에 4차전까지 열리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대개 3차전 트릴로지로서 라이벌전이 마무리되곤 한다.
3심제처럼 스포츠의 판정 경기에서도 3명의 심판이 판단하여 최종 승부를 결정하니 역시 삼세판이라 볼 수 있다. 한명의 심판에게 맡기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두명의 심판은 비길 수가 있다. 그래서 심판 3명의 판단으로 '만장일치 판정승' 내지는 '2대1 판정승'으로 승부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