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1 21:56:28

T-O 지도

파일:p032qqsr.jpg
헤리퍼드 T-O지도.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Diagrammatic_T-O_world_map_-_12th_c.jpg
12세기의 T-O 지도
파일:%C1߼%BC%BDô%EB_%C1%F6%B5%B5.png
현대적인 형식으로 리메이크된 T-O지도.

1. 개요2. 제작 방법3. 과거의 유물

1. 개요

중세 유럽에서 사용하던 세계 지도의 일종.

원래 이런 류의 약도를 베아투스 지도라고 부른다. 8세기 스페인의 수도승인 리에바나의 베아투스라는 인물이, 6~7세기 경의 세비야 대주교이자 역사가 겸 학자였던 '성 이시도르'가 쓴 박물지의 내용과,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천문학자·지리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책에서 좀 베낀 내용과, 성서(특히 창세기)에 적힌 내용을 기반으로 알려진 세계의 약도를 그렸다. 베아투스 지도는 그가 쓴 요한계시록 해설집에 넣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정밀할 필요는 없고 적당히 성서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면 그만이었다. 즉 지도라기보다는 약도나 세계관 해설집에 포함시킨 개념도에 가까운 것이었다. 애초에 고대, 중세의 세계지도란 건 길을 찾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다. 아무리 멀리 가봐야 고작 대륙 반쪽밖에 가지 못할 텐데 세계지도같은 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지도가 아니라 세계관도라고 보면 된다. 판타지 소설 속지에 흔히 들어가 있는 지도가 실제 지구의 지도에 비해 얼마나 정확한지 생각해보면 일목요연하다. 베아투스는 탐험가도 지도제작자도 아니었으므로 지도 역시 그냥 남이 써놓은 박물지의 내용을 적당히 추려서 성서와 얼버무린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2. 제작 방법

T-O 지도는 베아투스 지도를 엄청나게 간단하게, T와 O 모양을 이용해서 약식으로 그린 것에 해당한다. 이건 항해용이나 여행용 상세 지도가 아니다. 그냥 종교적 개념도에 지나지 않는다. 만드는 방법은 엄청 간단하다.
  • 아주 간단한 T-O지도 만들기
    • 동그라미를 그린다.
    • 중간에 T자로 선을 긋는다.
    • T자 중심이 예루살렘(성지)이다.
    • 그 위는 아시아, 왼쪽은 유럽, 오른쪽은 아프리카.
이렇게 구성성분이 T 와 O 이기 때문에 이름이 T-O 지도(T-O Map)다.

고대 그리스 지리학과 성 이시도르의 발언을 근거로 T-O 지도를 현실에 대입하면, 사실은 대충 이런 모양이 나온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600px-Orthographic_T%26O.png
위가 동쪽일 뿐[1] T-O 맵의 근거가 된 고대 시절의 지리학 자체는 꽤나 정확하게 보고 있었던 셈이다. 하이난섬 낙원설 시작할 때 방향을 잡는다는 의미의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지도를 볼 때 가장 먼저 동쪽(orient)이 위로 오도록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3. 과거의 유물

T-O 지도는 종교적 약도이기 때문에 실제 길라잡이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중세 유럽인들이 여행할 때는 길을 아는 길잡이를 대동하거나, 길잡이 없이 실제 여행을 할때는 여행기(itinerary)라고 부르는 여행가나 탐험가들이 어디서 어디까지 가는 도중에 보이는 사물과 환경 등을 적은 기록물을 이용하는게 보통이었다. 전문적인 항해가나 여행가들은 현대식의 지도는 아닐지언정, 경험칙에 근거해서 의외로 꽤나 상세하게 여행로를 파악하고 있었다. T-O 지도를 믿고 그것만 보고 갔던 게 아니다!

파일:external/1.bp.blogspot.com/t-o+map.jpg
상단 중앙의 인물이야 당연히 예수다. 그만큼 T-O 지도가 종교적 약도임을 보여 준다. 14세기 버전은 단순하게 T-O만 그려놓는게 아니라 T자로 된 줄기 사이에 길, 도시, 강, 산맥, 섬, 기타 등등의 상세 요소를 삽입해서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1] 이는 해 뜨는 쪽(=에덴 동산이 있는 쪽)을 윗쪽으로 봤던 중세인들의 세계 관념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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