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14 20:22:47

과학혁명의 구조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토머스 쿤
,
,
,
,
,
<colbgcolor=#000><colcolor=#fff> 과학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파일:과학혁명의 구조 표지.jpg
작가 토머스 쿤
발매일 1962년 (1판)[1]
1970년 (2판)
장르 과학사
언어 영어
쪽수 264쪽
국내 출간일 1980년 (역저-조형)[2]
2002년 (역저-김명자)[3]
1. 개요2. 주요 내용
2.1. 과학의 발전 단계2.2. “패러다임” 개념2.3. 공약불가능성
3. 관련 강의 영상

[clearfix]

1. 개요

토머스 쿤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는 흔히 20세기 중반 과학적 방법론 논쟁의 역사 이후 주류 방법론이 된 칼 포퍼의 반증주의에 관한 막대한 위협을 가한 이후 현재까지도 과학적 실재론을 반대하는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문헌 중 하나로 평가된다. 진영을 막론하고 과학철학에 있어 과학사 연구의 비중이 확대되는데 크게 기여하였으며, 쿤과 같은 이공계 학위 소지자들이 과학철학 및 과학사 학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해당 저서를 통해 쿤은 논리 경험주의 논리학적인 형식에 방점을 둔 전통적인 과학철학적 입장 혹은 과학적 실재론을 지지하는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많은 반발을 낳았다.[4] 반면 과학혁명의 구조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진영은 ‘과학이 사회적인 요소로부터 독립적인 객관적 활동이다’라는 주장을 반대하는 진영이었으며, 이는 곧 과학에 대한 사회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그리고 과학기술사회학에서는 스트롱 프로그램Strong programme으로 대표되는 과학지식사회학SSK을 낳는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선 급기야 포스트모더니즘과 결합하여 종국엔 앨런 소칼의 지적 사기 사건 과학전쟁으로 비화되었다.

2. 주요 내용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문서의 r191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역사 보러 가기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다른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 펼치기 · 접기 ]
문서의 r191 ( 이전 역사)
문서의 r ( 이전 역사)

2.1. 과학의 발전 단계

전과학 (prescience)
학문 공동체가 일반적으로 합의하는 패러다임이 출현하지 않은 시기, 즉 아직 미성숙한 단계의 과학이다. 공통된 패러다임이 출현함에 따라 정상과학으로 발전한다.
eg. 1740-1780년대 벤저민 프랭클린 이전의 전기기학
정상과학 (normal science)
패러다임이 확립됨에 따라 공통된 이론적 기반/방법론이 받아들여지는 시기. 이 시기 과학적 탐구는 ' 퍼즐-풀이' 같은 성격을 지니며, 그 탐구의 성과는 차곡차곡 쌓인다.
eg. 실험을 통한 물리상수 값의 정밀한 계측
위기 (crisis)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상 현상anomaly이 점점 많이 보고됨에 따라 정상과학에 대한 불신이 나타나는 단계. 새로운 패러다임이 받아들여질 여지를 제공한다.
eg. 코페르니쿠스 시기의 천문학
과학혁명 (scientific revolution)
위기 끝에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확립되는 단계. 이는 기존 정상과학 단계에서 쌓인 성과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상과학을 낳는다.
결론 및 함축
과학 활동은 계속 지식을 쌓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과학혁명은 기존의 정상과학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존 패러다임에선 설명할 수 있었던 현상 전부가 그 다음 패러다임에서도 쉽사리 설명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렇듯 기존엔 멀정히 설명할 수 있던게 오히려 패러다임의 교체 이후 설명할 방법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논지는 많은 논란을 낳았으며, 이는 흔히 Kuhn-loss 문제라고 불린다.
과학 활동을 어떤 객관적인 진리에 접근해가는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이는 생물체의 진화가 어떤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닌 점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쿤은 새 패러다임이 옛 패러다임보다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으며, 곧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2.2. “패러다임” 개념

그리스어 “παράδειγμα”에서 유래한 영단어 “Paradigm”은 본래 외국어 문법을 학습할 때 동사의 변화 패턴을 외우는데 쓰는 범례를 가리킨다[예.]. 쿤은 재판관이 관습법 상의 판례에 준거해 판결을 내리는 것을 과학 활동과 견주어 연상하고는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차용했다.

쿤은 과학이 항상 특정한 패러다임(paradigm)에 의해 조직되고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패러다임은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이론적 개념, 규칙, 가정, 실험 방법론 등을 포함하는 의미의 단어이다.

쿤은 과학적 과정이 항상 특정한 이론적 틀(패러다임)에 의존한다고 보았다. 그는 앞선 노우드 러셀 핸슨과 같은 학자들의 작업을 참고하면서[6] 과학적 활동에는 과학자가 사용하는 개념, 믿음, 실험 장치 등이 관찰의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구 중심설(천동설) 패러다임에 익숙한 과학자와 태양 중심설(지동설) 패러다임에 익숙한 과학자는 동일한 천문학적 현상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7]

하지만 “절망스러울 정도로 남용되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쿤 자신이 고백할 정도로 현대 사회에 “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뿌리 깊게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러다임' 개념은 저서에서 매우 애매하게 사용되며 1판 출판 당시에 많은 비판을 받게끔 하는 요인이었다. 철학자 마가렛 마스터맨Margaret Masterman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어휘 “패러다임”이 최소한 21개의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쿤은 이런 비판을 인정하고 2판의 '후서'에서 “패러다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의를 시도한다.

'후서'에서 쿤은 “패러다임”이 넓은 의미에선 기호적 일반화symbolic generalization (예. 역학에서의 f=ma), 모형models (예. 기체 운동론에서의 기체 운동 모형), 가치value (정확성, 단순성, 일관성 등), 범례exemplar로 구성된 전문분야 행렬disciplinary matrix을 뜻하며, 좁은 의미에선 오직 범례만을 뜻한다고 말한다.

이때 ‘범례’란 실제 해당 분야에서 해결한 모범적인 문제들과 그에 대한 해답들을 가리킨다: 과학 공동체의 예비 구성원들은 이런 연습 문제들을 푸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과학 공동체에 속한) 전문가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을 체득하게 된다.

쿤은 이렇듯 과학 가운데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바로 구체적인 문제 풀이이며, 과학자들의 중요한 발견 역시 기존의 문제 풀이 방식을 본땀으로써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 예시로 쿤은 베르누이의 정리 발견이 유체를 하위헌스(호이겐스)의 진자를 빗대어보는 발상으로부터 유래했다고 말한다.

2.3. 공약불가능성

본래 “공약불가능하다incommensurable”, 즉 공통된(“com-”) 척도(“measure”)를 결여한다는 말은 직각이등변삼각형에서 (빗변 길이/다른 변 길이) 값이 유리수가 아니라는 성질을 가리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쿤은 패러다임들끼리의 경쟁이 증명 문제처럼 딱딱 풀리는 것이 아니며, 다음 세 가지 의미에서 “공약불가능하다”고 말한다:
  • 패러다임에 따라 해결해야할 ‘과학적 문제들의 목록’에 관해 의견을 달리 한다.
  • 패러다임이 다르면 같은 용어조차도 의미가 달라진다
  • 각기 다른 패러다임에 속한 과학자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활동하며 … 동일한 방향에서 같은 지점을 볼 때에도 서로 다른 것을 본다”

쿤의 이러한 ‘공약불가능성’ 개념은 <과학혁명의 구조> 가운데서도 가장 격렬한 논란을 낳은 주제 중 하나이며, 과학철학의 중요한 문제거리중 하나로 남아있다.

3. 관련 강의 영상

[navertv(21169812)]
[1] 2판은 1판 출판 이후 빗발친 여러 문제 제기에 대한 쿤의 대답인 후서Postscript를 담고 있으므로 정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최신 출판본은 출간 50주년을 기념하여 재판된 4판이며, 재판 당시 생존한 가장 저명한 과학철학자중 하나였던 이언 해킹이 머리말을 썼다. [2] 절판되었다. [3] 황당한 수준의 번역 퀄리티로 인해 혹평이 상당했으나, 2013년에 홍성욱이 공동번역으로 참여한 4판이 출간된 이후부터 번역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공자들은 원서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4] 예컨대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과학혁명의 구조> 서평에서 그 내용에 관해 부분적인 공감을 표하면서도 쿤의 핵심적 주장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Steven Weinberg (Oct. 8, 1998), "The Revolution That Didn’t Happen",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 [예.] 라틴어 1형 동사 'amo-amas-amat …' [6] 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김영자, 홍성욱 옮김. 까치글방. 2019(14쇄) 166쪽, 175~176쪽, 212~213쪽 [7] 흔히 이론적재성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