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5 21:19:26

더 블랙 오닉스


The Black Onyx
ザ・ブラックオニキス

1. 개요2. 스토리3. 상세
3.1. 시스템3.2. 구성3.3. 이식작
4. 기타

1. 개요

1984년 1월 BPS가 제작/발매한 던전 크롤러 장르의 RPG. 발매 기종은 PC-8801

2. 스토리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수수께끼의 보석, '블랙 오닉스'를 손에 넣는 자는 영원한 젊음과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전설은 이렇게도 전한다. "블랙 오닉스는 저주받은 거리 '우츠로' 외곽에 있는 '블랙 타워'에 잠들어 있다.'라고...

3. 상세

'일본 최초의 판타지 RPG'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사실 실제로 '최초'인지까지 검증된 바는 없으나 보통 그렇게 알려져있고 초기 일본의 3대 RPG라고 불리는 드래곤 슬레이어(게임), 하이드라이드, 몽환의 심장보다 앞서 나온 관계로 다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듯. 아무튼간 '극초기의 일본 RPG'라는 것은 틀림없다.

일본 게임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제작자는 헹크 B.로저스(Henk B. Rogers)라는 네덜란드인이다. 나머지 개발 스태프들도 일본인 스태프와 외국인 스태프가 섞여있다. 원래는 코에이에서 발매할 예정으로 개발하였으나 코에이의 사장인 에리카와 요이치가 로저스에게 그냥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해서 BPS를 창업했다는 에피소드가 유명하다. 게임 내에서 목표가 되는 것이 블랙 오닉스라는 보석인 것은 개발자 로저스의 아버지가 원래 보석상을 하고 있었던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후속작으로는 '더 파이어 크리스탈'(The Fire Crystal)이라는 작품이 있다. 원래 당초 기획이 방대한데 비해 당시의 매체 용량이 빈약했던 관계로 기획을 쪼개서 '레거시&레전드'(Legacy&Legend)라는 시리즈명으로 '더 블랙 오닉스', '더 파이어 크리스탈', '더 문 스톤', '아리나'의 4부작 게임을 만들려고 했었으나[1] 2편인 더 파이어 크리스탈의 반응은 1편만큼 좋지 않았고 3편인 더 문 스톤은 스크린 샷이나 오라이 노리요시의 일러스트레이션 #까지 공개되었으나 계속된 개발 지연 끝에 결국 발매가 취소되고 말았다.

3.1. 시스템

전체적으로는 당시 일본을 포함해 세계 게임계를 강타한 명작 위저드리의 영향이 강하지만 위저드리보다 시스템이 매우 간소화 되어있고 정보를 시각화하여 알기 쉽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당시의 일본 게임계에서 RPG라는 장르가 생소했기 때문에 취한 방향성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직업이나 마법 같은 개념이 아예 없으며 모든 전투는 장비빨 물리 공격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2편에서 마법 개념이 추가로 들어오기는 한다.

기본적으로는 유사 3D 화면을 사용한 1인칭 던전 RPG이다. 맵은 생각보다 복잡한 편인데 시대가 시대인 만큼 오토 매핑 같은 건 없고 옆에 메모장을 놓고 손 매핑을 해야한다. 매핑해놓고 보면 맵이 엄청 넓거나 한 것은 아닌데 매핑 없이 플레이하면 상당히 헷갈리는 편. 거기에 나침반 같은 개념도 없어서 현재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스스로 기억해야 한다. 고전 중에서도 특히 오래된 게임이니만큼 편의성 같은 건 엿바꿔먹은 수준이다.

파티는 캐릭터 메이킹으로 직접 만들어 구성할 수도 있으나[2]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다른 파티 사람들을 영입할 수도 있다. 총 5명까지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데 돌아다니면서 우츠로 거리나 던전에서 랜덤 인카운터로 NPC들을 만나면 싸우거나(Attack), 도망치거나(Run), 대화(Talk)를 할 수 있는데 대화를 선택하면 파티에 영입하기(Join us), 인사하고 헤어지기(Good luck&good bye), 협박해서 돈뺏기(Your money or your life) 중 한 가지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단, 파티에 남은 자리보다 상대 파티의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영입이 불가능하다. 운이 좋으면 초반부터 고급 장비를 착용한 파티원을 들일 수도 있다. 간혹 악인 파티들은 먼저 선빵을 쳐오기도 하지만 시스템상 플레이어의 선악 패러미터 같은 것이 없으므로 NPC를 때려죽이거나 돈을 빼앗거나 해도 딱히 페널티가 없다. 심지어 우호적인 NPC라도 가차없다. 여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우츠로의 거리

파티원이 사망한 경우에는 다시 살려내거나 할 수 없다. 전투 중에 죽어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니 세이브한 데이터를 다시 읽어오거나 새로 파티원을 영입하거나 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기 전인 초반엔 굉장히 잘 죽게 되므로 한 캐릭터에게 구입한 장비를 몰아주고 장비가 허술한 나머지 캐릭터는 전투에서 사망하면 그 자리에 새로 파티원을 영입해서 다시 장비를 구입해서 다음 캐릭터에게 몰아주고...하는 식으로 초기 파티를 세팅하면 편리하다. 여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우츠로의 거리(2)

키워놓은 파티 데이터는 후속작인 더 파이어 크리스탈에서 계승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 점도 위저드리의 영향을 받은 것.

3.2. 구성

지상에는 저주로 인해 낮에도 어두컴컴한 거리 '우츠로'[3]가 있고 우츠로에는 무기점, 방어구점[4], 주점, 병원 등의 가게가 있어 파티의 정비를 할 수 있고 약국(Drug)에서는 약도 팔고 있는데 약을 사기 위해서는 먼저 빈 약병부터 사야 하는 것이 묘하게 옛날 게임 치고는 리얼하다.

우츠로에서 갈 수 있는 던전은 마을 외곽의 우물, 공동묘지, 숨겨진 지하도가 있다. 우물은 너비는 좁지만 지하 5층에 중보스인 크라켄이 있으니 초반엔 깊이 안 들어가는 게 좋고 공동묘지는 별다른 특징도 없고 지하던전의 규모도 작으니 초반 파티를 성장시킬때 들어가면 좋다. 숨겨진 지하도는 말 그대로 입구가 숨겨져 있는 던전으로[5] 중반까지의 메인 던전이다. 지하 4층까지 있으며 5층은 우물과 연결되어있다.

우츠로를 돌아다니다보면 '색 하나씩...'(イロ イッカイ ズツ…)라는 수수께끼의 말[6]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그 직후에는 아까의 숨겨진 지하도 입구로 워프한다. 그리고 몇몇 문(신전, 게이트, 투기장)은 열리지 않는다. 전술한대로 후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므로 굳이 열려고 용쓰지 말자.

최종 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타워는 타이틀 화면에서 보면 우츠로에서도 보이는 모양이지만[7] 지상에는 들어가는 입구가 없고 우물에서 크라켄을 쓰러뜨리고 지하 5층에서 이어지는 컬러 미궁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다.

3.3. 이식작

당대의 일본 주류 컴퓨터인 PC-9801, 샤프 X1, 후지츠 FM-7 등으로 모두 나왔으나 국내에 들어온 버전은 1985년 아스키에서 이식한 MSX 버전이다. 다만 언어가 일본어라서 일단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은 플레이하기 어려웠고 설상가상으로 게임 내 자체 폰트가 아닌 MSX에 내장된 기본 폰트를 사용하는 바람에 국내산 MSX에서는 깨진 한글로 표시되어 일본어를 아는 사람도 메시지를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 플레이가 어려웠다. 거기에 캐릭터의 저장 등을 데이터 레코더에 해야했기 때문에 데이터 레코더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실질적으로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한 면도 있었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의 보급률도 낮던 시절이긴 했지만 어차피 플로피 디스크에의 저장은 지원하지 않아서....

1988년에는 패미컴으로 '슈퍼 블랙 오닉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레인지 이식되었다. 이 버전을 베이스로 2001년에 게임보이 컬러로 다시 한번 리메이크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 아케이드(!)[8] PlayStation(콘솔)으로도 이식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취소되었다.

4. 기타

  • 제작자 헹크 B. 로저스는 1953년생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태생인데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일본에도 18년을 거주했다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BPS를 창업하고 더 블랙 오닉스 시리즈를 만든 것도 일본 거주 당시. 훗날 패미컴으로 테트리스를 내는 과정에서 테트리스 저작권 분쟁 사건에 발을 담근 것을 계기로 테트리스의 제작자 알렉세이 파지노프와 함께 테트리스 컴퍼니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 제나두(게임)에는 본작에 대한 오마주로 '블랙 오닉스'와 '파이어 크리스탈'이라는 아이템이 나온다. 본작에서는 찾으려고 험악한 던전을 돌파해야했는데 제나두에서는 그냥 상점에서 팔고 있다 용도는 블랙 오닉스는 다음 레벨의 던전으로 워프하는 것이고 파이어 크리스탈은 이전 레벨의 던전으로 워프하는 것.

[1] 1편의 스타트 지점인 '우츠로 거리'에 투기장으로 가는 문이 있는데 어떻게 해도 열리지 않는다. 똑같이 열리지 않는 문인 신전(TEMPLE)은 2편에서 열리도록 된 것으로 보아 이 문이 4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다. 마찬가지로 출발 지점의 열리지 않는 문인 게이트(GATE) 역시 3편인 더 문 스톤과 연결되는 기획이었다고. [2] 이름과 외형은 직접 결정할 수 있으나 초기 능력치와 소지금은 랜덤이다. [3] Utsuro. 이 이름은 당시 제작사인 BPS가 소재하고 있던 요코하마시의 길 이름 '内路'에서 따왔다고 한다. [4] 갑옷, 방패, 투구의 3종류가 있다. 그 외 양복점(Tailor)도 있으나 딱히 역할은 없다. 일부 버전에서는 캐릭터의 외형을 바꿀 수 있다는 듯. [5] 초반에 게이트에서 쭉 앞으로 가면 'DO NOT ENTER!'라고 경고가 뜨는 곳이 있는데 직진하다 벽을 만나면 좌회전(오른쪽에 문이 보이는 반대 방향)해서 쭉 가면 나온다. [6] 후반에 나오는 컬러 미궁에 대한 힌트이다. 미궁 벽의 색을 정해진 순서로 한 번씩 지나쳐야 통과가 가능하다. [7] 우츠로를 돌아다니다보면 2*2 매스 정도의 시커먼 벽 같은 구조물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블랙 타워다. [8] 개발을 위해 아이렘과 접촉했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이렘의 기판이 당시 주류였던 모토로라 68000이 아니라 인텔 8086계열인 V30을 쓰고 있어 PC게임을 주로 개발해왔던 BPS가 다루기 쉬웠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