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2 23:28:39

사혈

1. 개요2. 한의학적 적응증3. 전통 서양 의학에서의 적응증4. 현대의학의 관점에서의 사혈 요법

1. 개요

사혈(瀉血) 한의학(漢醫學)의 치료방법 중 하나로, 탁해져 뭉친 피, 즉 어혈(瘀血)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한의학 이론에 따르면 어혈을 방치하면 통증, 어지러움 등 여러 병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사혈의 목적은 혈액을 제거하여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다. # 시술에는 이나 부항 등의 기구가 사용된다. 현대에는 일반 대중이나 한의사들을 통해 사혈 시술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러한 행위는 과학적 근거가 전무할 뿐더러 실혈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사혈의 역사는 한의학의 뿌리이자 근간이나 다름없는 황제내경에서부터 전해지는 유구한 전통의 치료법이며, 국내에서는 동의보감에서도 마찬가지로 사혈 요법이 어지럼증, 식체 등에 효과가 있다는 문구가 있다.

2. 한의학적 적응증

한의학에서는 피가 탁해져 뭉친 상태를 어혈(瘀血)이라 하는데, 어혈이 있는 사람에서 피멍, 어지럼증, 생리통, 하혈, 다크서클, 국소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혈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어혈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법에 해당한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삔 어깨나 급체 환자에게 사혈을 시키면 증세가 나아진다고 본다. 손가락 따기 부항 또한 이러한 관점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3. 전통 서양 의학에서의 적응증

현대에는 완전히 사장된 전통 서양 의학에서 사혈은 가장 주요한 치료방법 중 하나로 여겨졌는데, 이는 전통 서양의학이 히포크라테스 4체액설에 기반하였기 때문이다. 사체액설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의 네 가지 체액으로 차 있으며, 하나라도 모자라거나 넘치면 질병이 발생한다고 여겼다. 사혈은 개중 과도한 혈액의 양을 줄이는 치료로써 다양한 질병의 치료로 사용되었다.

4. 현대의학의 관점에서의 사혈 요법

현대의학에서 사혈 요법은 정맥절개술(phlebotomy)이라 하며, 유일한 적응증은 혈액암의 일종인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의 응급치료이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드물게 발생하는 골수증식성 신생물로, 골수가 적혈구를 너무 많이 만들게 되는 병을 뜻한다. 적혈구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혈액의 점도가 증가해 가려움증, 발진, 통풍성 관절염, 심해지면 청색증이나 정맥혈전, 심장마비, 뇌졸중까지 이를 수 있다. 적혈구 수를 줄이는 방법에는 hydroxyurea, aspirin, JAK inhibitor 등을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급성 치료에는 아직 사혈요법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현대의학의 핵심을 이루는 근거중심의학의 관점에서 진성적혈구증가증 이외의 다른 질병에 있어 사혈 요법은 아무런 효과가 증명된 바 없으며, 오히려 실혈로 인한 각종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금기시된다. '어혈'이니 '사체액설'이니 하는 개념은 모두 실재하지 않으며, 과학적 근거 없는 사상적 개념에 불과할 뿐이다. 한의학에서 사혈 치료의 적응증으로 여기는 자궁출혈이나 내출혈 등의 실혈 상태, 그리고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은 사혈은 커녕 오히려 체액량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