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23:42:12

훈테크

1. 개요2. 역사

1. 개요

지금은 사라진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하드웨어 제조사. 옥소리 사운드 카드로 유명했던 김범훈 사장이, 옥소리를 한솔전자에 매각한 이후에 창업한 후신격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남아있는 훈테크의 기업 개요

2. 역사

옥소리 사운드 카드 시리즈로 잘 나가던 옥소리는 1995년에 한솔전자에 매각되었지만, 한솔전자가 사운드 카드 사업을 축소하려 하자 김범훈 사장은 옥소리 개발진들과 같이 나와 1996년 1월에 삼호 멀티테크라는 회사를 창업한다. 옥소리가 삼호전자 시절에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그 삼호전자를 이으려고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 후에 훈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6년 10월에 훈테크는 옥소리 WS32-MEF의 실질적인 후속 사운드카드인 사운드트랙 97PnP를 내놓았다. 이 사운드 카드는 칩셋으로 Dream SAM9407 및 Analog Devices AD1816를 넣어 MIDI 반주와 게임 사운드 시장을 동시에 노린 것이 특징이다. SAM9407은 Dream의 다용도 음원칩으로, MIDI 재생 및 DSP를 이용해 다양한 사운드 효과를 처리할 수 있었다. 훈테크에서는 Dream 칩의 DSP 기능으로 돌비 서라운드 처리나 다채널 오디오 재생 등을 구현하기도 하였다. 옥소리 WS32-MEF 시리즈와 같이 72핀 SIMM EDO DRAM을 MIDI 악기 샘플 램으로 활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Sound Blaster AWE64와 경쟁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했으며 MIDI 재생 품질은 검증된 Dream SAM9407 칩셋과 기본 62 종류의 악기 지원, 16트랙 동시 발음으로 사운드트랙 97PnP가 우세했으나, 옥소리 시절처럼 드라이버 안정성 문제는 여전해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이 사운드트랙 97PnP는 앞/뒤 오디오 출력 단자가 따로 있는 세계 최초의 4채널 사운드 카드이다. 당시 사운드 블라스터를 만든 크리에이티브 랩스는 2년 후에 다채널 출력 기능을 넣은 사운드 카드, Sound Blaster Live!를 내놓았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그해 7월, 훈테크의 소프트웨어 파트너 회사였던 한메소프트는 모기업 대농그룹이 위기를 겪으면서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메소프트가 대농그룹에서 분리되기 직전인 1997년 6월, 훈테크는 메인 칩셋을 Crystal Semiconductor CX4237B로 바꾼 사운드트랙 97 루비와, 하위급 모델인 사운드트랙 97 골드(DAC 다운그레이드), 그리고 PCI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사운드트랙 97 PCI도 발매하였다. 사운드트랙 97 PCI는 K-Sound라는 자체 개발 PCI 브릿지 칩을 이용해 PCI 버스 인터페이스와 연결했는데, 일부 메인보드와 호환성 문제가 있었다.

그 외에도 사운드트랙 97 PCI에 쓰인 K-Sound PCI 브릿지 칩을 적용한 훈테크 33.6kbps, 56kbps PCI 모뎀인 모뎀트랙 PCI 시리즈도 내놓았다. 다른 PCI 모뎀들이 소프트웨어 방식인 것과 달리 모뎀트랙 PCI는 ISA 기반 모뎀에 K-Sound PCI 브릿지 칩을 이용해 PCI 버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PCI 모뎀 중에서는 드물게 하드웨어 방식이었다.

사운드트랙 97 PCI의 호환성 문제 탓에 이를 개량한 사운드트랙 128 DDMA 골드/루비를 1998년 7월에 내놓았는데, 개선한 K-128 PCI 브릿지 칩을 넣어 호환성이 좋아졌다. 그리고 사운드트랙 97, 128 계열은 계속 개량하여 훈테크의 역작인 디지털 오디오(일명 디오)의 탄생에 이르게 되었다.

사운드트랙 디오 16CH는 듀얼 DSP 오디오 카드로서, Dream SAM9707 칩을 2개 장착하고, 다시 부팅할 필요없이 실시간으로 펌웨어를 변경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칩셋은 Direct Sound 3D 가속을 하고 다른 칩셋은 이에 돌비 서라운드를 적용한다거나, 한 칩셋은 31밴드 이퀄라이징을 하고 다른 칩셋은 악기 샘플을 메모리로 읽어들여 MIDI 음악을 재생하는 등으로 응용할 수 있었다. 가정용 녹음 입문자들과 음악 감상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PC-Fi에 기여했다. 또한 아날로그 입출력을 없애 모든 입출력을 디지털화 했고 음질 향상을 꾀했다. 단, 이로 인한 단점도 있는데, 전용 앰프 또는 외장 ADC/DAC가 필수였다. 즉,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디지털 입력을 갖춘 스피커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호환성과 드라이버 품질 문제로 계속 발목이 잡혔다. PCI 브릿지 칩인 K-128도 메인보드에 인식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Dream SAM9XXX 칩셋의 구조상 WDM(Windows Driver Model) 드라이버 적용이 어려워 이 칩셋을 사용한 사운드 카드들의 윈도우 2000/XP 지원이 미비하였다. 게다가 인텔의 AC'97 규격 덕분에 사운드 칩셋을 메인보드에 내장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사운드 카드를 따로 구입하는 경우가 적어져 훈테크도 타격을 받게 되었다.

이에 VIA Technologies Envy24 칩셋을 이용한 오디오 DSP 시리즈로 96kHz, 24bit 고음질 녹음 및 재생을 지원해 PC-Fi 카드 시장을 노렸으나, 이미 외국산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특별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해 그리 잘 나가지는 못했다.

2002년 4월, 훈테크는 최후의 사운드/오디오 카드인 DSP24 Revolution Theater 7.1이라는 전문가용 오디오 카드를 내놓았다. VIA Technologies Envy24 칩셋과 옥소리와 사운드트랙 시리즈의 전통답게 Dream SAM9703 칩셋을 달았으며 당대 최고의 사양을 갖추고 전용 앰프까지 있었지만, 이것을 끝으로 훈테크는 더 이상 오디오 관련 카드를 내놓지 않았다.

그 외에도 PC방을 타겟으로 한 저가형 제품으로 야마하 XG나 4DWAVE-NX 등 다양한 칩셋을 사용한 PCI 사운드 카드를 잠시 만들기도 했으며, 당시 인터넷 전화의 유행에 따라 인터넷 전화 대응 사운드 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야마하 XG 칩셋을 사용한 사운드트랙 디지털 XG는 야마하 드라이버를 그대로 사용했기에 드라이버 지원도 그럭저럭 괜찮은듯. 이들 제품들의 특징은 헤더 핀인데, Coaxial과 Optical 단자가 있는 디지털 입출력 브라켓 등을 꽂아 기능을 확장할 수 있었다. 또 중도전자(CTS)를 인수하고 만든 체르니 3000은 비교적 싼 가격에 광출력 포트와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여, MD를 좋은 품질로 녹음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멀티미디어 하드웨어 제조사를 표방하고 있었기에 사운드 카드 외에도 사운드트랙 시리즈를 위한 앰프라든가, 전문가용 제품, 그래픽 카드나 TV 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유행을 따라 그래픽 카드와 TV 카드가 통합된 카드도 만들었는데, TV 카드나 TV 통합 그래픽 카드는 H_ART VISION 시리즈로 나갔다. 이쪽은 그럭저럭 평범한 제품이었다.

그리고 훈테크는 사운드 카드에서 손을 떼게 되었고, 이후로는 가스 자동 차단 장치나, 센서 등 멀티미디어 하드웨어와는 상관없는 분야의 제품들을 내놓다가 창업 8년여만인 2004년 12월 31일 폐업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