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ische Phantasie und Fuge d-moll Op. 57 für Orgel/Symphonic Fantasia and Fugue in D Minor Op. 57)
로베르토 마리니(Roberto Marini)[1]의 2010년 12월 11~12일 녹음.[2] |
1. 개요
막스 레거가 1901년 쓴 오르간 독주곡. 대중적으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레거의 오르간 음악의 중심점, 오르간 음악의 트리스탄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완성도가 아주 높은 곡이다.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의 '지옥' 부분에서 영향을 받아 작곡했다고 해서 지옥 환상곡(Inferno Fantasie)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레거가 구스타프 벡만[3]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언급되었다.
2. 작곡과 초연
레거는 바이에른의 오버팔츠 현의 바이덴에서 1901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1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이 곡을 썼다고 한다.헌정은 구스타프 벡만에게 했고 출판은 1901년 12월 성사되었으며, 공개 초연은 1902년 2월 20일 베를린에서 카를 슈트라우베[4]에 의해 성사되었다.
3. 곡의 형식
앞에는 장대한 교향적 환상곡이, 뒤에는 정교한 푸가가 나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의 조성, 구조상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너무나도 유명한 토카타와 푸가(BWV 565)의 영향이 농후하다.- 환상곡: d단조, 4/4박자, Vivacissimo ed agitato assai e molto espressivo, 변형된 소나타 형식
제시부는 음산한 불협화음과 아르페지오로 시작하는 제1주제로 시작하며, 선율보다는 화성과 기교 중심의 악절로 구성된 이 복잡한 음악이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비교적 짤막한 제2주제가 코랄풍으로 경건하게 제시된다. 제3주제는 왼손의 하강하는 화음을 오른손이 장식하는 악구로 구성되며, 뒤로 가면 제2주제의 악절도 가세하게 된다. 발전부는 제3주제 위주로 전개되나, 제2주제로 끝을 맺는다. 재현부는 도입부의 불협화음이 등장하며 제1주제가 재현되는 것으로 시작되고, 제2주제와 제3주제는 제시부와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재현된다. 코다는 세 주제가 교묘하게 결합되며 전개되다가 장엄한 D장조 화음으로 끝을 맺는다.
- 푸가[5]: D장조, 4/4박자, Allegro brillante e vivacissimo, 자유로운 4파트 형식
전반적으로 4악장 교향곡이 한 곡에 응축된 듯한 구성이다. 제1부는 장조인지 단조인지 구별하기 힘든 장엄한 주제로 시작되며, 이것이 4성 푸가로 전개되며 지극히 아름답게 전개된다. 제2부는 속도를 Un poco meno mosso로 늦추어 새로운 푸가 주제로 짤막하게 전개된다. 제3부는 템포가 원래대로 돌아가며 스케르초풍으로 전개된다. 제4부는 두 푸가 주제가 대위법적으로 조합되는 2중 푸가가 느긋하게 전개되며, 첫 푸가의 주제가 페달 옥타브로 연주되며 감정을 고조시킨 후 양손으로 거대한 D장조 화음이 연주되는 것으로 이 대곡은 끝나게 된다.
4. 평가
난해하기로 유명한 레거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나 형식과 화성, 대위법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아마 모든 건반음악 중 가장 대위법적으로 주목할 만한 작품이자 역대 건반악기를 위한 음악 중 최고의 걸작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실제로 슈트라우베는 이 장대한 곡에 대해 '부분적으로 공포스럽다'는 평을 남겼다.상술한 편지에서 레거 자신도 "의심의 여지 없이 그동안 내가 오르간을 위해 쓴 작품들 중 가장 어려운 곡일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연주자에게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음악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지도는 말할 것도 없고(...) 연주, 녹음 빈도는 매우 뜸하다.
두 손은 물론 두 발도 4성 푸가[6]는 기본에 옥타브, 트릴, 빠른 패시지, 반음계, 화음 등 20분 넘게 다양한 기교를 선사하고 대위법적 구조도 매끄럽게 드러내야 하기에 유튜브 등지에 올라온 라이브 녹음을 들으면 가끔씩 매끄럽게 넘어가지 않거나 실수하는 부분도 들릴 정도다.
[1]
막스 레거의 오르간곡 전집을 17장의 CD 분량으로 녹음했으며, 법학 학위도 보유하고 있다.
[2]
여담으로 이 녹음에 쓰인
오스트리아의 성 플로리안 수도원의 오르간은 또 다른 명오르가니스트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가 너무나 사랑해서 브루크너가 유언으로 이 오르간 밑에 묻어 달라는 말까지 남겼을 정도라고 한다.
[3]
Gustav Beckman, 1865~1935, 독일의 합창 지휘자. 1906년에 에센 바흐 합창단을 창시하기도 했다.
[4]
Karl Straube, 1873~1950, 독일의 오르가니스트 겸 합창 지휘자. 레거와 동갑이며, 생전에 레거의 음악의 강력한 지지자로 유명했다.
[5]
위 영상의 13:37에서 시작한다.
[6]
오른손 2성, 왼손 1성, 양발 1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