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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의 컴퓨터 회사이자 특허괴물(Patent Troll). 그러면서도 나스닥 상장업체다. 나스닥 증권정보 대한민국 지사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1]에 있다.1990년 마크 호로비츠와 마이크 팜월드가 창립했고, 나스닥에는 1997년에 상장했다. 상장 이전인 1996년에 인텔의 RDRAM 채용 조건으로 스톡옵션을 제시한 적은 있었다. 인텔은 1985년에 CPU 사업에 들어섬과 동시에, DRAM 사업을 접었다.
이 회사는 메모리와 메모리 컨트롤러 칩 및 소프트웨어에 특화되어 있는 회사로, 자신들이 생산하는 물건은 단 하나도 없고 라이선스와 특허로 먹고 사는 회사다. 무슨 소리인가 하니, 램버스는 자체 공장이 없다. 대표적인 팹리스 회사. 1994년에는 금성일렉트론(LG반도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도 했다.
1997년 삼성전자가 램버스를 인수하려고 한 협상에서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갔는데, IMF가 터지면서 인수에 실패했다. 그 때 삼성전자가 땅을 치면서 울었다고.
현재 DDR, DDR2, DDR3 및 GDDR 1, 2, 3, 4, 5 메모리 컨트롤러에도 램버스의 지분이 있으며, 이 회사는 미래에 쓰일 기술을 일찌감치
회사의 이름을 딴 램버스 D램 또는 RDRAM이라는 물건은 닌텐도 64, 플레이스테이션 2에 탑재되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3에는 RDRAM의 후속작인 XDR DRAM이 탑재되어 있다.
2. 대표적인 특허괴물
그러나 이 회사의 주 수입원은 라이선스가 아닌 사실상 특허 소송.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기술에 관계가 있다 싶으면 무조건 특허 소송을 거는 것으로 유명하며, 관련업체들 중 램버스의 소송크리에 당하지 않은 회사는 거의 없다. 램버스의 법무팀은 이런 기술관련 소송들을 몇십 번이나 거쳐온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2012년 NVIDIA가 GDDR 관련으로 램버스에 소송을 당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NVIDIA의 GDDR 메모리 컨트롤러는 거의 모든 Geforce 라인업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했던 부분. 문제는 NVIDIA도 이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6년 동안 램버스와 NVIDIA는 라이선스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2012년 7월에 그 협상이 결렬되고 만 것이다. 램버스는 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에 엔비디아 제품의 판매 중단 요청을 했다. 램버스 측의 주장에 따르면 NVIDIA는 자신들의 메모리 컨트롤러 관련 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으며, 메모리 컨트롤러와 관련있는 제품 전반에 대해서 판매 정지 신청을 요청한 상태. 램버스의 판매 중지 신청에 포함된 제품은 지포스와 엔포스 칩셋까지도 포함되어서 사실상 NVIDIA의 거의 모든 제품이 포함되는 셈. 이번 판매 중단 요청에는 NVIDIA는 물론이고 대만의 유명 부품업체인 ASUS나 BFG, EVGA와 같은 NVIDIA 기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까지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3의 GPU도 포함된다.
하지만 미국 특허청에서 램버스의 주장을 기각했다고 한다. 특허청이 기각했으니, 아무래도 국제무역위원회도 이걸 고려할 듯. 그리고 2012년 2월 8일 엔비디아와 램버스 양사가 특허계약을 체결,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램버스의 행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고 부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램버스의 행동은 분명히 특허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특허 제도는 기술의 공개를 전제로 하며,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라이선스 비용을 청구함으로써 중복 개발에 의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제거 및 기술개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데 목적을 둔다. 그리고 특허괴물은 이를 악용하여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특허법의 목적을 거스르는 문제를 일으키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램버스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이 특허 제도의 악용이라는 문제를(기업과는 전혀 인연이 없으면서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범람하고 있다. 허나 특허 제도의 악용은 결코 사회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램버스의 행동에는 분명 비판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몇몇 공학도들은 램버스에 대해서 회사 전체가 기술 개발만 하고 있는 천국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소비자, 다른 회사들에게는 큰 걸림돌이나 다름없다. 또한 대다수의 LPI 팀, 로우 레벨 엔지니어,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오라클, 램버스, 애플을 열심히 까면서 오늘도 야근을 한다. 참고로 램버스는 자사 로펌이 기술개발진의 700% 규모.
3. 몰락
그러나 램버스가 이런 식으로 소송으로 먹고 사는 것도 정도란 게 있다. 2007년부터 유럽연합에 의해 램버스의 독점 금지법 위법 여부가 조사 중이다.2009년 초반에는 하이닉스가 램버스의 소송에 패소했다. 그러나 소송 과정에서 하이닉스는 램버스에서 주요 증거를 파기하거나 다른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는 관련 특허를 사용하지 않는 등, 부당성이 있다며 항소했다. 참고 결국 2011년 5월 15일 하이닉스가 승소했다.
2011년 11월. 캘리포니아 법원은 램버스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상대로 낸 7년 간 끌어온 119억 달러 규모의 반독점 관련 소송에서 램버스의 손을 들어 주지 않았다. 램버스 측에서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가 램버스의 RDRAM과 같은 제품을 견제하고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담합했으며 이로 인해 램버스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측 변호인단이 RDRAM의 실패는 램버스 자사의 실책[2]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들을 제출(입증)했다.
램버스가 패소한 결과, 램버스의 주가는 60.59% 떨어졌다. 아무리 패소했다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났다. 또한 승소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23.44% 올랐다.
그리고 미국 특허청에서 램버스의 이런 행동이 못마땅했는지, 결국 특허 자체를 재검토해서 3개 중 2개를 무효화하고야 말았다. 나머지 하나마저 2012년 1월 30일에 무효화되었다.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던 핵심 반도체 특허들이 전부 무효화되자, 램버스 주가는 안 그래도 폭락한 상태에서 하루아침에 99.6% 폭락했으며, 결국 램버스 주가가 0(제로)을 한 차례 찍고야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송드립으로 자충수를 둔 셈. 특허와 라이선싱으로 대박난 회사에서 내려갈 기업은 내려간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보여준 반면교사로 수직 추락했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 DDR4에선 삼성전자에 선수를 빼앗겼으니, 램버스는 그저 몰락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2012년에 특허 무효라는 초 대형 굴욕을 맛본 램버스는 결국 공장을 세우며 반도체 개발 및 생산으로 업종을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공장을 세우고 개발 / 생산에 들어가자, 그동안 특허괴물로서 쌓아둔 업보를 맞아 각종 반도체 기업들한테 반독점법 및 피해보상소송을 연달아 걸리고 있다. 자업자득, 인과응보.
2015년 9월 2일 서울 강남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독자 브랜드 반도체 제품인 R26을 선보였다. 그런데 같은 역할을 하는 칩은 이미 표준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램버스의 제품을 사서 쓸 필요는 없고, 이후에도 뭔가 의미가 있는 기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후 주가가 15달러 선까지 상승했는데, 이것은 주가가 0을 찍어버린 2012년 한차례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상감자를 단행하였고, 반도체 공장 설립 및 생산 사업에 진출하면서 생산된 반도체들이 일부 제품에 납품되거나 가상화폐의 채굴 도구로 쓰이면서 살아난 것이다.(...)
램버스 걱정이 없어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종 특허들을 오픈하고 우군들을 끌어들이거나, 도시바 메모리같이 잠재 경쟁사에 지분을 출자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기에 반도체 시장이 램버스가 축출되니까 더 건전해졌다.
4. 부활
이렇듯 기존의 공격적인 특허 소송 사업이 몰락하면서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 컴퓨터 부품 간 연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과 병목현상을 해결해주는 Computer Express Link(CXL) 기술 IP를 반도체 제조사에 넘겨 로열티를 받는 IP 사업과 메모리간 인터페이스 칩 사업이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수혜로 주목을 받으면서 실적과 주가가 모두 급등했다. 2023년 주가는 60달러를 넘겨 특허괴물로 악명을 떨치던 시절의 20달러 선을 3배나 뛰어넘었다.특히 이전처럼 대규모 로펌팀을 꾸려서 소송전에 집중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라이선스를 내주고 반도체 설계/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소송의 승패 여부에 심하게 좌지우지되던 이전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원이 생겼고 주가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0년 이후로도 간간히 DDR5의 온도 센서나 PHY 칩, PCIe 6.0 컨트롤러 등 규격을 선도하는 제품을 의욕적으로 개발 중.
2023년 9월에는 비슷한 반도체 설계 자동화/설계 자산 지원 기업인 케이던스(Cadence)에게 PHY IP 사업을 매각했다. 컨트롤러 IP에 집중할 생각인 듯.
5. 관련 문서
[1]
론스타의 대한민국 지사가 있던 건물로, 옛 명칭은 스타타워다.
[2]
일례로 램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1999년 당시 800MHz
RDRAM 1개가 한화로 100만 원이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