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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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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 無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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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여담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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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제강점기 소설가 현진건 1938년작 역사소설. 1939년에 출간되어 오늘날까지도 여러 출판사에서 출시되고 있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과 인근 연못인 영지못에 얽힌 석공과 석공 부인[1]의 전설을 소설화한 것으로, 신라 하대의 역사적 배경에 정치적 상황까지 다루고 있는 수작이다.

2015학년도 수능 국어 A/B형 공통으로 출제되었다.

2. 줄거리

때는 통일 신라 하대의 경덕왕 때로, 이미 삼한은 통일된 지 오래지만 앙금은 남아 있어 백제 지역에 대한 차별 의식이 뚜렷한 상황에서, 부여에서 온 석공 아사달 다보탑 공사를 끝내고 석가탑의 공사를 시작한다. 이 때 왕과 왕비가 대역을 마치기 전이긴 하지만 구경 차 불국사로 미행 거둥을 한다. 대대적 거둥은 아니지만 왕과 왕비의 거둥이다 보니 몇몇 대관과 그 가족들이 수행하여 따라오는데, 이 중에는 이손[2] 유종의 딸 주만(구슬아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왕 일행은 불국사에 도착하여 다보탑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경탄하여 석공 아사달을 불러내어 치하하는데, 주만은 이 때 아사달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후 왕의 예불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보탑에 탑돌이를 하러 나왔다가, 탑돌이에서 아사달과 마주친다.

아사달에게는 부여에 두고 온 스승이 있고, 스승의 딸인 아사녀와 이미 혼인한 사이였다. 탑 두 개를 세우는 대공을 들이는 와중에도 아사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신라 왕의 예불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세운 다보탑에서 탑돌이를 하다가 마찬가지로 탑돌이를 하던 주만을 마주치고 순간적으로 아사녀로 착각한다. 아무 상관 없는 여자를 사랑하는 아내로 착각했다는 민망함에 숙소로 도망쳐 오지만, 이튿날부터 돌연 일에 신흥이 나면서 삼일 밤낮을 침식을 잊고 망치질을 하다가 기력이 다해 기절하고 만다.

주만은 아사달과의 첫 만남을 잊지 못하고 아사달을 다시 보기 위해 어머니를 부추겨 불공을 드린다는 핑계로 불국사를 찾았다가, 기절하여 탑에서 굴러떨어진 아사달을 발견한다. 아사달은 곧 정신을 차리지만, 절밥으로는 기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 주만은 밤마다 불국사를 찾아 병구완을 핑계삼아 아사달을 만나기 시작한다.

시중 금지의 아들 금성은 겉으로는 당나라에 유학을 다녀와 한림학사 가자를 받은 촉망받는 인재였으나, 실상은 시경의 " 요조숙녀 군자호구"만 읊어대는 한심한 인물이다. 그는 정월 대보름에 달맞이에서 본 주만을 잊지 못하고 매파를 넣어 청혼까지 하였으나, 유종의 집에서는 얼른 답이 오지 않고 마음만 사무치자 밤에 주만의 집 담벼락을 넘으려다가 오히려 아사달을 찾아가려고 나서던 주만에게 들켜 망신을 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성의 아비 금 시중은 직접 유종의 집을 찾아 재차 혼담을 건넸으나, 유종은 신라의 전통을 지키자는 국선도파이기에 당학파의 거두인 금 시중을 꺼려 혼담을 파하고는 국선도를 지지하던 이손 금량상의 아우 금경신과 급히 혼약을 맺는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도 주만은 아사달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아사달은 부여에 두고 온 아사녀를 그리워하지만 주만의 지극정성에 마음이 열리고 있었고, 탑 위에서 단둘이 있기도 하게 되었다. 주만은 아사달에게 자신이 곧 혼인을 하게 될 것임과, 그럼에도 자신은 아사달만을 사랑함을 고백하고 아사달에게 부여로 자기를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한다. 아사달은 아사녀가 있어 안 된다고 하지만, 주만은 아사달의 후처가 되더라도 아사달과 함께하고 싶다며 매달린다.

한편 부여에서는 아사달의 스승 부석이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진 아사녀를 부석의 옛 제자들이 넘보기 시작한다. 아사녀는 남편이 신라에서 귀인과 새장가를 들었다는 헛소문에 앓아눕기까지 하지만, 그나마 믿음직스러웠던 팽개조차 앓아 누운 그녀를 탐하려다가 실패하는 추태를 보인다. 결국 아사녀는 앓아 죽지도 못할 자신을 한탄하며 서라벌로 길을 떠난다.

그 즈음 서라벌에서는 주만이 아사달과 친해진 것을 질투한 금성이 한량들을 모아 불국사를 습격하여 아사달을 해코지하려다가, 때맞춰 불국사로 온 경신과 그 벗 용돌에게 혼쭐이 난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로 불국사는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게 되었고, 주만도 못 들어가게 되었지만 부여에서 거지꼴이 되어 도착한 아사녀도 경내에 들어가지 못한 채 쫓겨나고 만다. 불국사 문지기의 거짓말을 듣고 모든 완성된 물건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그림자못(영지못)에 가서 석가탑의 완성을 기다리려는 아사녀. 그녀의 뛰어난 미모를 본 중매쟁이 콩콩이 할멈을 만나 할멈의 대접을 받고 쉬면서 남편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만, 콩콩이 할멈은 어느 색골 귀족에게 아사녀를 후처로 팔아버릴 생각이었고 이 사실을 안 아사녀는 도망쳐 나왔다가 붙잡혀 돌아가는 길에 그림자못에 몸을 던져 사망한다.

주만은 정혼자인 경신을 만나, 자신은 아사달과 도망할 예정임을 밝히고 경신에게 누가 되지 않고자 한다며 파혼을 해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경신은 오히려 파혼으로 인해 주만이 달아나기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며, 차라리 자신은 초행에서 창피를 당하더라도 잠깐일 테니 그 편이 낫다며 파혼을 하지 않고 주만의 사랑을 용인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중 금지는 유종에게 딸의 일을 아느냐며 조롱하고, 유종은 집에 와서 아내인 사초 부인에게 물어보지만 사초 부인은 딸이 도망할 수 있도록 오히려 이틀의 시간을 벌어 준다. 그러나 그 때 아사달은 콩콩이 할멈으로부터 아사녀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끝에 그림자못 가에 있는 사람 키만한 돌에 아내의 형상을 새기기 시작한다.

주만은 집에서 도망쳐 나와 그림자못까지 와서 아사달에게 같이 갈 것을 재촉한다. 하지만 이미 아사녀를 잃은 아사달은 주만을 거들떠볼 여력조차 없이 돌에 아내를 새기는 데만 집중한다. 결국 주만은 집안 하인들에게 붙들려 가면서, 그 돌에 자신을 새겨 줄 것을 간청한다.

유종은 부정을 저지른 딸을 태워 죽이겠다고 큰길에 불을 피우고[3] 마을 사람들은 모여들어 구경을 하고 있는데, 서슴없이 불로 뛰어들던 주만은 말을 타고 달려든 경신에게 구출된다. 그러나 죽다 살아나서도 여전히 아사달을 찾는 주만의 사랑을 보며 경신은 전율한다.

아사달은 죽은 아내의 형상을 돌에 새기고 있었으나, 주만이 붙잡혀 간 이후로는 주만의 형상과 아사녀의 형상이 뒤섞여 괴로워한다. 그러다 두 여자의 형상이 하나로 합쳐지며, 아사달은 마침내 돌에 부처의 모습을 새기고 연못에 몸을 던진다.

3. 여담

  • 역사에서는 석공이 누구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원래 설화에서는 석공이 백제 출신이 아닌 당나라 출신이며, 당나라에서 찾아온 여인도 아내가 아닌 누이였다. 그러나 작가 현진건이 이를 남매간의 사랑이 아닌 부부간의 사랑으로 각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당나라의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신라 하대의 풍토에 맞서 민족의 전통을 지키는 내용이 포함되다 보니 인물들의 국적까지 바꾸어 놓게 된 것이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인물들의 이름이 '아사달'과 '아사녀'로 설정된 것도 이 작품이 최초이다. 현대에 들어서 문화재 해설사들이나 지자체, 심지어 문화재청에서도 이를 '아사달과 아사녀 전설'로 취급하는데, 사정을 아는 문학도들은 코웃음을 칠 일이다.
  • 서브컬처 식 인물 구도로 본다면 메인 히로인[4]이면서 패배한 히로인으로서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주만과, 서브 남주격인 경신이라는 매력적인 보조 인물을 그려내어 멜로드라마로서도 훌륭한 서사 구조를 보이고 있다.
  • 경신과 그 형인 양상은 각각 원성왕 선덕왕을 직접 모티브로 가져온 인물이라, 신라 하대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작가 나름의 재구성과 평가까지도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상대등도 진작 했겠지만 당학파와 나란히 있기 싫어서 낙향"한 김량상(성덕왕)[5]이나 김경신(원성왕)[6]에 대한 인물상은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으며, 인물과 계보만 모티브로 빌려온 사실상 가공 인물로 보아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친형제가 아니라 6촌 관계였다.
  • 이 소설의 제목은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의 이명인 무영탑(그림자가 없는 탑)에서 가져왔다. 아사녀가 그림자못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것이 이 탑의 그림자였지만 끝내 보지 못하고 죽은 것을 생각하면 실로 적절하고도 안타까운 작명 센스.
  • 이 작품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그림자못'의 배경은 불국사에서 남서쪽으로 4km쯤 떨어진 영지(影池)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자체에서 이곳에 '영지설화공원'이라는 공원을 조성하여 이 이야기를 기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일설에는 불국사 자하문 아래에 있었던 구품연지라는 설도 있다. 구품연지의 경우에는 진짜로 다보탑 그림자만 비치고 석가탑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각도였다고.

4. 관련 문서



[1] 이른바 아사달과 아사녀 전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 석공 전설의 주인공 이름을 '아사달'이라고 붙인 것은 이 소설이 시초라는 게 정설이다. [2] 이찬의 잘못으로 보이는데, 일제 강점기 소설에서는 흔히 '이손'이라 쓴 예가 발견된다. 이광수의 < 마의태자>나 홍효민의 <신라 통일> 등에도 이렇게 쓰여 있다. [3] 이는 김유신 김춘추에게 자신의 여동생을 시집보내기 위해, 김춘추와 관계를 맺은 여동생을 태워 죽이겠다고 불을 피운 데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4] 아사녀가 메인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작에서 아사녀와 주만의 비중을 비교하면 주만이 메인 히로인이라 봐도 무방하다. 굳이 분류한다면 아사녀는 타이틀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김양상은 작중 배경인 경덕왕 대에 시중을 역임하였다. [6] 원성왕 대에 국학에 무게를 싣고 독서삼품과를 실시하기는 했으나, 당나라 유학생들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손자인 김준옹은 당나라에 유학시켰다가 돌아오자마자 대아찬으로 임명하였고, 이외에도 독서삼품과를 거치지 않은 당나라 유학생 출신을 등용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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