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빨간머리 앤의 등장인물. 일본판 성우는 키타하라 후미에[1], KBS판 성우는 박민아[2], EBS, 대원방송 재더빙판 성우는 최문자.[3] EBS에서 방송한 캐나다 드라마판[4]과 극장판 그린 게이블로 가는 길 더빙판 성우는 성선녀.
2. 본편 행적
커스버트 집안의 사람으로 매튜 커스버트의 여동생. 매튜와 마릴라 둘 다 결혼하지 않고 남매끼리 같이 살다가, 오빠가 나이가 들어 혼자 농사짓기 힘들어지자 농삿일을 도와 줄 남자아이를 입양하려 했다. 그래서 잘못 온 앤 셜리를 돌려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매튜가 앤을 집에 두고 싶어했고, 앤이 갓난아기일 때 고아가 되어[5]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거기다 앤을 하녀로 데리고 갈 블루엣 부인의 성격이 나쁜 것을 보자 결국 앤의 입양을 결심하고 그린 게이블즈로 도로 데리고 온다.[6] 이후 앤의 교육을 도맡게 된다. 처음엔 앤의 수다와 공상에 적응을 못하지만 어느새 앤이 없을 때 쓸쓸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본래 성격이 깐깐하고 고지식한 면이 강한데다 아이를 처음 키우다 보니 여러 가지 실수를 하게 된다. 여러가지 면에서 볼때 상당한 개념인에 도덕적인 바른 인물이지만 굉장히 보수적이고 원리원칙 주의자이다보니 당시 기준으로 파격에 가까운 앤의 여러가지 행동들이 자신의 생각과 여러모로 상극인지라 큰 트러블을 만드는 요인이된다. 허영심을 없애야 한다면서 검소한 옷만 만들어주고, 앤이 잘못을 저지르면 방에서 못 나오게 하는 등 상당히 엄격하게 가르쳤다.[7] 자수정 브로치가 없어진 것을 알았을 때 앤이 그것을 마지막으로 만졌다는 사실을 알고, 앤이 훔친 뒤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다그친다. 결국 소풍을 가고 싶어하는 앤이 호수에 빠트렸다고 자백하는 것으로 사태가 종결되는 듯 했지만...... 사실 자수정 브로치는 숄에 걸려 트렁크 안에 들어가 있었다. 앤이 잠깐 브로치를 끼워보고 다시 화장대 위에 돌려놨지만, 그 후 마릴라가 외출에서 돌아온 뒤 숄을 화장대 위에 잠깐 올려둔 것이 사건의 진상. 결국 마릴라가 앤에게 강제로 거짓말을 시킨 꼴이 되어 버렸다.
브로치 사건 이후 마릴라는 앤에게 사과하고, 좀 더 온건한 방향으로 교육 노선을 선회한다. 이전처럼 방에 가두거나 하는 일은 없고 앤이 잘못을 저질러도 말로 혼내거나 하는 정도가 된다. 거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정이 들어 앤을 딸처럼 생각하게 되고, 마릴라 자신도 점점 성격이 밝고 부드럽게 변해가게 된다. 앤이 처음 왔을 때 수다를 떨면 그만 조용히 하라며 화를 냈지만, 나중에는 앤이 수다를 떨다가 자기가 너무 떠들었나 싶어서 말을 멈추면 오히려 계속 말하라고 할 지경이 된다.
앤이 퀸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려고 할 때, 평생을 같이 산 오빠 매튜가 갑자기 죽고 마릴라 자신도 그동안 겪은 편두통이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 시력에 관계된 거라서 앞으로는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해도 안 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절망한다. 앤이 대학에 간 후 혼자 지내야하는데 건강까지 그런 상태라 그린 게이블즈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매각하려고 한다. 그러나 앤이 대학을 포기하면서까지 집을 지키자고 하고, 린드 부인도 도와줘서 그린 게이블즈에서 계속 산다.
2권 시점에서는 먼 친척인 키스 가문의 쌍둥이를 데려다 키운다.[8] 부모가 죽어서 오갈 데가 없게 된 쌍둥이였는데, 원래는 일시적으로 맡고 있다가 쌍둥이의 삼촌이 자리가 잡히면 그쪽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촌이 사망하면서 계속 쌍둥이를 데리고 있게 된다. 이 삼촌이 2천 달러의 유산을 쌍둥이에게 남기고 마릴라를 후견인으로 지정해서 유산을 맡겼고, 유산에서 나오는 이자는 쌍둥이의 양육비로 쓸 수 있게 해 줘서 돈에 쪼들리던 마릴라도 한숨 돌렸다[9]. 2권 후반에는 린드 부인이 과부가 되었는데 빚 때문에 집과 농장을 팔고 마을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되자, 그 마을의 유일한 친구인 린드 부인이 떠나는 게 싫기도 하고 쌍둥이를 양육하는데 린드 부인의 도움을 받고자, 그린 게이블즈의 2층 방을 린드 부인에게 내주고 같이 살게 된다.[10] 덕분에 앤은 안심하고 레드먼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에는 앤과 길버트, 그리고 그 둘의 아이들을 보는 재미로 여생을 보낸다. 이후 앤의 막내딸인 릴라의 회상으로 보아, 릴라가 어렸을 적에 죽은 걸로 추측된다.
3. 기타
크게 내색은 않았지만 오빠인 매튜와 더불어 앤을 가장 사랑하는 인물이다. 감정이 풍부한 어린 앤은 마릴라가 자신을 매튜 아저씨에 비해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어렴풋이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실상은 달랐다. 앤이 장성하여 소녀 티를 벗고 퀸스에 진학하여 집을 떠났을 때 남몰래 오열하며 슬퍼하는가 하면, 앤이 떠난 사실을 잊으려고 일부러 집안일을 죽어라 하는 등 오히려 매튜의 드러나는 사랑보다 더욱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낸다. 그래도 나중에는 "내가 오라버니보다 널 덜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라고 말하며 성장했지만 상술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앤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한다.젊은 시절 길버트 블라이스의 아버지[11]와 교제했으나 사소한 일로 다투고 나서 서로 자존심을 세우다[12]가 결국 헤어진 과거가 있다. 이후 마릴라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길버트가 앤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매우 기뻐했으며,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었을 때는 마치 자신과 길버트의 아버지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를 보상받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평생 긴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다. 가장 멀리 간 것이 50마일 떨어진 포 윈즈에 있는 앤의 신혼집을 방문했을 때였다.
4. 관련 문서
[1]
1920~1980. 성우 겸 배우. 본작 방영 1년 후 자택에서 추락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2]
2016년 정발된 블루레이에서 삭제된 판에서도 그야말로 30년만에 다시 마릴라를 연기하였다. KBS판 앤(
정경애)이나 길버트 성우(
오세홍)는 고인이 되었고 매튜를 맡은
김인배는 은퇴했기에 KBS판 성우 주역에서 유일하게 배역이 같았다.
[3]
대원 재더빙판 주연 성우들 중에서 가장 평이 좋다. 반대로 가장 평이 나쁜 건 매튜역의 이창민.
[4]
배우는 콜린 듀허스트.
[5]
앤이 태어나고 백 일이 되었을 무렵 엄마가 돌아가시고, 며칠 뒤 아빠마저 열병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이 나온다. 이 내용은 "앤의 어린 시절" 편에 나와 있다.
[6]
오죽하면 매튜가 그런 사람에게는 개나 고양이 한 마리도 줄 수 없다고 말할 정도.
[7]
린드 부인에게 막말을 했을 때가 그랬는데, 사실 이건 매튜가 마릴라 몰래 앤을 설득한 것이다.
[8]
남녀 쌍둥이인데, 여자아이는 매우 얌전하지만 남자아이는 심한 개구쟁이이며 말썽쟁이다. 훗날 마릴라가 쌍둥이가 처음 자기네 집에 왔던 때를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고 회상했을 정도로, 남자아이는 온집안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하지만 엄마가 오랫동안 병들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그랬을 뿐 천성은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마릴라와 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점점 성격이 바뀌게 된다.
[9]
당시 그린 게이블즈의 재정 상태는 좋지 못했다. 아베이 은행의 파산으로 재산 상당수를 날렸고, 매슈가 생전에 쓴 어음도 두어 건 있어서 빚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마릴라가 고집스럽게 앤이 교사 일로 벌어오는 돈을 장래의 학비로 모아두도록 하고 손을 안 댔기 때문에 농장 임대료로만 생활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이자 수입이 들어왔으니 큰 도움이 된 것은 당연한 일.
[10]
마을 사람들은 마릴라나 린드 부인이나 모두 한성격하는 사람들이라 한 집에서 살면 트러블이 심할 거라고 예상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집안일을 철저히 분담하며 잘 지냈다.
[11]
이름은 존 블라이스.
[12]
블라이스 집안은 자존심이 몹시 세다는 특징이 있다. 앤 블라이스의 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