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 첫 등장은 파비안 크리스차넨의 큰사슴 잡화에 나타나 참새 그물을 주문한 것이다[1]. 막 영주의 성으로 배달을 가던 참이었던 파비안은 나중에 그가 머물던 여관으로 그물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 때는 어딜 갔는지 잠시 부재중이었다. 그러나 잠시 졸던 파비안이 눈을 떴을 때 놀랍게도 대금을 커다란 보석으로 치른다. 이 때 파비안이 무심코 그가 가진 커다란 검을 잡고도 화상을 입지 않은 것을 보고 내심 놀라기도. 그러나 보석의 이름은 알려주지 않으며 그저 '값으로 모자라진 않을것'이라고만 하는데, 막 파비안이 방을 나서는 순간 페어리의 생명으로 만들었다는 혼잣말을 한다.
이후 파비안이 월계수의 그릴라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것도 하필이면 파비안으로서는 처음 보는 괴물과 싸우는 중이었는데, 검이 부러지자 손도끼를 꺼내들며 파비안더러 연계공격을 해달라고 청한다.[2] 문제는 파비안이 점쟁이 소녀 류지아에게서 '오늘 내 죽을 고비를 넘길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는 점과, 괴물과 싸워본 일은 전혀 없었다는 것. 별 실속없이 무기마저 잃어버린 파비안이 사라진 뒤 혼자서 괴물을 상대로 고전하나, 큰 상처를 입는데, 얼마 뒤 불꽃에 휘감긴 대검을 들고 돌아오자 속성으로 검술을 지도하며 결국 괴물을 쓰러뜨리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여러모로 의문스러운 사건[3]이었기에 영주의 성에 갇혀버린다. 딱히 탈옥 수단도 없고 별수없이 갇혀있는 동안 파비안이 휘둘렀던 검을 얻은 경로를 말해주는데, 스조렌 산맥의 어느 동굴을 헤메던 끝에 석순에 박혀 아름다운 불꽃을 휘감은 검을 발견하고, 석순을 모조리 부순 뒤 검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 하지만 정작 미르보 자신은 쥘 수 없는 검이었고[4], 전날 파비안이 들었을 때의 불꽃은 석순에 박혀있었을 때보다 몇 배는 아름다웠다며 파비안에게 검을 넘겨준다.[5]
그러나 날이 밝기 전 언데드와 비슷한 괴물들이 하비야나크를 습격하는데, 공교롭게도 영주의 성에 갇혀있었던 덕에 괴물들의 습격을 피할 수 있었다.[6] 다행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엠버리 영지의 4개 마을 중 하비야나크와 스덴보름은 사실상 전멸해버렸기 때문. 이 때 낯선 인물이 갑자기 파비안을 찾자 파비안을 보호하려 애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 뒤로는 한동안 마을의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다, 파비안이 완전히 회복하기 전 커다란 검을 아무 대가없이 넘기고 떠나버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파비안에게 검을 떠넘기기 위해 나타난 편리한(?) 인물 정도로 보이지만….
훗날 켈라드리안에서 파비안이 요정의 여왕을 만나 듣게 된 것은, 미르보 겐즈가 '요정들을 습격하여 그들을 엔젠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었다. 파비안이 그물 대금으로 받은 보석도 다름아닌 엔젠. 그가 어째서 이러한 일을 저지르는지에 대해서는 목적도 이유도 알 수 없다. 여왕에 따르면 딱히 보석이 탐나서 한 짓 같지도 않다고. 엔젠으로 만들어버린 페어리들의 보석을 아무렇게나 써버린다고 한다.
파비안에게 검을 아무렇지도 않게(?) 줘버린 것도 수수께끼이다. 그는 그 검을 얻기 위해 스조렌 산맥에서 몬스터들과 싸워가며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정작 검은 손만 대더라도 화상을 입어 쓸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만큼의 고생을 하면서 얻어 5년 간 가지고 있던 검을 미련없이 줘버린다는 것도 의문이다. 다만 그는 쥘 수도 없었던 검을, 일개 소년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에 쥐고 더군다나 엄청난 불꽃을 휘감은 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본 시점에서 검이 주인을 택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7]
소설의 결말에서는 엔젠이 되어버린 유리카 오베르뉴를 되돌리기 위해, 파비안은 그를 찾고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한편 페어리들을 보는 족족 보석으로 만드는 것으로 볼 때 뭔가 페어리들에게 원한이 있거나 사정이 있는 듯 보이며, 이로 인해 그가 아룬드 연대기 2.5부의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8]
피시통신에 남긴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작가본인의 동생의 입김이 많이 닿은 인물. 겐즈라는 성도 동생이 지어주었다고 한다. 출연이 적어 동생이 아쉬워 한다고...
테아칸이 나오는 부분에서 테아칸의 인간형 모습을 미르보와 비슷한 느낌을 강조 하는 것을 보면 드래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여행자'로서의 모습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기에 속단할 수는 없다.
[1]
덤으로 군고구마 1존드 어치도… 사실 이 장면은 작가의 동생이 주장해 들어간 장면이라고.
[2]
파비안의 무기는 부실한 물건이긴 해도 일단은 검이었다. 손도끼보다 공격거리가 긴 만큼 후방에서 연계해달라고 한 것.
[3]
두 사람이 피칠갑을 하고 돌아왔는데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는 괴물의 시체가 없고, 핏자국마저 실시간으로 사라져버렸다. 증거라고 남은건 괴물이 절벽 아래로 추락하며 부러진 나뭇가지나 파헤쳐진 흙, 바위같은 것 정도.
[4]
손에 커다란 화상 흉터가 생길만큼 쥐고 견뎌보려 했었다.
[5]
물론 옥중에서 검을 갖고있는건 아니고, 검을 되찾는다면 파비안이 가져가도록 해준 것.
[6]
하비야나크에서 살아남은 것은 파비안과 고르만 부인, 외지인인 겐즈까지 셋 정도였다. 하지만 고르만 부인은 남편이 죽은 충격으로 정신이 거의 나갔으니...
[7]
엔젠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마법에 대한 지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8]
하지만 작가가 2.5부는 2부와 통합할 생각이라고 하니 볼 일이 없을지도. 그것보다 2부는커녕 1부조차 완결날 기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