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6 02:02:28

락업 클러치


1. 개요2. 적용 방법3. 잘 쓰이지 않는 이유?

1. 개요

자동변속기를 보조하는 기능 가운데 하나. 일반적인 클러치와 다른 개념이 아닌 기계적인 클러치의 일종이다.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의 전단에는 원판형 클러치 없이 토크 컨버터로 동력을 전달한다. 미션 오일같은 유체를 이용하여 동력 전달 및 단속을 하는 토크컨버터는 부드럽게 자동으로 변속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가 있지만, 물리적으로 단단히 연결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유체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기어를 연결하는 구조라 동력 손실이 적지 않다. 그나마 저단 기어 활용이 많은 시내에서는 자동변속기의 장점인 운전의 편리함으로 연비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여러모로 불리해진다.

최근에는 고속 주행 효율성을 높이고자 오버드라이브 모드[1]를 4단 이상 자동변속기 차량에 적용하고 있지만, 토크컨버터가 잃어버리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한 것이 당분간 기어 변속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이 들 때 토크컨버터를 거치지 않고 기계적으로 동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락업 클러치다.

토크 컨버터는 반클러치. 락업 클러치는 클러치 페달을 완전히 뗀 상태에 비견된다.

2. 적용 방법

락업 클러치를 적용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수동변속기와 동등한 수준의 변속 효율성을 지니면서 오버드라이브 모드의 장점까지 살려 수동변속기 이상의 연비 효율성을 갖게 된다.

이렇게 적으면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 뺨치는 연비를 자랑해야 하겠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면이 남아 있다. 모든 기어 단수에서 변속을 하자마자 락업 클러치를 이어버릴 수는 없기 때문. 그래서 ECU는 당분간 기어 변속 가능성(가속 또는 감속)이 없다는 판단이 들 때만 락업 클러치를 적용시킨다.

락업 클러치를 적용하는 방법은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적절히[2] 밟아 일정한 속도와 회전수를 유지해 주는 것. 그렇게 하면 어느 시점에서 약간의 엔진 회전수 감소가 일어나며, 그것이 락업 클러치가 적용되었다는 신호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주행하면 연비 효율성이 좋아진다. 차량 상태 및 도로 상황에 따라서 다르나 1~2km/L 정도의 연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평균 연비가 나쁘지 않은 소형차 준중형차,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난 디젤 차량은 물론이고 평균 연비가 나쁘다는 평가를 받는 경차 대형차는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연비 효율성을 평균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3][4]

락업 클러치는 자동변속기를 넣은 차량의 준 고속 또는 고속 주행에서의 연비를 크게 개선시켜주는 기술이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 차량이 열간 상태여야 한다. 즉, 어느 정도 엔진 변속기에 열을 받은 상태여야 한다. 시동을 건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부품 보호를 위해 락업 클러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심지어 변속기 온도가 특정 수준 이하인 냉간 상태에서는 기어 변속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지 말아야 한다. 타력 주행을 한다고 페달에서 발을 떼면 ECU는 감속의 가능성을 예상하여 락업 클러치를 풀게 된다. 속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연료가 타력 주행 후 줄어든 속도를 회복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적게 든다.
  • 락업 클러치는 즉시 알아서 걸리는 것이 아닌 적절한 속도 및 엔진 회전 속도 유지를 어느 정도 해야 한다. 그것은 ECU가 결정하며, ECU 학습에 문제가 있거나 구형 ECU를 적용한 차량은 락업 클러치 적용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 락업 클러치가 적용되는 기어 단수를 확인한다. 락업 클러치가 들어간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모든 단수에서 이 기능을 쓸 수는 없다. 많은 경우 최고 단수에서만 적용이 되지만, 요즘의 차량은 그 보다 한두단계 낮은 기어에서도 락업 클러치를 쓸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락업 클러치 적용 단수에 대해서는 차량 설명서에는 언급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자동차 제조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관련 동호회의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3. 잘 쓰이지 않는 이유?

락업 클러치는 자동변속기 차량의 중요한 운전 기법이지만, 정작 그 이름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오히려 아는 사람만 아는 효율적인 기술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다. 그러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 운전면허 취득 단계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 즉 애초에 배우질 않았으니 존재조차 알 턱이 없다. 운전면허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앞으로의 운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운전 그 자체에 취미가 없으며, 운전을 자주 할 일도 없는 사람이라면 이 시기에 배우지 않은 운전 기술을 직접 찾아 배우려는 의지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의 운전면허 취득 제도는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운전 기술과 교통 법규의 체득에 맞춰져 있어 운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따로 배워야 한다. 킥다운이나 락업 클러치, 오버드라이브 모드같은 자동변속기 고유의 운전 기술은 잘 해야 따로 돈을 내고 받는 연수에서 가르쳐 줄까 말까한 수준.
  • 운전자 성격과 도로 사정의 한계 - 대한민국의 운전자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성격이 급하다고 서로 디스 한다. 락업 클러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전은 불필요한 감속을 최소화하며 급격한 가속 역시 하지 않는 정속에 가까운 운전 습관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는 그리 잘 맞지 않는 주행 습관인 셈. 이렇게 운전을 하고 싶어도 뒤에서 경적을 울려대고 상향등을 켜대는 무대뽀 운전자들이 있어 쉽지도 않다. 크게 마음을 먹고 정속 주행을 하고 싶어도 도로와 다른 운전자들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지정체가 가득하고 신호등도 많은 시내 도로 주행에 락업 클러치가 잘 맞지 않는 것은 그렇다 쳐도, 고속도로 고속화도로에서도 여러모로 제한을 받는다. 정속 유지가 기본인 락업 클러치 체결 주행은 다른 차와의 차간 간격이 충분히 넓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고속도로도 꽉꽉 막히는 대한민국 현실은 고속도로를 고속도로가 아니게 한다. 지정체가 거의 없는 아우토반급 고속도로라고 해도 도로 흐름을 무시하는 차량때문에 감속을 해야 할 일이 자주 생긴다.
  • 오른발의 피로 누적 - 락업 클러치는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떼거나 깊게 밟으면 풀리는 만큼 계속 페달을 일정하게 밟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몸에 피로가 쌓이는 장거리 운전에서 락업 클러치 상태 유지에 신경을 쓰면 오른발은 그만큼 피로가 더욱 크게 쌓인다. 정신도 피로해지는 점은 같은데, 락업 클러치 연결 상태를 풀지 않기 위해 도로 및 앞 차의 상태를 계속 신경써야 하기 때문. 연비왕까지는 노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락업 클러치를 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조금은 피로가 줄어든다. 아예 포기하면? 포기하면 몸도 마음도 편해. 지갑이 안 편해
    이는 반대로 말하면 크루즈 컨트롤이나 반 자율주행과의 궁합은 매우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락업 클러치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함께 적용된 차량을 고속도로에서 몰아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연비를 보게 되는 일이 잦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변속기의 다단화가 이루어지며, 8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들은 1단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수에서 언제나 항상 락업클러치가 작동한다. 특히나 디젤모델에서. 디젤차의 경우에는 불과 6단변속기 장착 차량에서도, 1단내지 2단을 제외한 모든 단수에서 락업클러치가 작동 한다는걸 알수가 있다.

이유는 과거 3/4/5단 자동변속기의 경우에는 저속에서 변속 직후 락업을 걸어버리면, 엔진의 RPM이 지나치게 내려가 버려서(예를들면, 2단 2000rpm에서 3단 변속이 되었는데, 락업이 걸리면 엔진회전수가 800rpm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의 속도라던지) 엔진스톨 내지는 가속성능 불량등의 증상이 쉬이 일어날수 있는 조건들이어서 최고단수에서만 락업을 거는 형식을 취했지만, 변속기가 다단화된 요즘은, 기어의 이전단수/다음단수의 엔진회전수 차이가 채 500rpm~800rpm정도밖에 차이가 안나기 때문에, 모든속도에서 자동변속기의 락업클러치를 작동시키는것이 가능해지게 된 것. 변속기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국산차량들조차도, 8단변속기가 달리는 투싼/스포티지 이상급만 되어도 1단과 출발을 제외한 전영역에서 무슨일이 있어도 락업이 항시 작동한다. 그래서 락업클러치의 마모 및 고장 확률 역시 높아져서 주행거리가 얼마 안된 차량도 토크컨버터 재생이나 교체를 하게되는 경우가 생긴다. 여담으로, 8단 이상의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차종들의 경우에는, 1단을 제외하면 항상 작업하는 락업클러치 때문에 2단 20km/h정도의 서행 속도에서에서 마치 수동변속기처럼 말타기 현상이 일어나는 차량들이 간혹 보이곤 한다. 특히나 디젤차량.

닛산, 르노코리아, 쉐보레 스파크 일부가 사용하는 자트코제 CVT의 경우 낮은 속도에서 락업이 걸리고 락업을 걸어도 변속에 문제가 없는 CVT의 특성상 변속 여부에 상관없이 계속 락업이 걸린다.

예를 들어 4세대 스파크의 경우, 출발부터 20km까지만 토크 컨버터에 의해 구동된다. 20km가 넘으면 바로 락업이 걸리며 rpm이 약간 떨어지고 직결감이 느껴진다. 이후 CVT의 특성상 가속을 해도 계속 락업이 걸린채로 속도가 올라가며 다시 20km이하로 떨어질때까진 락업이 풀리지 않는다.


[1] 엔진에서 나오는 입력 회전 수에 비해 출력 회전 수가 더 많은 경우. 기어비를 표기할 때 0점대 소수값으로 표기를 한다. [2] 자동차 제조사나 잡지에서는 1/3정도라고 표기하나, 실제로 차량의 종류나 상태마다 그 수준은 다르다. 다만 깊게 밟을 때 적용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1/3보다 조금 덜 밟아도 적용이 되는 경우는 있다. [3] 예를 들어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락업 클러치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준 고속 주행 상황에서 14~17km/l에 불과한 연비가 락업 클러치를 적용할 경우 19~22km/l까지 나아졌다는 체험담이 존재한다. [4] 2014년 SK엔카 주최로 열린 에코드라이버 선발 대회에서 우승한 스마트 포투의 경우 락업 클러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스마트포투의 변속기는 싱글 클러치 수동기어 기반에 변속과정만 자동화시킨 SMG로서 푸조의 MCP와 비슷한 원리이다. 따라서 동력전달 과정은 락업클러치가 아니라 그냥 수동기어와 동일하다. 우승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급적 빨리 고단으로 올려 최소 RPM을 유지하고 겔겔대며 갔다고 한다. 그렇게 얻은 연비는 무려 47.9k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