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02 03:56:50

비옥한 초승달

{{{#!wiki style="margin: -5px -10px; padding: 5px 1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to right, #483D8B 0%, #445C91 20%, #445C91 80%, #483D8B);"
{{{#!wiki style="margin: 0 -10px -5px; min-height: 26px"
{{{#E4C77E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역사 <colbgcolor=#FFF,#1F2023> 우루크 시대 · 젬데트 나스르 시대 · 초기 왕조 시대 · 아카드 · 구티 왕조 · 우르 제3왕조 · 이신-라르사 시대 · 고바빌로니아 · 카시트 왕조 · 미탄니 · 아시리아 · 신바빌로니아
민족 수메르인 · 아카드인 · 아시리아인 · 아모리인 · 카시트인 · 칼데아인
지리 메소포타미아 · 비옥한 초승달 · 티그리스강 · 유프라테스강 · 자그로스 산맥
도시 니네베 · 니푸르 · 님루드 · 라가시 · 라르사 · 마리 · 바빌론 · 아수르 · 우루크 · 우르 · 움마 · 이신 · 키쉬
종교 메소포타미아 신화
문화 길가메시 서사시 · 에누마 엘리시 · 우르남무 법전 · 함무라비 법전 · 메소포타미아 문명/성문화 · 우르의 게임 · 메소포타미아 음악 · 메소포타미아 미술
언어 수메르어 · 아카드어 · 아람어
문자 쐐기 문자 · 아람 문자
건축 지구라트 · 우르의 지구라트 · 에테멘앙키 · 바빌론의 공중정원 · 이슈타르의 문 · 행진의 거리 · 라마수
인물 길가메시 · 사르곤 · 나람신 · 우르남무 · 슐기 · 함무라비 · 티글라트-필레세르 3세 · 아슈르바니팔 · 네부카드네자르 2세
}}}}}}}}}}}}}}}

파일:800px-Fertile_Crescent.png

Fertile Crescent
الهلال الخصيب
1. 개요2. 상세

1. 개요

현대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쿠웨이트 북부, 튀르키예 남동부, 이란 서부 등 넓게 걸쳐진 초승달 형태의 지역. 키프로스 이집트 북부 지역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초로 정착 농경이 발생한 지역으로 세계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지형적 특징이라면, 아프리카의 동쪽에 있는 아라비아 반도 대부분과 달리 지중해의 동쪽과 이란 고원의 서쪽에 위치하여 강수량이 (비교적)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승달 지대를 따라 강이 발달했다.

2. 상세

'비옥한 초승달'이라는 단어 자체는 1914년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가 쓴 '유럽 역사 개요(Outlines of European History)'에서 자주 쓰이며 대중화된 단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이 지방을 통칭해서 부르는 지명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헨리 브레스테드가 새로 만들어서 쓴 것이다. 참고로 그가 '비옥한 초승달'이라고 불렀던 지대는 당시 중동을 다스리던 오스만 제국이 사이크스-피코 협정으로 프랑스 영국에게 반쯤 빼앗긴 영토와 거의 일치했다. 브레스테드가 아마 여기에서 착안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지역은 남쪽을 바라보는 군대처럼, 한쪽 날개는 지중해의 동쪽 해안에 걸쳐 있고 다른쪽 날개는 페르시아 만에 뻗쳤으며, 중앙은 북쪽의 산맥에 등을 대고 있다. 서쪽 날개의 끝은 팔레스타인이며; 중앙에는 아시리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쪽 끝은 바빌로니아다. [...] 이 거대한 반원은, 아직 이름이 없기에, 비옥한 초승달이라 부를 것이다.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Outlines of European History (1914)
최초의 문명이 이 지방에서 발원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일단 지금과는 달리 사막화와 염화가 훨씬 덜했기에 습지가 넘쳐났던, 말그대로 매우 '비옥한' 지방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잇는 교량에 위치하고 있었다. 덕분에 빙하기를 거치며 생태계 압착으로 대규모 멸종이 반복된 북아프리카나 유럽과는 달리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는 생태계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말라 붙은 사막 기후가 대부분이지만 몇만년 전에는 다양한 기후가 공존했다. 그 덕에 기존의 k타입 다년생 식물보다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 가능한 r타입 연년생 식물들이 많이 자랐다. 생태계의 폭이 워낙 넓었기에 인류에게 주식으로 안성맞춤인 곡물들도 많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엠머밀, 에인콘[1], 보리, 아마, 병아리콩, , 렌틸콩, 비터베치콩 신석기 농업의 필수 작물이라 꼽히는 곡물이 죄다 여기서 출현했다. 곡물이 많다는 것은 곧 사료가 많다는 의미도 되었다. 그래서 , 염소, , 돼지, 등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축들이 모두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길들여지고 가축화되었다. 그만큼 당시로서는 비옥하고 문명의 기틀이 잡혔던 중대한 지역이었다는 뜻이다.

이 곳에서는 땅만 파면 플라이스토세의 수렵채집인부터 시작해서 준석기 시대의 나투프 문화, 도자기 이전 신석기 시대(PPAP)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넘쳐난다. 괴베클리 테페 예리코 같은 세계 최초의 주거지들도 이 지방의 유적들.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거대한 대평원의 막대한 잠재력 덕분에 이 곳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농경과 도시국가가 출현했고, 글쓰기와 계급 분화가 이루어지면서 우리가 아는 '인류 문명'의 첫 모습이 탄생했다. 약 4,500여 년전에는 이미 세계 첫 도서관이 등장, 문학이 급속도로 발전했고 건축술과 수학, 천문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등장했다. 유럽이나 동아시아에서는 아직도 몽둥이 들고 짐승들을 때려잡던 시대에 이미 이 곳에서는 몇 만명 규모의 대군이 창칼을 들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비옥한 초승달은 사막화와 염분화, 그리고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탓에 살기 썩 좋은 곳이 아니다. 몇 천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기후 변화에 겹쳐 관개농업의 한계로 토양이 지나치게 염화되고 척박해진 탓에 지력이 쇠해버렸다. 게다가 한때는 삼림이 울창했던 메소포타미아 상부 일대가 몇 천년에 걸친 벌목 작업 때문에 모조리 벌목되는 바람에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1] 의 일종으로, 외알밀이나 일립소밀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