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07:51:03

러시안 리버

1. 개요2. 상세3. 제품4. 여담

1. 개요

Russian River Brewery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RussianRiverBC.jpg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로사에 소재한 크래프트 브루어리.

2. 상세

1997년 설립된 양조장으로 원래는 코르벨 사(Korbel Champagne Cellars)의 샴페인 저장고를 개조한 장소였고 비니 실루조(Vinnie Cilurzo)와 나탈리 실루조(Natalie Cilurzo) 부부가 람빅에 대해 잘 아는 브루마스터를 고용해 사우어 에일들을 주로 생산했다. 그러다 2002년 코르벨 사가 맥주 사업을 철수한 뒤 실루조 부부가 양조장을 사들여 러시안 리버로 이름을 바꾸고 완전히 맥주 사업으로 전환했으며 2004년 산타 로사로 이전해 현재의 모습을 갖춘다.

현재는 인디아 페일 에일 계통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판매하는 중견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거듭났으며 생각보다 영세한 규모인 연간 1500배럴 생산으로 별 볼일 없을 것 같지만 크래프트 업계에서는 작은 거인 같은 존재다. 생산품 중에서 특히 플라이니 디 엘더(Pliny The Elder)플라이니 디 영거(Pliny The Younger)는 인디아 페일 에일의 끝판왕으로 회자될 만큼 맥덕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맥주 맛이 아니라 라벨의 설명 부분의 폰트가 하필이면 Comic Sans 폰트라서 미국 맥덕들 사이에서는 "맥주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 다 좋은데 말이야, 라벨 폰트만 다른거였으면 좋겠군"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특히 플라이니 디 엘더 덕분에 엄청나게 유명해져서 인지도가 커쟈 미국 맥덕들 사이에서 러시안 리버를 까는 가장 큰 레퍼토리 중 하나가 Comic Sans 라벨이다. 심지어 러시안리버 직영 펍이나 광고 등에서도 Comic Sans체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한다! 이 폰트가 영미권, 특히 미국에서 갖는 인식을 생각해 본다면...

3. 제품

  • 블라인드 피그 IPA(Blind Pig IPA) : 6.1% 도수의 엄청난 홉향과 밸런스함이 어우러진 인디아 페일 에일.
  • 서플리케이션(Supplication) : 7% 도수의 브라운 에일인데 피노누아 와인캐스크에 브렛 균과 젖산균에 감염시켜 만들어 신맛이 나게 만든 사워 에일인데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 플라이니 디 엘더(Pliny The Elder) : 8% 도수와 IBU 100의 임페리얼 IPA로 엄청난 꽃내음과 열대과일향들이 연이어 터지고 적절한 때에 사라지는 인디아 페일 에일의 끝판왕. 이름은 홉이라는 식물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연구한 로마의 학자 대 플리니우스의 이름을 따 명명했으며 BA, RB 등 맥주 품평 사이트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한때 맥주 세계의 황제인 베스트블레테렌 12의 자리를 한때나마 위협했던 맥주였다. 현재는 트리플 IPA인 플라이니 디 영거에게 밀렸지만 현재 이 순간에도 무시무시한 평점을 유지중이다! 그래서인지 크래프트 맥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러시안 리버는 몰라도 플라이니 디 엘더라는 이름은 한 번 들어봤을 법한 맥주이며 수많은 IPA애호가들이 죽기 전에 한 번 마셔보려고 환장하는 맥주다. 오죽했으면 직영 펍에서도 1인당 탭 한잔 또는 바틀샵에서 1병 구매제한을 걸어놓았을까... 현재는 아메리칸 인디아 페일 에일의 삼대장 중 하나로 자리잡은 상황.[1] 러시안 리버에서 직접 레시피가 공개되었는데[2] 홉은 총 4종이 사용되었고 이를 10여가지 바리에이션으로 호핑하는 공정 때문에 양조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충격과 공포의 반응을 보이는 중.라벨이 묘하게 방글라데시 국기 닮았다

4. 여담

본사가 캘리포니아에 있는데도 러시안 리버라는 명칭을 쓰는데, 이는 한때 캘리포니아의 일부를 러시아가 식민지배했던 과거와 관련이 있다. 오늘날의 알래스카의 전신인 러시아령 아메리카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 급격하게 영토를 확장하면서, 본토인 알래스카를 넘어서 오늘날의 오리건 주 워싱턴 주,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북부 지역까지 진출했다. 그 흔적으로 소노마 카운티에 러시아군이 세운 요새인 로스 요새와 러시아 정교회 성당인 성삼위일체 성당이 현재까지도 남아있을 정도다. 문제는 이 땅이 러시아 본토와 너무 멀었다는 것이다. 이 당시에 러시아가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하려면 시베리아를 거쳐서 베링 해협을 건너와서 알래스카에 들어와야했는데, 이 경로에 있는 지역들이 예나 지금이나 너무 추워서 러시아와 미국에서는 인구가 희박한 깡촌에 불과한 곳이라서, 머나먼 캘리포니아까지 군사를 파병하기가 까탈스러웠다. 결국 처음에 스페인 측에서 호의로 할양해준 캘리포니아 지역을 도저히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도로 뱉어내고 알래스카로 철수해버리자[3], 이 지역에 러시아인이 잠시나마 살았다는 흔적만 남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역사를 반영해서 회사명이 러시안 리버가 된 것이다.


[1] 자타공인 아메리칸 IPA 삼대장은 알케미스트의 헤디 토퍼, 러시안 리버의 플라이니 디 엘더와 영거 [2] 대부분 레시피를 공개해도 재료만 공개하는게 원칙이다. 그 자세한 공정은 업계 비법이니... [3] 나중에는 그 알래스카마저 유지에 한계를 보인 탓에 미국에게 720만 달러를 받고 팔아치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